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은 TV 시트콤 <플레전트빌>의 애청자이다. 어느날, 여동생 제니퍼와 TV채널을 두고 다투다 리모콘이 박살난 순간, 갑자기 나타난 수리공 할아버지로부터 건네받은 새 리모콘, 그것을 작동시키던 데이빗과 제니퍼는 TV속 흑백세상 <플레전트빌>로 빨려들어가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된다. 순식간에 과거로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봉착한 데이빗과 제니퍼. 자신들의 피부까지도 흑백으로 변해버린 기가 박힌 사실이 이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늘 동경하던 파라다이스에 오게 된 데이빗은 흑백 세상 <플레전트빌>에 사는 사람들이 반갑기만 하다. 반면, 촌스러운 옷과 헤어스타일, 불에 닿아도 타지 않는 순수건, 표지만 있고 속은 백지인 도서관의 책들, 그리고 키스조차 할 줄 모르는 쑥맥인 사람들을 제니퍼는 이해할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빗은 순진하다 못해 바보같은 이곳 사람들에게 조금씩 실망을 느끼지만, 스캔들 메이커인 제니퍼는 질서정연하고 조용한 이 흑백 세상에 사랑과 섹스의 욕망을 퍼뜨려놓는다. 기계처럼 반복되던 이곳의 질서가 깨지고 사람들이 미처 몰랐던 감정들을 깨닫는 순간 사랑, 미움, 분노, 그리고 자유가 그 본연의 빛깔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자신들의 감정을 솔직히 받아들이고 컬러로 변한 사람들과 기존의 보수적 질서만을 고집하는 흑백사람들간의 첨예한 대립이 발생하고 평화롭기만 하던 <플레전트빌>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