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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3 12:53
수인화해서 자기도 모르게 도망갔으면 좋겠다. 

전투기 조종사인 듀크 미첼과 같은 매수인으로 태어난 피트가 다음에 아빠가 돌아오면 호버링 성공한 거 보여줘야지 했던 어린 시절 그날 이후 피트의 인생은 엇갈리기 시작함. 돌아오지 않는 아빠와 하루하루 말라가는 엄마. 불안에 떨던 나날이 엄마의 죽음으로 마침표를 찍던 그 날, 지친 매버릭은 한 마리의 작은 새로 변해서 사라졌음. 수인은 일반 동물보다 약 두 배 가까이 크다지만 아직 열살도 채 안 된 어린 매버릭은 일반 매보다도 작은 크기의 송골매였을 거야. 어설픈 솜씨로 사냥을 하다 실패하고 농가의 밥상에서 고기와 빵을 훔쳐먹으며 도망다니던 매버릭이 새로 자리를 잡은 곳은 숲과 정원이 딸린 커다란 저택이었음. 피곤에 지쳐 내려앉은 저택이 생각보다 조용해서 머물기 시작한 매버릭은 하루에 한 번씩 다과상을 갖고 정원에 나오는 외눈의 사내가 손도 안 댄 과자를 다른 새들의 먹이로 주는 걸 보고 여기에 있으면 밥 걱정이 없다고 생각을 했고, 정원 구석에 작은 새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나무 새집에 자리를 잡겠지. 그리고 매일 오후 사내가 과자를 새먹이로 주는 시간에 나가서 달달한 빵이나 과자를 주워먹고 하늘을 날다가 새집에 돌아가는 일상을 반복함.

한쪽 눈이 안 보이는 대신에 소리에 조금 더 민감한 슈슈는 어느날부터 정원에 작은 새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걸 눈치챔. 첩자가 숨어들었나 하고 새 모이로 다과를 주고 돌아가는 척 하며 나무 뒤로 몸을 숨긴 슈슈는 작은 매 한 마리가 휘익 날아와서 과자와 빵을 주워먹는 걸 보게되겠지. 맹금류는 저런 걸 먹지 않을테니 수인인가 하고 유심히 살피는데, 작은 매가 하는 행동이 뭔가 되게 어설픈 거야. 식사를 끝낸 어린 매가 천방지축으로 비행하고 사냥에 실패하는 걸 본 슈슈는 이제 막 수인화가 가능한 어린 개체가 놀러나왔겠거니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 대신 간식을 먹으로 매일 오는 듯한 어린 매수인을 위해 주방에 부탁해서 좀 더 많은 양의 다과를 준비해서 가겠지. 일부러 테이블에 다과를 그릇째 남겨놓고 자리를 비운 슈슈는 잔뜩 경계하며 다가온 매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삐룩삐룩거리는 걸 보고 미소를 지음. 

매일 산책시간마다 찾아오는 작은 매수인이 슈슈의 일상에 스며드는데, 시간이 지나면 커져야할 매가 점점 마르는 게 눈에 보이는 거야. 하루 한 번 슈슈가 주고 가는 달다구리를 먹는 게 식사의 전부인 매버릭이 하루가 다르게 마르는 걸 보던 슈슈는 사실 저 어린 매가 학대를 피해 도망나온 아이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고, 다음날 다과상을 펼쳐놓고 앉아서 작은 매를 기다림. 원래 같았으면 돌아갔을 시간인데 슈슈가 계속 앉아있자 매버릭은 당황하겠지. 하지만 배가 너무 고프기도 하고 자기가 빨리 도망치면 저 사람한테 도망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다과테이블에 내려앉더니 슈슈 쪽을 바라보면서 조심스레 식사를 함. 이 집의 아몬드쿠키는 정말 언제 먹어도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쿠키를 쪼아먹던 매버릭은 "혹시 집에서 누가 널 괴롭히니?" 하는 슈슈의 말소리를 듣자 얼음이 되겠지. 자기가 수인인 걸 잘 숨겼다고 생각했던 매버릭이 잘못 들은 거라 생각하면서 조심스레 슈슈를 보면, 슈슈는 "널 해치지 않아. 다만 네가 점점 마르니 걱정이 되어 그런단다. 혹시 괜찮다면 사람으로 변해주겠니?" 하고 다시 한 번 말을 걸지만 겁먹은 매버릭은 휙 도망을 갈 것 같다. 자기가 말을 걸자 쳐다본 것을 보니 수인이 맞다고 생각한 슈슈는 그날 밤늦게 퇴근한 시니어에게 주변에 혹시 매수인이 살고 있는지 확인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슈슈의 산책시간에 나타나는 작은 매의 존재를 알고 있던 시니어는 알겠다고 답을 하겠지. 

같은 시각, 매버릭은 정원에 있는 작은 새집 안에서 '들켰나? 쫓아내면 어떡하지? 집에 못 가는데... 여기 말고 이제 갈 곳도 없는데' 하며 밤새 고민을 하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음. 오늘까지만 먹고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야겠다 하며 슈슈의 산책시간에 맞춰서 날아간 매버릭은 슈슈가 웬 아이랑 같이 나온 걸 보게 되겠지. 아무래도 어른보다 또래 친구가 있으면 겁을 덜 먹겠거니 생각한 슈슈는 학교를 빠져서 신이 난 아이스와 함께 테이블에 앉아서 작은 매를 기다릴 거야. 가끔 이 주변을 날아다니면 볼 수 있던 어린 애가 슈슈랑 같이 있는걸 보자 호기심이 생긴 매버릭은 슈슈와 아이스의 주변 나무에 슬며시 내려앉았고, 작은 매가 나뭇가지에 앉은 걸 본 아이스가 "어머니" 하고 자신을 부르자 슈슈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햄과 야채가 듬뿍 든 샌드위치를 아이스에게 건네줘. 그럼 미리 얘기를 들었던 아이스는 "저 이거 안 먹을래요." 하더니 샌드위치를 매가 앉은 나무 쪽으로 휙 던졌고, 잠시 후 작은 매 한 마리가 바닥에 내려와서 샌드위치를 열심히 쪼아먹겠지.

오랜만에 보는 제대로 된 식사에 눈이 돌아간 매버릭이 식사를 다 마치고 고개를 들면 슈슈와 아이스가 달다구리 상을 가운데 놓고 자기를 보고 있을 거야. 부끄럽고 겁이 난 매버릭이 다시 날아오르려던 찰나에 어린 아이스가 "이거 되게 맛있는데 먹을래?" 하고 코코넛케이크 한 조각을 내밀면 매버릭은 날개를 접고 고민을 하다가 테이블쪽으로 날아가겠지. 슈슈와 아이스의 팔이 닿지 않을 위치에 앉은 매버릭이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두 사람을 보다가 슬쩍 다리를 뻗어서 케이크 접시를 가져와서 와구와구 쪼아먹는데, 케이크 먹는 작은 매를 보며 아이스는 엄청 좋아하지만 가까이에서 본 매수인 아이의 상태가 생각보다 안 좋은 걸 눈치챈 슈슈는 조금 심란해질 것 같다. 매버릭이 케이크를 다 먹을 무렵 슈슈가 다시 아이스를 보면 아이스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랑 같이 우리집에 안 갈래? 내 방에 장난감도 되게 많고 책도 되게 많아." 하면서 매버릭을 꼬실듯. 어른인 슈슈가 말을 걸었다면 도망을 쳤겠지만 자기 또래의 애가 그렇게 말을 하니까 괜찮겠다 싶어진 매버릭이 조금 고민하다가 자기를 향해 뻗어진 아이스의 팔에 올라앉아. 미리 보호대를 차고있던 아이스가 환하게 웃으면서 작은 매를 쓰다듬으면, 사람 손길을 오랜만에 타게 된 매버릭은 작은 손가락에 머리를 부비며 애교를 부림.

매버릭을 데리고 저택에 들어가는데 성공한 슈슈가 주치의를 부르는 동안 아이스는 자기 방으로 가서 작은 매한테 장난감과 책을 보여주면서 같이 놀 것 같다. 놀다가 "나랑 같이 놀게 사람으로 변하면 안 돼?" 하는 말을 들은 매버릭이 인간화를 시도하는데, 너무 오랜 기간을 수인으로 지내서 인간화가 안 되는 거야. 인간으로 못 돌아간다는 사실에 당황한 매버릭이 자기 보금자리라고 생각한 작은 새집으로 돌아가려고 몸부림을 치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스의 팔에 상처가 생겨. 피를 보고 패닉에 빠진 매버릭은 여기저기 몸을 부딪히다가 결국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도망을 쳤고 그 길로 작은 매는 정원에서 영영 모습을 감출 것 같다. 시니어에게 이 근방에 살고 있는 매수인은 없다고 아마 다른 지역에서 도망쳐온 아이 같다는 말을 들은 슈슈와 자기 때문에 그 아이가 도망갔다고 생각한 아이스가 매일 정원에 나가서 매버릭을 기다리지만 정원에서 매가 보이는 일은 없겠지. 



피를 흘리며 도망친 매버릭은 기류를 타고 더 멀리멀리 날아갔다가 돈이 가득 담긴 가방 위에서 기절할 것 같다. 크리스 몰래 돈가방 묻으려고 뒤뜰로 나왔던 배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작은 새를 조심스레 들더니 "크리스, 이거 봐봐."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고, 돼쥐가 어디서 새를 잡아왔냐고 했던 크리스는 기절한 새가 사람으로 변하자 깜짝 놀라며 애를 데리고 병원으로 갈 거야. 거기서 아이가 실종신고 된 피트 미첼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현재 보호자도 없어서 시설로 갈 거라는 말을 듣은 배리가 우리가 얘 키우자고 얘기하면 크리스는 지 몸도 간수 못하는 돼쥐가 무슨 애를... 하고 떼잉쯧거리다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자기랑 배리 보는 매버릭의 눈이 배리랑 똑같은 걸 보고 "아기 돼쥐, 오늘부터 저 돼쥐가 니 엄마다." 하고 매버릭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크리스배리와 가족이 된 매버릭은 꿩깡하고 당당한 멋진 매수인으로 성장하게 됨. 

시간이 흘러서 탑건에서 아이스랑 매버릭이랑 다시 만나고 연인이 되는데, 매버릭에게 다리의 상처가 어떻게 생긴 건지를 들은 아이스는 그때 그 매가 매버릭인 걸 눈치채겠지. "지금 엄마아빠 만나기 전에 생긴 상처야. 그때 나 돌봐주던 분이 계셨는데, 내가 그 집 아이 팔에 상처를 냈거든. 혼날까봐 무서워서 도망치다가 엄마아빠를 만났고, 조금 시간 지나서 사과하려고 그 집을 찾으려 했는데 도저히 못 찾겠는거 있지? 그래서 지금도 가끔 그 집 애가 많이 안 다쳤고 그때 그 어른이 건강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긴 해." 하는 말을 들은 아이스가 매버릭 꼭 안아주면 좋겠다. 숨막힌다고 놔달라고 자길 때리는 손길을 무시하고 꼭 안고 있다가 "그때 내가 널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매일 어머니랑 나가서 너 기다렸다고." 하고 말해라. 등을 때리는 손이 멈추자 아이스는 매버릭의 이마에 입을 맞추면서 "다음 주에 우리집에 가자. 지금도 어머니는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나가셔." 하고 말해서 매버릭 울게 만들겠지.

돌아오는 주말, 정원 산책을 하다가 다시 나타난 매를 보고 슈슈가 "오랜만이구나." 하고 인사하자마자 사람으로 변한 매버릭이 슈슈한테 안기면서 죄송하다고 울면 좋겠다. 아들에게 그때 그 매가 매버릭이란 얘기를 들은 슈슈는 아니라고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매버릭을 달래주겠지. 그날 이후 종종 카잔스키 저택 정원에 가면 매 한 마리를 어깨에 올리고 산책하는 슈슈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슈슈한테 몸을 부비며 애교를 부리던 매는 훌쩍 하늘로 날아올라서 빙빙 돌다가 꽃 한 송이를 사냥해서 돌아오곤 하겠지. 



아이스매브 크리스배리 시니어슈슈
2022.09.24 00: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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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배리네로 가서 다행이야 매브 ㅠㅠㅠㅠㅠㅠㅠ
[Code: c244]
2022.09.24 01: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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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ㅜㅜㅜㅜㅜㅜ센세 저 오늘 여기 눕습니다 진짜 너무좋다 진짜ㅜㅜㅜㅜ매수인 매브가꺾어온 한송이 꽃 햐ㅜㅜㅡㅡㅠㅠ너무좋다
[Code: c2ae]
2022.09.24 01: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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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ㅠㅜㅜ 기승전결도 갓벽해
[Code: 845f]
2022.09.24 03: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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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고 오열하면서 들어왔다가 다 읽고 감동해서 또 오열합니다 센세..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을수잇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9f81]
2022.09.24 07: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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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 사람어린애여도 불쌍한데 아기새라고 생각하니 더불쌍해져서 ㄹㅇ 눈물날뻔햇네 마!! 누가 이런거 써오라했나!!! 존나맛잇네!!! 더가져와ㅏㄱ!!!!!! 이게 그머시냐 눈물젖은 초코파이인가 머시기인가보구마
[Code: b896]
2022.09.24 07: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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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깨고 도망가는거까지 ㄹㅇ 사람이아니라 학대받은 반려동물같잖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b896]
2022.09.24 07: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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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돼쥐, 오늘부터 저 돼쥐가 니 엄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시발 꾸준하게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동이긴한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b896]
2022.09.24 07: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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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라서 매버릭이었던 것이여!
[Code: b896]
2022.09.24 19: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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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앵ㅠㅠㅠㅠㅠ 너무 사랑스러운 무순이야ㅠㅠㅠㅠㅠㅠ 아이스매브 시니어슈슈 크리스배리 다들 행복해야만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6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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