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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00:47
내장된 무기를 해체하는것부터 시작하겠지. 매트릭스는 이미 옵티머스를 사로잡은 마지막 전투에서 메가트론이 윈드쉴드 깨고 억지로 열어젖히고 뽑아낸 상태라 없음. 그런데도 여전히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 비콘들 여럿이 붙어서 매달려도 안되고 결국 사웨가 나서서 케이블로 묶어놓은 뒤에야 옵대장 겨우 제압할수있을것 같다. 그럼 이제 넉아웃와서 마취하는 약물 주입하고 오토봇 마크 지우고 디셉티콘 마크 새겨넣을거임. 예전에 옵대장이 잠시 기억잃고 오라이온 상태로 돌아갔을때 그랬던것처럼. 메가카 명령으로 매트릭스 받고 프라임이 되면서 추가된 파츠들 하나씩 떼어내겠지.
그렇게 겉모습은 오라이온과 옵티머스 어딘가인데다가 에너존도 겨우 오프라인되지 않을 정도만 줘서 약해졌는데 옵대장은 희망을 놓지 않을것 같다. 계속 저항하는데 결국 탈출시도가 거의 성공할뻔한날 메가카가 옵대장을 쇼크웨이브의 실험실로 끌고감. 그리고 직접 실험대에 눕혀 팔과 다리에 구속구를 채워주며 묻겠지. “마지막으로 할말은 없나 프라임?”

그럼 페이스가드가 반쯤 날아간 옵대장이 상처나서 에너존 흐르는 입술 꾹 다물고 아무말도 안할듯. 근데 전쟁 중에도 유지했던 둘만쓰는 비밀 회선으로 통신이 도착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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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론 아직 늦지 않았네. 제발 후회할짓 하지말게.
-후회는 오래전에 나를 배신한 자네가 하겠지.


메가카는 그 말만 남기고 통신을 끊어버림. 그리고 자길 간절히 바라보는 옵대장에게 등돌리고 쇼키한테 명령하겠지. 프라임일때의 기억을 모두 삭제하고 앞으로는 도망갈수없게 몇가지 회로를 끊어놓으라고. 쇼크웨이브는 천재적인 과학자답게 그 명령을 완벽하게 이행했음. 어쩌면 지나치게 완벽하게.




처음에는 메가트론도 수술결과에 만족했음. 자신을 로드 메가트론이라 부르며 명령에 순종하다가도 메가트론이 진득하게 바라보면 수줍은듯 고개를 숙이며 웃고 인터페이스 할때는 정말 기쁘다는듯이 안겨오는 작은 동체는 사랑스러웠지. 마치 오래전에 자신만을 바라봐주던 아이아콘의 사서를 돌려받은 기분이었음. 메가트론은 옵티머스에게서 뜯어낸 매트릭스를 사용해 사이버트론을 되살려냈음. 안으로는 오토봇 잔당을 궤멸하고 밖으로는 다른 행성을 침략해 식민지 행성을 늘려갔음. 디셉티콘 제국은 빠르게 팽창했고 영광이 정점에 달했을때 메가트론은 스스로 프라임의 자리에 올랐음. 그리고 그 자리에는 옵티머스도 함께했지. 모든게 오래전 메가트로너스가 꿈꾸던 것 그대로였음.



메가트론이 위화감을 느꼈던건 오토봇 포로를 끌고온 날이었음. 프라임의 조언자로 왕좌 옆에 서있던 옵티머스는 에너존을 질질 흘리며 바닥에서 고통으로 꿈틀거리는 오토봇을 보고도 초연했음. 옵틱 한번 깜빡이지 않았고 보고를 하는 목소리조차 흔들리지 않았지. 오토봇 사령관으로서의 기억을 모두 잃었으니 그런게 아닌가?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메가트론은 옵티머스가 아니라 전쟁 전 그냥 사서에 불과한 오라이온조차도 이런 폭력에는 반기를 들었을거라는걸 알았음. 그럼 오라이온 팍스도 옵티머스 프라임도 아닌 이건 뭐지? 불길한 느낌이 척추선을 타고 흘러 메가트론은 고개를 돌려 자기 옆에 선 메크를 바라봤음. 프라임의 시선을 받은 그것은 예쁘게 웃었음. 페이스가드가 오래전에 제거되어 그 아름다운 미소가 완벽하게 보였지.



그날 밤 메가트론은 옵티머스에게 자기 연설을 읽어보라고했음. 사상교육을 위해 지금 제국 곳곳에서 송출되고있는 연설이 아니라 과거 카온의 검투경기장에서 울려퍼졌던 연설을. 이제는 오래되어 데이터패드 형태로만 존재하는 기록을 옵티머스는 순순히 받아들었음. 그리고 말그대로 읽기 시작했음. 듣기좋은 어조와 속도로 낭독했지. 당황한 메가트론이 약간 성질을 내며 낭독할 필요없이 읽고 생각을 말해보라고하자 옵티머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명령에 따랐음. 그렇지만 오라이온의 프로세서를 생각해보면 글을 읽고 질문이 나왔어야할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조용했음. 참다 못한 메가트론이 먼저 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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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봐. 무슨 생각이 들지?”
“질문이 없습니다 로드 메가트론. 로드의 뜻이 곧 저의 뜻입니다.”
“다시 한번 읽어봐. 압제를 통한 평화. 특히 이 구절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드냐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로드의 말씀이 법칙이며 진리이고 유일한 것이니까요.”



몇번을 몰아붙여도 계속 비슷한 대답이 맴돌았음. 이제 그는 정말 당황한것 같아 보였음. 그렇지만 그건 프라임이 알수없는 이유로 자신에게 화를 내서가 아니라 정말 답을 모르는, 자신의 능력으로는 풀수없는 문제를 받아서였지. 절박해진 프라임은 바닥에 무너져 무릎꿇고 메크의 가는 허리를 붙잡고 마지막으로 시도했음.


“자유는 모든 지성체의 권리라고 말해라. 내가 틀렸다고 말해.”
“자유는 모든 지성체의 권리입니다. 로드 메가트론은 틀렸습니다.”


올려다본 푸른 옵틱도, 그 문장을 내뱉는 목소리도 그대로였지만 모든게 틀렸음. 그제서야 메가트론은 자신이 옵티머스의 동체에서 오토봇 마크를 지우고 디셉티콘 마크를 새겨도 끝내 그 푸른 옵틱과 보이스박스를 갈아끼우지 못한 이유를 알아차렸지. 마음만 먹으면 자기 손에 떨어진 프라임을 디셉티콘의 상징인 보라색으로도, 자신과 같은 회색으로 도색할수도 있고 옵틱을 빨간색으로 바꿀수도 있었음. 프로세서나 메모리를 건드려 안도 밖도 완벽한 디셉티콘으로 만들수있었는데 그러지 않았지. 에너존 레벨 낮아서 가물가물한 옵틱에 푸른빛 들어오면 내심 안도했고 폭력적인 인터페이스로 도색이 벗겨지고 날카로운 손끝으로 동체를 온통 긁어놓을지언정 그 색을 바꾸지는 않았음.
메가트론은 오라이온 팍스를 사랑하고 옵티머스 프라임을 증오하기 때문에. 최소한 그 당시에는 그렇게 믿었기에. 그는 옵티머스의 흔적을 제거해 오라이온을 돌려받고자했지. 문제가 있다면 결국 둘은 같은 존재이고 메가트론이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거였음. 이제 그의 품안에 있는건 그 무엇도 아닌 어떤것이었음.




-


트포프 메가옵티로 메가카 뒤지게 후회하는거 보고싶음…승리했고, 계획대로됐고, 모든걸 가졌는데 실상은 모든걸 잃어서 미치는거. 저 상황에서 수술 되돌리려다가 실패하고 퇴행해서 원래 옵대장이랑 더 멀어지거나 아니면 완벽한 옵대장처럼 만들려고 교육하고 프로그래밍하고 거의 성공하는데 역설적으로 이렇게 자유의지가 없다는것 자체가 옵대장이 아니라는거라 메가카 돌아버리는거. 이런 배드엔딩으로 끝나도 좋고 아니면 이러면 메옵 둘다 너무 불쌍하니까 이 모든건 바이러스 걸려서 의식불명 상태인 메가트론 무의식 속에서 일어난 일인것도 좋음. 트포프 전개처럼 범블비가 여기 접속하고 메가트론 깨어나고 정신차려서 이런 미래는 일어나지 않는거.
2024.05.22 01: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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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원하는 걸 얻은줄 알았지만 실은 다 잃은것뿐인 비극 너무맛있음
[Code: 2a1b]
2024.05.22 01:25
ㅇㅇ
모바일
개롭다 하지만 조와요
[Code: 448d]
2024.05.22 01:27
ㅇㅇ
모바일
하 트포프메가 옵티머스를 탄원자처럼 붙잡고 비는데 정작 옵티머스는 그가 사랑했던 사서도 미워했던 프라임도 아닌 무엇도 아닌 존재로 변해 정물로 남았다는게 너무.... 너무 비극인데 가슴이 찡하면서 달아올라요 센세
[Code: 97b1]
2024.05.22 01: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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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론은 프라임의 조언자에게서 오라이온 팍스와 옵티머스 프라임이 했던 말을 불러올 수 있을지 몰라도, 절대 조언자 스스로에게서 난 대답들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이 유기체 미치게 만듦
[Code: 97b1]
2024.05.22 01: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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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론이 자기 곁에 선 메크를 바라봐도 그 메크는 잠깐 옵대장님처럼 보이겠지만 그 흔적마저 어느새 예쁜 미소 아래로 사라지겠지
오라이온 팍스와 옵티머스 프라임은 과거 속으로 사라지고 남은 건 네모Nemo(아무것도 아니다)라니 배드엔딩 너무 맛있다
[Code: 97b1]
2024.05.22 15: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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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것은 명작의 시작이겠죠
[Code: d8b4]
2024.05.22 22: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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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흐흑 메흐흑 솔직히 트포프 제작진들이 생업 아니고 본인들 사심 채우는 목적으로 제작했다면 빼박 스토리 저렇게 전개됐다 ㄹㅇ
[Code: 903f]
2024.05.22 22: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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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오라이온도 옵대장님도 아닌 저 무언가 존나 뭔가 뭔가다 어떻게 보면 쇼키와 옵대장님의 결합물 같기도 하고 기분 진짜 묘하네
[Code: 90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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