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어나더
서로 크기도 국력도 비슷한 두 나라가 있음. 두 나라의 왕비는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가졌는데 한쪽은 낳고보니쌍둥이였음.
쌍둥이를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 않는 그 나라에선 경축 해야 할 분위기에 찬물 끼얹은 듯 조용해짐. 결국 아이는 하나만 발표하고 뒤늦게 나온 하나(텀)는 시녀가 데려가 비어있는 궁에서 키우게함.
왕족은 왕족이기에 이름도 주고 가끔 모여서 식사도 했지만 가족같진 않겠지. 그냥 가끔 놀러오는 아저씨 아줌마와 그 아들 같을 거야. 처음엔 친구처럼 지내던 형제도 공부며 궁 밖이며 할 일도 많고 변두리 냉궁에 처박혀 눈에 띄지않게 생활하느라 허약한 텀은 신경쓰지 않게 됐음. 궁은 점점 사람 발길도 끊어지고 말 거는 이 하나 없는 텀은 조용히 책이나 읽으며 생활하고 있었음. 시간이 지나 18살이 되고 각자 결혼을 시켜야 하는데 왕 입장에선 텀이 문제임. 치우지도 쓰지도 못하는걸 어디로 보낼꼬? 그러다 비슷한 시기에 애를 가졌던 옆 나라가 생각남.
옆나라 왕자ㅡ탑ㅡ은 잘생긴 외모와 아우라를 갖고 태어나 일찍이 붓 대신 여인의 젖가슴을 쥐고 놀기 좋아하는 애였음
누구도 그 외모를 보면 침을 삼키고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경외심이 우러나와 머리를 조아리게 되서 국민들은 아무리 방탕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왕자라도 왜 우리 왕자 기를 죽이고 그래욧!하고 감싸기 바쁘겠지
하 뭐가 이렇게 길어져 아무튼 둘이 겨론함
탑은 원치 않던 결혼이기에 거나하게 술이나 들이켰음. 듣자 하니 박색해서 태어나자마자 유폐되듯 왕실 구석에서 길러졌다던 텀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붉은 천을 뒤집어 쓰고 그 안에서 자는지 죽었는지 꼼짝도 안하고 있었음. 술 따라주는 애교도 없는 재미없는 신부라고 생각하며 입을 삐죽인 탑은 얼른 시간이 지나가길 바랬음
밤이 되고 합방을 위해 천을 걷어야 하는데 손이 천자락을 쥐었다가 놨다가 한숨을 쉬었다가 난리임. 에라. 정 안되면 얼굴 위에 책이라도 엎어두자! 하고 천을 걷어 올리는데
ㅡ.....
ㅡ.....
둘은 처음 마주 봄. 텀은 탑처럼 수려한 이를 본 적 없고 탑 역시 같은 생각을 함. 술이 확 깬 탑은 놀라서 뒤로 물러나고 생각치 못하게 너무나 제 취향인 텀의 모습을 훑음. 내가 맘에 안드시나보다. 그렇게 생각한 텀이 마주보던 눈을 깔고 고개를 돌리자 탑은 그제야 옷 매무새를 다시 가다듬는데 자기 꼬라지를보니 음식은 게걸스럽게 먹에 (일부러 정 떨어뜨리려고) 음식 부스러기가 여기 저기 붙어 있고 술 냄새가 풀풀 나고 있었음. 부끄러움에 탑이 신혼방을 뛰쳐나오고 텀은 혼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안절부절하던 시녀 손에 끌려가 옷을 정리하고 혼자 잠듬
자신의 궁에 도착한 탑은 텀의 외모에 충격을 받아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음
ㅡ저하. 왜 그러십니까?
ㅡ오늘 결혼한 신부가...너무....
ㅡ소문은 저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리 뛰쳐 나오시는 건..
ㅡ너무 내 취향이야
ㅡ....
ㅡ봤어? 개이뻐
봤을 리가 있냐? 일찍이 관직에 올라 탑을 보살피며 함께 업무를 보던.. 인물 누구 넣지 너붕붕은 이 애새끼를 어쩜 좋냐고 생각하며 몰래 혀를 차고는 고뇌하는 탑을 두고 궁을나섰음
-왕자 저하 납시오.
아침. 옷을 갈아입고 아침 먹을 준비를 하는데 어제 저를 남겨두고 뛰쳐나간 남편이 들어옴. 아침부터 멀끔하게 차려입은 왕자는 위풍당당하게 들어오다가 텀을 발견하고 시선을 땅에 떨겼다가 천장을 봤다가 안절부절 하더니 목을 가다듬고 쭈뼛거리며 말을 했음.
-같이 식, 식사나 합시다.
말을 더듬은게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개진 탑은 입을 콱 깨물더니 바닥만 응시한 채 텀의 옆으로 와 앉음. 시종들이 식사를 나르는데 텀은 이것저것 예쁜 색감의 음식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는걸 구경하고 있고 탑은 가만있질 못해 엉덩이를 들썩였다가, 입술을 달싹였다가, 어깨 스트레칭을 하는 척 손을 슬쩍 가져다 댔다고 다시 거두었다가.. 아침부터 왕자에게 불려 어떤 옷이 나으냐 패션쇼를 봤던 너붕붕은 눈을 가늘게 뜨고 텀이 식사하는 걸 쳐다보느라 밥을 입에 다 넣지도 못하고 질질 흘리는 탑을 봤음.
-그.. 비의 나라에선 어떤 음식으로 주로 먹었습니까?
조용한 분위기를 깨고 탑이 최대한 멋있게 웃으며 물어봤음. 매력적인 입매와 더불어 자상하게 휘어지는 눈꼬리가 멋있다고 생각한 텀은 자신의 궁에서 살던 때를 떠올렸음. 텀이 살던 궁은 왕이 직접 관리를 했는데 종종 잊을 때가 많아 다른 곳에 전부 나눠주고 남은 음식들이 들어와 하루가 지나지 않았는데도 쉬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음. 제철음식이야 몇번 먹은 적은 있지만 하루하루 쌀 한톨, 감자 하나까지 계산해가며 먹어야 했던 처지라 일반적인 식생활 문화는 접해본 적이 없었음.
-.....
텀이 질문에 답을 못하고 곤란한 눈치이자 내가 먹는데 괜히 말을 걸었구나! 하고 심장이 떨어진 탑이 시무룩해져 고개를 돌려 자기 밥상을 쳐다봄. 눈치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거야ㅠ 오또케ㅠㅠㅠㅠ속으로 징징대는데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 탑을 보고 텀은 내가 맘에 안드시니, 심술을 부리시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됨. 아까의 매력적인 웃음도 비웃음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묵직해지고 체하는 기분이 들어 텀은 먼저 식사를 마침.
-내 아내 먹는 모습도 이쁘더라
-예에. 저하. 여기 도장 좀..
-차 마시는 손가락은 어찌 그리 우아한지.
-여기 사인 빠트리셨어요.
-비의 나라에서도 내가 잘생긴 얼굴이겠지? 붙어있는 나라니까 미의식이 그렇게 다르지 않겠지?
-알게 뭡니까. 오늘 한마디도 안하셨는데.
세상이 망한 것 같은 표정으로 충격 받은 탑이 너붕붕을 원망스럽게 쳐다봤음. 하지만 반박할 수 없던게 텀은 탑을 만나고 나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음. 내가 싫은건 아니야. 그렇게 말한 적 없잖아. 하고 울망거리는 탑이 결재서에 도장을 쿵쿵 찍었음.
내가 보고싶은건 이게 아니야~zip~
어색한 날들이 지나고 마음을 열 생각이 없어보이는 텀이 야속한 탑이 텀의 처소에 처들어가 술을 진탕 마심. 텀은 마시지 않고 탑이 마시는 걸 보고만 있는데 그 모습 또한 제 눈에는 아름다워 미치는 탑이 울먹이며 텀에게
-그대 눈에는 내가 아름답게 보이지 않소?
하며 이불킥할 대사를 침. 놀란 텀이 고개를 저어대자
-거짓말! 내 눈엔 그대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오. 하여 그대 얼굴만 보면 눈이 멀고 혀가 굳어 바보 천치가 되는데 그대는 그런 기미도 전혀 없고..
외 나 않죠아해? 광광울다가 혼자 지쳐서 잠든 탑을 어쩌면 좋나 고민한 텀은 언제나 왕자 곁에 있던 너붕붕을 부름. 그리고 어쩌면 좋겠나는 뜻으로 탑을 가르킴. 너붕붕은 기가 막혀서 일단 재우시는게 좋겠다고 시종들을 부르는데 동궁까지 가면 다음날 아침 지랄할게 뻔해서 그대로 텀의 침실로 데려감. 뒤따르다가 놀란 텀이 우물쭈물하자 모른척한 너붕붕은 그럼 내일 모시러 오겠다며 인사를 올리고 퇴청함.
하는 수 없이 같은 침대에 올라온 텀은 최대한 닿지 않게 누워 잠을 청하는데 맨날 비웃고 심술부렸(다고 생각되)던 사람이 있는데 잠이 쉽게 올리가 없음. 게다가 술냄새.. 초야를 치를 때 처럼 얼굴만 보고 도망갔던 날이 생각났음. 근데 아까 그 말은 무슨 뜻일까. 내가 말이 없어서 싫으신가.. 탑이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 할 수 없는 텀이었음.
그러던 중 제 침소와는 다른 향이 나 깬 탑이 고개를 돌려 텀과 마주 봄.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텀이 자기 옆에 누워 있는것을 보고 눈 돌아간 탑이 몸을 일으켜 조심스럽게 텀 얼굴을 쓰다듬음. 사색이 돼 놀란 텀이 뻣뻣하게 굳자 얼굴을 내려 입을 쪽, 하고 맞춤. 얼굴을 감싸던 손은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 가슴팍을 지나 허리춤을 진득하게 감싸 쥐는데 사람 손은 시종들 손 말고 타본 적 없는 텀이 놀라 탑 옷자락을 쥠. 그걸 어서 해달라는 신호로 받아들인 탑이 아예 텀 위로 올라타 본격적으로 혀를 얽고 하체를 부벼대는 탑에 겁에 질려 밀어내려고 하는데 그대로 밀리면 내가 무순을 왜쓰겠어
간소하게 입은 침의가 어느새 벗겨지고 하얗게 들어난 다리를 벌려 그 안에 자리잡은 탑은 향유를 밑에 붓고 조심스럽게 손가락 갯수를 늘려나감. 탑을 밀어내려고 낑낑대고 있던 텀은 손가락이 들어오자 몸이 굳어져 탑의 소매자락만 꼭 쥐는데 깊숙하게 들어오는 손가락에 무르익은 꽃봉오리가 터지듯이 아, 소리가 나옴. 내가 생시에선 들을 수 없는 소리로구나 하고 탑은 손가락을 빼고 자기 것을 천천히 넣기 시작함. 텀이 아파서 쌕쌕대자 손목을 잡고 머리위로 끌어올려 입을 맞춘뒤 천천히 허리짓을 하기 시작함.
-윽, 흐.. 응, 으응..
-어찌 우시오..
울음 소리에도 탑은 텀을 놓기 싫어서 눈물을 닦아주고 가슴팍을 물었다가 도톰한 you두를 만지작 거리기도 하고 손을 내려 텀의 것을 감싸쥐고 쓰다듬기도 하자 울먹거리던 소리가 점점 가빠지더니 탑 손안에 파정함. 잘 했다고 껴안아 올려 여기저기 쪽쪽댄 탑은 기진맥진한 텀을 뒤로 엎어놓고 허리를 꾹 누른 뒤 다시 재삽입한 뒤 어깨며 목덜미를 물고 빨며 2차전을 시작함.
다음 날 어딘가 개운한 기분으로 눈을 뜬 탑은 헐벗고 이불이 칭칭 감싸여 있는 텀을 보고 어제 그 일이 꿈이 아님을 앎. 단편적으로 뜨문뜨문 떠오르는 기억에선 자신의 옷자락을 수줍게 잡아오며 몸을 허락한 텀과 헐떡이는 모습조자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늠름하게 텀을 리드하던 저가 있었음. 텀을 마주보고 누워 헤벌레하던 탑은 텀의 긴 속눈썹을 한번 쓸어봄. 그 기척에 텀이 깨는데 움찔하더니 눈을 마주치지 못함. 부끄러워 그러는구나 하는데 텀의 기억 속엔 계속 당신 몸이 너무 아름답다. 너무 좋아서 무엇도 생각할 수 없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등등 술취한 발음으로 광광 울며 허리짓하던 탑밖에 기억 안남.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에 민망하기도 하여 눈을 마주칠 수가 없는데 탑이 다 안다는 듯이 꼭 껴안더니
-내 우리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을 정식으로 사과하오. 그대가 너무 아름다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소.
라고 말함. 근데 그거 어제도 말한 내용이었음. 알았으니 그만 말하라는 뜻으로 고개만 끄덕끄덕거리는데 얌전히 안겨있는 텀이 감격스러워 눈물이 비집고 나옴. 남몰래 훌쩍인다는게 텀을 껴안고 있던 상태여서 텀은 다 들리조...
나중에 왕비랑 왕이랑 만나 왕자 어렸을 때 흑역사를 듣는데 지금이랑 별반 다를 바 없이 부끄러움은 남의 몫이었던 사람이구나 느끼는 텀이면 좋겠다. 민망한 탑이 비의 어렸을 적 얘기도 해달라고 조르는 통에 옛날 얘기해주는데 전부 광광 울며 며늘아가ㅠㅠㅠㅠㅠㅠㅠ이것도 먹어보렴ㅠㅠㅠㅠㅠㅠㅠ우리 다음엔 꽃놀이가자꾸나ㅠㅠㅠㅠㅠㅠ하는 시댁시구들 보며 이 집 사람들은 눈물 많은게 유전인가 생각하면서 싫지 않다고 생각하는 텀 보고싶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