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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9 17:53
키요이 졸업하고 공무원 되는 게 꿈이었던 어머니 소원 대로 공무원 준비하다가 교도관이 됨. 교도관 하면서 이제는 잘 기억도 안 나는 왕따 시켰던 애 얼굴을 떠올린 적이 있었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났음. 수감자 중에 학교 폭력으로 범죄에 빠지거나 그 트라우마 때문에 죄를 짓고 감옥에 온 아이들을 보니 괜스레 마음이 무거웠음.
키요이는 그래서 자기보다 어린 애들한테 좀 더 유했음. 그 외에는 재소자들 사이에서 무섭다고 소문남. 저 얼굴로 연예인이나 하지 왜 교도관 하면서 사람 괴롭히냐고. 키요이 예쁜 얼굴만 보고 달려든 몇 놈은 팔이 꺾이거나 가운데 다리 맞아본 이후로는 키요이만 보면 구석에 숨기 바빴음. 팔이 부러지거나 빠지거나 잘못하면 가운데 다리에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었음.
키요이상, 그거 들으셨어요?
뭐?
좀 특별한 재소자가 우리 감옥으로 이송되어 온거요.
특별? 연쇄살인범이라도 이송 된 거야?
그건 아닌데요.
키요이 오늘 따라 말을 돌리는 후배를 보며 인상 씀.
이상성욕자나 심각한 마약 중독자야?
아니요. 그 키요상이 말한 범죄자들 조차 무서워서 말 안 건다고 해요.
정신이상자야?
그거랑도 달라요. 그 직접 보시면 아시는데. 예전에 왕따 당했던 트라우마가 좀 있나봐요. 진짜 묘하게 음침하고 그래서 다들, 그래 기분 나쁘다고 했어요. 그 음침함이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다고요.
음침?
키요이는 음침하다는 말에 뭔가가 떠오를 거 같았지만 생각이 나지 않음.
직접 보시면 아실 거예요!
뭔가 후배가 신나 보여서 키요이는 꿀밤을 때림. 흉악 범죄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재소자가 많아서 항상 조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했음.
그보다 기분 나쁘다고..?
키요이 뭔가 기억이 나려고 하는데 나지 않아 답답했음.
키요이상, 이 방 입니다!
후배에게 주의를 주려던 키요이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고개도 들지 않고 붙박이처럼 박혀 있는 남자를 쇠창문의 틈으로 보았음.
설마..
키, 키요이상 왔다!
키요이에게 당했던 몇 험악하게 생긴 재소자들이 음침한 남자를 피해 구석으로 숨자 음침한 남자가 고개를 들었음. 새카맣고 큰 눈동자. 은근히 크고 다부진 몸. 눈을 가릴듯 말듯한 앞머리. 그리고 딱 한 번 보았던 그 열기 어린 눈.
키요이는 저 타는 듯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뜨겁게 열이 오르는 눈을 기억하고 있었음. 고등학교 시절 딱 한 번 봤지만, 몸에 낙인이나 주술처럼 새겨지는 느낌이 싫었던, 그래 묘하게 떨리면서도 기분 나빴던 그 눈.
히라?
키요이는 낮게 히라의 이름을 불렀음. 처음 가볍게 심부름을 시키기만 했던 히라 카즈나리. 시로타 무리가 기분이 좋지 않던 어느 날 왜 히군만 때리지 않냐며 시비를 털던 그날. 키요이도 연예인인 제 꿈과 공무원이 되라는 어머니 꿈 사이에서 조금 다투까지 했던 그날. 어머니가 연예인이 되고 싶은 꿈을 반대한 이유가 동생들을 위해서 였다는 걸 알게 되어, 어머니의 애정이 동생들에게 쏠리기만 했다고 생각했던 철 없던 그날. 정말 기분이 저끝까지 구렁텅이에 처박혀 나빴던 그날, 키요이는 지금까지 히라에게 확인하지 못한 걸 확인했음. 키요이는 매일 집요하게 자신만 따라 붙고 바라보는 히라의 눈 때문에 히라를 때리지 못하고 있었음. 키요이는 옆에서 조용히 자잘한 심부름을 하려고 서 있던 히라의 앞머리를 까고 히라의 눈을 확인했음.
너무나 뜨겁고 손대면 타버릴 거 같으면서도 따뜻한 눈빚. 세상에 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한 눈을 한 히라를 보며 키요이는 히라가 어쩌다 단 둘만 남았을 때 한 말이 떠올랐음. 키, 키요이군, 아, 아니, 키, 키요이 키레. 키요이는 항상 그런 눈을 찾고 있었지만 이때는 가슴의 두근거림이, 기분 나쁨과 소름끼침이 사실 겁나고 무섭기도 해 혐오감 같은 거라고 생각했고 시로타 무리와 이날을 기점으로 히라에게 입에 담기 힘들정도로 폭력을 가함. 그리고 다시는 기분 나쁘니까 저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말랐고 했음. 히라는 이 일 이후로 다시는 그런 눈으로 키요이를 본적이 없었음. 키요이와 시로타 무리는 반이 달라져도 히라를 찾아가서 괴롭혔고 졸업 전 한 학기를 남겨 놓고서야 다른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학생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얘기에 히라를 괴롭히는 걸 그만뒀음. 곧바로 다음날 다 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히라를 잊어버림. 히라는 그럼에도 그런 키요이 곁을 멀리서 맴돌았음.
키요이는 히라에 대해 전부 떠올렸고 어떻게 히라를 잊을 수 있었는지 그동안 왕따로 인해 감옥에 들어온 애들을 돌봐오면서도 히라를 새카맣게 잊을 수 있었는지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에 구역질이 올라올 거 같았음.
키요이는 자신이 진짜 키요이가 맞는지, 그래 환상이나 환영은 아닌지 확인하는 듯 하면서도 그때와 다를 바 없는 히라의 눈을 보며 오물 같은 감정에서 빠져나와 생각함. 그 어린 날 지금처럼 가슴이 뛴 이유는 자기가 찾던 사람, 찾던 눈빛을 찾았기 때문이었음. 하지만 막상 진짜로 그런 광기 어린 눈빛을 마주하니 무서웠고, 하필이면 어머니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걸 다시금 인식했던 날이라 미숙했던 자신은 히라의 눈을 믿지 못하고 때렸던 거였음. 그 뒤로 더 심하게 때린 이유는 그 다음날 히라가 그 눈빛을 한 번만 더 보여주면 자신의 기분이 뭐였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는데. 히라가 죽어도 아무것도 상관 없다는 이제 저 같은 건상관 없다는 죽은 눈만 해서 미친놈 같지만 상처 받았던 거였음.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한 건 저였으면서도, 다시 그 눈으로 바라봐 달라고 한 적도 없으면서, 그런 눈을 했던 너니까 자신이 다시 명령하지 않아도 그 눈을 한 번쯤은 해보이겠지 싶었던 거였음. 뭘 믿고 그렇게.
다시는 그 눈을 해보이지 않는 히라가, 키레 라고 말하지 않는 히라가 미웠고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채 그 눈을 다시 보여 달라고 한 번이면 된다며 속으로 수없이 속삭였음. 키요이는 기가막혔음. 왕따로 옥상에서 뛰어내린 학생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히라를 그만 괴롭히자는 의견을 내고는 완전히 히라를 머릿속에서 삭제 해버렸음. 그러니까 아주 잠깐 히라 카즈나리에게 보았던 그 눈, 그 태도, 그 작은 일말의 희망에 더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포기하고 버려버렸던 것임.
키, 키요이? 드디어 만났다
키요이는 뺨을 꼬집고 살짝 친 후 예전과 다르지 않게 똑같이 뜨거운 눈으로 어수룩하게 절 보며 살짝 입 꼬리까지 올려 말하는 히라를 보며 말함.
하?
키요이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음. 시로타가 얼마 전 술을 먹으며 철없고 무지했고 죄 많았던 과거를 용서받고 싶다며 얘기한 히군이 떠올랐음. 시로타 조차 누군지 기억 못했던 키요이는 갑자기 전화를 한 시로타와 만났음. 시로타가 말했던 히군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름. 시로타는 직접 만나니 기억이 났고 그때 조차도 키요이는 히군이 누군데 하며 그저 술주정을 늘어놓는 시로타의 말을 동창이란 이유로 들어줬음. 어쩜 직업병이 기인한 것일수도 있었음. 가끔 재소자들의 넋두리를 들어줄 때가 있었으니까. 시로타 말에 의하면 히라가 한 학기를 반쯤 남겨뒀을 때 자퇴를 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났음. 그 뒤로도 키요이가 괴롭히던 셔틀이 누구나며 시로타가 정보를 흘려 자퇴했음에도 괴롭히는 애들이 몇번이나 있었다고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음. 키요이는 생각함. 자신도 그렇지만 그래놓고 용서 받으려는 시로타도 양심 없는 미친 놈이라고. 그러고 보니 어머니의 바람, 그리고 누군가를 괴롭혔던 기억 때문에 시종일관 브라운이나 사람들 눈에 띄는 연예인이 되지 않았던 건데 그것 조차 잊고 있었음.
키요이는 이제야 제 마음을 깨달은, 히라 카즈나리를 가장 잔인하게 왕따 했던 가해자이자 혼자서 상처 받았던 병신 같은 저와 그 후 어찌 된지는 몰라도 왕따 트라우마 때문인지 아니면 시로타나 저로 인해 히라 카즈나리에게 몰려든 또다른 가해자 때문인지 죄를 짓고 감옥에 온 히라가, 그러고도 무슨 사고를 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직 저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고를 쳐서 악명 높다는 이 감옥까지 이송 되어 수감된 히라가 제일 미쳤다고 생각함.
흠, 키요이상 혹시 아는 분 이십니까?
후배의 말에 히라의 눈동자가 흔들렸음. 히라는 시로타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던 쓰레기 중에서 끝까지 자신을 물고 심심하면 찾아와 괴롭혔던 놈이 지은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오게 되었음. 다행히 그 놈의 죄가 밝혀졌지만 그 놈이 히라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함께 수감 되었음. 하필이면 같은 방에 배치 되었고 히라는 감옥에 갇혀서도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음.
그러던 중 히라는 나름 악명 높은 감옥 중 한 곳에 요즘 괜찮은 교도관이 있다는 교도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됨. 그 교도관의 이름이 키요이 소라는 것도. 히라는 감옥에서도 계속 되는 폭력과 괴롭힘에 생을 마감할 준비 중이었음. 하지만 키요이 이름에 또 다시 교도관들이 점검을 마치고 사라지자 자신을 또 때리고 입에 담지 못할 욕과 모욕을 주는 남자를, 키요이가 교도관이 되고도 남을 시간만큼 괴롭힌 쓰레기에게 죽기 위해 손에 쥐고 있던 것을 휘둘고 주먹으로 반 시체로 만들었음. 히라는 이때 역시나 키요이는 자신의 신이라고 생각함. 키요이 덕분에 구원 받고 스스로를 도울 수 있었음. 쓰러진 남자 덕에 이제 키요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함. 신이 궤도를 수정해 불쌍한 자신에게 딱 한 번 키요이를 만날 기회를 주시지 않았을까 하고.
히라가 반쯤 죽여 놓은 놈이 뭔가 영 수상 쩍었는지 사건을 다시 조사하던 형사가 히라 소식에 감옥으로 왔고 히라와 면담함. 히라는 형사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악명 높은 그 감옥으로 보내달라고 함.
히라는 죽기 전에 키요이를 봤으니 소원이 없었음. 그저 감히 다시는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키요이의 말을 죽기 전 욕심으로 어겼지만 잘못한 것을 알기에 서서히 눈의 열기를 떨어트려야하나 싶었음.
어.
키요이의 한 마디에 히라 눈의 열기가 돌아옴.
미, 미안 기, 기분 나쁘지.
하지만 금방 히라가 고개를 숙임. 이제 정말 죽어서도 키요이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면 안 되니까. 히라는 형사가 반쯤 죽여 놓은 사람도 오랜 세월 괴롭힘을 당해왔던 거고 억울하게 죄까지 뒤집어 쓴 거니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며 곧 집형유예나 무죄로 석방될수도 있다고 했지만 귀담아 듣지 않았음. 죽기 전 키요이를 한 번만 더 보는 것. 그것이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었음. 이제 더는 살고 싶지 않았음. 죽는 것, 그것이 키요이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고 죽는 것으로 변경되었을 뿐임.
히라 카즈나리, 나와, 면담이다.
키요이의 말에 후배가 괜찮겠나며 방의 문을 열음.
면담한 바로 그날 키요이한테 배치된 방에서 오해 다 풀고 사랑 확인하고 일도 바로 다 치룸. 키요이 히라 몸에 상처나 흉터 보고 우는데 히라 다른 건 징그럽다며 사죄해도 사실 키요이가 때린 건 어떻게 때린 건지는 몰라도 흉터 남은 거 별로 없고 희미해지려는데도 신의 흔적이라며 선택받은 거라며 신이 주신 표시라며 영광이라고 함. 그럴수록 키요이 더 울고 자기가 남긴 곳 확인하다가 히라한테 진짜 큰 흉터 남긴 놈 생각하는데 히라가 다른 놈 생각하는 거 싫다고 키요이가 이 상처 볼때마다 상처 입을 거 같으면 정말로 그놈 이번 생에서 없애겠다고 함. 그래서 키요이 히라 머리 치고 무슨 개소리냐고 상처 예쁘다고 울음. 히라 후에 크게 상처 남은 곳에 치료용 타투함. 키요이는 볼때마다 예쁘다고 하고 사진 작가 될 거니까 더 멋있다고 함.
히라 오해 풀려서 집행유예나 무죄 받아서 꽁냥꽁냥 잘 사는데히라키요이 답게 키요이는 신 히라는 신자로 키요이 히라 고생시켰지만 히라가 원하는 성격 그대로 염병첨병 잘 살음. 근데 히라가 도게자하고 무슨 짓을 해도 키요이 눈물 못 멈추는 날이 있는데 간간히 여전히 히라가 그동안 당한 일들 때문에 죽는 것에서 키요이 얼굴 보고 죽는 것으로 변경된 목표 잊지 못하고 키요이 앞에서 텅빈 눈으로 키요이 환영이지? 역시 신이 궤도를 제대로 변경했다고 죽으려고 함.
반대로 히라 교도관 죄수 키요이면 키요이도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너무 예뻐서 시기로 죄 뒤집어 쓰거나 아니면 사고친 동생 대신 감옥 옴. 근데 감정 없이 킬러처럼 냉정한 교도관인 히라가 첫눈에 키요이 보고 반해서 키요이한테만 특혜 주고, 핸드폰 사용, 건강식 넣어주기, 이불 더 넣어주기, 키요이 덮치려던 놈들 무력으로 화학적 거세 등 해주는데, 키요이 히라 눈빛 미친놈 같아서 어째서인지 밖 보다 감옥이 더 위험한 거 같다는 생각함. 그래서 혼자는 외롭기도 하고 VIP 독방 거절함. 근데 키요이 자신한테만 바보 같고 말 더듬고 신이니 뭐니 지껄이는 히라 싫지 않아서 뒤집어 쓴 죄 빨리 벗거나 동생이 했다고 밝힐까 함. 근데 히라는 사실 지금도 싫지 않아서 키요이 평생 자기만 보게 감옥에 가둬두고 싶다는 생각함. 키요이 나중에 히라가 감옥 자기 방에 저를 가둬두고 자기만 보고 싶어한 거 알아도 좋아함. 키요이도 금방 무죄나 뭐 이런 걸로 나오고 키요이 연예인되고 같이 염병첨병 잘 삼. 물론 첫날밤 감옥에서 보냄.
히라키요이
키요이는 그래서 자기보다 어린 애들한테 좀 더 유했음. 그 외에는 재소자들 사이에서 무섭다고 소문남. 저 얼굴로 연예인이나 하지 왜 교도관 하면서 사람 괴롭히냐고. 키요이 예쁜 얼굴만 보고 달려든 몇 놈은 팔이 꺾이거나 가운데 다리 맞아본 이후로는 키요이만 보면 구석에 숨기 바빴음. 팔이 부러지거나 빠지거나 잘못하면 가운데 다리에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었음.
키요이상, 그거 들으셨어요?
뭐?
좀 특별한 재소자가 우리 감옥으로 이송되어 온거요.
특별? 연쇄살인범이라도 이송 된 거야?
그건 아닌데요.
키요이 오늘 따라 말을 돌리는 후배를 보며 인상 씀.
이상성욕자나 심각한 마약 중독자야?
아니요. 그 키요상이 말한 범죄자들 조차 무서워서 말 안 건다고 해요.
정신이상자야?
그거랑도 달라요. 그 직접 보시면 아시는데. 예전에 왕따 당했던 트라우마가 좀 있나봐요. 진짜 묘하게 음침하고 그래서 다들, 그래 기분 나쁘다고 했어요. 그 음침함이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다고요.
음침?
키요이는 음침하다는 말에 뭔가가 떠오를 거 같았지만 생각이 나지 않음.
직접 보시면 아실 거예요!
뭔가 후배가 신나 보여서 키요이는 꿀밤을 때림. 흉악 범죄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재소자가 많아서 항상 조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했음.
그보다 기분 나쁘다고..?
키요이 뭔가 기억이 나려고 하는데 나지 않아 답답했음.
키요이상, 이 방 입니다!
후배에게 주의를 주려던 키요이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고개도 들지 않고 붙박이처럼 박혀 있는 남자를 쇠창문의 틈으로 보았음.
설마..
키, 키요이상 왔다!
키요이에게 당했던 몇 험악하게 생긴 재소자들이 음침한 남자를 피해 구석으로 숨자 음침한 남자가 고개를 들었음. 새카맣고 큰 눈동자. 은근히 크고 다부진 몸. 눈을 가릴듯 말듯한 앞머리. 그리고 딱 한 번 보았던 그 열기 어린 눈.
키요이는 저 타는 듯한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뜨겁게 열이 오르는 눈을 기억하고 있었음. 고등학교 시절 딱 한 번 봤지만, 몸에 낙인이나 주술처럼 새겨지는 느낌이 싫었던, 그래 묘하게 떨리면서도 기분 나빴던 그 눈.
히라?
키요이는 낮게 히라의 이름을 불렀음. 처음 가볍게 심부름을 시키기만 했던 히라 카즈나리. 시로타 무리가 기분이 좋지 않던 어느 날 왜 히군만 때리지 않냐며 시비를 털던 그날. 키요이도 연예인인 제 꿈과 공무원이 되라는 어머니 꿈 사이에서 조금 다투까지 했던 그날. 어머니가 연예인이 되고 싶은 꿈을 반대한 이유가 동생들을 위해서 였다는 걸 알게 되어, 어머니의 애정이 동생들에게 쏠리기만 했다고 생각했던 철 없던 그날. 정말 기분이 저끝까지 구렁텅이에 처박혀 나빴던 그날, 키요이는 지금까지 히라에게 확인하지 못한 걸 확인했음. 키요이는 매일 집요하게 자신만 따라 붙고 바라보는 히라의 눈 때문에 히라를 때리지 못하고 있었음. 키요이는 옆에서 조용히 자잘한 심부름을 하려고 서 있던 히라의 앞머리를 까고 히라의 눈을 확인했음.
너무나 뜨겁고 손대면 타버릴 거 같으면서도 따뜻한 눈빚. 세상에 저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한 눈을 한 히라를 보며 키요이는 히라가 어쩌다 단 둘만 남았을 때 한 말이 떠올랐음. 키, 키요이군, 아, 아니, 키, 키요이 키레. 키요이는 항상 그런 눈을 찾고 있었지만 이때는 가슴의 두근거림이, 기분 나쁨과 소름끼침이 사실 겁나고 무섭기도 해 혐오감 같은 거라고 생각했고 시로타 무리와 이날을 기점으로 히라에게 입에 담기 힘들정도로 폭력을 가함. 그리고 다시는 기분 나쁘니까 저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말랐고 했음. 히라는 이 일 이후로 다시는 그런 눈으로 키요이를 본적이 없었음. 키요이와 시로타 무리는 반이 달라져도 히라를 찾아가서 괴롭혔고 졸업 전 한 학기를 남겨 놓고서야 다른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학생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얘기에 히라를 괴롭히는 걸 그만뒀음. 곧바로 다음날 다 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히라를 잊어버림. 히라는 그럼에도 그런 키요이 곁을 멀리서 맴돌았음.
키요이는 히라에 대해 전부 떠올렸고 어떻게 히라를 잊을 수 있었는지 그동안 왕따로 인해 감옥에 들어온 애들을 돌봐오면서도 히라를 새카맣게 잊을 수 있었는지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에 구역질이 올라올 거 같았음.
키요이는 자신이 진짜 키요이가 맞는지, 그래 환상이나 환영은 아닌지 확인하는 듯 하면서도 그때와 다를 바 없는 히라의 눈을 보며 오물 같은 감정에서 빠져나와 생각함. 그 어린 날 지금처럼 가슴이 뛴 이유는 자기가 찾던 사람, 찾던 눈빛을 찾았기 때문이었음. 하지만 막상 진짜로 그런 광기 어린 눈빛을 마주하니 무서웠고, 하필이면 어머니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걸 다시금 인식했던 날이라 미숙했던 자신은 히라의 눈을 믿지 못하고 때렸던 거였음. 그 뒤로 더 심하게 때린 이유는 그 다음날 히라가 그 눈빛을 한 번만 더 보여주면 자신의 기분이 뭐였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는데. 히라가 죽어도 아무것도 상관 없다는 이제 저 같은 건상관 없다는 죽은 눈만 해서 미친놈 같지만 상처 받았던 거였음.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한 건 저였으면서도, 다시 그 눈으로 바라봐 달라고 한 적도 없으면서, 그런 눈을 했던 너니까 자신이 다시 명령하지 않아도 그 눈을 한 번쯤은 해보이겠지 싶었던 거였음. 뭘 믿고 그렇게.
다시는 그 눈을 해보이지 않는 히라가, 키레 라고 말하지 않는 히라가 미웠고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채 그 눈을 다시 보여 달라고 한 번이면 된다며 속으로 수없이 속삭였음. 키요이는 기가막혔음. 왕따로 옥상에서 뛰어내린 학생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히라를 그만 괴롭히자는 의견을 내고는 완전히 히라를 머릿속에서 삭제 해버렸음. 그러니까 아주 잠깐 히라 카즈나리에게 보았던 그 눈, 그 태도, 그 작은 일말의 희망에 더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포기하고 버려버렸던 것임.
키, 키요이? 드디어 만났다
키요이는 뺨을 꼬집고 살짝 친 후 예전과 다르지 않게 똑같이 뜨거운 눈으로 어수룩하게 절 보며 살짝 입 꼬리까지 올려 말하는 히라를 보며 말함.
하?
키요이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음. 시로타가 얼마 전 술을 먹으며 철없고 무지했고 죄 많았던 과거를 용서받고 싶다며 얘기한 히군이 떠올랐음. 시로타 조차 누군지 기억 못했던 키요이는 갑자기 전화를 한 시로타와 만났음. 시로타가 말했던 히군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름. 시로타는 직접 만나니 기억이 났고 그때 조차도 키요이는 히군이 누군데 하며 그저 술주정을 늘어놓는 시로타의 말을 동창이란 이유로 들어줬음. 어쩜 직업병이 기인한 것일수도 있었음. 가끔 재소자들의 넋두리를 들어줄 때가 있었으니까. 시로타 말에 의하면 히라가 한 학기를 반쯤 남겨뒀을 때 자퇴를 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났음. 그 뒤로도 키요이가 괴롭히던 셔틀이 누구나며 시로타가 정보를 흘려 자퇴했음에도 괴롭히는 애들이 몇번이나 있었다고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음. 키요이는 생각함. 자신도 그렇지만 그래놓고 용서 받으려는 시로타도 양심 없는 미친 놈이라고. 그러고 보니 어머니의 바람, 그리고 누군가를 괴롭혔던 기억 때문에 시종일관 브라운이나 사람들 눈에 띄는 연예인이 되지 않았던 건데 그것 조차 잊고 있었음.
키요이는 이제야 제 마음을 깨달은, 히라 카즈나리를 가장 잔인하게 왕따 했던 가해자이자 혼자서 상처 받았던 병신 같은 저와 그 후 어찌 된지는 몰라도 왕따 트라우마 때문인지 아니면 시로타나 저로 인해 히라 카즈나리에게 몰려든 또다른 가해자 때문인지 죄를 짓고 감옥에 온 히라가, 그러고도 무슨 사고를 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직 저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고를 쳐서 악명 높다는 이 감옥까지 이송 되어 수감된 히라가 제일 미쳤다고 생각함.
흠, 키요이상 혹시 아는 분 이십니까?
후배의 말에 히라의 눈동자가 흔들렸음. 히라는 시로타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던 쓰레기 중에서 끝까지 자신을 물고 심심하면 찾아와 괴롭혔던 놈이 지은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오게 되었음. 다행히 그 놈의 죄가 밝혀졌지만 그 놈이 히라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함께 수감 되었음. 하필이면 같은 방에 배치 되었고 히라는 감옥에 갇혀서도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음.
그러던 중 히라는 나름 악명 높은 감옥 중 한 곳에 요즘 괜찮은 교도관이 있다는 교도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됨. 그 교도관의 이름이 키요이 소라는 것도. 히라는 감옥에서도 계속 되는 폭력과 괴롭힘에 생을 마감할 준비 중이었음. 하지만 키요이 이름에 또 다시 교도관들이 점검을 마치고 사라지자 자신을 또 때리고 입에 담지 못할 욕과 모욕을 주는 남자를, 키요이가 교도관이 되고도 남을 시간만큼 괴롭힌 쓰레기에게 죽기 위해 손에 쥐고 있던 것을 휘둘고 주먹으로 반 시체로 만들었음. 히라는 이때 역시나 키요이는 자신의 신이라고 생각함. 키요이 덕분에 구원 받고 스스로를 도울 수 있었음. 쓰러진 남자 덕에 이제 키요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함. 신이 궤도를 수정해 불쌍한 자신에게 딱 한 번 키요이를 만날 기회를 주시지 않았을까 하고.
히라가 반쯤 죽여 놓은 놈이 뭔가 영 수상 쩍었는지 사건을 다시 조사하던 형사가 히라 소식에 감옥으로 왔고 히라와 면담함. 히라는 형사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악명 높은 그 감옥으로 보내달라고 함.
히라는 죽기 전에 키요이를 봤으니 소원이 없었음. 그저 감히 다시는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키요이의 말을 죽기 전 욕심으로 어겼지만 잘못한 것을 알기에 서서히 눈의 열기를 떨어트려야하나 싶었음.
어.
키요이의 한 마디에 히라 눈의 열기가 돌아옴.
미, 미안 기, 기분 나쁘지.
하지만 금방 히라가 고개를 숙임. 이제 정말 죽어서도 키요이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면 안 되니까. 히라는 형사가 반쯤 죽여 놓은 사람도 오랜 세월 괴롭힘을 당해왔던 거고 억울하게 죄까지 뒤집어 쓴 거니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며 곧 집형유예나 무죄로 석방될수도 있다고 했지만 귀담아 듣지 않았음. 죽기 전 키요이를 한 번만 더 보는 것. 그것이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었음. 이제 더는 살고 싶지 않았음. 죽는 것, 그것이 키요이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고 죽는 것으로 변경되었을 뿐임.
히라 카즈나리, 나와, 면담이다.
키요이의 말에 후배가 괜찮겠나며 방의 문을 열음.
면담한 바로 그날 키요이한테 배치된 방에서 오해 다 풀고 사랑 확인하고 일도 바로 다 치룸. 키요이 히라 몸에 상처나 흉터 보고 우는데 히라 다른 건 징그럽다며 사죄해도 사실 키요이가 때린 건 어떻게 때린 건지는 몰라도 흉터 남은 거 별로 없고 희미해지려는데도 신의 흔적이라며 선택받은 거라며 신이 주신 표시라며 영광이라고 함. 그럴수록 키요이 더 울고 자기가 남긴 곳 확인하다가 히라한테 진짜 큰 흉터 남긴 놈 생각하는데 히라가 다른 놈 생각하는 거 싫다고 키요이가 이 상처 볼때마다 상처 입을 거 같으면 정말로 그놈 이번 생에서 없애겠다고 함. 그래서 키요이 히라 머리 치고 무슨 개소리냐고 상처 예쁘다고 울음. 히라 후에 크게 상처 남은 곳에 치료용 타투함. 키요이는 볼때마다 예쁘다고 하고 사진 작가 될 거니까 더 멋있다고 함.
히라 오해 풀려서 집행유예나 무죄 받아서 꽁냥꽁냥 잘 사는데히라키요이 답게 키요이는 신 히라는 신자로 키요이 히라 고생시켰지만 히라가 원하는 성격 그대로 염병첨병 잘 살음. 근데 히라가 도게자하고 무슨 짓을 해도 키요이 눈물 못 멈추는 날이 있는데 간간히 여전히 히라가 그동안 당한 일들 때문에 죽는 것에서 키요이 얼굴 보고 죽는 것으로 변경된 목표 잊지 못하고 키요이 앞에서 텅빈 눈으로 키요이 환영이지? 역시 신이 궤도를 제대로 변경했다고 죽으려고 함.
반대로 히라 교도관 죄수 키요이면 키요이도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너무 예뻐서 시기로 죄 뒤집어 쓰거나 아니면 사고친 동생 대신 감옥 옴. 근데 감정 없이 킬러처럼 냉정한 교도관인 히라가 첫눈에 키요이 보고 반해서 키요이한테만 특혜 주고, 핸드폰 사용, 건강식 넣어주기, 이불 더 넣어주기, 키요이 덮치려던 놈들 무력으로 화학적 거세 등 해주는데, 키요이 히라 눈빛 미친놈 같아서 어째서인지 밖 보다 감옥이 더 위험한 거 같다는 생각함. 그래서 혼자는 외롭기도 하고 VIP 독방 거절함. 근데 키요이 자신한테만 바보 같고 말 더듬고 신이니 뭐니 지껄이는 히라 싫지 않아서 뒤집어 쓴 죄 빨리 벗거나 동생이 했다고 밝힐까 함. 근데 히라는 사실 지금도 싫지 않아서 키요이 평생 자기만 보게 감옥에 가둬두고 싶다는 생각함. 키요이 나중에 히라가 감옥 자기 방에 저를 가둬두고 자기만 보고 싶어한 거 알아도 좋아함. 키요이도 금방 무죄나 뭐 이런 걸로 나오고 키요이 연예인되고 같이 염병첨병 잘 삼. 물론 첫날밤 감옥에서 보냄.
히라키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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