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12246708
view 847
2024.11.24 11:15
만나는데 그게 서벌수인 아이스면 좋겠다.
일요일이라 슬라이더는 가족들 보러 가서 밤늦게나 오고 그래서 간만에 집에서 수인화해갖고 쉬어볼까 하던 아이스는 "야, 아이스. 집에 있냐? 나 드라이버 좀 빌려줘." 하는 목소리에 움찔함.
매버릭?? 드라이버?? 그건 저쪽 수납장에 있긴한데...
서벌아이스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야!! 없냐? 슬라이더가 얘는 있다고 했는데... 아, 역시 여기에 열쇠가 있네." 하는 소리가 들리더나 문이 열림. 갑자기 열린 현관문에 서벌이 당황해서 굳고, "얜 군인이란 놈이 보안은 왜 이렇게 허술...고양이?" 하고 문열고 들어오던 매버릭도 얼어라.
사람 하나랑 서벌 하나랑 말 없이 쳐다보는데, 먼저 눈을 깜빡거린 매버릭이 "야옹아, 이리 와봐. 엉아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하면서 자리에 앉아서 주먹을 슬그머니 내밀면, 나는 서벌수인이고 고양이가 아니며 너는 나보다 어리고 남의 집에 몰래 들아오는 건 나쁜 짓이야 라고 해야할 아이스는 평범한 고양이인척 슬며시 다가가서 매버릭의 손냄새를 맡는듯하더니 몸을 부비겠지.
그럼 매버릭이 환하게 웃으면서 "야옹아, 너 되게 귀엽다." 하면서 서벌의 머리를 만져주더니, 이내 자기 품에 반쯤 기댄 서벌을 안고 자리에 앉아서 쓱쓱 쓰다듬어. 짝사랑 상대가 이런 현란한 손기술을 가졌다니...라면서 녹아내린 서벌아이스가 골골송을 부르면, 매버릭은 편한 자세로 고쳐 앉아서 "야옹이 기분 좋구나. 큰 고양이라 골골송도 크게 부르네. 우리 이쁜 야옹이, 혼자 집도 잘 지키고 최고의 고양이네." 하고 칭찬도 막 함.
웅먀앙냐아앙거리며 나는 서벌이라고 고양이가 아니라고 말하다가도 쓰다듬어주는 손길이 너무 좋은 서벌아이스는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음. 매버릭은 품 안에서 잠이 든 고양이를 보고 "집 보느라 힘들었나보네. 아이스는 이런 예쁜 애를 두고 어디 간 거야?"라고 하며 움직이려다가 저를 꼭 껴안는 앞발에 "오면... 깨우겠지, 뭐." 하면서 팔을 뻗어서 소파의 쿠션을 가져와 베고서 서벌을 쓰다듬으며 낮잠을 잘 것 같다.
그리고 매버릭이 잠에서 깼을 때는 아이스의 침대 위겠지. 놀란 매버릭이 벌떡 일어나서 거실로 나오면 요리하던 아이스가 "일어났어? 거실 바닥에서 자길래 침대에서 재웠어. 배고플텐데 여기 앉아, 같이 먹자."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권함. 매버릭은 자리에 앉아서 제 앞에 놓인 오렌지주스 마시며 "고양이는? 우리 야옹이 어디갔어?" 하고 물었고, 아이스는 "그 고양이 우리 부모님이 키우는 앤데 오늘 잠깐 봐주기로 했거든. 아까 와서 데리고 가셨어." 하며 진실과 거짓을 적당히 섞어서 말해줌.
매버릭은 아쉬워 하면서 "울음소리도 귀엽고 귀도 되게 귀여운 왕커서 왕귀여운 고양이였는데!!! 사진 찍어놓을걸!! 걔 이름이 뭐야? 야옹이 다음엔 언제 또 와? 진짜 그 큰 녀석이 골골거리는 거 너도 들어봤어야했다고! 먕먕대는 것도 귀여운 녀석인데... 심지어 그 짤똥뭉툭한 꼬리도 되게 귀여웠다고." 하면 얼굴이 조금 붉어진 아이스가 "다음에.. 다음에 또 오면 너 부를게."라 답을 해. 매버릭은 그 말에 꼭 부르라고 나 고양이 진짜 좋아하는데 걔처럼 크고 귀엽고 나한테 앵기는 놈은 처음 봤다고 나 안 부르면 니 락커의 코코넛제품 싹 쌔빌 거리고 말했고 아이스는 알겠다고 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일단 수인모습으로 친해져서- 라고 하며 차근차근 친해져서 진도 뺄 계획을 세워.
그런데 저녁 먹은 매버릭이 돌아간 후 살짝 긴장을 풀었던 아이스가 "아 맞다!!! 야!! 나 드라이버 좀!!!" 하면서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매버릭 때문에 놀라서 머리 위에 귀가 튀어나오고 꼬리펑 된 모습 들키면 좋겠다.
https://hygall.com/612246708
[Code: b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