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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23:16
슬램덩크 ㄴㅈㅈㅇ

상양 3학년들이 모두 은퇴 안 하고 윈터컵까지 뛰는게 전력적으로 생각해봤을 땐 최선이겠지만, 현재를 위해 미래를 끌어다 쓰는거라는 생각도 듦.
전국대회 매번 출전하는 카나가와 강호팀인데 사실 상양 현 1,2학년은 주전 붙박이로 뛰는 3학년들 때문에 전국대회 경험이 다른 경쟁팀들에 비해 적음. 내년에 그들이 주전이 되었을 때는 분명 이 경험의 차이가 크든 작든간에 영향을 미칠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양 3학년들이 주전에서 물러나지 않고 윈터컵까지 뛰는게, 전국대회 우승이 농구부 감독을 다시 기용하기 위한 조건이라서 그런거였으면 좋겠음.

어른의 뒷사정과 얽혀서 학교 측에서 농구부보다 더 밀어주고 싶은 운동부가 생겨서 서서히 농구부 지원을 줄이고 다른 운동부를 밀어주기 시작하는데 그 시작이 감독 해임이었을듯.
그리고 그 해임 사유는 한번도 전국대회에 우승하지 못하고, 현내에서도 한번도 해남을 꺾지 못했는데 더 이상의 지원이 필요한가? 였겠지.
전국대회 우승을 원한다면 더더욱 지원을 늘려야하는게 아닌가? 올해 선수단은 정말 그 어느 때보다도 완벽한데... 초조한 마음에 은퇴한 3학년을 대신해 주장을 맡게 된 김수겸이 총대를 매고 교장을 찾아갔지만 실적이 없이는 더 이상 지원도 없다는 답변만 들었음.
그리고 거기서 김수겸은 그럼 제가 감독 역할을 하며 팀을 이끌테니 전국대회 우승을 한다면 농구부에 다시 감독을 기용해주셨으면 한다고 딜을 했을 것 같다.

주장이 된 후, 한번의 윈터컵이 끝난 후 3학년에 올라가기 직전 겨울방학 김수겸은 성현준, 장권혁, 임택중, 오창석을 불러모았겠지. 그리고 내년 목표는 인터하이 우승이다. 다만 그럴리는 없겠지만 우승하지 못한다면... 나와 같이 윈터컵까지 뛰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음.
전교 1등이라 학교에서도 기대가 클 성현준을 제외하고서라도, 모두가 농구를 생업으로 삼을 것도 아닌데 오롯이 고등학교 3년의 결실을 맺기 위해 앞으로의 미래를 포기해달라는 부탁은 쉽지 않았겠지.
하지만 모두가 흔쾌히 알겠다는 답을 했으면 좋겠다. 반년간 김수겸이 에이스이자 주장, 그리고 감독으로서 농구부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걸 곁에서 지켜봤으니까. 그리고 왜 그렇게까지 애를 쓰는지 누구보다도 잘 아니까.

마침내 윈터컵 결승전의 승리를 알리는 휘슬 소리를 들었을 때, 상양 주전 멤버들은 인터하이 때 북산에 패배했을 때보다 더 울었을 것 같음. 김수겸만이 다들 울고 있는 와중에 환하게 웃음 지으며 자 그만 울어라! 정렬이다! 하고 마지막으로 엉덩이를 한대씩 짝짝 때렸겠지.
윈터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학교로 돌아가 대표로 교장실에 방문해서 의례적인 축하의 말을 듣고, 내년도부터는 다시 농구부 감독을 기용하겠다는 답변을 듣고 나서야 김수겸의, 그리고 상양의 윈터컵은 막을 내렸음.
김수겸은 그대로 부실로 달려가 나 졸업해도 내년에 감독 있다고 소리 질렀고 자신을 둘러싼 수십명의 부원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며 그제서야 펑펑 울었겠지.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그래도 상양이 우승하는거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