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크레이지 디렉터 갈민휘는 어수선하게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계획안은 많지만, 좀처럼 가닥이 잡히지 않는 중에 드디어 몇가지 이야기가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황유유(이유유 분)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소녀로, 밤마다 거리를 배회하다 깨어나면 자신이 밤에 했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밤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기 위해 몸에 비디오 카메라를 고정시키기로 한 그녀는 어느날부터 카메라 속에 처음 보는 남자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에게 점차 흥미를 갖게된다.
이일평(갈민휘 분)은 10년전부터 자신이 갖고 도망쳤던 결혼반지와 '그녀'에 대한 불안감을 마음 한켠에 두고 살아가고 있다. 가정을 이룬지 오래지만 그때 자신이 배신한 그녀가 언제라도 자신을 찾아와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란 공포도 거의 잊혀져 갈때쯤, 상상으로만 남을것이라 생각했던 두려움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10년만에 눈앞에 나타난 그녀가 자신에게 콜라병을 달라고 한다.
왕가위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떠오른 신예 갈민휘 감독의 첫사랑에 대한 실험적인 연출작 오랜 합을 이룬 왕가위 부감독과 촬영감독 크리스퍼 도일이 빚어내는 능숙한 영상미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갈민휘의 연출과 맞물리며 이상하고 몽환적인 첫사랑의 이야기로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