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7685545
view 105
2024.10.10 21:27
<쿼바디스; 날치알은 왜 날지못하는가> - 유1형진


공중파 방송의 가장 선정적인 프로그램인 아홉시 뉴스가 방영되는 시간 ; 지구의 북반구 어느 반도에 사는 아줌마는 마늘을 까기 시작했다 지구의 가장 적나라한 부분을 후벼서 통조림으로 만들어 파는 자들에 대한 테러 공격이 감행되던 날이었다 테러리스트들이 보내온 비디오 필름을 연속해서 보여주며 뉴스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데 때마침 퇴근하여 들어오는 남편 ; 여보 오늘은 갈치가 아주 싱싱해 늘 상한 갈치들에게 린치를 당하고 들어오는 남편이 다리를 벌린 채 마늘을 까고 있는 마누라를 보며 흥분하여 말했다 싱싱한 갈치라고 다를 게 뭐 있겠어요? 어차치 마늘을 넣고 조리면 그 은빛은 죽고 말 텐데 ; 갈치들이 미쳐 날뛰는 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어부들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태양을 보며 외쳤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 주님이 어디로 가거나 말거나 북반구 어느 반도에 사는 아줌마는 퇴근한 남편을 두고도 은근히 마늘만 까고 있는데 ; 당신 양말은 왜 매일 뒤집어 신고 다니는 거예요! 뒤집어진 남편의 양말에 대한 은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지구의 북반구 어느 반도에 사는 아줌마는 여전히 마늘만 깐다 혼자 날치 알이 얹힌 김초밥을 저녁으로 먹고 들어온 남편 ; 그런데 날치 알은 왜 날지 못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