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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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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자체가 독학으로 모작해가면서 그림을 익혀서 당대 최고의 산수화가 중 한명으로 평가받았던 사람임
동시기 문헌들 보면 사임당의 산수가 탁월하다는 평가들 쉽게 찾을 수 있었음
전해지는 작품들을 보면, 기록대로 조선전기 안견체 산수 흐름을 따르면서도 절파 화풍을 받아들여 독자적인 필치를 구사한 특징이 돋보임
이걸 후대엔 ^여성적 섬세한 필치^라고 뭉뚱그려버림ㅋㅋㅋ

그리고 사임당은 동시기 문인산수화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었음.
그게 조선 후기 특히 노론계 집권기에 사임당의 성녀화가 진행됐고, 유교씹선비들 눈에 가암히 여자가 웅대한 자연을 유람하는 기상을 품은 산수화로 고평가받았다는걸 존나 맘에 안들어함
결국 송시열을 필두로 사임당 산수화를 위작으로 몰아가며 소박한 마당을 가꾸고 관찰하는 ‘초충도’ 장르를 보다 부각시킴
당대 노론계 인사들은 대대로 <여성문인 산수화가 사임당>을 <대학자 율곡을 낳은 어진 모친> 으로 프레이밍하는 대규모 이념작업을 펼쳤음

이런 조선 전기-후기의 대표적인 사임당 비평 문헌을 비교해보면

전기)
“ 지금 동양(東陽) 신씨(申氏)가 있는데,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 포도(葡萄)와 산수(山水)는 한 때에 절묘하여 평하는 사람들이, ‘안견(安堅) 다음 간다’ 하였다. 아, 어찌 부인의 필치(筆致)라 해서 소홀히 해서야 되겠으며, 또 어찌 부인이 마땅히 할 일이 아니라 하여 책망할 것인가.”
<패관잡기 4권>, 어숙권

후기)
“손가락 밑에서 표현된 것으로도 오히려 능히 혼연히 자연을 이루어 사람의 힘을 빌어서 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하물며 그가 낳은 아들은 어떻겠는가, 과연 그 율곡 선생을 낳으심이 당연하다”
<송자대전> 사임당화난발, 송시열

🤏그리고 송자대전이란 제목 진짜 자의식미쳐날뛴다
여기서 ’안견 다음간다‘라는 평을 분석해보면, 우선 조선 전기 산수화풍의 전형(안견체)을 구축했다는 평가와 함께 안견의 대표작은 다들 아는대로 몽유도원도임.
이 몽유도원도는 단순한 산수화를 넘어 안평대군의 지시로 그렸던 조선초기 왕족의 이념을 담은 회화고 안견은 그런 그림을 그린 화격높은 인물으로 인정받았음.
그 이름이 살아서 활동하던 여성 문인화가에게 붙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격이 높은 인물이었는지 알 수 있음

암튼 조선후기 왜곡을 지나 일제강점기 쪽본에서 들여온 ‘양처현모’ 라는 여성상을 ‘현모양처’로서 조선에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이미 수백년간 왜곡되어 온 사임당의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고착화시켜버림
이후 현대에 이르러서도 팍정히독재정권기 이념화 작업의 수단으로 ‘현모양처 사임당’ 과 ‘구국영웅 이순신’ 이 사용됨
침략자 몰아낸 구국장군-어진 현모양처 프레임 누가 썼는지 ㅈㄴ명확하지ㅅㅂㅋㅋㅋ

https://www.shin🐝segaegroupnewsroom.com/17911/
읽기 쉽게 정리된 글 하나 첨부하고 감
이런 평가절하가 쌓이다보니 5만원권 이슈 당시 유관순 의사와 대비되어 사임당을 ‘애 잘키운 아줌마가 대표 여성위인이냐‘ 라는 비하도 받았지만, 근래에는 점차 사임당을 조선 전기 뛰어난 문인화가로서 복권시키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