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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4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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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숙이가 건넨 검은색 명함이 루이의 기억에서도, 해숙이의 기억에서도 천천히 잊혀져가던 어느날 주말, 루이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기대고 낮잠 자던 해숙이가 화들짝 놀라 고양이로 변하면서 이야기는 조금 달라짐 루이보다 청력이 네배는 좋은 해숙이가 먼저 현관 밖 인기척을 들은 탓이었음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해숙이를 보니 루이는 마음이 철렁 내려앉음

해숙이가 이야기를 해 주긴 했음 길에서 강2간을 당했다고. 그래서 낮은 남자목소리가 싫다고.

루이는 애써 침착하게 해리, 괜찮아. 낯선사람은 집에 들어 오지 않아. 원래 그런거라고 했어. 기억 나? 하며 방 문을 열어보았지만 문이 열리는 것을 본 해숙이는 침대 아래로 더 깊숙히 들어갔고 루이는 한숨을 쉬고는 다시 문을 닫고, 현관문도 부러 쾅, 소리를 내며 닫음 해숙이가 안심할 수 있게.

- 누구세요?
- HL 엔터테이먼트입니다.

네? 루이는 인상을 찌푸리고 바보같이 되물음 그제서야 기억이 났음

- 해리씨 집 맞나요?

해숙이가 건넨 명함 한장과 순진한 해숙이의 얼굴이.







*






- ... 근데 그날 우리 여행 가기로 했는데,
- 지금 그게 중요하니.
- 중요해...
- ... ...
- 루이,
- 응.
- 일억 5000만원은 얼마나 큰 돈이야?
- 음, 지금보다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갈 수 있고 훨씬 더 좋고, 더 큰 차도 살 수 있는 돈이지.
- 가자미는 몇개나 먹을 수 있어?

루이는 저도 모르게 긴장이 탁, 풀려 배를 부여잡고 웃어버림

- 몰라, 10억개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 그럼 나 할래, 계약 그거 할래.

세상의 모든 일들이 꽤 허무하다는것은 알았지만 이건 조금 너무한게 아닌가, 루이는 생각하며 대뜸 해숙이의 머리를 쓰다듬겠지 이렇게 미숙한 해숙이가 못 미더운걸까, 그래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게다가 계약금 1억 5000만원은 그렇게 큰 돈은 아니었음 계약금치고는 지나치게 많은 돈이긴 하지만 집을 사기엔 턱없이 모자라고 두 사람의 평화나 행복을 오래오래 보장 하기에도 역시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 그런 애매한 돈. 하지만 가자미 10억개라는 말에 커진 해숙이의 눈은 그렇지가 않아보여서. 어쩌면 그래서 더 망설이게 됐는지도 몰랐음 하지만,

- 해리, 이런건 천천히 생각해 보는거야.
- 왜? 좋은건 그냥 하면 되잖아.
- ... 그래도,
- 돈도 많이 주고,
-... ...
- 가자미 10억개.

그러게, 가자미 10억개, 아니 100억개도 먹을 수 있는데 왜 안될까, 이유는 딱히 생각나지 않아서.

루이가 대답이 없자 해숙이는 루이의 무릎에 철퍼덕, 고개를 베고 누워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본 작은 멜로디를 흥얼거렸음 얼마전 짧게 자른 고르지 않은 곱슬머리가 괜히 신경쓰여 루이는 괜히 해숙이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헤집어 대고, 가자미 10억개면 정말 행복 할 것 같은데- 하며 해숙이는 커다란 녹색 눈동자만 꿈뻑꿈뻑이며 하염없이 루이의 대답만 기다리겠지 루이의 어지러운 속도 모르고.

루이는 한번도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를 생각해 본적이 없었음
몇번 로또를 긁어본 적은 있긴 하지만 큰 기대는 없었고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되는 것 같은 상상도 해본적이 없었음 어쩌면 그래서 더 혼란스러운것일지도 몰랐음 연예인이 된다고 다 유명해지는것은 아니지만 명함속 엔터테이먼트의 이름은 누구나 한번씩 들어봤을만한 유명한 회사였음 게다가 해숙이가 제안 받은 첫 광고는 무려 명품에는 관심 없는 루이도 알만한 유명 명품 브랜드의 향수 광고였음
로또에 당첨되어도 이것보단 덜 혼란스럽겠다고 생각했지만 루이가 해숙이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고작,

- 그래서, 너 팬 케이크 몇 장 먹을래?

였겠지







*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연예인들이 들락거리는 호화로운 빌딩 앞에서루이는 한참을 머뭇거렸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음

와중에 해숙이는 제가 들어가는 빌딩을 제 집 드나들듯 성큼성큼 들어가고 있어서 루이는 이제 와서라도 한번 더 말리고 싶은 심정이었음
야 너 진짜 이거 하고 싶은거 맞냐고, 돈 준다고 이러는거면 다시 생각해 보라고. 여기에 직원으로 취직을 한다 해도 염려스러울 판에 이게 맞는거냐고.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듦. 나 지금 내 고양이 못믿는거야? 수인이라고 해숙이의 판단과 생각은 은연중에 무시하는건가? 하지만... 해숙이는.... 해숙이인걸. 생선꼬리면 다 좋다고 하는 애. 돈 준다면 헤벌쭉하고 돈 없다면 시무룩한 애. 사람들이 저에게 하는 좋은 말과 나쁜 말 모두 다 진짜라고 생각하는 애. 저와 제 이름도 이제 겨우 예쁜 글씨로 쓸 줄 아는 애.

하지만 평생 앉아 볼 일 없을 것 같은 고급 가죽 소파 위에서 모든 것들은 빠르게 진행되었음 기억 나는건 실장이라는 사람 얼굴과 뉴스에서 몇 번 본 것 같은 사장이라는 사람의 얼굴. 인상은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음 방송에서 보던 사람의 얼굴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지만 딱히 신기하지도 않았음 계약서 아래에 적혀 있는 해숙이가 고양이 수인이라는 사실을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절대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돌았으며 루이는 몇번이나 꼬물꼬물 제 이름을 적는 해숙이의 손을 잡고 해숙아 우리 그냥 집에 가자, 아이스크림 사줄게, 응? 하고 싶었지만 정신 차려보니 해숙이는 맨 끝장에 제 이름의 마지막 철자를 적고 있었겠지

- 이건 내가 갖고 있을게. 네 것이지만 나 없어도 잘 살 수 있을때 줄게. 괜찮지?
- 응... 근데 그런 날은 안 오잖아.
- 왜 안와. 너는 잘 할 수 있다니까?
- 난 루이 없이는 잘 못 살거라니까?
- 또 애기처럼 그런다. 어른은 애기처럼 그러면 안 돼.
- 가끔씩 루이가 미워.
- ... 야.
- 루이는 바보야. 바보 똥 멍청이야.
- 그런 말은 또 어디에서 배웠어.
- ... 텔레비전에서.

루이는 그만 김 새는 소리를 내며 웃어버림

- 해리.
- 응?
- 정말 하고 싶은거 맞지?
- 응.
- 그래, 그러면 됐어.

그러면서 루이는 해숙이에게 이리와, 우리 고양이. 하고 해숙이에게 손짓했고 해숙이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양이로 변해 루이에게 달려듦 해숙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애정표현이겠지 해숙이는 루이의 무릎에 배를 보이고 안겨 코끝을 루이의 배에 문질러댔고 그 작은 움직임에 루이는 마음 한켠에 딱딱하게 굳은 근심이 조금은 녹아내리는 것을 느낌

그래 너만 아무 걱정 없다면,
너만 괜찮다면 나도 아무렇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해숙루이
2024.05.24 02:57
ㅇㅇ
모바일
헐 들어오자마자 내 센세가ㅠㅠㅠㅠㅠㅠ 해숙이가 하고싶다니까 다행이긴한데 왜이렇게 슬픈 기분이냐..
[Code: b139]
2024.05.24 03:47
ㅇㅇ
모바일
헐러러러!!!센세다!!!미친ㅜ ㅜ 내센세가 오셨어ㅠㅠㅠㅠ너무 좋아ㅠㅠㅠㅠ센세 쫌만 기다려요 우다다 좀 하고 오께ㅠㅠㅠㅠ크아아아 너무 좋아ㅠㅠㅠㅠㅠ
[Code: f26a]
2024.05.24 03:57
ㅇㅇ
모바일
해숙이 트라우마 짠해...ㅠ가자미 내가 조공하고 싶다 내가 원양어선 타고 1억마리 잡아다 주께ㅠㅠㅠㅠ루이가 사장 인상 쎄하게 보는거 뭔가 불안하네 래리 항상 행복만 해야하는데...하지만 해숙이 얼굴을 낭비할순 없고ㅠㅠㅠ제발 그냥 잘 풀려서 루이랑 하루에 가자미 10마리 토스트 30개씩 먹고 잘 살자ㅠㅠㅠㅠㅠㅠ
[Code: f26a]
2024.05.24 03:58
ㅇㅇ
모바일
센세 와줘서 고마워요ㅠㅠㅠ또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을테니깐 빨리 꼭 와야혀요ㅠㅠㅠㅠ어나더 센세ㅠㅠㅠㅠ
[Code: f26a]
2024.05.24 13:55
ㅇㅇ
모바일
으아아 도루이 똥멍청이야ㅠㅠㅠㅠ 해숙이 별일 없었으면 좋겠는데ㅠㅠ
[Code: cc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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