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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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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마찬가지로 캐붕 ㅈㅇ 노잼 ㅈㅇ





백호는 외톨이였음 또래보다 항상 컸던 키, 어딜가나 시선이 집중되는 빨간머리 처음 백호에 대한 소문은 아주 사소한 거였음 쟤는 온몸의 털이 빨간색이래 속눈썹도 빨갛대 하지만 늘 그렇듯 소문은 와전에 와전을 거쳤음 하루는 불법도박집 아들이 됐고 또 어떤 하루는 조폭 집안 아들도 됐고, 현재는 사람을 묻어본 적이 있으며 나이 많은 누나들과 원조교제를 하며 빌어먹고 사는 중학생이 되어있었음


백호는 기본적으로 심성이 고왔음 비 맞는 고양이가 있음 자신의 우산을 놔주고 본인은 비에 쫄딱 맞은 채 집에 온다거나 사람들이 짓밟은 꽃을 다시 세워준다거나... 사람들은 이런 백호는 전혀 몰랐음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고..
이런 백호는 누군가가 시비를 걸어오면 피하지 않고 주먹에 힘을 줬음 그 순간만큼은 소문에 대해 신경쓰지 않아도 됐으니까
힘을 가지면 사람들은 무서워 한다. 백호가 6살 때 옆집 중학생 형이 말해준 얘기에 따르면 그랬음 양아치짓을 하던 그 형은 그 다음 해 이사를 갔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오토바이를 타다 죽었다고 했음


그날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음 상대방의 복부에 주먹을 휘두르고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음 이가 빠진 녀석도 있었던 거 같은데... 아마도... 백호는 피떡이 된 주먹을 교복 바지에 쓱 닦았음 헉헉 거리는 숨소리와 앓는 소리만 들리던 곳에 왠 낯선 이의 목소리도 들렸음


"와, 너 혼자 다 박살냈어?"


백호는 눈썹을 꿈틀거렸음 저런 식으로 걸어오는 시비엔 이골이 났으니까
다시 한 번 주먹에 힘을 주는 순간 그 낯선 이가 주먹에서 피 나는데 그만두지? 하고 말을 꺼냈음 깔끔하게 넘긴 리젠트 헤어에서 빠져나온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렸음

백호의 손과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보던 그 애는 기다려 하더니 어디론가 가버렸음 백호는 우습게도 그 말을 듣고 멀뚱히 서서 기다렸음 10분 쯤 됐을까, 양손 가득 무언갈 들고 온 그 애는 그늘 밑으로 백호를 데려갔음


"이건 흉질 거 같은데?"


양손 가득 가져온 건 소독약과 붕대, 테이프 그 애는 작은 손으로 천천히 상처가 난 부분을 치료해줬음 백호는 눈을 감고 그 애가 하는 말을 들었지 노래를 하듯 부드러운 목소리


"됐다. 손은 어차피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떨어질 거 같으니까 그냥 집 가서 손 잘 씻고 연고나 잘 발라."


휙 건네주는 연고는 새 거였음 백호가 입술을 달싹이자 그 애는 고맙다는 말은 됐고 해줘야 할 게 있는데 하고 씨익 웃었음


"...뭔데?"


"내일 점심 같이 먹기."


"뭐?"


"점심시간에 옥상에서 보자. 내 이름 양호열이야. 간다."



백호는 다음 날 소풍 가는 어린애처럼 들떠 옥상으로 올라갔음 어제 본 그 놈이 있었음. 여어 강백호. 이리 와. 백호는 호열의 근처로 가 앉았음 그늘은 아주 조그매서 둘은 딱 붙어 앉을 수 밖에 없었지. 호열은 구름이 떠다니는 걸 보더니 저거 너 닮았네? 하고 킥킥 웃었음. 새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난 커다란 구름. 백호는 빵을 우물우물 씹다가 그럼 저 옆에 쪼그만 건 너다. 하고 말했고 호열이가 백호를 확 밀쳤음



매일 같이 점심을 먹고, 하교 후엔 빠칭코에 가거나 하릴없이 동네를 돌아다녔음 돈 없는 학생이 할 수 있는 건 몇 개 없었음 호열과 친해진지 2주가 됐을 때 호열은 은근슬쩍 머리 넘겨보는 거 어때? 하고 권했음 난 너처럼 손재주가 좋지도 않은데... 백호가 우물쭈물 말을 하자 호열은 내가 알려줄게 하더니 왁스를 사 자신의 집으로 백호를 데려갔음 백호의 머리를 직접 손질해주며 호열은 이것저것 얘기를 해줬음


"롤빗 있으면 좋거든? 집에 없으면 내 거 하나 가져가. 왁스는 이 정도... 넌 앞머리가 기니까 이렇게 해서... 어때? 옆머리는 이런식으로 만져주고... 뒷머리는 손가락 세워서 쓸어내리면서 만져주면 돼."


호열이 머리를 만져주는 동안 백호는 솔직히... 집중을 하지 않았음 그저 말랑한 입술이 벌어졌다 닫히는 것에 집중했고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에 보이는 혀에 더 집중을 했음 살짝씩 보이는 혀가 자기 머리와 같은 새빨간 색이 아닌 적당히 물 빠진 빨간색이라 보게 된다고 생각했음

백호는 그날부터 머릴 넘기고 살았음 호열이 알려준 방식 그대로 아침에 일어나 머리 손질을 할 때면 귓가엔 호열의 목소리가 들렸음 순간 실수로 머릴 잘못 만지면 호열이 살풋 웃으며 백호야 그럴 땐 촘촘한 빗으로 넘겨 하는 목소리가 들렸지


주말이면 호열의 친구들, 이젠 자신의 친구들도 된 애들과 몰려다니던 백호는 친구들의 얘기로 아는 게 많아졌음 평범한 것들도, 아닌 것들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아닌 것들을 얘기하는 군단 놈들을 호열은 그저 바라만 봤음 호열인 그런 얘기를 할 땐 꼭 뒤로 빠져있어서... 백호는 호열을 흘긋 보다 얼굴을 붉힌 채 고개만 끄덕였음 호열은 수위가 높아지면 그만 해라 대낮부터 하고 이야길 마무리 시켰음

새해가 되기 이틀 전 백호군단(호열은 이 이름으로 불리는 걸 매우 좋아했음)은 호열의 집에 모였음 모두들 연말이라고 돈 좀 생겨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바리바리 싸들고 온 술과 안주를 깔아놓고 마시자 마시자 하는데 백호는 영... 백호가 사케 한 입 맥주 한 입만 딱 마시고 과자나 뽀시락거리니까 호열이 칼피스를 갔다 줬음 이거 마셔라 하고


거하게 취한 친구들은 전부 엎어졌고 호열만 난장판인 집을 보다 겉옷을 챙겨입었음


"어디 가?"


"아 깼어? 잠깐 나갔다 오려고. 너무 마셨나 봐."


"담배 피러 가지."


"어?"


"너 요즘 담배 피잖아, 열아."


"...어떻게 알았대?"


"우리 아부지도 그 냄새가 났었으니까... 우리 아부지 담배도 그거였거덩. 세븐스타."


호열은 손에 든 담배를 보다 머쓱하게 웃었음


몇 주 전, 친한 누나가 알바 안 할래? 해서 호열은 4시간 알바를 뛰었음 술집 주방보조였음 그냥 대충 과일만 예쁘게 썰어 내면 되는
사장이 호열의 외모를 보곤 너도 일 할래? 했다가 그 누나가 안돼 얘는 나중에 이런 거 안 하면서 살 거야. 하곤 데려가서 호열은 그저 하하 웃으면서 머리에 두건을 썼음

호열은 쉴새없이 과일을 썰고 설거지를 했음 근무가 끝난 후 스쿠터를 타고 가려는 호열에게 누나는 미안해. 일당은 여기. 하고 어깰 두드렸음 호열은 꽤 두툼한 봉투를 겉옷 안주머니에 집어넣었고 누나는 입에 담배를 물었음


"너도 담배 한 대 줘?"


"저 담배는 안 하는데."


"그래?"


"근데 오늘 해보고 싶어졌어요."


"참나. 자, 입에 물고 내가 불 붙여주면 빨아들이는 거야."


호열은 담배를 입에 물곤 빨아들였음 매캐한 연기가 입안을 채우고 폐로 흘러갈 때 눈물이 핑 돌았음 생각보다 씁쓸하네. 호열을 쳐다보던 누나는 새것과 다름없는 담배를 호열의 주머니에 넣어줬음


"이걸 왜 줘요?"


"딱 이것만 태우고 끊어라. 누나가 다 해봤는데 담배가 진짜 안 좋아."


"가려고요?"


"왜? 태워다 줄 거니?"


"여자 혼자 보낼 순 없잖아요. 데려다 줄게요."


호열은 스쿠터 뒤에 누나를 태웠음 백호랑 다른 말랑한 몸, 가느다란 팔, 코를 찌르는 향수냄새 호열은 그 순간에도 백호를 떠올렸음 호열은 누나를 내려줬고 누나는 호열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음


"고마워. 잘 가."


호열은 혹시라도 볼에 립스틱이 묻었을까 벅벅 닦은 뒤 다시 출발했음 앞주머니에 넣어진 담배의 무게가 왜 이리 무거운지... 호열은 눈을 찡그렸음



-



백호는 기어코 따라 나왔음 나도 담배 해볼래. 하는 백호에게 절대 안 된다고 한 호열은 나도 이것만 태우고 끊을 거야. 라고 했음


"너는 이상하게 날 과부하 해."


"하하, 과보호겠지. 음... 그런가?"


"봐. 뀨나 용팔이 대남이한테는 안 그러잖아."


"싫어?"


"아니... 그냥 기분이 좀 이상해."


"나 봐. 백호야."


호열은 백호의 양볼을 잡았음 살짝 벌어진 입 안으로 머금고 있던 연기를 후 불어넣었음 백호는 매캐한 연기에 켁켁거리며 눈물을 흘렸음


"야, 양호열! 미쳤어?"


"어때? 할 생각 안 들지?"


호열은 뒤집어지게 웃었음 텅 빈 골목에 호열이와 백호의 웃음소리가 가득차자 누군가 잠이나 자라고 소릴 질렀고 호열은 담배를 비벼 끈 후 들고나온 유리병에 담았음


"들어가자. 춥네."


"응."


백호는 순간적으로 씁쓸해지는 호열의 옆 얼굴을 보다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났음.




-



고등학교를 다 같이 가게 됐고, 같은 반이 됐지만 백호는 점점 호열에게서 멀어져갔음 농구 때문일까? 백호는 길게 내려온 앞머리를 넘겼음 요즘엔 머리 손질 중 호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음


멍하니 앉아 창밖을 보는 호열이, 글자가 빼곡하게 적힌 소설책을 진지하게 읽는 호열이 뭐든 내 의견을 먼저 물어보는 호열이

백호는 더플백에 수건을 넣으며 생각했음 간만에.. 주말에 놀자구 할까... 하고


호열은 최근에 알바를 하나 늘렸음 백호가 농구를 시작한 후 호열도, 무언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음 펜대가리 굴리며 월급을 타는 삶도 나쁘지 않지만 호열은 바이크나... 자동차 정비를 하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했음 집 근처 정비소는 알바비를 조금 적게 주는 대신 일을 가르쳐주고 후엔 정직원으로 취직도 시켜주겠다 했음

평일 2일은 옷가게, 2일은 식당, 주말엔 정비소 알바까지 호열은 24시간 모자라다는 게 이거구나 싶었음 그러니까, 호열은 백호의 제안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음


"정비소? 언제부터 했는데?"


"음... 2주 됐나?"


백호는 사과주스를 쪽쪽 빨아마시는 호열을 슬쩍 보다 주먹밥을 입에 욱여넣었음 왜 말 안 했지... 우리 사이의 비밀이란 게 있어두 되나...


"그래서 주말은 안된다?"


"되긴 하는데... 그럼 끝나고 만나자. 5시에 끝나."


"그래."


"6시쯤 만나. 밥 먹고 그러면 되지."


백호는 고갤 주억거렸음 그래도 머릿속에 남는 건 왜 호열이 알바하는 걸 자신한테 말하지 않았을까 였음


그 주 주말 백호는 당분간 주말엔 호열을 만나지 않기로 결심했음 호열은 배우는 일이 고단했는지 만난지 1시간 만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음 라멘을 먹을 때도 정신을 못 차리더니... 결국 백호는 호열이 마신다고 시킨 커피와 본인이 먹겠다고 시킨 파르페를 남겨두고 집으로 갔음 호열은 연신 미안하다며 말을 하다 눕혀주니 바로 잠을 자기 시작했음 머리를 벅벅 긁던 백호는 호열의 옆에 앉아 낮에 귀찮다고 안 갠 세탁물을 개기 시작했음 티셔츠는 옷가게 알바를 하는 호열이 알려준 방식으로 갰음 그러고보니 정말 사소한 거 하나하나 호열의 손이 안 닿은 것이 없었음


빨래를 제대로 하는 법도 호열이 알려줬고 밥 하는 것도 호열의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것들이었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엉엉 울던 자기를 도닥이던 손으로 호열은 백호를 입히고 재우고 먹였음 백호는 굳은살이 잔뜩인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다 호열의 거친 손등을 바라봤지 슬쩍 손을 뻗자 어느새 눈을 뜬 호열이 백호를 쳐다봤음


"뭐야아..."


"눗... 열이 깼어?"


"흐... 열이라니... 되게 오랜만에 듣네..."


호열은 빙긋 웃었음 열이라는 애칭은 정말 오랜만에 듣는 거라... 호열인 눈을 부볐음 그리고 하품도 했지 피곤하면 더 자라는 백호의 말에 그럼 딱 5분만... 미안... 하고 다시 잠에 들었음 백호는 작디 작은 호열의 새끼손가락을 바라보다 그대로 눈을 감았음




-




이상하다고 생각했음 눈치란 게 없지 않았으니... 서태웅과 가까워보이는 것도 알아챘음


흐지부지하게 주말을 보낸 후, 백호는 생각이 많아졌음 고작 아르바이트... 고작 2주... 고작... 백호는 고작 뒤에 붙은 어떤 것을 떠올리다 고개를 붕붕 저었음 그건 고작이란 단어를 절대 붙일 수 없고 붙여서도 안됐기 땜에....


요 며칠 호열은 눈에 띄게 태웅과 붙어있었음 체육관에서도 옥상에서도 옥상에 벌러덩 드러누워 자던 태웅을 호열이 일어나라며 툭툭 쳤음 태웅은 눈도 뜨지 않고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리는 호열의 손목을 붙잡고 5분만 더... 하고 다시 잠에 들었음 백호는 그걸 바라보며 녹차를 들이켰음 너무 써서 급하게 소시지를 입에 넣었지만.. 호열은 그런 백호를 보다 넌 밥 안 먹냐? 하고 태웅의 다리를 또 툭툭 쳤음


이미 구대용은 둘의 미묘함을 알고 있었음 백호가 스리슬쩍 얘기를 꺼내자 사귀는 건 아녀도 맘은 있어보이는데? 하고 합창을 했음 백호의 씹는 속도가 느려지자 호열이 왜 별로야? 이거 먹을래? 하고 자신의 빵을 내밀었음 백호는 아니 아무것도 하고 다시 고갤 돌렸음

그 후로 서태웅을 관찰하기 시작한 백호는 정말... 이상하다고 느꼈음 서태웅이 양호열에겐 뭐든 다 줄 사람마냥 굴었으니까... 뒷목을 만져대거나 알바 끝나면 데리러 간다 하질 않나.. 호열이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나 주먹 좀 쓰니까 그렇게 안 해도 돼 라고 하자 태웅은 그런 호열에게 그냥 네가 보고 싶은 건데? 하고 물었고 호열은 그럼 10시에 와 하고 웃었음

백호는 호열의 집에서 그걸 목격한 후 백호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음 이대로 가다가는 여우새끼한테 모든 걸 뺏긴다는 불안감 그렇다고 양호열을 좋아해서 서태웅에게 질투를 한다? 그건... 잘 모르겠어서 백호는 서태웅을 불러내 얘기를 했음 울리지 말라는 말에 돌아온 알아서 한다는 대답에 참을 수 없음을 느낀 백호는 이를 빠득빠득 갈았음 그리고 서태웅이 아닌 호열에게 대답을 듣자고 생각했음
호열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걸 받겠다는 마음으로

마음은 먹었지만 그게 쉽지는 않아서... 외면하고 싶었던 걸수도 백호는 정말 자기답지 못하단 생각을 했음 그리고 오늘 모든 걸 끝낸다는 생각을 했음 질질 끄는 건 강백호가 아니니까

백호는 알바를 가려는 호열의 뒤통수에 대고 소리를 질렀음 잠깐 얘기 좀 하자며 채육관 뒤쪽으로 데려갔을 때, 호열은 무슨 일이냐며 물었음 평소와 똑같은 다정한 눈빛 백호는 손목을 주물렀음


"너 여우새끼랑 사귀냐?"


"어?"


"사귀냐고. 서태웅이랑."


호열의 머릿속은 새빨갛게 변했음 위험신호 눈 앞에 있는 붉은 머리에 호열의 귀엔 윙윙 거리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음 뭐라 말하지 사귄다고 하면 되는 일인데... 근데 왜 이리 복잡하지
나름 정리됐다 믿은 감정은 붉은 태양 앞에선 너무 쉽게 녹아내려서...
호열은 작은 머리통을 있는대로 굴렸음 적당한 답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굴린 머리지만 결국은 답이 나오지 않았음 호열은 정면승부를 택했음


"그게..."


"말 해."


"응. 나 서태웅이랑 만나."


"하?"


백호는 호열의 답에 크게 반응했음 백호는 속이 뒤집히는 거 같았음 호열의 말이라면 다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달았음 당장 저 입을 틀어막고 싶었음 저 입에서 나오는 모든 주체가 자기이길 바랐고 저 새하얀 치아로 내 살만 씹었음 좋겠다고 생각했음

찰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호열이 철조망에 부딪혔음 너 뭐 하는 짓이야? 란 말에 백호는 호열의 귀에 대고 속삭였음


"너 나 좋아하잖아. 양호열."


"나 반찬 삼아서 딸친 적도 있잖아."


"내 이름 부르면서."


"아니야?"


좆됐다 진짜... 호열은 머릿속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를 꺼버리고 싶었음 그리고 대책없이 반응하는 아랫도리도 죽여버리고 싶었음






백호열 태웅호열 슬램덩크



강백호에게 너무 약한 양호열과 틈을 노리지 않는 서태웅이 너무 좋아서 뇌절쳤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