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125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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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23:40
아니, 대령 집무실 창틀에 하얀 다람쥐가 있어서 매버릭이 온 줄 알고 가까이 갔더니 눈다람쥐가 한줄로 늘어서있는게 아니겠어? 이게 뭔가 하고 피식 웃는데 흑요석같은 까맣고 예쁜 눈도 최대한 구현해놓고 앙증맞은 작은 손에 꼬리모양까지 살린 눈다람쥐를 본 아이스가 참 잘 만들었다고 감탄하는 순간 뭔가 어깨에 내려앉으면 좋겠다.
어깨 바로 아래로 손을 올리면 의기양양한 하늘매람쥐가 내가 만들었는데 멋지지 않냐고 자랑하듯 삐욱삐욱삑삐욱 거려라. 근데 삐우욱거리는 하늘다람쥐가 축축해서 아이스가 "오늘 휴가라고 새벽같이 구스네 간다고 나가서 여지껏 만든 거야?" 하며 손수건으로 감싸주려는 순간 아주 작고 귀여운 재채기소리가 들리면 좋겠다. 심각해진 아이스가 "피트..." 하면 하늘매람쥐가 아니라고 하려는듯 손을 젓지만 뒤이어 재채기 소리가 두어번 더 이어지면 포기한 하늘매람쥐는 아이스의 손수건에 몸을 맡기고 얌전해질듯.
그럼 아이스는 손수건으로 곱게 감싼 하늘다람쥐를 잠시 책상에 내려놓고 나가서 핫초코 한 잔을 뜨겁고 진하게 타오더니 "여기 좀 기대서 몸 녹이고 마셔. 털이 마르면 감기는 안 들 거야." 하면 코 훌쩍대던 하늘매람쥐가 알겠다는냥 삑! 거림. 아이스는 손수건을 앞에 조금 대고 뜨끈한 머그컵을 감싸듯 끌어안은 하늘다람쥐의 등을 슬슬 쓸어주며 서류를 보기 시작해. 노곤해진 하늘매람쥐가 핫초코를 마시지도 못하고 스르륵 잠들면 서랍에서 매람쥐 전용 침대를 꺼내 안에 넣어준 아이스는 살짝 식어버린 달디단 음료를 마시며 점심은 잠깐 나가서 먹고와야겠단 생각을 잠시 하다가 다시 업무에 집중할 것 같다.
이런 일이 있었던 어느 겨울날이 보고싶다. 그리고 감기걸린 매버릭 소령은 사흘 더 병가를 냈고, 그사이에 눈이 다 녹은 활주로를 보면서 이것도 다 내 계획의 일부였다고 코 훌쩍이다가 다 좋으니까 비행은 내일부터 하라는 아이스의 애정어린 잔소리를 듣는 모습도 보고싶고, 잔소리하던 아이스가 감기 옮아서 주말에 매버릭이랑 나란히 콜록거리다가 감기약 먹고 주말 내내 자는 것도 보고싶다. 주말내내 푹 쉰 두 사람은 월요일에 멀쩡한 모습으로 출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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