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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01:30
우리 강종주님도 친구가 있다 이 말이야



선선한 봄날, 그다지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각.

강징은 연화오 저택 앞 뜰에 우두커니 자리 잡고 있는 오각형 정자에 누워있었어. 호화로우면서도 잿보라빛 단색으로 청아한 분위기를 내는 신비로운 정자였지. 바람이 산들산들 불며 정자에 누워있는 강징의 머리칼을 쓰다듬듯 스쳐 지나갔어. 강징은 한쪽 팔은 정자 밖으로 뻗고, 다른 손으로 길고 아름다운 보라색 담뱃대를 입으로 가져가 한 모금 들이마시며 평온을 넘어서 고요하기까지 한 그 순간을 즐겼지.



오늘과 같은 날을 보내본 게 언제 적인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조차 나지 않았어. 수선계의 모든 일이 해결되고 진정한 평화가 찾아온 것을 지금 이 순간의 강종주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거야. 가문의 위신과 체면을 중요시하는 강종주가 모처럼 길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풀고 평상시에 입는 단정한 옷이 아닌 길고 넓은 폭의 짙은 보라색 도포를 입고 정자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야. 풀어 헤쳐진 앞섬 사이로 선명하게 보이는 계편 자국과 지금의 분위기는 영 어울리지 않는 조화를 만들어냈지만 말이야.



뭐 어때, 아무도 없는 평화로운 순간을 잠깐 즐기는 건 나쁘지 않잖아.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감고 흘러가는 대로 긴장을 풀어두고 있으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영 감을 잡을 수 없었지.



이 평화로운 순간이 끝난 건 꽤나 순식간이었어.


강징은 다소 갑작스럽지만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지.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 것 같으니 말이야. 소란스러움을 몰고 들이닥친 손님들이 아주 조금 반가웠던 것도 있고.



과거 가문의 멸망 직전까지 갔다가 현재,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운몽을 만들어낸 그 대단한 운몽 강씨 삼독성수 강만음의 사적인 공간을 아무런 기별도 없이 침범할 수 있는 건 그들밖에 없었지. 어머니, 아버지, 누이와 매형, 형제이자 친우라 생각했던 자를 모두 잃은 후 만난 뜻밖의 인연이었고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온 소중한 인연이었어.



아마 위무선이나 다른 세가의 사람들은 그 악명높고 고독한 삼독성수에게 친우라는 존재, 아니 '존재들'이 있다는 걸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겠지만 강징이라고 힘들었던 시기를 홀로 견디고 남은 평생을 외롭게 살란 법은 없잖아?




진정령, 마도조사


이런 글 첨 써봐서 엉망진창 주의..ㅠ


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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