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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의 납화살을 맞은 페르세포네는 한순간에 하데스에게 냉담해짐.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위해 지상에서 손수 수선화를 꺾어와도 페르세포네는 비아냥거리기 일쑤였음.

"과연 명계의 여왕답군요. 당신이 꺾어서 그런지 그 아름답던 수선화가 다 시들어서 왔잖아요."
"...페르세포네.."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던 날 찔러죽이고 싶어요. 당신을 사랑했던 모든 순간들을 증오해요."
"..."
"날 지상으로 데려다놔요. 당신이라면 충분히 날 폐위시킬 수 있잖아요. 당신같이 어디 대단하신 분이 나로 만족하겠어요? 그런 죄책감이라면 지금이라도 바로 세우라고요. 날 어머니에게로 돌려놔요. 한시도 당신과 이 음침한 저승에 있기 싫으니까!"

페르세포네는 매순간순간 하데스를 증오하고 원망했음.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러면 안된다는걸 잘 알고 있었지만 한번 봇물이 터진 원망은 멈출줄을 몰랐음.

지하세계에서 메말라가는 사람은 모순되게도 페르세포네가 아니었음. 하데스는 매일매일 페르세포네의 처절한 원망을 들으며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음. 곧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어보였음. 죽음의 신에게 죽는다는 것이 이상한 말처럼 들렸지만, 그러니까 그 창백하게 질린 얼굴이 망인들보다 더 안좋아보였다는 것은 확실했음.

페르세포네 또한 괴롭기 마찬가지였음. 납화살을 맞으면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는 에로스의 말과는 다르게 페르세포네는 자신의 기시돋힌 말에 자기도 상처받았음. 늘 하데스를 원망하고 발악하다가 끝끝내 그런 말들만 내뱉게 되는 자기 자신이 너무 혐오스러웠음.

페르세포네는 침실에서 내내 울었음. 하데스는 침실 너머로 울고 있는 페르세포네를 바라보다가 결국 그 힘든 결정을 내리게됨.







"....정말 나를 아버지께 보내주신다고요?"
"..그래, 아가.. 난 더이상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구나.."
"...거짓말.."

하데스에게서 자신을 놓아달라고 부탁한 사람은 페르세포네, 그 자신이었는데 막상 하데스가 자신을 미련없이 보내주겠다는 말에 열배, 아니 백배 천배는 상처받은 눈으로 하데스를 노려봄. 하데스는 이제 페르세포네의 원망을 보고 듣는건 익숙해짐. 그니까 어쩌면 자포자기한 상태일지도 모름.

죽은 자를 인솔해서 그런가, 자신은 정말 사랑받을 자격 조차 없구나. 하데스는 단념해버림. 늘 사랑이 이런식으로 끝났음. 사랑해도 결국은 파멸이었음.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보내면 영원히 지하세계에 파묻혀 살 예정이었음. 지상에 발도 들이지 않고, 제 운명처럼 죽은 망인들처럼 명계만 떠돌 예정이었음.

하데스가 제우스에게로 가는 황금마차를 앞에두고 뒤돌아섰음. 페르세포네는 제게서 등을 돌린 작은 여인의 뒷모습을 향해 처절하게 소리침.

"당신은 거짓말쟁이야! 날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약속했잖아! 평생을 내 곁에 지키겠다고 말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당신이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페르세포네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들이 투두둑, 떨어짐. 페르세포네는 자신의 왼쪽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기분이었음. 그러나 하데스는 그런 처절한 페르세포네의 비명같은 말들을 들으면서 여전히 등을 보였음. 하데스가 음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음.

"..다 너를 위해서란다. 너같이 아름다운 아이는 이곳 명계에 있으면 안 돼. 점점 시들어가잖니. 아버지에게로 돌아가렴. 황금마차만 타면 모든게 원상복귀된단다."
"....날 보내면 그 자식을 침실에 들일거잖아.."

페르세포네가 울먹거리며 하데스에게 말함.

"...더이상.. 더이상 날 사랑하지 않아요?"
"..."
"....당신은 바보야. 날 잃고 얼마나 잘 사는지 지켜볼거예요. 당신은 평생 이 순간을 후회하게 될거야. 날 황금마차에 태운 그 순간순간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게 될거라고!"

페르세포네는 홧김에 황금마차에 올라탐. 하데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그래도, 적어도 한 번은 붙잡을 줄 알았음. 그러나 하데스는 페르세포네가 마차에 오르자마자 곧바로 손짓을 해버림. 하데스의 손짓이 나타나자마자 황금마차의 단단한 황금문이 굳게 닫혀버림. 페르세포네는 당황해서 문열라며 고운 손으로 문을 두드리지만 지상을 향해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황금마차를 어떻게 막을 수가 없었음.

하데스는 멀어지는 황금마차를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림. 사랑하는 이를 제 손으로 보내버린 순간, 하데스의 눈에서 검은 눈물이 투두둑, 떨어짐.

그리고 그건 마차 안에 있는 페르세포네도 마찬가지였음.






제우스에게 보내진 페르세포네는 한동안 식음을 전폐했음. 제우스가 상심에 빠진 아들을 달래려 좋아하던 그 수많은 꽃들을 지상에 꽃피우게 명령했지만 프레디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음. 오히려 그 수많은 꽃들의 무더기 틈 사이로 하데스가 건네주었던 같은 종류의 수선화가 눈에 보이자 저절로 눈물이 남.

제우스는 데메테르 더러 어떻게 해보라고 나무랐지만 데메테르라고 이렇게까지 아들이 상심에 빠질 줄은 몰랐음. 데메테르가 프레디의 눈치를 살피며 프레디를 불러도 프레디는 비단에 파묻혀 제 어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음.

부부는 간만에 자식문제로 가족회의를 열게됨. 어떻게 하면 페르세포네를 원상태로 복귀시킬 수 있는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제우스가 먼저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림.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다는데 새 정인을 소개시켜주는건 어떻겠소?"
"..지금 이 상황에 저 아이가 다른 여인이 눈에 차겠어요? 가뜩이나 머리 아픈데 그딴건 아이디어라도 집어치워요."

데메테르가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쉼. 제우스는 저와는 다르게 하나의 순정을 고집하는 아들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음. 그때 희미한 빛줄기가 아들의 등뒤로 비추자 제우스는 이 모든 원흉이 에로스라는것을 깨닫게됨.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지상으로 보내고 시름에 잠김. 명계를 보살피지 않아 날뛰는 망인들이 넘쳐났음. 저승에서 조차 범죄를 저지르며 법도와 규율이 날마다 어그러지고 있는데 침실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는 하데스에 다른 저승의 신하들은 불만이 많았음.

게다가 저승의 기운이 심상치 않음. 자꾸만 있으면 안될 새 생명의 기운이 돋보이는데 그 냄새가 하데스에게서 진동하자 범법죄를 저지르던, 특히나 부활을 탐내는 망인들이 호시탐탐 하데스가 숨죽여있는 침실 주위를 맴돌기 시작함.

하데스의 몸도 전과 다르게 이상했음. 물만 먹어도 속을 게워내고, 열이 올랐다가 내렸다가, 몸이 자꾸만 쳐짐. 하데스는 이왕 이렇게 된거 명계에서도 추방당해서 영원히 소멸되기를 바람. 페르세포네가 없는 삶은 이제 의미없기 때문이었음.

내내 죽을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하데스는 이렇게 기약없는 죽음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해서 침실 밖으로 나감.

하데스가 침실의 경계를 넘자마자 생명의 달콤한 냄새를 맡은 망인들이 개떼처럼 하데스에게 달려듦. 하데스는 망인들에게 모든 기운을 빼앗기며 점점 명계의 여왕으로서 힘과 지위를 잃어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하데스를 낚아채며 곧바로 지상으로 그녀를 올려보냄.

그 사람은 바로 늘 하데스를 탐탁지 않아하던 오빠, 제우스였음.








신전에서 재판이 열렸음. 저승을 돌보지 않고 방치하다못해 신의 권능을 모조리 집어던지려고 했던 하데스의 만행때문이었음. 곳곳에서 하데스가 명계의 여왕으로써 자격이 없다며 그녀를 폐위시키라는 불만이 쏟아져나왔음. 하데스는 이대로 자신이 소멸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힘. 하데스가 아무런 변론도 없이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려고 하는데 증인석으로 페르세포네가 나타남.

페르세포네는 증인석에 앉자마자 놀랍게도 하데스를 옹호하기 시작함.

"명계의 여왕을 단 한 번의 실수로 폐위시키는건 너무 과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구시렁거리는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그 말조차 시끄럽게 느껴지는 제우스가 그들을 제지시킴. 페르세포네는 이어서 말을 이음.

"비록 저를 지상으로 올려보냈지만 이 또한 하데스님의 저의가 아니었겠지요."
"아닙니다! 하데스는 이미 님프 민테와 놀아난 상태였습니다!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디!"

배심원석에서 평소 하데스를 곱게 보지 않았던 늙은 저승의 신하가 벌떡 일어나 페르세포네의 말이 신빙성없다고 떠들어댔음. 페르세포네는 날카롭게 그 신하를 노려보면서 말함.

"그 말에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신성한 신전에서 거짓을 고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계시겠지요?"
"확실합니다! 그녀는 분명 다른 사내의 품안에 안겨있었습니다! 이것만해도 그녀가 충분히 폐위당할 사유는 됩니다!"

페르세포네가 입꼬리를 당겨웃으며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림. 그쪽엔 언급된 민테가 앉아있었음. 민테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실을 고하기 시작함.

"저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님께 하데스님이 위급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곧바로 명계로 내려왔습니다. 모두들 민트는 졸음을 쯏아준다는 것만 알고 계신데 평소 신경쇠약증과 불안증을 안고 살던 하데스님께 제가 키운 민트만큼 효력이 없었기에 전 망설임도 없이 두분의 침실에 침범했습니다. 제가 하데스님과 옛 인연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건 치료차원에서 하데스님을 안아줬을뿐, 그 이상의 터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저승에 진동하는 새 생명의 냄새는 어떻게 설명힐것인가!"

노인네가 발악하듯 민테에게 소리쳤고, 이에 페르세포네는 태연하게 입을 열었음.

"제 아이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하데스님을 안았을 때가 절기의 마지막이었죠. 개월수로 따지자면 제가 아이의 아비일 가능성이 더 크지 않겠습니까?"








신전에서의 재판은 결국 무죄로 판명났음. 하데스의 정신과 몸상태를 감안해서 내린 판결이었음. 하데스는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음. 더더욱이 힘든건 페르세포네의 반응이었음.

"...당신을 용서해서 신전의 재판에 참석한게 아닙니다."
"...압니다. 알지요."
".....시기를 두고 보지요. 제가 과연 당신을 용서할 수 있을지.."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서 먼저 등을 돌렸음. 이제 페르세포네의 드넓은 등을 보는 사람은 하데스가 되었음. 하데스가 슬픔이 어린 눈으로 페르세포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홧김에 그를 안아버렸음.

그때 에로스가 먼곳에서 화살을 당겼음. 모든 황금화살과 납화살을 무력으로 만들어주는 화살이었음. 길고 가느다란 화살이 두 사람의 몸을 관통했고, 페르세포네는 내내 심장을 찌르던 저릿한 통증이 모조리 사라져버렸음.

제우스는 에로스를 찾아가 고했음. 모든걸 원상태로 복귀시키라고. 손수 제우스가 에로스를 직접 찾아나서자 에로스의 작은 천사 날개가 두려움으로 파르르, 떨렸음.

에로스는 작은 몸을 옹송그리며 무릎을 꿇고 제우스에게 말했음.

- 모든걸 무력시키는 화살을 쏘면 됩니다. 그러면 모든게 해결될 것입니다.
- 그거면 되느냐? 다른 일이 더 생긴다면 네 아기자기한 천사 날개를 내 갈기갈기 찢을 것이다.
- ...그,그게.. 그러니까..

에로스가 말을 더듬으며 선뜻 말을 잇지 못하자 제우스가 크게 천둥번개를 쳤음. 에로스는 소나기처럼 내리는 비를 맞아가며 오들오들 작은 몸을 떨면서 허리를 숙였음.

- 두 사람이 처음부터 갖고 있던 감정도 사라집니다! 사랑도 말이지요!
- 황금화살을 다시 쏘면 될 것 아니냐! 이렇게 멍청해서는 원..!
- 두 번째로 황금화살을 맞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 지금 나랑 장난하느냐!

제우스가 크게 호통치지 에로스가 진땀을 흘리며 제우스의 눈치를 살폈음.

- ...한,한가지 방법이 있지요..
- 말해라.
- ..운명에 맡기는 겁니다. 이어질 인연이라면 제가 중간에서 장난질을 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질 것입니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에게 귀를 붙잡혀 끌려갔음. 아프로디테가 크게 꾸짖으며 교육시키겠다는 약속을 받고 에로스는 제우스에게 작은 천사 날개를 찢김당하지 않았음.

제우스는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앞으로의 두 사람 운명을 가만 지켜보았음.

이루어질 사랑은 방해공작 없이도 이루어진다라..

참 낭만적인 로맨스 구전설화에서나 들려올법한 이야기였음.






프레디폭스너붕붕
프레디여우너붕붕
로우든너붕붕
2024.05.23 01: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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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 미쳤다 센세 어나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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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01: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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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나더
[Code: 5e2f]
2024.05.23 02: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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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들려주는 센세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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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02:56
ㅇㅇ
모바일
명계에 새봄이 잘 싹틔울수 있기를ㅜ
[Code: 3c34]
2024.05.23 05: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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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찌찌가 만갈래로 찢어진다ㅠㅠㅠㅠㅠㅠㅠ
[Code: 9e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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