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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1 15:48

 

 

제다이의 귀환에서 베이더가 사망한 이후, 포스가 두번째 기회를 줌. 과연 두번째 삶에서 베이더와 오비완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원작자님께서 오비완 케노비 드라마 보고 쓰신 작품이어서 
베이더 캐릭터성은 대체로 케노비 드라마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 
타이틀부터가 드라마 5화에서 오비완이 리바에게 했던 대사임.

https://archiveof❤️ourown.org/works/39720636
*아오삼 코멘트로 번역 허락받음





All He'll See is Me 
나 말고는 안중에도 없을테니까


1
 

베이더가 케노비를 죽였을 때, 그건 이상하게도 허무했다.

그가 장장 20년을 바라왔던 일이었다. 삶의 주목적이자, 그의 분노와 끝나지 않는 증오의 원천이었다. 그의 목표였다. 케노비를 죽이는 것. 복수하는 것.

그런데도, 살아온 일생보다 훨씬 더 나이 들어 보이는 늙고 약한 사내가 되어서 나타난 케노비가 죽었을 때, 베이더가 느낄 수 있던 것이라고는 그저… 공허함뿐이었다.

낡고 헤진 제다이 로브--케노비가 남긴 유일한 물건--을 응시하자, 그는 되려... 되려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년간 케노비를 쫒게 했던 그의 속을 갉아먹는 허기는… 채워지지 않았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케노비를 쓰러뜨렸다. 드디어 그의 복수에 성공해냈다.

기뻐야 하잖아.

케노비는 죽었어.

그는 죽었어.

죽었어.

다스 베이더는 그의 망가진 흉부 안에서 무언가 고통스럽게 조여들고 쪼그라드는 느낌에 망부석처럼 서 있을 뿐이었다.
 

***
 

시간은 흘렀다.

다달이, 그리고 매해가.

따라야 할 명령이, 짓밟고, 죽이고, 위협해야 하는 반란군이 있었다.

그의 아들 루크가 있었다. 씁쓸한 동시에 고통스러운 광경이었다. 그 아이는 베이더의 한때였던 어리석고 어린 제다이를 닮아 있었다. 그리고 아이의 어미를.

종장에 가서, 그의 아들에게 진 것이 놀랍지 않았다.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자신은 더 이상 예전만큼 강하지 않았다. 사실 불가능했어야 했다. 루크는 강력한 아이였지만,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힘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고, 그만큼 제대로 훈련받거나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베이더는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아니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그러한 것처럼 라이트사이드로부터 힘을 끌어내지 못했다. 다크사이드로부터도 힘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다. 케노비의 죽음 이후로, 그의 분노와 증오는 무디게, 얉게 느껴졌다.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다. 자신을 불태울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다.

진실은, 베이더는 옛 자신의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의 전성기에는, 포스만 가지고도 라이트세이버를 멈출 수 있었고 리바를 여전히 영링인 듯 가지고 놀 수 있었다. 자신의 라이트세이버를 꺼낼 필요조차 없었다. 이륙하는 비행선을 멈출 수 있었고, 아무것도 아닌 양 망가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것들은 마치 다른 삶에서 일어났던 일들처럼 느껴졌다. 13년 전 일이 아니라. 13년 전, 케노비는 바로 거기 있었고-- 그를 향한 베이더의 분노와 증오는 그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시스 군주로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케노비는 이제 죽었고 베이더는 더 이상 어떻게 증오하는지 알지 못했다. 아니지, 그는 여전히 증오를 느끼지만, 그건 진짜의 반도 못 미치는 허접한 가짜에 불과했다. 케노비를 향해 느꼈던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그가 아들을 구해냈을 때, 수트가--그리고 그의 망가진 몸이-- 포스 라이트닝으로 인해 너무 많이 손상되었을 때, 베이더는 차라리 마음이 놓였다. 루크가 그를 생명유지 장치로 옮겨줄 때까지 포스를 이용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쳤다.

너무 지쳤어.

이 금속으로 된 우리에서 사는 삶에,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이 삶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매일 같이 반복된 하루를 사는 삶에 지쳤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내일을 기다릴 만한 어떤 목표도 없이. 수년간, 그는 이미 반쯤은 죽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죽음이 그를 찾아왔을 때, 차라리 안도했다.

그의 아이들은 그가 가질 수 없었던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랐다.

자유로운 삶을.


 

***
 

죽고 나서 다시 깨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거부했던 그 모든 제다이 교리 중에, 그가 믿고 싶었던 단 한 가지의 제다이 신앙이 있었다. 죽음 이후에 모든 포스 사용자들은 포스의 일부가 된다는 것. 솔직히, 그건 꽤 마음이 갔다. 그는 사후세계가 존재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가 저지른 일들에 대해 평가받고 싶지 않았다.

(그는 후회 따위 하지 않는다고 곱씹지만 그건 거짓말이다. 이따금 그는 박타 탱크 안에서 잠들었을 때 그들의 꿈을 꾸었다. 그들은 그 조그만 얼굴에 원망과 질타를 담아서 그를 바라봤다. 우린 당신을 믿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만약 이게 사후세계라면, 매우 기이한 곳이 아닐 수 없었다.

기묘하고, 반짝이는 벽으로 둘러싸인 기다란 복도에 서 있었다. 그가 벽을 만질 때마다 벽은 파동을 보냈고, 그건 포스와의 연결에 강력한 진동을 일으켰다.

뭘 원하니? 어떤 목소리가 말했다.

메아리치는, 이 세계의 것이 아닌 듯한 목소리에 베이더는 이게 필멸자의 목소리가 아님을 의심했다.

뭘 원하니? 그것이 다시 물어왔다.

“이해가 안 되는데.” 베이더가 말했다. 그는 다스 베이더 특유의 기계음 섞인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의 일부분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목소리를 기대했으나, 이게 진짜가 아니라면, 스스로가 자신을 정의하는 모습으로 존재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지. 그는 베이더다. 제다이로서의 시간보다 시스로서의 시간이 훨씬 길었다.

너는 우리에게 선택받았지. 그 존재가 말했다. 우리가 널 만들었어. 넌 조화를 가져와야 했지만, 네 목적에 실패했어.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고, 세계는 곧 다시 한번 어둠 속으로 빠지게 될 거야. 

베이더는 얼어붙었다. 시디어스가 죽은 게 아니었어?

그는 잠시 고민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지 싶었다. 그는 숲을 보는 데에 특출난 적이 없었다. 그는 오로지 사람들, 싫어하거나 또는 사랑하는 데에만 신경 썼다. 시디어스에는 흥미가 없었다. 그를 향해 깊은 원한이 있기는 했다. 그의 옛 노예주와 제다이 평의회, 즉 자신에게 사슬을 채운 자들에게 가진 것과 똑같은 그런 원한이. 그러나 그건 진실한 증오가 아니었다. 시디어스의 부활에 대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그에게 큰 관심은 없었다. 루크와 레아가 저보다 훨씬 잘 해결해 낼 문제라는 믿음이 있었다. 두 사람은 나무보다 숲을 보는 데에 자신이 생전 그랬던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럼 무엇에 관심이 있지? 목소리가 말했다.

케노비의 얼굴이 그의 마음 전경에 떠올랐다.

“복수를 원해.” 그가 단어를 음미하듯 천천히 말했다. “케노비에게 복수하는 것. 그 늙은이를 죽이는 건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어. 난 그 이상을 원해.” 그는 진짜 오비완 케노비를 벌주고 싶었다. 그가 죽인 늙고 약한 사내가 아니라 저를 배신한 바로 그 짜증 나고 기만적인 제다이 마스터를 말이다.

그 존재는 --포스인가?--그에게 다가왔고,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깊이 들여다보았다.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투명하게 다 비치는 기분.

그러나 그는 숨길 게 없었다. 케노비의 죽음 이후 그의 가슴안에 자리 잡은 공허한 구덩이를 포스에게 내보였다. 복수를 향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포스가 말했다. 알겠어.

그것이 파동을 일으켰고, 베이더는 눈을 떴다.


 

***


 

베이더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 얼굴은 거울 속에서 그를 마주 봤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다시 한번 더. 그냥 그럴 수 있어서 그렇게 했다. 포스여. 그는 한 시간 내내 그러고 있었다. 그의 일부분은 더 이상 그의 몸이 망가져 있지 않다는 걸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 금속 갑옷과 사방이 막힌 끔찍한 박타 탱크에 의존해 고통 속에서 보낸 23년의 세월을 생각하니 이건 비현실적이었다.

그는 호흡을 할 수 있었다. 젊고 건강했다. 그의 신체는 최상의 상태에 있었다. 끊임없는 고통 속에 있지 않다는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잊고 있었다.

그에게 머리칼도 있었다. 어깨에 닿는 금갈색의 머리칼은 그의 신체가 몇 세인지 말해주었다. 그는 딱 66호 명령 사태가 벌어지기 전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모습이었다. 

베이더로서는 놀랍게도 그의 눈은 파란색이었다. 물론 이내 스스로가 바보같이 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야 그의 눈은 최근 몇 년간 노랗게 빛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다크사이드를 마스터하고 난 이후로 말이다. 그와 스물 두살의 스카이워커를 외적으로 구분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마침내 레졸루트 호의 선실을 나온 그는 마치 다른 누군가로 위장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심장이 너무 빠르게 방망이질 쳐서 어지러울 정도였다. 긴장한 것이 아니었다. 흥분하고 있었다. 케노비가 느껴졌고, 그의 포스 시그니쳐가 함선 어딘가에서 마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당장 죽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그를 향해 경례하는 클론들을 지나치며 베이더는 정신방어막을 강화한 뒤 심호흡했다. 불안해할 이유는 없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스카이워커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시디어스는 제다이 눈앞에서 수십 년을 숨어있었는데, 베이더가 클론을 몇 분정도 속이는 건 일도 아니었다.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장군님.”

스카이워커가 임무를 나갔었던가?

베이더는 미소 짓는 방법을 기억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에 떠오른 미소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 함선에 다시 돌아온 것, 사람들 얼굴에서 미소를 보는 것, 친근한 인사들… 모든 게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 그리고 거슬렸다. 스카이워커는 사랑받았고 그의 병사들로부터 존경받았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 게 싫었다. 베이더는 공화국의 멸망 이후 오랫동안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다스베이더는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케노비를 죽이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포스가 준 이 두 번째 기회를 가지고 무얼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했다.

그는 함선을 가로질러 케노비의 포스 시그니쳐를 따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손은 이미 그의 라이트세이버 가까이에 있었다. 케노비가 그를 불에 산채로 불타게 버려둔 뒤 훔쳐 갔던 스카이워커의 라이트세이버.

포스 시그니쳐는 그를 케노비의 선실로 이끌었다. 정확히는 케노비가 레졸루트 호에 승선할 때마다 사용하는 선실로.

베이더는 선실 문 앞에서 멈춰서서 응시했다.

그리고 문을 밀어 열었다.

케노비는 바닥에 앉아있었고, 눈은 감은 채였다. 명상 중이었다. 그는 명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알던 모습 그대로였다. 윤기 나는 적금발, 깨끗한 피부, 완벽하게 손질된 수염, 그리고 말끔한 옷차림. 완벽한 제다이. 그는 자신을 배신했던, 베이더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그를 배신할, 바로 그 케노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베이더의 손가락이 그의 세이버를 바투 쥐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어 피가 쏠리고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찰나면 케노비는 죽을 것이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채지도 못할 테지.

아니지. 그건 너무 빨라. 너무 자비로워. 베이더는 그에게 고통을 선사하고 싶었다. 그가 겪었던 것과 같은 그런 고통을. 

그의 손을 먼저 잘라버릴까. 아니면 다리. 아니면 라이트세이버로 그의 얼굴을 지져버릴까. 아니면….

“언제쯤 노크하는 법을 배울 테냐, 아나킨?” 케노비는 눈을 뜨고 그를 향해 웃으면서 인내하고, 다정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베이더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저를 휘감는 폭력적이고 유독한 증오와 가슴을 쥐어짜는 똑같이 폭력적이고 유독한, 복수를 향한 허기 사이에서 갈등하며 그저 케노비를 응시하는 수밖에 없었다.

케노비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라앉았다. 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나킨?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니?”

그의 눈은 너무나 따뜻했다. 

거짓말쟁이.

베이더를 그를 치고 싶었다. 그를 부숴버리고 싶었다. 그 허연 목을 제 손으로 감싸 졸라버리고 싶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뇨.” 저가 듣기에도 국어책을 읽는 듯 어색했다.

케노비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나킨,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구나.” 그가 지긋지긋하게 우아한 코러산트 억양으로 말했다. 

베이더의 금속 의수가 주먹을 말아쥐었다. 죽이고 싶은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문제없습니다.” 다가오는 케노비를 경계 어린 눈으로 쫒으며, 잇새로 내뱉었다. 

케노비의 미간 골이 더 깊어졌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렇게 포스 안에서 닫혀있는 거냐? 네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사람이 프라이버시 좀 가질 수 없습니까?” 베이더는 쏘아붙이며 그를 향해 다가오는 케노비의 손을 지켜봤다. 나에게 닿으면--

그리고 닿았다. 손들은 베이더의 어깨로 올라왔고, 이내 살짝 힘주어 그의 어깨를 쥐어왔다.

베이더의 몸이 떨렸다. 죽여. 당장 그를 죽여야 해.

“아나킨.” 케노비가 그와 눈 맞추며 부드럽게 말했다. “네가 걱정되는 걸. 더 이상 너의 스승은 아닐지언정, 네가 얼마나 긴장되어있고 스트레스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어. 널 도울 수 있으면 좋겠구나, 아가야. 네가 허락해--”

“닥쳐.” 베이더가 이를 악물었다.

케노비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뭐라고?”

베이더는 그를 노려보다가, 그가 후회할 짓을 저지르기 전에 뒤돌아서 서둘러 선실을 빠져나왔다.

아가야, 복도를 가로질러 가는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 아가야.

제기랄.

베이더는 클론병들에게 화풀이하고 싶었지만, 그가 아나킨 스카이워커 행세를 하는 동안에는 그럴 수 없었다. 그런 건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아니었으니까. 스카이워커의 어린 시절 한심한 애칭이 그의 결심을 뒤흔들게 두지 않을 것이다. 케노비를 죽이고 말 것이다. 반드시. 이건 시간문제였다. 

아가야, 케노비의 목소리가 다시 그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따뜻하고, 다정하고, 위안을 주는 그 목소리가. 아가야, 아가야, 아가야, 아가야.

그의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서, 뱃속이 메슥거렸다. 그리고 20년 만에 처음으로, 그 안에 꽈리 틀고 있던 끝없는 갈증이 해소되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지?

은하계 전역을 돌면서 케노비를 쫒는 동안 자신이 원해왔던 게 복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럴 리 없어.

케노비를 증오했다. 분명 그랬다. 그 배신자를 혐오했다.

아가야, 케노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그의 귀를 간지럽혔다.

“닥쳐요.” 베이더가 악문 잇새로 뇌까렸다.

내일 하자. 내일 케노비를 죽이는 걸 시도해 볼 거다.

시도는 없다, 마치 그를 조롱하는 듯 머릿속에서 요다의 목소리가 말했다.

베이더는 증오했다. 요다를 증오했다. 케노비를 증오하고, 혐오하고, 극도로 경멸했다.

게다가 지난 수년 동안보다 지금 훨씬 더 살아있음이 느껴졌고, 포스 안에서 강해진 것이 느껴졌다. 수십 년 만에 말이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는 지난 23년간 잃었었던 그의 몸 반절을 --마찬가지로 그의 미디클로리언 반절을-- 되찾았다. 베이더는 이토록 강력했던 적이 없었다. 

이 힘… 이건 중독적이었다. 

이게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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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주의 
의역주의
비문주의
맞춤법주의

뉘앙스를 살리려고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의역이 남발함;
예를 들어 원문에는 sithspit 이라는 욕설이 있는데 뉘앙스가 그냥 욕하는 거라서; 그냥 한국어 욕설로 번역했음.
여튼 그런식으로 의역이 많음!!

오역의역맞춤법 관련 피드백 환영함!!


별전쟁 아나오비 헤이든유안 베이더벤

2024.05.11 16: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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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ㅠㅠㅠ너무 좋다ㅠㅠ번역붕은 참사랑이야
[Code: 7ec1]
2024.05.11 19: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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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심장 뛴다 ㅠㅠㅠㅠㅠㅠㅠㅠ흐어 고마워 번역붕 ㅠㅠㅠㅠㅠㅠㅠㅠ 개같이설레
[Code: 1c13]
2024.05.11 19: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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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가면 케노비부터 죽인다...죽인다... 했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가야 한마디 듣자마자 분노 사그라드는거 진짜 웃기다... 키미노토리코니 그거 생각남
[Code: 3f81]
2024.05.11 2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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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치겠네 ......아니 이거 번역기로 봤을때 안 와닿는데 직접 읽으니까 너무심장떨림...번역붕 최고야....

그러나 베이더는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아니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그러한 것처럼 라이트사이드로부터 힘을 끌어내지 못했다. 다크사이드로부터도 힘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다. 케노비의 죽음 이후로, 그의 분노와 증오는 무디게, 얉게 느껴졌다.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다. 자신을 불태울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다.
이 금속으로 된 우리에서 사는 삶에,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이 삶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매일 같이 반복된 하루를 사는 삶에 지쳤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내일을 기다릴 만한 어떤 목표도 없이. 수년간, 그는 이미 반쯤은 죽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늘의 좋은 구절...정말 좋아...
[Code: d9c1]
2024.05.12 10: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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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ㅁㅊ 이 대작을 번역하다니ㅠㅠㅠㅠㅠ 대박
[Code: 05c7]
2024.05.12 12:24
ㅇㅇ
모바일
미쳤다 ㅜㅠㅠ 이거 영어로 봤을때도 재밌었는데 번역이라니 ㅠㅠㅠㅠㅠ 하 미치게 코맙 ㅠㅠㅠㅠ 아나킨 이전엔 행복하자 ㅠㅠㅠ
[Code: 197a]
2024.05.12 2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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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사랑한다
[Code: 1931]
2024.05.12 23: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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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Code: 1931]
2024.05.13 22: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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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너무 좋아 기절
[Code: 2cad]
2024.05.14 16:21
ㅇㅇ
아니 이런 대작을 한국어로 읽게될 날이 올 줄이야 ㅠㅠㅠ 번역붕 진심으로 사랑한다 진짜 ㅠㅠㅠㅠ 나 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 의역이 많다고? 아나킨베이더의 고통과 모순적인 마음이 이렇게나 잘 느껴지고, 아나오비의 대화 속에서 오비완이 얼마나 아나킨을 걱정하고 있는지랑 아나킨이 불타오르는 복수심과 잊고 있었던 온기 중에서 갈팡질팡하는게 너무나도 잘 느껴지는데? 이런게 의역이라면 계속 의역해줘 ㅠㅠㅠ 진짜 시작부터 너무 슬픈데 이 모든 아픔과 역경 끝에는 해피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번역붕의 번역을 기다릴게 ㅠㅠㅠㅠ
[Code: 0a5c]
2024.05.14 16:22
ㅇㅇ
처음에 포스가 원하는걸 물어보자 베이더가 오비완한테 복수하고 싶다고 했을때 배신은 네가 했으면서 왜 네가 오비완한테 복수하고 싶어하냐고 외치고 싶었음. 그런데 아나킨의 육체로 돌아온 순간 베이더가 그동안 어떤 고통 속에서 살았는지가 묘사 될때는..... 뭔가 나도 베이더처럼 23년 동안 금속 갑옷을 입고, 갑옷을 안 입을 때는 박타 탱크에 들어가서 항상 고통속에서 살아왔더라면 자기 잘못으로 이렇게 된 줄 알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더라 ㅠㅠ 클전시기인거 같은데 영화나 클전 애니에서처럼 저때의 애니는 그 멋진 미소를 언제든지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을텐데 베이더는 미소 짓는 법을 억지로 기억해내고 나서야 웃을 수 있었다는게 너무 슬프다 ㅠㅠㅠㅠ 원래는 아주 정상적이고 일상적이었던 행동도 베이더가 되면서 전부 빼앗었을거 아니야
[Code: 0a5c]
2024.05.14 16:22
ㅇㅇ
하지만 아무리 복수심에 불타는 베이더라도 오비완의 따스한 눈빛과 아가야라는 말에 흔들리는게 너무.... 너무다 ㅠㅠㅠㅠ 마지막에 아나킨이 베이더로 살아오는 동안에 잃었던 힘이 중독적이라고 독백하잖아. 그런데 사실 진정으로 아나킨이 중독된건 오비완의 온기가 아니었을까 ㅠㅠㅠ 23년동안 베이더가 잃었던건 힘 뿐만이 아니라 언제나 옆에서 자신을 지지해주고 사랑해주었던 스승님의 온기였으니까 ㅠㅠㅠㅠ 베이더가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오비완에게 주고 싶어하는데 고통받는 오비완이 보고 싶으면서도 둘이 결국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Code: 0a5c]
2024.05.25 03: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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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붕은 사랑이야 ㅠㅠㅠㅠㅠㅠ 하 미친.. 내용이랑 분위기 진짜 머선일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d3b]
2024.05.30 2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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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시발 아가야ㅠ
[Code: 90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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