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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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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에메랄드 빛 비늘로 뒤덮인 채 파도를 가르는 인어의 꼬리는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하지만 인어의 꼬리보다 딘의 시선을 끈 것은 그 인어의 얼굴이었다. 인어는 사람을 홀릴만큼 아름답다더니…

딘과 동갑처럼 보이는 외모였기에 아름답기보다는 귀여운 편이었지만. 섬세하게 생긴 얼굴과 딘의 눈 색보다 조금 어두운 초록색과 그의 머리색인 갈색이 약간 섞인 눈동자에서 딘은 시선을 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눈동자가 딘을 향했을때 딘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뒤로 넘어졌다. 그 인어 또한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져서는 물 속으로 사라졌다. 딘은 인어가 사라져 거품만 올라오는 바다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방금 내가 본 게 꿈인건 아닐까?

딘은 성급히 거품만 올라오는 곳으로 달려가 물 속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잠깐만!! 도망가지마! 

 

물 속은 해변과 가까운 곳이었는데도 돌로 둘러쌓여 있어 꽤나 깊어보여 인어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하지만 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은 딘의 생각보다 더 차갑고, 더 깊었다. 딘은 그렇게 뛰어난 수영선수는 아니었다. 이 시골에 와서 한 건 수영밖에 없었지만 그건 항상 얕은 곳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인어를 놓치면 다신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차가운 바다의 온도가 온몸을 감쌌고 몸은 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지만 인어는 보이지 않았다. 더, 더, 조금만 더.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직감했을때는 이미 숨이 모자라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정신이 희미해지고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을때 눈이 감겼다. 

 

눈을 다시 떴을 때에는 눈부신 빛과 함께 깊은 바다 속 같은 눈동자가 다시 보였다. 

 

“미쳤어? 수영도 못 하면서 이렇게 깊은 데 뛰어들면 어떡해!”

 

찾았다. 난 절대 동화 속 여자애처럼 널 두고 가지 않을테니까 도망가지마. 

 

”그래서 네가 구해줬잖아. ” 

 

햇빛에 달구어진 돌 위로 그 애의 얼굴이 보였다. 그 애는 경계하는 듯 노려보고 있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왜 날 보고도 안 놀라?”

 

딘은 할머니가 읽어준 동화에 대해 말했고, 인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여기 가끔 왔지만 인간을 본건 처음이야.“ 

 

”정말? 내가 처음이라고?“ 

 

“응”

 

“여기는 왜 올라오는데? 들키면 위험한거 아니야?”

 

”원래 올라오면 안돼. 나는 그냥…. 인간 세상이 궁금해서.“

 

“그럼, 이름이 뭐야?“ 

 

”샘“

 

”난 딘이야. 새미.“ 

 

”샘이라니까.”

 

딘과 샘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인간세상은 어떤지, 바다 속 세상은 어떤지. 자신이 여기서 얼마나 답답한지. 딘은 여기 온지 처음으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즐거웠다. 노을이 지기 시작할때 샘은 이제 가야한다고 말했다. 

 

“더 있다간 아빠들에게 들킬지도 몰라.“

 

”내일도 오면 안돼?“

 

”그럴게“

 

”약속이야.“

 

”응, 약속.“

 

딘과 샘은 약지를 걸었다. 딘은 이게 인간들이 하는 약속의 증표라고 말했다. 이런건 조금 유치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았다. 

 

 

4.

딘과 샘은 거의 매일 만났다. 항상 같은 장소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노을이 질때쯤 헤어졌다. 항상 모래 위에 누워서 샘과 이야기한 딘은 뜨거운 모래때문에 등이 다 탄 것 같다며 돗자리를 가져왔고 그 다음 날에는 끝내주는 음악을 샘에게 들려주겠다며 라디오를, 또 그 다음날에는 자동차 잡지, 그 다음엔 자동차 모형을 가져왔다. 

딘은 누워서 고개를 돌려 샘과 이야기했고, 샘은 지상과 가장 가까운 돌에서 딘을 보았다. 

가끔 샘의 아빠인 바비와 크라울리는 인간들이 얼마나 재수없는 놈들인지 이야기했는데 딘을 보면 그 이야기는 완전 틀린 이야기 같았다. 딘은 천사같이 생겼고 (긴 속눈썹과 은하수같은 주금깨, 자신보다 밝은 초록색 눈동자가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장난끼가 많아 샘을 항상 놀렸지만 다정하고 재밌었다. 둘은 점점 더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많아졌다.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것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그럼 넌 바다를 벗어나고 싶은거네?”

 

“응, 난 항상 인간세상이 궁금했어.“ 

 

“방법이 있어?”

 

”18살이 되서 바다의 마녀랑 거래를 하면 인간이 될 수 있어.“

 

”마녀? 그건 별로 좋진 않아 보이는데.“

 

”말만 마녀지 사악하진 않아. 사실 우리 할머니시거든. 인간세상에서 이뤄야할 걸 하나 말하고 1년 안에 이루면 영원히 인간으로 살 수 있어“

 

”만약 실패하면?“

 

샘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인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물거품이 되진 않아. 그냥 다시 인어로 돌아가야하는 것 뿐이지. 사람이 된 인어 중에 연예인도 꽤 많아. 브래들리 쿠퍼, 테일러 스위프트, 다 인어였는걸? 그 사람들

은 성공하는 게 소원이었고.“ 

 

“그런데 그건 다 어떻게 알아? 바다속에도 티비가 있나?”

 

“바보- 바다 속에 그게 어떻게 있어? 그렇게 인간이 된 인어들이 우리 할머니한테 보답하러 자주 와. 이렇게 인어를 만날 수 있는 해변들이 몇몇 있거든. 그 사람들이 세상살이를 알려주기도 하고 인간이 되길 실패한 인어들이 모험담처럼 말해주기도해.” 

 

“너는 뭘 이루고 싶은데?“

 

”아직 잘 모르겠어” 

 

괜찮아, 새미. 너는 아마 뭐든지 잘할걸. 딘은 웃으며 샘의 젖은 머리카락을 헤집어 놓았다. 손가락 사이로 머리카락이 느껴졌는데 이럴 때마다 딘은 샘이 인어보다는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이웃집찰리네가 키우는 골든리트리버라던가. 

샘은 꼬리를 제외하고 비교하면 딘보다는 왜소한 편이었다. 그때문인지, 같은 나이지만 샘은 딘에게 또래 남자애들과는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너같은 남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 

 

보통의 어린아이들에게 있는 홍조가 더욱 붉어지더니 샘은 딘의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오늘은 이만 가봐야겠어. 라고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하곤 물 속으로 들어갔다. 물결을 헤치는 꼬리 끝만 보이더니 그마저도 금방 사라졌다. 아직 노을이 질 기미도 보이지 않았는데.

 

딘은 하는수없이 동굴을 통해 나가 해변가를 걷기 시작했다. 아직 오후 3시 밖에 되지 않았다. 딘은 샘을 만나기 전까지 이곳이 얼마나 따분한 곳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을 때우려고 한다면 가정부인 마지에게 살구잼 토스트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잔디밭에 누워있을 수도, 자전거를 빌려 시내로 나가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내에 나가려면 엄마나 아빠와 함께 가야하는데 별로 그러고 싶진 않았다. 요즘 메리와 존은 집 보수공사를 하느라 바빴다. 오늘은 벽지를 다시 페인트칠해야해서 저녁먹기 전까지는 집 출입이 금지되었다. 

샘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왜 급히 갔지? 내가 무슨 말 실수를 했나? 어떤게 샘을 거슬리게 했을까?   투박하고 몸으로 다투길 좋아하는 친구들만 있었다보니 딘에게 샘은 다루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 전까지 자신이 누군가에게 마음을 상하는 말을 했을까 고민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딘은 잔디밭 벤치에 앉아 종이에 글을 끄적였다. 대개 샘에 대한 생각이었다. 

 

샘, 샘, 샘, 샘, 샘. 

 

딘은 거의 하루종일 그 벤치에 발을 올리고 누워 샘에 대해 생각했다. 그 애에게 지금 하고싶은 말과, 지금 그 애는 뭘 하고 있는지. 대체 내가 뭘 잘못했고, 무얼 어떻게하면 용서해줄 것 인지에 대해.

 

그리고 노을이 지자 이제 막 페인트칠을 마친 메리가 딘을 불렀다. 메리는 얼굴부터 팔까지 하얀색 페인트가 마구 묻어 엉망이었다. 

 

“딘! 마지가 저녁준비하는 것 좀 도와! 이제 이 지겨운 페인트를 그만 씻어내야겠어.“ 

 

마지막 말은 딘에게 말한다기 보다는 혼자 불평하는 것처럼 들렸다. 

 

딘은 샘에 대해 적은 종이를 찢어 바지 뒷주머니에 구겨넣었다. 딘은 다만 내일은 샘을 볼 수 있길 바랐다. 

 

5.

“새미!!!” 

 

“샘이야.” 

 

둘은 다시 전과 같이 돌아갔다. 샘은 별로 그 얘기에 대해 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고, 딘도 굳이 샘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곧 여름이 끝나간다. 처음 왔을때는 느리게만 갔던 시간이 샘을 만나고나서는 몇 배는 더 빠르게 흐르는 것같이 느껴졌다. 

 

딘은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며 누웠다. 그리고 여길 떠난다면 샘과 어떻게 만날지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 이번 여름이 끝나면 한동안은 오지 못할 것이다. 멀기도 하고 여기까지 오는 차편이 거의 없다싶이 하기 때문에 차가 꼭 필요한데 다음 해 여름부터는 엄마 아빠가 올해보다 더 바빠질 예정이었다. 정말 운이 좋다면 다음 해 여름, 엄마와 아빠의 휴가가 늦어지면 다다음 여름 때나, 엄마 아빠의 임무가 길어지면 5년 동안은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건 정말 최악이었다. 

 

 아직 꺼지지 않은 전등 불이 방 밖으로 세어나오는 것을 보고 메리가 방에 들어와 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잠이 안 오니?”

 

“네, 그냥요.” 

 

“혹시 쪽지 속 여자애 때문이야?” 

 

메리를 속삭이듯 말했다. 

 

”빨래하려다가 네 바지 뒷주머니에서 이 귀여운 쪽지를 봤어. 여기에는 네 또래가 없으니까 학교애려나? 누가 그 행운의 소녀인지 알려줄래?“ 

 

그렇게 말하는 메리의 표정은 즐거운 듯했다. 딘이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여자애는 처음이기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워낙 예쁜 얼굴이라 유치원때부터 딘을 졸졸 쫒아다니는 애들은 많았고 딘도 분명 그 인기를 즐겼다. 유치원에 데리러 갈때마다 소개해주는 여자친구들이 바뀌었고 초등학교에 와서도 그랬다. 하지만 딘은 그 인기를 즐기는 것뿐이지 그 여자애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메리는 한번도 딘이 여자친구에 대해 조잘조잘 말하는걸 듣지 못했다. 여자친구는 어떠냐고 물어보면, 예뻐. 우리반에서 (혹은 학교에서) 제일 인기 많은 애야. 같은 말만 할 뿐이 었다. 

하지만 쪽지에 적힌 내용은 메리가 내내 듣고 싶었던 그런 말들이었다. S가 보고싶다던가, S와 놀고싶고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싶다는 말. 그리고 볼이 귀엽다던지, 머리가 강아지 같다는 표현도 있었다. 메리는 이게 좋아하는 여자애때문에 쓴 글이란걸 확신했다. 딘이 활달하기는 하지만 아무에게나 이런 글을 쓸 정도 섬세한 아이는 아니었다. 

 

“대체 그게 무슨 소리에요?“

 

딘은 당황했다. 쪽지 얘기가 나왔을 때는 설마 샘의 존재를 들킨건가 싶었더니 행운의 소녀라니? 

 

“그 쪽지 좋아하는 여자애 생각하면서 쓴거 같던데. 그 애가 딘 첫사랑이지? 난 네가 이런 생각도 할 줄 아는지 처음 알았어. S라면 사만다? 아니면 사라?“ 

 

그러니까, 엄마가 내가 샘을 생각하면서 쓴 쪽지가 좋아하는 여자애에 대해 쓴거라고 생각하는 거라고?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편할 때 언제나 얘기해줘, 아가. 잘자.“ 

 

딘은 램프를 끄고 침대에 누웠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왜 엄마는 그게 좋아하는 애한테 쓴거라고 생각했지? 물론 그때는 샘이랑 일찍 헤어져서 아쉬웠지만 그게 그정도로 오해할만 했나? 내가 뭐라고 적었지? 그냥 샘이 없으면 여긴 죽고싶을 만큼 지루했을 뿐인데. 동네 친구들보다 샘이랑 얘기하는게 훨씬 더 재밌기도 했다. 그리고 샘은 객관적으로 아주 귀여웠다. 우리 학교에서 제일 예쁜 여자애인 사라보다도 예쁜 것 같기도 했다. 가끔 샘의 눈동자가 햇빛을 받아 빛날 때는 멍하게 샘의 얼굴만 쳐다본 적도 있으니까. 갈색 머리가 강아지같다는 말은 정말, 정말 사실일 뿐이다. 

샘에게서는 항상 바다 냄새가 나는데, 바다 냄새가 날때마다 샘이 떠오르고 심장이 평소보다 좀 더 세게 뛰는 것 같기도 했다. 또 샘은 다른 친구들이 이해 못하는 내 음악 취향도 항상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니까, 그래서. 그래서 이렇게 샘의 생각만 나는 거겠지? 그러니까, 그만큼 아주 특별한 친구니까, 얼굴이 이렇게 뜨거운 거겠지?

 

 아. 세상에, 이게 영화에서만 보던 그거라니. 샘이 내 첫사랑이라니. 

 

딘은 그 생각까지하고 더이상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이 심장이 뛰었다. 

 

딘이 드디어 첫사랑을 깨달은 날부터 한동안 멍한 상태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샘에게도 가지 못했다. 지금같은 상태라면 샘을 만나도 아무 말도 못할 것 같았다. 샘을 만나러 가지 않는 동안 딘은 샘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샘은 인간도 아니고, 둘다 남자고. 그런데 인어가 성별 구분이 있나? 

 

찬란했던 여름 방학이 끝을 맺고 있었다.

 

 

6.

“딘! 짐은 다 쌌니? 곧 출발해야하니까 준비하렴”

 

딘은 이제 곧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난다. 더이상 끝없는 잔디밭도, 어딜가나 있는 살구나무도, 끝없는 파도 소리가 들리는 바닷가도 끝이었다. 샘과 항상 이야기하던 것도, 우리가 나눴던 모든 것도, 샘까지도. 결국 이렇게 되버릴 거라면 회피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도저히 마음을 고백할 수 없어서 그랬다. 이 마음을 차마 털어버릴 수가 없어서.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때, 딘은 이제 정말 모든게 끝난다는걸 실감했다. 말해야 했다. 

딘은 달렸다. 모래가 발목 근처에서 날렸고, 날까로운 조개에 스쳤는지 발목이 쓰렸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뛰고 있는 이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동굴을 지나니 울고 있는 샘이 보였다.  너는 내가 오지 않는 동안 얼마나 여기서 울고 있었을까. 

 

“새미!”

 

“딘?”

 

샘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떠난 줄 알았어. 내가, 내가 이제 싫어졌어? 그래서 그런거야?”

 

“그런게 아니야, 새미. 너를 싫어하지 않아서야. 절대 너를 싫어할 수가 없어서. 좋아해.“ 

 

마지막 말을 꺼낼 때는 온몸이 떨렸다. 심장이 금방이라도 입 밖으로 나오는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샘의 표정 변화에 온 몸의 신경이 다 반응하는 것 같았다. 샘의 눈썹이 약간 찌푸려졌다. 고백하는 건 실수였을까? 너는 이제 너를 배신한 나를 영원히 싫어하고 원망할까? 

 

“진심이야?”

 

너도 같은 마음인 것 같다고 하는건 내 착각일까. 

딘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좋아해 디.” 

 

“딘! 어딨는거야!” 

 

언덕 위에서 메리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 채로 헤어질 수는 없었다.

 

”나 지금 집으로 떠나. 앞으로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어. 하지만, 샘, 내가 오지 않는다면, 오지 못한다면 네가 나한테 와줘. 우리가 18살이 될때.” 

 

샘은 금방이라도 다시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새미, 네가 내 첫사랑이야.” 

 

딘은 샘의 붉은 볼을 조심스럽게 붙잡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약지 손가락을 걸었다.

 

“약속이야.”

 

“딘, 곧 간다니까!!“ 

 

”가봐야겠어.“

 

딘이 새끼 손가락을 풀었을때 샘이 말했다.

 

“나 잊으면 안돼.”

 

“절대.” 

 

.

.

.

 

“딘“

 

낮은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캐스로 인해 간신히 눈을 떴을때는 열린 창문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벌써 8시였다.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여기서 딘은 부모님 둘다 살아있고 헌터도 아니라 -80 마초+자낮 등등이고 +60 썬샤인임 

 

최근에 콜바넴을 읽어서 여름 한가운데 첫사랑같이 아련한 걸 쓰고 싶었는데 망한 것 같기도 하고..



 

슈내 샘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