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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12
국제전화는 비싸니까 돈 모았다가 특별한 날에만 하고 평소에는 편지 주고받았을 것 같다

근데 둘 성격상 낯간지럽게 보고싶다 그립다 이런 말은 못하고 그냥 일상얘기나 오늘 한 연습내용에 대해서만 쓸듯. 그러다가 각자 팀에서 실행하는 전술에 대해 의견 주고받고 각자 해보고 좋았던 기초훈련같은 거 추천하고...
다른 사람이 보면 이게 연인끼리 주고받는 편지인지 아니면 그냥 농구부일지인지 헷갈리는 정도로 발전할듯ㅋㅋㅋ

어느날 문득 정신차린 대만이 편지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농구 전술 그림을 보고 씁 이건 좀 아닌가? 싶어서 나름 연인다운 글을 쓰려고 머리 굴림. 근데 생각이 안 남. 애초에 연인다운게 뭐지? 얘랑 나랑 연인다운 뭔가를 했었나????
그렇다고 편지에 너와의 뜨거웠던 밤이 그립다라고 쓸 수도 없잖음? 그렇게 하루이틀 끙끙 거리던 대만이 그냥 하던데로 하자면서 썼던 편지 고대로 보내겠지.

대만이는 몰랐겠지. 태섭이가 언제나 대만이 보내 편지 소중히 보관하며 가끔 손으로 쓰다듬기도 하고 냄새도 맡아본다는 걸

둘 다 서로 그리워하기는 하지만 주변에 가족, 친구 다 있는 대만이보다 혼자 덜렁 타지에 간 태섭이가 느끼는 그리움이 더 클 것 같다


슬램덩크 슬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