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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8 21:42
원작에서 자살을 결심했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오는 부분이 담백하게 그려졌는데 거기에 개연성을 더 부여하고 싶었던건 알겠음 근데 내가 사랑하던 그 캐릭터랑 너무 다른 사람같아서 자꾸 즐겁게 볼 수가 없다... 원작 미리 보지말걸... 각색방향 너무 맘에 안들어서 미치겠는데 또 와중에 유안이 연기를 잘해서 원작 안 봤으면 그냥 아주 평범하고 인간적인 한 사람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괴로워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백작님 찌통ㅠㅠㅠㅠ 하고 봤을듯... 지금 이 드라마에서 제일 좋은건 메리의 아름다움임 개이뻐 진짜 안나 우르바노바 동지 너무 아름다워 미쳤음 헤어며 의상이며 소화력 오져ㅋㅋㅋㅋㅋ 유안 부럽다... 싸움 잘하냐...? 근데 적어도 메리가 나보다 잘 싸워서 안될듯ㅠㅠㅠ



여기서부터는 구구절절 불호평임



원작에 있지도 않은 할머니 추모식 억지로 끼워넣어서 똥고집 오지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꼰대를 만들어놓은거 같음. 물론 전체적인 스토리가 있으니 잠깐 저러다가도 다시 깨달음 얻고 원작처럼 돌아가긴하는데... 그 과정을 꼭 이런식으로 과장되게 부풀려서 보여줬어야 했나 싶다ㅠㅠㅠ 눈 깜빡할 새에 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서 순식간에 비주류로 밀려나고 죽어나간 맨체스터의 나방 이야기를 백작 본인 입으로 하는 그 장면을 넣어놓고도 스스로는 전혀 시대에 적응도 못하고 불속으로 달려들어가는 나방같은 꼴을 보여주냐고ㅠㅠㅠㅠ

당에서 추모든 축하든 행사 종류는 일절 금지시킨데다 미쉬카까지 말리는 추모식을 억지로 열고, 스탈린이 마침 그날 호텔에 와서 손님들이 들키면 죽을까봐 무서워서 못오는거 뻔히 알면서도 기다리면 다들 올거라고 고집부리고, 비숍은 물론이고 안드레이한테까지 버럭 소리지르는 사람으로 만들어놓은거 개빡친다 곧바로 사과하긴했지만 너무.. 아집있고 다른사람 배려 못하는 캐릭터처럼 그려져서 짜증나ㅠㅠㅠㅠ

와인 라벨 제거해서 구분 못하게 한걸로 니나랑 부딪치는것도... 비싼 와인 싸구려 와인 어떤걸 마시느냐에 따라 귀족과 평민 구분되고 특권이랑 연결되는 문제인거 맞잖아. 물론 그 모든걸 탄압하는 당이 잘못된건 맞음. 과거부터 이어진 모든 문화를 다 짓밟고 파괴하는거 보면 교양인으로서 화날 수 밖에 없지 근데 백작은 제목처럼 말 그대로 신사의 표본인 캐릭터임. 귀족과 신사는 다르다고, 귀족의 시대는 갔어도 신사로 남는 그런 캐릭터잖아.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하고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고 대화에서 상대와 부딪치지 않도록 이야기를 매끄럽게 주도해나가는 사교계의 신사라고... 사람들끼리의 이해관계를 파악하는데 특히나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어서 파티에서 자리 배치는 항상 백작이 짠다는 묘사까지 나오는데... 자기랑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마주쳐도 신사의 미소를 띄고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대신 속으로는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돌아서서 역시 내가 맞지 하고 넘기는 쪽이 백작의 성격 아닌가

손님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미쉬카 충고도 무시하고, 레닌 죽고 스탈린이 정권 잡아서 당 내부 분열되고 진짜 살얼음판 위를 걸어야하는 그 시기에 당 명령 거부하고 값비싼 돈 들여서 추모식 열고, 10대 소녀의 의견에 대놓고 꼽주면서 반박하고, 동료이자 친구인 웨이터 안드레이한테는 버럭 소리지르고, 안그래도 사이 안 좋고 당 고위직이랑 친분 있다고 소문난 비숍 앞에서 식기 다 때려부수면서 난동 피운다....? 아니 너무... 신사가 하기에는 교양없고 어리석은 행동 아님? 심지어 니콜라이 끌려가서 죽는거 본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 이 시대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거기서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적응해서 살아남던 똑부러지면서도 자존심 부리지 않고 유연하게 적응하던 그 백작님 어디갔어... 신사는 직업을 갖지 않는다고 첫 페이지부터 말했음에도 시대가 바뀌는걸 보면서 자기도 직업을 갖고 하층민들과 똑같이 열심히 일하면서 자기 특기 살려서 레스토랑에서 완벽하게 손님 응대하고 서빙하며 즐겁게 지내던 백작님 돌려주라..ㅠㅠㅠㅠㅠ
2024.05.19 00: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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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거의 버려놧구나ㅜㅜㅜㅜㅜㅜㅜ그냥 교주연기 보는걸로 만족해야겠다
[Code: 4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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