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3749449
view 9184
2024.05.12 21:56
7. 다임은 첫눈에 반했다.


언제부터였을까. 너를 향한 관심의 시작이.


짝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생각이다. 다임이라고 다르지 않다. 혹자는 다임을 감정이 없는 기계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다임도 감정을 느낀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할 줄 알았다. 의외로 타고나길 감정이 격한 사람이라서 그는 감정에 동요하지 않는 법부터 배웠다. 덕분에 다임은 가족들 사이에서 미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입대하고 나니 더더욱 실감하는 점이다. 저를 가르친 누나에게 감사했다.


오랫동안 감정을 숨기고 살다보니 감정을 표현하는데 오히려 서툴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다임은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애초에 감정을 내비출수록 약하다는 증거라고 배웠으니까. 이런 다임의 가치관을 허니 비는 손쉽게 깨부쉈다. 그 충격 때문일까. 다임은 그 날을 시간이 흘러도 잊지 못했다.


데이비드 다임이 허니 비를 처음 본 날이었다. 대원 하나가 운동장 구석에서 편지 한 장을 손에 쥐고 펑펑 울고 있었다. 그 위로 겹벚꽃이 흩날렸다. 다임은 바람에 날리는 꽃잎들을 바라보다 다시 그 대원을 바라보았다. 평소의 다임이라면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다니 어리석다고 혀를 차며 지나갔을 장면이었다. 하지만 다임은 그럴 수 없었다. 세상에게 항의하듯 울분을 터트리는 허니가 계속 눈에 밟혔다.



재생다운로드156c7429e.gif
그 이후로 다임은 울컥 감정이 차오를 때마다 허니가 떠올랐다. 허니처럼 감정을 털어내고 싶어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내비칠 수 있는 자가 강한 거였구나. 감정을 내비치는 게 약한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되려 어리석었음을 반성했다. 부대에서 가장 작고 여린 사람이 사실 가장 단단한 사람이었다는 걸 깨우침과 동시에 다임은 제 마음을 인정했다.


자신은 그 단단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8. 다임은 허니 비를 짝사랑하고 있다.


과연 누가 믿을까. 다임 스스로도 깨닫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다임은 아이들 사이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허니를 보며 생각했다. 만약에 내가 그 자리에서 바로 내 마음을 깨달았다면 우리는 지금쯤 서로를 마주보고 서 있을까?


옛날 일을 떠올리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딱히 과거를 그리워한다거나 미련이 남아서 그런 건 아니었다.

 
'넌 항상 그래. 너만 중요하지.'
'너랑 있으면 더 외로워.'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근데 더 최악은 뭔지 알아?
네 속마음을 알고 싶지 않다는 거야.
알아봤자 좋지 않을 게 뻔하거든.
너가 무슨 생각하는지 아는 게 난 무서워.'


특히 이전 연인들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대놓고 다임에게 비수를 꽂기 위해 한 말들이었지만 다임은 상처 받은 적 없었다. 그럴 가치가 없어서라기보다 그들이 한 말들이 다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혼잡한 상황 속에서 고요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부대 내에서 다임은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부정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다임이 태풍의 눈처럼 보이는 이유. 그건 아마도 자신이 태풍을 일으키기 떄문일지도 모른다고 다임은 생각했다.


다임의 과거가 그렇게 말해주었다. 어린 다임이 보는 앞에서 목숨을 끊은 삼촌, 그리고 다임을 붙잡고 불행하다고 말하는 어머니. 마지 집안의 불화가 전부 데이비드 다임 너 때문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실제로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던 집안은 다임이 가족의 뜻을 저버리고 입대하자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하지만 다임은 여전히 숨통이 막혔다. 그런 다임에게 허니 비는 유일한 존재였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의 평화를 주는 사람.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게 만드는 사람. 다임은 허니와 마주칠 때마다 닿지 못할 고백을 했다.

 
'당신은 날 숨 쉬게 합니다.'


이런 허니를 향한 제 마음이 세상 그 어떤 형태의 사랑보다 완전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제 마음이 평생 이어지지 않는데도 괜찮았다. 그저 멀리서 허니의 행복을 바랄 뿐이었다. 그것만이 다임이 행복해질 수 있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9. 다임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제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욕심은 아니었다. 단지 허니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자신은 허니를 보며 삶을 버티고 있는데 허니는 그럴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만들어주기로 했다. 다임은 허니에게 하루 끝 쉴 곳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미처 말하지 못한 이야기 完



가렛너붕붕
다임너붕붕




글이 서사도 부족하고 불친절한 거 같아서
짧게 구상했던 서사를 수정해서 올림
이 뒤에 허니가 다임에게 편지를 받고 고백받고 비행기에서 서로 마음 확인하는 순이라고 생각하면 됨
2024.05.12 22:29
ㅇㅇ
모바일
너무좋다.........
[Code: 059e]
2024.05.12 22:30
ㅇㅇ
모바일
하 겉바속촉 하사님 최고
[Code: 97f0]
2024.05.12 22:30
ㅇㅇ
모바일
센세 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 나 그렇지 않아도 센세글 생각하고 있었어 ㅜㅜㅜㅜㅜ 소설 인용구가 생각나눈 간질간질한 계절이라 복습하려했능데!!!! 다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Code: db7c]
2024.05.12 23:16
ㅇㅇ
모바일
ㅠㅠ 센세 와줘서 고마워!!!
[Code: 6f66]
2024.05.13 00:30
ㅇㅇ
모바일
하 짝사랑하는 다임 마음이 너무 벅차다 ㅠㅠㅠㅠㅠ 샌세 사항해..........고마워.........
[Code: 8f7b]
2024.05.13 01:02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사님 진짜 너무 촉촉하니 마음을 울림
[Code: 8eb5]
2024.05.13 05:01
ㅇㅇ
모바일
༼;´༎ຶ ۝༎ຶ`༽최고...짝사랑...최고....
완결이란 말은 없는거야 마이 센세 외전이라는 희망이 있을뿐
[Code: c998]
2024.05.13 09:48
ㅇㅇ
모바일
순정 소설같고 문학 같아서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 또 와주다니
센세 너무 고마워ㅜㅜ
[Code: 83f5]
2024.05.13 14:05
ㅇㅇ
모바일
센세 사랑해.
너무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88f]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글쓰기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