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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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22:43
슬램덩크
서로 안고 자는 게 익숙해진 대만태섭.... 싸웠어도 한 침대에서 빈틈없이 안고자야 잠이 잘 오는 그런 단계였으니 헤어지고 나서는 한동안 둘 다 잠에 못 들겠지. 며칠 잠을 못 자면 사람이 미치니까 그 새벽에 전화를 하는데 신호음을 들으면 번개 맞은 것처럼 정신이 들어서 바로 통화 종료를 눌렀지만 부재중 전화 1통은 상대방의 핸드폰에 남을 거야. 그러나 그 뒤로 이어지는 연락은 없었음. 다만 원망을 하겠지. 왜 다시 전화를 걸어주지 않는 거야. 그런 바보 같은 원망을 하면서 부재중 전화만 통화 목록에 켜켜이 쌓여갔어. 조금씩 혼자 자는 것에 익숙해지면서도 부재중 전화가 찍히던 나날이 이어지다가 얼마 뒤 그 소극적인 상호 교류마저도 끊어졌지.
요 며칠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 대만이가 생각한 그 부족함은 송태섭의 부재중 전화였고 그걸 깨달은 순간 이상하리만치 불안한 거야. 당장 송태섭 집에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미친듯이 태섭이 집으로 갔겠지. 송태섭! 문 열어, 송태섭! 벨을 누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문만 쾅쾅 두드리는데 얼마 안 있어 문이 열리고 태섭이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 대만이는 태섭이를 끌어안았음. 뭐, 뭐예요? 쉰 듯한 목소리에 얼른 얼굴을 확인해보니 애 얼굴이 말이 아니야. 너 어디 아파? 그 말에 태섭이가 시선을 피하면서 아니... 선배는 여기 왜 왔어요? 하며 말을 돌리겠지.
선배? 그 와중에 선배라는 호칭이 왜 그렇게 거슬리던지. 어이가 없었지만 그걸 지적할 관계는 아니었으니 꾹 눌러참아야 했어. 애가 아픈 게 먼저잖아. 그래서 거침없이 태섭이 집으로 들어갔겠지. 왜 멋대로 들어와요? 뭔데요 진짜? 태섭이가 문을 닫고 따라 들어오면서 대만이를 다그쳤지만 대만이는 듣지도 않았어.
아프니까 내가 간호해줄게.
필요없어요.
그런 줄 알아.
필요없다니까요? 애초에 선배가 나를 왜 간호해요. 우리 이제 그런 사이도 아니잖아요.
아픈 곳만 정확하게 찌르는 말이었지. 태섭이가 말한 건 사실 그대로였는데도 말이야. 대만이는 뭐라고 해야할지 말을 고르다가 그러겠지.
부재중 전화가 안 찍혀.
그게 무슨 상관인데요.
너 나한테 왜 전화 안 하는데.
그....건-
아파서 그랬잖아. 그러니까 해주는 거야. 더 말하지마.
윽박지르다싶이 태섭이 입을 막아놓곤 부엌으로 가서 죽부터 만들려는 대만이었음. 딱 보니 뭘 제대로 먹은 것 같지도 않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생각대로 텅 비어서 한숨이 저절로 나오겠지. 보통 태섭이는 냉장고를 이 상태로 둔 적이 없었거든. 대체 얼마나 아팠던 건지 미련한 것 같기도 해. 그나마 쌀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대만이는 냄비를 꺼내 죽을 만들기 시작했어. 태섭이는 뭐가 불안한지 부엌을 기웃거리고 있었지. 부엌 안 태워먹어. 삐딱한 말투에 태섭이도 제발 그냥 가면 안돼요? 하고 뾰족하게 말했지만 그건 이미 얘기 끝났어. 라며 단번에 묵살시키는 대만이었음. 작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디론가 가버리는 태섭이었지만 어차피 이 집안에 있을테니 대만이도 딱히 붙잡지도 않았어.
죽이 다 되고 태섭이를 찾으러 간 대만이는 침대 위에서 색색 소리를 내며 잠든 태섭이를 마주했어. 태섭이를 깨우는 대신 바닥에 앉아 침대에 몸을 기대고 태섭이를 봤지. 넌 왜 혼자 잘 자는데. 내려온 태섭이 앞머리를 괜히 만져보면서 시비도 걸고 말이야.
그래서 나한테 전화 안 했어? 나는 아직도 가끔 못 자는데 너는 이제 괜찮아? 그런데 괜찮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아니면 괜찮아졌어도 부재중은 계속 찍던가. 나는 그거 보고 안심하는데. 요 며칠은 그것도 안 찍혀서 걱정되서 온 건데 너는 가라고나 하고. 진짜 괜찮아진 거야, 태섭아? 정말 그래?
그런 소리들을 두서없이 늘어놓는데.
...안 괜찮아.
자다 일어나서 더 잠긴 목소리의 태섭이가 대답을 했어. 앞머리를 만지는 대만이의 손을 밀어내고 그러겠지.
괜찮아보여, 이게? 나 못 자서 아픈 거야. 매번 제대로 못 자고 깼어. 지금도 그래. 선배가 버릇 더럽게 들여놨잖아. 뭘 안아도 잠이 안 와. 왜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야? 선배가 뭔데 나를 못 자게 해. 왜 자꾸 선배만 생각하게 해. 왜 전화 걸게 만들어. 당신 진짜 뭔데, 정대만. 끝까지 책임지지도 못 할 거면서 왜 멋대로 내 인생에서 들어왔다가 나간 건데?
어느샌가 태섭이는 울고있었어. 깜짝 놀란 대만이가 침대 위로 올라가 태섭이를 끌어안았지. 뜨끈한 태섭이의 몸이 대만이 품으로 파고 들더니 울음을 참는 듯한 소리를 냈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태섭아.
선배가 나쁜 거야...
울지마. 울면 더 아파.
헤어지자고 한 네가 나빴다고...
내가 나빴어. 너만 두고 가서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그만 울자. 태섭아. 그만, 응?
결국 죽이 식어버릴 때까지 태섭이를 달랜 대만이는 다시 일어날 수가 없었음. 제 옷자락을 꼭 쥐고 다시 잠든 태섭이 때문이었지. 나 때문에 잠도 못 잤다는데 일단 자게는 해야지. 그런 생각으로 태섭이를 더 가까이 끌어안고 대만이도 눈을 감았어.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잠을 자게 된 대만이와 태섭이었지.
서로 안고 자는 게 익숙해진 대만태섭.... 싸웠어도 한 침대에서 빈틈없이 안고자야 잠이 잘 오는 그런 단계였으니 헤어지고 나서는 한동안 둘 다 잠에 못 들겠지. 며칠 잠을 못 자면 사람이 미치니까 그 새벽에 전화를 하는데 신호음을 들으면 번개 맞은 것처럼 정신이 들어서 바로 통화 종료를 눌렀지만 부재중 전화 1통은 상대방의 핸드폰에 남을 거야. 그러나 그 뒤로 이어지는 연락은 없었음. 다만 원망을 하겠지. 왜 다시 전화를 걸어주지 않는 거야. 그런 바보 같은 원망을 하면서 부재중 전화만 통화 목록에 켜켜이 쌓여갔어. 조금씩 혼자 자는 것에 익숙해지면서도 부재중 전화가 찍히던 나날이 이어지다가 얼마 뒤 그 소극적인 상호 교류마저도 끊어졌지.
요 며칠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 대만이가 생각한 그 부족함은 송태섭의 부재중 전화였고 그걸 깨달은 순간 이상하리만치 불안한 거야. 당장 송태섭 집에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미친듯이 태섭이 집으로 갔겠지. 송태섭! 문 열어, 송태섭! 벨을 누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문만 쾅쾅 두드리는데 얼마 안 있어 문이 열리고 태섭이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 대만이는 태섭이를 끌어안았음. 뭐, 뭐예요? 쉰 듯한 목소리에 얼른 얼굴을 확인해보니 애 얼굴이 말이 아니야. 너 어디 아파? 그 말에 태섭이가 시선을 피하면서 아니... 선배는 여기 왜 왔어요? 하며 말을 돌리겠지.
선배? 그 와중에 선배라는 호칭이 왜 그렇게 거슬리던지. 어이가 없었지만 그걸 지적할 관계는 아니었으니 꾹 눌러참아야 했어. 애가 아픈 게 먼저잖아. 그래서 거침없이 태섭이 집으로 들어갔겠지. 왜 멋대로 들어와요? 뭔데요 진짜? 태섭이가 문을 닫고 따라 들어오면서 대만이를 다그쳤지만 대만이는 듣지도 않았어.
아프니까 내가 간호해줄게.
필요없어요.
그런 줄 알아.
필요없다니까요? 애초에 선배가 나를 왜 간호해요. 우리 이제 그런 사이도 아니잖아요.
아픈 곳만 정확하게 찌르는 말이었지. 태섭이가 말한 건 사실 그대로였는데도 말이야. 대만이는 뭐라고 해야할지 말을 고르다가 그러겠지.
부재중 전화가 안 찍혀.
그게 무슨 상관인데요.
너 나한테 왜 전화 안 하는데.
그....건-
아파서 그랬잖아. 그러니까 해주는 거야. 더 말하지마.
윽박지르다싶이 태섭이 입을 막아놓곤 부엌으로 가서 죽부터 만들려는 대만이었음. 딱 보니 뭘 제대로 먹은 것 같지도 않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생각대로 텅 비어서 한숨이 저절로 나오겠지. 보통 태섭이는 냉장고를 이 상태로 둔 적이 없었거든. 대체 얼마나 아팠던 건지 미련한 것 같기도 해. 그나마 쌀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대만이는 냄비를 꺼내 죽을 만들기 시작했어. 태섭이는 뭐가 불안한지 부엌을 기웃거리고 있었지. 부엌 안 태워먹어. 삐딱한 말투에 태섭이도 제발 그냥 가면 안돼요? 하고 뾰족하게 말했지만 그건 이미 얘기 끝났어. 라며 단번에 묵살시키는 대만이었음. 작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디론가 가버리는 태섭이었지만 어차피 이 집안에 있을테니 대만이도 딱히 붙잡지도 않았어.
죽이 다 되고 태섭이를 찾으러 간 대만이는 침대 위에서 색색 소리를 내며 잠든 태섭이를 마주했어. 태섭이를 깨우는 대신 바닥에 앉아 침대에 몸을 기대고 태섭이를 봤지. 넌 왜 혼자 잘 자는데. 내려온 태섭이 앞머리를 괜히 만져보면서 시비도 걸고 말이야.
그래서 나한테 전화 안 했어? 나는 아직도 가끔 못 자는데 너는 이제 괜찮아? 그런데 괜찮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아니면 괜찮아졌어도 부재중은 계속 찍던가. 나는 그거 보고 안심하는데. 요 며칠은 그것도 안 찍혀서 걱정되서 온 건데 너는 가라고나 하고. 진짜 괜찮아진 거야, 태섭아? 정말 그래?
그런 소리들을 두서없이 늘어놓는데.
...안 괜찮아.
자다 일어나서 더 잠긴 목소리의 태섭이가 대답을 했어. 앞머리를 만지는 대만이의 손을 밀어내고 그러겠지.
괜찮아보여, 이게? 나 못 자서 아픈 거야. 매번 제대로 못 자고 깼어. 지금도 그래. 선배가 버릇 더럽게 들여놨잖아. 뭘 안아도 잠이 안 와. 왜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야? 선배가 뭔데 나를 못 자게 해. 왜 자꾸 선배만 생각하게 해. 왜 전화 걸게 만들어. 당신 진짜 뭔데, 정대만. 끝까지 책임지지도 못 할 거면서 왜 멋대로 내 인생에서 들어왔다가 나간 건데?
어느샌가 태섭이는 울고있었어. 깜짝 놀란 대만이가 침대 위로 올라가 태섭이를 끌어안았지. 뜨끈한 태섭이의 몸이 대만이 품으로 파고 들더니 울음을 참는 듯한 소리를 냈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태섭아.
선배가 나쁜 거야...
울지마. 울면 더 아파.
헤어지자고 한 네가 나빴다고...
내가 나빴어. 너만 두고 가서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그만 울자. 태섭아. 그만, 응?
결국 죽이 식어버릴 때까지 태섭이를 달랜 대만이는 다시 일어날 수가 없었음. 제 옷자락을 꼭 쥐고 다시 잠든 태섭이 때문이었지. 나 때문에 잠도 못 잤다는데 일단 자게는 해야지. 그런 생각으로 태섭이를 더 가까이 끌어안고 대만이도 눈을 감았어.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잠을 자게 된 대만이와 태섭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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