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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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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나붕은 이거.. 심보1선 청춘이라는 시임ㅠ
2017.02.20 02: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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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언제나 내 우주에 있고
너에게도 우주가 있다면
그곳에 나도 있었으면 좋겠다
낮에는 티없이 푸른 하늘의 해가 되거나
밤에는 부서질 듯 찬란한 별이 되거나
아기 손처럼 보드라운 바람이 되어도 좋고
향기 짙은 야생 들꽃이 되어
우연히 너의 눈길이라도 끌면 좋겠다
내 안의 우주가 언제나
너로 인해 그렇게 아름답듯이
-안재동, 내 안의 우주
[Code: 7065]
2017.02.20 02: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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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
[Code: 9003]
2017.02.20 02: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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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가 보니 나무들은
제가끔 서 있더군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숱한 사람들이 만나지만
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
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정희성, 숲
[Code: 7144]
2017.02.20 02: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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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니는 입으로 제법 괜찮은 산문을 쓴다.
그러나 그녀의 유일한 글쓰기는 여름 휴양지에서 보내온 엽서가 전부다.
엽서에는 매년 똑같은 약속이 적혀 있다:
돌아가면
이야기해줄게.
모든 것을.
이 모든 것을.

언니에 대한 칭찬의 말, 쉼보르스카
[Code: e999]
2017.02.20 02: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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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다리를 내려줘
내가 빠진 우물은 너무 깊은 우물이야
차고 깜깜한 이 우물 밖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보름달, 박성우
[Code: ef4d]
2017.02.20 03: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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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거 되게 소름(좋은 의미로) ㄷㄷ
[Code: 5028]
2017.02.20 03: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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졵나좋다...
[Code: 9c44]
2017.02.20 02: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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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Code: 1179]
2017.02.20 02: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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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내 몸에서 흘러나오는 호르몬을 억제할 수 없소
나는 자살할 수 있는 식물이 아니오
당신한테 다가갈 수도 떠날 수도 없었소
단지 관심을 끌고 싶었소
[Code: 785a]
2017.02.20 0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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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듬/정말 사과의 말
이건 전문이 ㄹㅇ..
[Code: 785a]
2017.02.20 0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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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린 등을 쓸어줄 어둠이 필요하다
[Code: a555]
2017.02.20 03: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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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붕간적으로 제목 좀 써주세효우ㅠㅠㅠㅠㅠ
[Code: 5028]
2017.02.20 03: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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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도 병인 양, 이현승
[Code: 695f]
2017.02.20 0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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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읍니다ㅠㅠㅠㅠ
[Code: 5028]
2017.02.20 0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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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멀리서만

찾아 나서지 않기로 했다.
가기로 하면 가지 못할 일도 아니나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그리움 안고 지내기로 했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그대가 많이 변했다니
세월 따라 변하는 건 탓할 건 못되지만
예전의 그대가 아닌 그 낭패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멀리서 멀리서만 그대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Code: 8c54]
2017.02.20 02: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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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았고 죽지 않았다
다만 지구라는 행성을 다녀갔을 뿐이다

오쇼 라즈니쉬의 묘비명
[Code: 84f9]
2017.02.20 02: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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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 좋은 시 ㄷㄱ
[Code: b9aa]
2017.02.20 03: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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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만났던 너의이름이
벚꽃잎의 색깔과함께 흩어지듯이
우리가 만났던 도시가 녹아내려
지구의 물이 되듯이

하재연/언제인가 어느곳이나
[Code: 520d]
2017.02.20 03: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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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졌다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란 대답을 보내었소
둘이 다 봄이란 말은 차마 쓰기 어려워서

이은상, 개나리
[Code: 19aa]
2017.02.20 03: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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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말씀하셨다.
너무 작은것들까지 사랑하지 말라고
작은 것들은 하도 많아서
네가 사랑한 그 많은 것들이
언젠간 모두 널 울리게 할테니까

나는 나쁜 아이였나 보다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음에도
나는 빨간 꼬리가 예쁜
풀라밍고 구피를 사랑했고
비 오는 날 무작정 날 따라왔던
하얀 강아지를 사랑했고
분홍색 끈이 예뻤던
내 여름 샌들을 사랑했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갈색 긴 머리 인형을 사랑했었고,
내 머리를 쓱쓱 문질러대던
아빠의 커다란 손을 사랑했었다.

그래서 구피가 죽었을 때,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샌들이 낡아 버려야했을 때,
이사를 오며 인형을 버렸을 때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그때마다 난 울어야 했다.

아빠 말씀이 옳았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간 날 울게 만든다

신지상지오 시인지 책의한구절인지는모르겠지만..너무 취저당해서ㅠ
[Code: 520d]
2017.02.20 0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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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황동규, 즐거운 편지
[Code: bc66]
2017.02.20 04: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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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 인생시.... 크....
[Code: 8b8a]
2017.02.20 03: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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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며
내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 나태주
[Code: f0a3]
2017.02.20 03: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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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버릴만큼
나를 사랑해줄 이는 누구인가?
누군가 나를 위해 바다에 빠져 죽는다면
그때 나는 돌에서 해방되어
생명으로, 생명으로 되돌아간다.

나는 술렁거리는 피를 그토록 갈망한다.
돌은 너무나도 고요하다.
나는 생명을 꿈꾼다, 생명은 아름다우므로.
용기 있게
나를 깨워줄 이는 없는가?

그리고 나에게 황금보다 귀한 것을 주는
생명 안에서 언젠가 되살아날 수 있다면
그때 나는 외로이
눈물을 흘리라, 나의 돌을 위해 눈물을 흘리리라.
나의 피가 포도주처럼 무르녹는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그 피로는 나를 가장 사랑해준 자를
바닷속에서 불러낼 수도 없는 것을.

릴케/석상의 노래
[Code: 49f1]
2017.02.20 03: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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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귀천
[Code: 520d]
2017.02.20 03: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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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ㄷㄱ
[Code: 34be]
2017.02.20 03: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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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어 있었는데
죽어서 봄날의 냇가를 걷고 있있는데
아, 죽어서 좋았는데
환했는데 솜털처럼
가벼웠는데
한강, 푸른 돌
[Code: f9ba]
2017.02.20 03: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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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귀신이다 산목숨으로서 이렇게 외로울 수는 없는 법이다

김경주 드라이아이스
[Code: 7fb6]
2017.02.20 22:28
ㅇㅇ
와 진짜 읽자마자 현실 소름돋았음...
[Code: e74b]
2017.02.20 03: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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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ㄷㄱ
[Code: 48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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