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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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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우웅..”
“케이 왜 그래?”
“그만 먹을래.”
“뭐라고?”
노부는 충격을 받고 말았어 접시에 담긴 고기가 채 반도 줄질 않았는데 마치다가 포크를 내려놓지 뭐야
게다가 그만 먹겠대 이게 무슨 일이람 하루 중에 저녁식사시간을 제일 고대하는 여우가 밥을 남기다니!
“케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속이 안 좋아?”
“우웅... 그냥.. 안 먹고 싶어..”
아까 학교에서 간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아..비척대며 식탁을 벗어난 마치다가 제가 좋아하는 쿠션 위에 누워 동그랗게 몸을 말자 노부 역시 입맛이 뚝 떨어져서 제 여우 옆에 꼭 붙었어
“케이 어디 아픈 곳은 없어? 그냥 밥만 안 먹고 싶은 거야?”
“웅.. 아픈 곳은 없는 것 같은데.”
엄살쟁이 여우는 조그마한 생채기에도 나 죽네 하며 데굴데굴 구르는 편이라 아픈 걸 숨길 성격은 아니었어 그러니까 아픈 곳이 없다는 건 사실인 것 같았지 하지만
아직 잘 시간도 아닌데 꾸물대며 제품을 파고드는 마치다에 노부는 심란해졌어
평소 같으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신나게 조잘거리다 여기저기 폴짝대며 놀자고 보챌 여우란 말이야 이렇게 얌전히 품에 안기는 건 실컷 놀고 지쳐서 자기 직전밖에 없었는데 정말 괜찮은 걸까?
왜인지 오늘따라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져 있는 마치다를 끌어안고서 걱정돼 미칠 것 같은 노부가 몇 번 더 정말 아픈 곳이 없는지 물어보았는데
귀찮게 군다며 손가락만 물리고 말았지
그래 하루쯤 입맛이 없을 수 있지..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야.
이런 안일한 생각을 했던 노부는 아침이 되었을 때
피리하게 질린 얼굴로 어제 먹은 걸 토해내는 마치다를 보고 패닉이 왔어
우리 여우 어딘가 단단히 아픈 게 분명했지
무슨 정신으로 병원에 왔는지도 모르겠어 잠옷을 입은 채로는 거실도 나오지 않던 노부가 잠옷 바람에 실내 슬리퍼까지 신은 채 제 여우를 끌어안고 수인 병원 문을 박차고 들어왔지
“츠지무라씨 우리 케이 왜 이런 걸까요? 큰 병인가요? 나을 수 있나요?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보세요!”
“.... 스즈키씨 일단 진정하시고요..”
“아니 우리애가 어제저녁부터 밥도 제대로 못 먹더니 아침엔 토까지 했는데 어떻게 진정을 합니까!”
버럭 화를 내는 노부에 츠지무라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어 극성 보호자가 따로 없네 하긴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던 마치다니 놀랄만도 할 것 같았어 료칸에 있을 땐 늘 흐트러짐 없던 사람이 지금은 몰골이 말이 아니었거든
“심각한 건 아니에요. 몸살에 가벼운 장염기까지 같이 온 것 같아요. 오늘 하루 정도는 입원해서 수액 맞히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그 말에 비로소 긴장이 풀린 노부가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어 그러면서 아깐 제사 흥분했다며 사과했지 츠지무라는 그런 노부의 어깨를 가만히 두들겨 주며 괜찮다 하였고 말이야
“우리 케이 나 올 때까지만 여기 있자.”
“흐에엥..노부야 나 두고 가지마아..”
이런 노부는 가슴이 찢어진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하고 깨달았어 수액을 맞고 있을 뿐인데 세상 불치병이라도 걸린 듯 애틋한 얼굴로 제 여우의 얼굴을 쓸어내렸지
당연히 아픈 마치다 옆에 있어주고 싶은 노부였지만
하필이면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빠질 수 없었어
몇 시간이라도 회사에 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지
“케이 세 시간만 갔다 올게 응? 조금만 기다려줘.”
“싫어어.. 가지 말라고. 나 아픈데 왜가.”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제 손을 꼭 잡는 여우에 노부는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어 집에 들렀다 출근하기에 이미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결국 매정하게 떼어내지 못해서 마치다가 약기운에 잠이 들 때까지 품에 꼭 끌어안고 있었지
제가 츠지무라씨 무릎에서 낮잠 자는 쿄스케를 부러워해서 그래서 케이가 아픈 걸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이었지만 여우가 아픈 게 모두 다 제 잘못인 것 같아서 노부는 입안이 썼어
그렇게 급한 불만 처리하고 부랴부랴 다시 병원에 돌아온 노부였지만 이미 잠에서 깬 마치다는 저를 두고 가버렸다는 걸 깨닫고 잔뜩 뿔이 난 상태였어
“가지 말라고 했잖아! 노부는 내가 아파도 아무렇지 않은 거지?”
“.. 그런 거 아니야 케이. 내가 미안해. ”
그래도 앙칼지게 화를 내는 걸 보면 기운을 차린 것 같아서 노부는 안심했어 손가락 몇 개 물리는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았지 정말 다행이다
“후웅... 먹기 싫어.. 안 먹을래..”
“응? 아직도 입맛이 없어?”
이제 한시름 덜었다고 생각했던 노부는 점심밥을 안 먹겠다고 하는 마치다에 다시 불안해졌어
아니 괜찮아진 게 아니었어?
“츠지무라씨 우리 케이가 아직도 입맛이 없다는데 혹시 다른 곳도 아픈 거 아닐까요? 우리애가 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안 먹었다간 큰일 나는 거 아니에요?!"
“.. 하아.. 스즈키씨 원래 아프면 입맛도 없어요. 케이타가 아무리 먹는 걸 좋아해도 아직까진 식욕이 생기지 않는 게 정상입니다. 그리고 저번부터 신경 쓰였는데 케이타 지금 거의 과체중 직전입니다. 하루 굶는다고 큰일 나지 않아요.”
네? 우리애가 과체중이라고요? 에이 저거 다 털이에요.
아 살이라고요? 그럴 리가..
충격을 받은 노부가 아무 말 없이 입만 벙긋 걸리자 츠지무라는 그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진짜 유난도 저런 유난이 없다니까
“뭐야 바보여우 아프다더니 멀쩡하네.”
“이제 막 괜찮아진 거거든?”
킹킹켕켕 거리는 여우와 고양이를 바라보며
노부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어
우리 털뭉치 케이가 과체중이라니 하지만 저렇게 작고 가벼운데? 병원 체중계가 잘못된 거 아냐?
지금도 봐 하루 못 먹었다고 얼굴이 반쪽이 됐잖아
이젠 정상체중임이 틀림없어
그렇게 정신승리한 노부는 마치다의 체중에 대해선 흐린 눈 하기로 했지
+
저러는 츠지무라도 쿄스케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 문을 닫고 하루 종일 쿄스케옆에서 호들갑떨며 병간호를 한다
“아 그렇지만 우리 쿄스케는 워낙 작은 고양이라 신경이 쓰이는 걸 어쩝니까.”
쿄스케는 고양이 일 때 과체중이다.
노부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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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케이 왜 그래?”
“그만 먹을래.”
“뭐라고?”
노부는 충격을 받고 말았어 접시에 담긴 고기가 채 반도 줄질 않았는데 마치다가 포크를 내려놓지 뭐야
게다가 그만 먹겠대 이게 무슨 일이람 하루 중에 저녁식사시간을 제일 고대하는 여우가 밥을 남기다니!
“케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속이 안 좋아?”
“우웅... 그냥.. 안 먹고 싶어..”
아까 학교에서 간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아..비척대며 식탁을 벗어난 마치다가 제가 좋아하는 쿠션 위에 누워 동그랗게 몸을 말자 노부 역시 입맛이 뚝 떨어져서 제 여우 옆에 꼭 붙었어
“케이 어디 아픈 곳은 없어? 그냥 밥만 안 먹고 싶은 거야?”
“웅.. 아픈 곳은 없는 것 같은데.”
엄살쟁이 여우는 조그마한 생채기에도 나 죽네 하며 데굴데굴 구르는 편이라 아픈 걸 숨길 성격은 아니었어 그러니까 아픈 곳이 없다는 건 사실인 것 같았지 하지만
아직 잘 시간도 아닌데 꾸물대며 제품을 파고드는 마치다에 노부는 심란해졌어
평소 같으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신나게 조잘거리다 여기저기 폴짝대며 놀자고 보챌 여우란 말이야 이렇게 얌전히 품에 안기는 건 실컷 놀고 지쳐서 자기 직전밖에 없었는데 정말 괜찮은 걸까?
왜인지 오늘따라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져 있는 마치다를 끌어안고서 걱정돼 미칠 것 같은 노부가 몇 번 더 정말 아픈 곳이 없는지 물어보았는데
귀찮게 군다며 손가락만 물리고 말았지
그래 하루쯤 입맛이 없을 수 있지..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야.
이런 안일한 생각을 했던 노부는 아침이 되었을 때
피리하게 질린 얼굴로 어제 먹은 걸 토해내는 마치다를 보고 패닉이 왔어
우리 여우 어딘가 단단히 아픈 게 분명했지
무슨 정신으로 병원에 왔는지도 모르겠어 잠옷을 입은 채로는 거실도 나오지 않던 노부가 잠옷 바람에 실내 슬리퍼까지 신은 채 제 여우를 끌어안고 수인 병원 문을 박차고 들어왔지
“츠지무라씨 우리 케이 왜 이런 걸까요? 큰 병인가요? 나을 수 있나요?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보세요!”
“.... 스즈키씨 일단 진정하시고요..”
“아니 우리애가 어제저녁부터 밥도 제대로 못 먹더니 아침엔 토까지 했는데 어떻게 진정을 합니까!”
버럭 화를 내는 노부에 츠지무라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어 극성 보호자가 따로 없네 하긴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던 마치다니 놀랄만도 할 것 같았어 료칸에 있을 땐 늘 흐트러짐 없던 사람이 지금은 몰골이 말이 아니었거든
“심각한 건 아니에요. 몸살에 가벼운 장염기까지 같이 온 것 같아요. 오늘 하루 정도는 입원해서 수액 맞히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그 말에 비로소 긴장이 풀린 노부가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어 그러면서 아깐 제사 흥분했다며 사과했지 츠지무라는 그런 노부의 어깨를 가만히 두들겨 주며 괜찮다 하였고 말이야
“우리 케이 나 올 때까지만 여기 있자.”
“흐에엥..노부야 나 두고 가지마아..”
이런 노부는 가슴이 찢어진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하고 깨달았어 수액을 맞고 있을 뿐인데 세상 불치병이라도 걸린 듯 애틋한 얼굴로 제 여우의 얼굴을 쓸어내렸지
당연히 아픈 마치다 옆에 있어주고 싶은 노부였지만
하필이면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빠질 수 없었어
몇 시간이라도 회사에 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지
“케이 세 시간만 갔다 올게 응? 조금만 기다려줘.”
“싫어어.. 가지 말라고. 나 아픈데 왜가.”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제 손을 꼭 잡는 여우에 노부는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어 집에 들렀다 출근하기에 이미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결국 매정하게 떼어내지 못해서 마치다가 약기운에 잠이 들 때까지 품에 꼭 끌어안고 있었지
제가 츠지무라씨 무릎에서 낮잠 자는 쿄스케를 부러워해서 그래서 케이가 아픈 걸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이었지만 여우가 아픈 게 모두 다 제 잘못인 것 같아서 노부는 입안이 썼어
그렇게 급한 불만 처리하고 부랴부랴 다시 병원에 돌아온 노부였지만 이미 잠에서 깬 마치다는 저를 두고 가버렸다는 걸 깨닫고 잔뜩 뿔이 난 상태였어
“가지 말라고 했잖아! 노부는 내가 아파도 아무렇지 않은 거지?”
“.. 그런 거 아니야 케이. 내가 미안해. ”
그래도 앙칼지게 화를 내는 걸 보면 기운을 차린 것 같아서 노부는 안심했어 손가락 몇 개 물리는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았지 정말 다행이다
“후웅... 먹기 싫어.. 안 먹을래..”
“응? 아직도 입맛이 없어?”
이제 한시름 덜었다고 생각했던 노부는 점심밥을 안 먹겠다고 하는 마치다에 다시 불안해졌어
아니 괜찮아진 게 아니었어?
“츠지무라씨 우리 케이가 아직도 입맛이 없다는데 혹시 다른 곳도 아픈 거 아닐까요? 우리애가 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안 먹었다간 큰일 나는 거 아니에요?!"
“.. 하아.. 스즈키씨 원래 아프면 입맛도 없어요. 케이타가 아무리 먹는 걸 좋아해도 아직까진 식욕이 생기지 않는 게 정상입니다. 그리고 저번부터 신경 쓰였는데 케이타 지금 거의 과체중 직전입니다. 하루 굶는다고 큰일 나지 않아요.”
네? 우리애가 과체중이라고요? 에이 저거 다 털이에요.
아 살이라고요? 그럴 리가..
충격을 받은 노부가 아무 말 없이 입만 벙긋 걸리자 츠지무라는 그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진짜 유난도 저런 유난이 없다니까
“뭐야 바보여우 아프다더니 멀쩡하네.”
“이제 막 괜찮아진 거거든?”
킹킹켕켕 거리는 여우와 고양이를 바라보며
노부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어
우리 털뭉치 케이가 과체중이라니 하지만 저렇게 작고 가벼운데? 병원 체중계가 잘못된 거 아냐?
지금도 봐 하루 못 먹었다고 얼굴이 반쪽이 됐잖아
이젠 정상체중임이 틀림없어
그렇게 정신승리한 노부는 마치다의 체중에 대해선 흐린 눈 하기로 했지
+
저러는 츠지무라도 쿄스케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 문을 닫고 하루 종일 쿄스케옆에서 호들갑떨며 병간호를 한다
“아 그렇지만 우리 쿄스케는 워낙 작은 고양이라 신경이 쓰이는 걸 어쩝니까.”
쿄스케는 고양이 일 때 과체중이다.
노부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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