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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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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삼나더는 죄를 지었다면 죗값을 치르는 게 옳으나, 피가 이어졌다는 이유로 연좌제를 행하여서는 안된다는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 갔습니다. (대충 기산 온씨랑 온원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임)


사계산장에 입문하기 전 자서는 '운몽 강씨'와의 연을 깔끔하게 정리하라 말함. 이 말은 말로만 파문이라 하지말고 문서를 남기라는 뜻이엇음. 괜한 잡음에 무선이 휘말려 상처 받지 않았으면 했거든. 그 마음을 알기에 무선도 그러겠다고 했지.

객행은 어디까지 말하고 말하지 않을지는 무선에게 맡기겠으나 강만음과 강염리를 가족으로 여긴다면 솔직하게 이야기 하라고 함. 무선은 망설였어. 무슨 마음으로 금단을 꺼냈고 그것을 강징에게 줬는데. 영원한 비밀이길 바랐기에 온정의 터무니없는 부탁을 들어준거임.

고민을 하며 하루, 이틀 시간을 보내니 강징이랑 염리가 사계산장에 도착함. 두 사람은 장주인 자서와 먼저 인사함. 사계산장은 무에 중점을 둔 곳임. 같은 무를 수련해도 도교에 뜻을 둔 화산파라면 모를까 이쪽과는 연락을 주고 받을 일이 없었음. 없었는데 뜬금없이 연락이 온 거임.

"먼길 오느라 고생했소. 대화는 조금 쉬었다하지."

강징은 괜찮다고 본론부터 말하라고 하고 싶었으나 염리를 보곤 감사하다고 함. 함께 따라온 부사나 하인들에겐 편히 쉬라고 했지. 성격이 급해 보이지만 자기 사람은 잘 챙기는걸 보니 사람 됨됨이는 나쁘지 않는데. 무선과는 왜... 자서는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음.

쉬겠다는 염리를 두고 강징은 사계산장을 구경했어. 산속에 있어 연꽃이 없다는 것만 빼면 책에서 본 무릉도원 같았지. 그러다 길을 잃었는데 아이들 목소리가 들렸지. '누나, 누나!' 어린 아이가 자기보다 조금 더 큰 여아를 졸졸 따라다녔어. 없는 발품 팔아 알아본 바 저 아이들은 장주의 사제인 온객행의 아이들이겠지.

온씨. 온객행이 신의곡 성수 견여옥의 아들인건 누구나 아는 비밀이었지. 견여옥은 신의곡 곡주의 양자로 들어가 성이 바뀌었으니 원래는 온씨였지. 기산 온씨와 관련이 있나 알아봤지만, 없었어. 그래. 그럴 수 있지. 이 넓은 세상에 온씨 성을 가진 사람이 한, 둘이겠어? 혹은 과거 기산 온씨에서 떨어진 방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와 무슨 상관이야. 기산 온씨는 멸문했는데.

"아저찌 누구째요?"

누나 쪽은 호기심이 많아 보였지. 초면인 강징에게 서스럼없이 다가왔어. 이 정도로 어린 아이를 만나는 건 처음이라 강징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시선을 맞췄지.

"나는 운몽 강씨에서 온 강만음이다. 너는?"
"나눈 아상! 얘눈 내 동생 아원!"
"앙냐세여!"

강징은 주먹을 꽉 쥐었어. 가신들이 어서 빨리 결혼해라 아이를 낳아라 잔소리 하는 이유를 조금, 아주 조금 알겠음. 근데 이건 얘들이 이뻐서 그런 거 같기두 함. 긴가민가 하는데 보호자가 나왔지.

"강징."
"위, 무선?"

가문을 나갔어도. 언젠가 다시 만날거라 생각했지. 강만음과 위무선을 갈라두는 건 죽음 뿐이니까. 일년 넘게 소식이 없어도 찾지 않은건 흔들리는 무선을 봤으니까. 사람을 피하던 모습을 봤으니까. 마음을 추스리면 어련히 알아서 돌아올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네가 왜 여기 있어?"

좌절에 물든 강징의 얼굴을 본 순간 무선은 솔직히 털어놓기로 결심해. '아선, 숨긴다고 전부가 아니야. 어쩔 땐 배신이 될 수 있어.' 객행이 한 말의 뜻을 알았어.

강징은 염리를 데리러 갔어. 그 사이 무선은 객행에게 방을 빌려달라고 했지. 무선의 방도 잇고, 염리나 강징이 배정받은 방도 잇어. 그런데 지금 무선이 가장 안심하고 솔직해질 수 있는 곳은 사계산장에서 객행의 방이 유일하거든. 객행은 알겠다고 했지. 대신 애들 낮잠 시간이니 싸우면 안 된다고 함. 나랑 강징 성격에 안 싸울 수 있을까.

침상과 탁상 사이에 임시로 막을 쳤어. 막 뒤에 아이들이 자고 있다고 말했지. 강징은 고구마 2139140개 먹은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어. 위무선이 여기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데 뭐 어쩌겠어? 고집 부리는 일이 잘 없지만, 한 번 부리면 안 꺾이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아선? 아선이니? 잘 지냈어?"

얼굴이 반지르르 해. 잘 먹고 잘 지낸 티가 나는 무선을 보고 염리는 울었어. 다른 세가의 눈치를 보고 어쩔 수 없이 쫓아낸. 그래서 눈에 밟혔고, 걱정으로 잠못 이룬 밤을 보내게 한 동생이야. 눈물을 흘리는 염리를 보며 무선의 마음이 무거워짐. 서신이라도 보낼 껄. 잘 지낸다고 걱정말라고 한 통이라도 쓸껄.

"저 할 말이 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먼길 오시게 했어요."
"응응. 다 들어줄게. 나는 괜찮아. 이렇게 예쁜 곳에 와서 좋아."
"고마워요. 저, 저요 운몽 강씨를 나갈 거에요."

눈 가리고 아웅하는 형식이 아니라 진짜로. 무선의 말에 강징은 화를 내고 싶었어. 이곳이 그들이 배정받은 방이었다면 하다못해 낮잠 자는 애들만 없었으면 소리쳤겠지.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내가, 운몽 강씨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 그러니? 염리의 말에 무선을 고개를 저었어. 아니에요. 아니에요. 강낭자는 저를 지켜줬어요. 운몽을 떠날 때도 챙겨줬잖아요. 다 알아요. 염리의 가슴이 찢어졌어. 무선이 자신을 사저라 부르지 않아서. 정말로 운몽을 나가려는 마음이 보여서.

"저 많이 아팠어요. 진짜 많이 아팠어요."

무선은 과거를 이야기 해. 연화오가 불탄 이후 강징과 떠돌던 시절. 강징이 금단을 잃은 일. 온정에게 부탁해 자신의 금단을 강징에게 이식한 일까지.

"금단을 이식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 금단은,"
"나는 사조의 얼굴도 몰라.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

왜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포산산인이 위무선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운몽이 건재할 때 찾아왔겠지. 제자 내외가 죽었을 때 거두는 시늉이라도 했겠지. 그땐 금단을 잃어서 슬펐고, 금단을 찾아서 기뻐했을 뿐이야. 전쟁이나 재건 등을 이유로 바빠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

"수편을 두고 간 것도?"
"들 수 없으니까. 나 수편을 뽑을 수도 없어."

강징은 울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어. 안되면 잇몸까지 씹었어. 과거 온조는 위무선을 난징강에 버렸다고 했음. 그 때 강징은 금단을 찾은 후였으니까.

"어쩔 수 없었구나."
"강징?"
"네가 사술을 익히고 사기를 다룬건 난징강에서 살아서 돌아오려고 그런 거야. 맞아?"
"맞아."

강징의 속이 말이 아니었음. 감히 말로 표현할 수도 없었음. 금단을 잃어봤으니까 그 누구보다 무선의 심정을 이해하고 쉽게 떠올렸음.

"몸은 괜찮아?"
"어?"
"몸은 괜찮냐고. 금단 있는 사람도 사기는 안 좋은데 너는 금단도 없잖아. 아픈 곳은?"
"없어."
"진짜야?"
"진짜야."

그 뒤로 두 사람이 아는 이야기는 제외하고 운몽을 나와 떠돌아 다닐 적을 말했지. 세가의 손길이 빗겨가는 곳만 골라 다니며 어려운 이들을 도와 의식주를 해결함. 그게 위무선 다워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음. 그러다 난릉을 지나게 되고, 거기서 온정을 만났다고 함.

"아원은 온씨의 방계야."
"온객행은 온씨 사람이 아니야. 그의 선조는 온묘가 기산 온씨를 설립하기 전에 가문을 나왔어."
"남이네. 하하. 그걸 온정이 몰랐을까."
"위무선."
"알아. 알았겠지. 그런데 온정도 간절했어. 전쟁이 끝난 후에 태어난 아이가 무슨 죄를 지었냐고 말하더라. 거기에 내가 뭐라고 해? 태어난게 잘못이라고 해? 내가 어떻게 그래."

태어난게 잘못이 되면 안 되는거잖아. 무선의 말에 염리는 눈물을 흘렸고, 강징은 둔기로 머리를 맞은것처럼 두통이 왓어. 고소 남씨에서 살아남은 온씨에 대해선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을 달리 해야 한다고 말했지. 무슨 고리타분한 소리냐며 비웃었지만, 비웃을게 아니었어. 그들의 말이 옳아. 옳아도 인정하기 싫었어. 같은 온씨니까. 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을 가졌나.

"아선 말이 맞아. 단지 태어났을 뿐인 아이는 죄가 없어.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는 아이는 없으니까."

강징은 일어나서 자고 있는 온원을 봤어. 작아. 서봤자 제 무릎까지 오는 키를 가진 아이야. 그저 온씨 성을 가졌을 뿐인 작은 아이가 있었어. 강징은 적어도 이 아이만큼은 죄가 없다는 걸 인정했어. 누이의 말대로 부모를 택해서 태어나는 아이는 없으니까.

"위무선."
"응."
"잘 키워. 수진계 사람들은 없는 죄도 만들어 씌우고 있어. 지금 당장 이 아이를 지킬 방법은 하나야. 온씨와 관련없는 온객행의 아이로 키우는 거."
"응."
"성까지 바꾸면 더 안전할 거야."
"그건 연이가 싫어할 거고."

다른 건 몰라도 연이가 싫어하는 일을 하긴 그래.

"연이가 누구니?"
"아원의 아빠에요. 온연."
"온객행이 아니라?"
"연이 진짜 이름일 겁니다. 신의곡 성수 견여옥의 아들 이름이 연이니까요."

염리는 거기까지 듣고 알겠다고 함. 객행에게도 말못할 사정이 있겠지. 먼저 말하지 않는한 물어보는건 예의가 아니니까.

"온공자는 어떤 분이니?"
"좋은 사람이요."
"그래? 소개시켜줄래?"
"당연하죠. 강낭자도 마음에 드실거에요. 두 사람 취미도 비슷하고, 나이도 같아서-"
"아선."
"네?"
"누나라고 불러줘."
"제가그래도 될까요?"

감히? 염리는 무선을 안아줌. 그럼. 네가 연화오에 오고 얼마 안 있어 나무에서 떨어진 날 기억하니? 내가 널 업고 돌아온 날말이야. 무선은 기억난다고 함. 그날 강징보다 가벼운 무선에 염리는 이 아이의 누나가 되기로 했다.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이날의 다짐을 지키겠다 마음먹었다.

"네가 운몽 강씨의 제자가 아니더라도, 사계산장의 검법을 사용하게 되더라도 나는 네 누나야."
"... 누나."
"응. 누나 여기 있어."

저녁에는 연회가 열림. 임무를 나간 제자들을 제외하고 모든 제자들과 연화오 사람들이 모여 먹고 마셨음. 강징과 염리는 이 자리에서 객행을 처음 보게됨. 사람을 편안하게 했어. 시간이 흐를 수록 쉬러갈 사람은 쉬러갔음. 연회를 끝까지 지킨 사람은 자서랑 무선, 강징 뿐이야. 별도의 자리를 마련한 세 사람은 침묵 속에서 술만 마셨어.

"강종주."
"네. 주장주."
"사계산장과 교류를 시작하는건 어떤가?"

강징은 술잔을 내려놓았어. 사계산장과 교류를 하게 되면 운몽 강씨의 입장에선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생기는거니 쌍수들고 환영할 일이나, 온원이나 위무선의 미래를 생각하면 거절해야함이 맞다며 거절함.

"그래서요. 혼자일 땐 지키는거 하나 어렵지. 안 그렇소?"

강징은 무선을 봤어. 전쟁 직후 선문 세가 중 하나라도 운몽의 편을 들어줬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지금과 같은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르지. 고작 하나의 힘이 더 해진거니까. 허나, 재건 중인 연화오와 달리 사계산장의 기반은 탄탄함. 선대 또한 유람을 목적으로 물러났을 뿐 정정하고, 객행의 뒤에는 오호맹 숙부들과 신의곡도 있지.

"식구를 잘 챙기던데. 그거 아니였음 나도 이런 말 안 했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얼."

혼자라서 위무선을 못지켰다면 손을 잡으면 되는 일이다. 자서 또한 운몽만을 위해서 손을 내민건 아니리라. 훗날 위무선이 사계산장에 몸담고 잇음을 수진계 사람들이 알게 되면 운몽에서 도울 수 있다. 한 개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어도 여러 개의 목소리는 힘을 가지는 법이니까. 강징은 수진계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무조건 도움을 받는 입장은 아니라는 말이지.

"제가 장주를 의형으로 모시겠습니다."
"하하."
"부족한 동생을 많이 가르쳐주세요."
"어찌 가르침을 한쪽에서 받나. 나 또한 동생에게 배울게 많다네."

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말로는 강징의 부사가 되어 고소쌍벽 부끄럽지 않는 운몽쌍걸이 되겠다 했지만 무선은 정치에 대해 모름. 자서랑 강징의 말을 절반도 못 따라가고 잇음.

"주형. 수진계와 교류를 하신다면 고소 남씨도 괜찮습니다."
"고소 남씨?"
"기산 온씨의 생존자들에게 비인도적인 일을 하면 안 된다 유일하게 말하는 집안입니다. 시조가 승려이기도 하고, 종주의 숙부인 남선배는 선문세가 자제들을 가르쳐 명성이 자자합니다."
"무선의 지기가 있는 가문이겠군."
"지, 기. 큼. 네. 지기요."

강징은 자서의 말에 덜떠름한 표정을 지음. 위무선이랑 남망기가 지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위무선의 일방적인 생각이겠지. 고소 수학 시절 남망기는 위무선의 머리끈만 보고 도망쳤다. 전쟁 중일땐 사도는 몸을 헤친다며 운심에 데려가려고 했고. 위무선을 사마외도 취급하며 교화의 대상으로 본 남망기가 눈에 거슬렸지.

"거기 둘째 공자가 온정과 그녀의 일족을 데려갔습니다."
"아원이 가족을 전부 잃은건 아니었군. 다행이야."
"남잠이 온정을 데려가?"
"그래. 외병을 핑계로 데려갔어."
"그것 참 안될 일이군. 아프다고 했으니 신의곡이나 우리 연이의 도움이 필요할 거야. 그렇지?"

객행은 어린 자식들이 있어 고소로 갈 수 없으니 환자가 와야지. 실력 좋은 의원이 곁에 있으니 고소에서 사계산장까지 오는게 힘들진 않을거야. 자서의 말에 강징은 그렇다며 술잔을 들어 한입에 마셨지. 고소에선 소중한 직계를 치료해주니 고마워할 겁니다.

우와아. 역시 장주와 종주는 달라. 무선으로썬 생각도 못한 정치에 입을 다물었음. 조용히 술만 마셨지.

"만음. 혹시 금씨에서 온씨에게 하는 짓을 아는가?"
"자세히는 모르나 교화를 하진 않을겁니다. 성매매나 노비로 팔겠죠."
"그건 빙산의 일각이야."

무선은 난릉에서 본 것들을 말했지. 강징이 말한대로 과도한 징역이나 성매매는 물론이고 투기장에 노비로 파는 것도 허다했지. 무선이 가장 분노한 건.

"인간 사냥이라고?"
"그래. 사냥터에 온씨를 풀어준 뒤 사냥했어."
"미친 놈들."

사람으로서 할 짓인가. 그들이 온약한과 다를게 뭐지?

"금씨가 어디까지 할지 궁금하군. 알지 않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걸. 사람은 죽어. 온씨가 사라지면 그 다음은 누구겠나?"

진부에 사는 사촌 형님만 봐도 알 수 있지. 사계산장의 자서의 힘을 빌려 조금이라도 황제와 가까워지고 싶은 진왕을. 황제와 가까워지면 그걸로 끝일까? 아니. 태자 자리를 나아가 황위를 노리겠지.

"금씨에선 새로운 선독을 뽑아야하고, 그 자리에 금광선 본인이 앉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쳤네. 사일지정에서 몸 내놓으며 싸운 이가 따로 있는데 뒷짐지고 구경한 금광선이 선독 자리를 노려?"
"온약한을 죽인 게 금광요이고 금광선의 자식이니 공은 아비가 받아야 한다고."
"금씨는 온씨와 모종의 협약을 맺었네. 사일지정 내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놓고 그리 나와? 뻔뻔하군."
"... 증거 있습니까?"
"사계산장에서 못 알아내는건 없네."

그래도 원하면 증거는 필사해 주겠네. 자서는 고개를 숙인 의동생을 보며 안타까워했지. 어렸지. 이제 약관이 지난. 혼란스러운 상황에 많은 식솔을 책임지는 가장이 된 거야. 그래서 표면적인 것만 봤겠지. 어리니 시야가 좁은건 당연해.

"온씨가 무선 하나만 보고 연화오를 불태웠다 생각하나? 섭씨의 가주는 주화입마에 빠지기 쉬운 몸이고 이미 선친을 죽여 그 씨앗을 심었네. 남씨 또한 가주가 죽고 후계자는 행방불명이었네. 그렇다면 온씨에게 대립할 가문 중 구심점이 되는 곳은 어딜까."
"운몽 강씨와 난릉 금씨입니다."
"맞네. 온약한은 계산적인 사람이야."

강징은 다시금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음. 금씨와 온씨가 손을 잡았다는 증거를 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거야.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음. 4대 가문 중 전쟁 전과 비교해서 세가 줄지 않은 곳은 난릉 금씨 뿐이니까. 무선이 술잔을 엎지름. 새파랗게 질린 낯이었지.

"죄송, 죄송해요. 너무 많이 마셨나봐요."
"위무선..."
"저 어지러워서 그러는데 먼저 나가봐도 될까요?"

자서와 강징은 무선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어. 연화오가 불타고 사부와 사모, 사제들이 죽었어. 온씨는 그게 무선의 탓이라 했지. 열 일곱, 여덟의 소년이 뭘 알겠어. 그걸 믿었지. 아무도 그게 틀렸다고 하지 않았어. 강징과 염리를 포함해서 아무도.

"멈추게."
"따라가겠습니다."
"달래 줄 수 있나? 없다면 남아있게. 저 아이가 가장 안전하다 여기는 곳에 가는 거니."
"온공자입니까?"

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술마심.

익숙한 방으로 돌아간 무선을 문을 열고 들어갔어.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들릴 거라 생각했는데 적막했지. 왔어? 차를 마시고 있던 객행이 고개를 돌려 무선을 봤어.

"아선, 이리 와."

무선은 그 말을 따랐지. 객행의 손길에 따라 의자에 앉았어. 객행은 소매 끝으로 무선의 눈물을 닦아줬어. 무선은 자기가 울고 있었는 줄도 몰랐음. 술을 마시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술 마시다 힘들어서 방으로 돌아온 건데 울고 있는거야. 속에 든 것을 꺼내면 조금이라도 편해질까 싶은데, 속이 이리저리 엉켜있어서 쉽게 꺼내지 못했지.

"괜찮아. 지금 당장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응."
"정리가 되면, 말하고 싶으면 그때 해도 돼. 기다릴게."

이십년 남짓 살아오며 이렇게 기다려준 사람이 있었나. 무선은 오늘도 위로 받았어.





실종된 노맨스코미디
운몽 삼남매가 행복해졌음 좋겠다
나는 강징이 엔딩 이후 사추에 대해 알았어도 안 죽였을거 같음

+ 온약한에 대한 개인적인 캐해가 있음. 솔직히 온약한이라는 캐릭터가 홰까닥 돌기 전까진 꽤 이성적인 수장으로 보임. 즈그 선조가 만들어 놓은 혈연 중심의 수진계에서 능력으로 사람을 뽑은게 이유임. 그런 사람이 위무선이 거슬린다는 이유로 연화오를 침범했겠음? 위무선이 거슬렸음 위무선의 모가지만 잘라서 보내라고 햇겠지. 독재하기 위해 5대 가문 중에서 알아서 기는 금씨를 제외한 섭씨, 남씨, 강씨를 밟아야 했고. 그럴듯한 이유가 없기에 위무선을 들먹이며 연화오에 쳐들어 갔다, 가 나의 캐해임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