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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ygall.com/601416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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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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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소라 조금 더 사뿐히 걸어야지. ”
“네 선생님.”
“소라 포크를 그렇게 잡으면 안 된다고 했잖니.”
“네 고칠게요.”
“역시 소라는 이런 옷이 제일 잘 어울려 그렇지?”
“네 저도 마음에 들어요.”
프릴이 달린 물빛 블라우스를 입은 소라는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 주인님을 향해 싱긋 웃어 보였어 사실 이 블라우스가 저에게 정말 어울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주인님이 좋아하시면 그걸로 된 거잖아 안 그래?
소라는 5살 때 지금의 주인님에게 입양되었다고 했어 아주 어릴 때라 기억이 나질 않지만 자신을 돌봐주는 유모도 가정교사 선생님도 소라가 행운아라고 했으니까 지금의 주인님이 거둬주신 걸 늘 감사하게 생각했지
소라가 먹고 입는 것 모두 수인에겐 분이 넘칠 만큼 아주 귀하고 좋은 거래
주인님이 소라를 이렇게나 아끼시니까
소라도 주인님이 원하는 대로 예쁜 여우가 되어야 해
늘 얌전해야 하고 크게 떠들면 안 돼
뛰어다녀서도 안되고 주인님이 계실 땐 여우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안돼 그가 골라준 옷만 입어야 하고 그가 허락한 책만 읽을 수 있어
이게 다 주인님이 저를 사랑해서 그런 거니까 소라는 뭐든 그래야 했지
이렇게 그가 시키는 대로 말을 잘 들으면 주인님은 자신을 무릎에 앉혀두고
“우리 소라는 예쁘기도 하지.”
라고 말해주어서 소라는 정말 기뻤어
하지만 늘 주인님을 만족시킬 순 없었지
어린 소라가 쥐기엔 무거웠던 커트러리를 식탁 밑으로 떨어뜨린 날 인상을 찌푸린 주인님은 그런 소라를 방에 가둬두고서 꼬박 하루를 굶겼어 식사예절이 엉망인 여우는 밥을 먹을 자격이 없다고 했지 그렇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선생님에게 식사예절을 다시 배우면서도 소라는 그저 자신의 실수로 인해 주인님이 화가 나신 게 겁이 났어
화가 난 주인님은 정말 무서웠거든
저택에 눈이 온 날 신이 난 소라가 그만 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여우로 변해 정원을 뛰어다녔던 적이 있었어
그날 밤 제멋대로 구는 여우는 혼이 나야 한다며 주인님께서
매를 드셨지 여린 종아리에 붉은 줄이 죽죽 생겨 아픔을 이기지 못한 소라가 여우로 변해 낑낑 거리자
주인님은 그런 소라를 더러운 것 본다는 듯 바라보다 다락방에 가둬버렸어
꼬박 일주일 동안 소라는 그곳에 갇혀지내야 했지
아픈 종아리엔 약도 바를 수 없어서 며칠 몸살이 났는데도 식사만 제공될 뿐 아무도 그런 소라를 살펴주지 않았어 이대로 여기서 잊혀지면 어쩌지 하는 공포에 떨다 악몽까지 시달린 다음날 초췌해진 몰골로 소라는 겨우 다락방에서 나올 수 있었어
“내 허락 없이 행동하면 이런 벌을 받는 거란다 소라. 알겠니? ”
“네.. 주인님 명심할게요.”
후들거리는 다리로 서서 주인님께 용서를 빈 소라는 드디어 저를 안아드는 품에 그대로 기절해 버렸어
그래도 다행이지 주인님의 화가 풀리셨으니까 말이야
그 뒤로 강박적일 만큼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애쓴 덕분에 다신 다락방에 갈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크고 작게 주인님께 혼이 나곤 했어 가끔은 정말 영문을 모를 때도 있었지 그럴땐 그건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그렇게 여겼어
그런 주인님의 유흥거리 중 하나가 파티였는데
꼭 파티에 초대받을 때면 소라를 예쁘게 꾸며서 데려가셨지
앞서 말했다시피 ‘예쁜’ 이란 기준을 여전히 알지 못하는 소라였으나 그가 마음에 들면 그걸로 된 거였어
속이 훤히 비치는 긴 셔츠만 입혀졌을 때도 소라는 조금도 수치스럽지 않았어 주인님이 고른 옷이었으니까 말이야 파티에 참석한 다른 분들도 그런 소라가 예쁘다며 칭찬해 주었으니까 오히려 기뻤지
그렇게 주인님의 사랑을 받던 여우는 13살이 되면서 부쩍 키가 컸어 성장기니까 당연했지 소라는 하루가 다르게 쭉쭉 자라는 자신의 몸이 신기했어 이렇게 계속 자라난다면 언젠가는 주인님만큼 커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부풀었지
하지만 주인님은 그런 소라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
키가 크고 뼈대가 굵어지는 소라를 보며 징그럽다고 했지
그 말에 여우는 충격을 받았어
저는 언제나 주인님의 예쁜 여우가 되어야 하는데
징그럽다니 다시 주인님의 마음에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다시 어려질 수는 없는 걸까?
싫어 더 이상 몸이 자라나는 게 싫어 예쁘지 않으면 안 돼 주인님이 화를 내실 거야 다시 다락방에 가기 싫어
다시 키가 작아지는 법을 몰랐던 소라는 그 뒤로 먹는 양이 부쩍 줄어들었어 적게 먹으면 더 이상 자라지 않을 것 같았거든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주인님의 애정은 떠난 뒤였지
울면서 매달리는 소라에게 그는 딱 잘라 말했어
이제 여우는 질렸대
그렇게 소라는 파양 당하고 말았어
파양당해 보호소로 돌아온 수인은 보통 충격에 빠져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앓았지만 소라는 정도가 더 심했지
심리 치료중에 제가 지금까지 주인님께 받았던 사랑은 잘못된 것이란 말을 들었거든
왜 그게 사랑이 아닌 거지 나를 예쁘다고 해주었는데
왜 아니에요? 제가 다시 예쁜 여우가 되면 사랑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더 이상 귀여운 여우가 아니라서 너무 커버려서 그래서 버림받는 게 아니면 저는 왜 버려진 거죠?
주인님이 나쁜 사람이라고요? 아니에요. 주인님은 좋은 분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 같은 수인에게 예쁘고 좋은 것만 해주셨단 말이에요... 제가 잘못해서 그런 거예요. 제가 나빠요.
하지만 이런 소라도 점점 그동안 제가 받았던 애정이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괴로웠어
제가 알던 세상은 모두 거짓이였대 주인님의 사랑도 제가 예쁨 받으려 한 모든 행동들도 전부
그저 나는 주인님에게 학대를 당해온 것뿐 거라고?
다른 수인들은 이렇게 지내지 않는다니
인생의 대부분을 부정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소라의 슬픔이 얼마나 컸겠어
보호소 직원들 모두 그런 여우를 안타까워했지만 달리 손쓸 방법이 없었어 소라가 모든 인간의 손길을 거부했거든 심리치료를 받을 때 외엔 그저 하루 종일 벽을 보고 누워 시간을 죽이는 게 다인 여우는 그렇게 꼬박 보호소에서 일 년을 보냈어
그동안 소라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은 전혀 차도가 없었지
매일같이 보는 사육사와도 친해지지 않은 소라니
보호소에선 사실상 소라의 입양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어
보통 10살이 되기 전 까지가 소동물 수인들의 입양 적정 나이니까 더 그랬지 소라 역시 이곳에서 일 년 동안 보고 들은 게 있으니 제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어
이렇게 입양이 되지 않고 15살이 되면 저는 보호소에서 일하는 대형 수인들처럼 보호소 일을 돕게 될거야
그런데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지?
차라리 15살이 되기전에 제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소라는 생각했어
“... 안녕?”
“....”
한편에 끝내려고 했는데 소라 과거가 좀 길어질 것 같아서 끊음
(٭°̧̧̧꒳°̧̧̧٭)
노부마치
12
“소라 조금 더 사뿐히 걸어야지. ”
“네 선생님.”
“소라 포크를 그렇게 잡으면 안 된다고 했잖니.”
“네 고칠게요.”
“역시 소라는 이런 옷이 제일 잘 어울려 그렇지?”
“네 저도 마음에 들어요.”
프릴이 달린 물빛 블라우스를 입은 소라는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 주인님을 향해 싱긋 웃어 보였어 사실 이 블라우스가 저에게 정말 어울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주인님이 좋아하시면 그걸로 된 거잖아 안 그래?
소라는 5살 때 지금의 주인님에게 입양되었다고 했어 아주 어릴 때라 기억이 나질 않지만 자신을 돌봐주는 유모도 가정교사 선생님도 소라가 행운아라고 했으니까 지금의 주인님이 거둬주신 걸 늘 감사하게 생각했지
소라가 먹고 입는 것 모두 수인에겐 분이 넘칠 만큼 아주 귀하고 좋은 거래
주인님이 소라를 이렇게나 아끼시니까
소라도 주인님이 원하는 대로 예쁜 여우가 되어야 해
늘 얌전해야 하고 크게 떠들면 안 돼
뛰어다녀서도 안되고 주인님이 계실 땐 여우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안돼 그가 골라준 옷만 입어야 하고 그가 허락한 책만 읽을 수 있어
이게 다 주인님이 저를 사랑해서 그런 거니까 소라는 뭐든 그래야 했지
이렇게 그가 시키는 대로 말을 잘 들으면 주인님은 자신을 무릎에 앉혀두고
“우리 소라는 예쁘기도 하지.”
라고 말해주어서 소라는 정말 기뻤어
하지만 늘 주인님을 만족시킬 순 없었지
어린 소라가 쥐기엔 무거웠던 커트러리를 식탁 밑으로 떨어뜨린 날 인상을 찌푸린 주인님은 그런 소라를 방에 가둬두고서 꼬박 하루를 굶겼어 식사예절이 엉망인 여우는 밥을 먹을 자격이 없다고 했지 그렇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선생님에게 식사예절을 다시 배우면서도 소라는 그저 자신의 실수로 인해 주인님이 화가 나신 게 겁이 났어
화가 난 주인님은 정말 무서웠거든
저택에 눈이 온 날 신이 난 소라가 그만 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여우로 변해 정원을 뛰어다녔던 적이 있었어
그날 밤 제멋대로 구는 여우는 혼이 나야 한다며 주인님께서
매를 드셨지 여린 종아리에 붉은 줄이 죽죽 생겨 아픔을 이기지 못한 소라가 여우로 변해 낑낑 거리자
주인님은 그런 소라를 더러운 것 본다는 듯 바라보다 다락방에 가둬버렸어
꼬박 일주일 동안 소라는 그곳에 갇혀지내야 했지
아픈 종아리엔 약도 바를 수 없어서 며칠 몸살이 났는데도 식사만 제공될 뿐 아무도 그런 소라를 살펴주지 않았어 이대로 여기서 잊혀지면 어쩌지 하는 공포에 떨다 악몽까지 시달린 다음날 초췌해진 몰골로 소라는 겨우 다락방에서 나올 수 있었어
“내 허락 없이 행동하면 이런 벌을 받는 거란다 소라. 알겠니? ”
“네.. 주인님 명심할게요.”
후들거리는 다리로 서서 주인님께 용서를 빈 소라는 드디어 저를 안아드는 품에 그대로 기절해 버렸어
그래도 다행이지 주인님의 화가 풀리셨으니까 말이야
그 뒤로 강박적일 만큼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애쓴 덕분에 다신 다락방에 갈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크고 작게 주인님께 혼이 나곤 했어 가끔은 정말 영문을 모를 때도 있었지 그럴땐 그건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그렇게 여겼어
그런 주인님의 유흥거리 중 하나가 파티였는데
꼭 파티에 초대받을 때면 소라를 예쁘게 꾸며서 데려가셨지
앞서 말했다시피 ‘예쁜’ 이란 기준을 여전히 알지 못하는 소라였으나 그가 마음에 들면 그걸로 된 거였어
속이 훤히 비치는 긴 셔츠만 입혀졌을 때도 소라는 조금도 수치스럽지 않았어 주인님이 고른 옷이었으니까 말이야 파티에 참석한 다른 분들도 그런 소라가 예쁘다며 칭찬해 주었으니까 오히려 기뻤지
그렇게 주인님의 사랑을 받던 여우는 13살이 되면서 부쩍 키가 컸어 성장기니까 당연했지 소라는 하루가 다르게 쭉쭉 자라는 자신의 몸이 신기했어 이렇게 계속 자라난다면 언젠가는 주인님만큼 커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부풀었지
하지만 주인님은 그런 소라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
키가 크고 뼈대가 굵어지는 소라를 보며 징그럽다고 했지
그 말에 여우는 충격을 받았어
저는 언제나 주인님의 예쁜 여우가 되어야 하는데
징그럽다니 다시 주인님의 마음에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다시 어려질 수는 없는 걸까?
싫어 더 이상 몸이 자라나는 게 싫어 예쁘지 않으면 안 돼 주인님이 화를 내실 거야 다시 다락방에 가기 싫어
다시 키가 작아지는 법을 몰랐던 소라는 그 뒤로 먹는 양이 부쩍 줄어들었어 적게 먹으면 더 이상 자라지 않을 것 같았거든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주인님의 애정은 떠난 뒤였지
울면서 매달리는 소라에게 그는 딱 잘라 말했어
이제 여우는 질렸대
그렇게 소라는 파양 당하고 말았어
파양당해 보호소로 돌아온 수인은 보통 충격에 빠져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앓았지만 소라는 정도가 더 심했지
심리 치료중에 제가 지금까지 주인님께 받았던 사랑은 잘못된 것이란 말을 들었거든
왜 그게 사랑이 아닌 거지 나를 예쁘다고 해주었는데
왜 아니에요? 제가 다시 예쁜 여우가 되면 사랑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더 이상 귀여운 여우가 아니라서 너무 커버려서 그래서 버림받는 게 아니면 저는 왜 버려진 거죠?
주인님이 나쁜 사람이라고요? 아니에요. 주인님은 좋은 분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 같은 수인에게 예쁘고 좋은 것만 해주셨단 말이에요... 제가 잘못해서 그런 거예요. 제가 나빠요.
하지만 이런 소라도 점점 그동안 제가 받았던 애정이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괴로웠어
제가 알던 세상은 모두 거짓이였대 주인님의 사랑도 제가 예쁨 받으려 한 모든 행동들도 전부
그저 나는 주인님에게 학대를 당해온 것뿐 거라고?
다른 수인들은 이렇게 지내지 않는다니
인생의 대부분을 부정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소라의 슬픔이 얼마나 컸겠어
보호소 직원들 모두 그런 여우를 안타까워했지만 달리 손쓸 방법이 없었어 소라가 모든 인간의 손길을 거부했거든 심리치료를 받을 때 외엔 그저 하루 종일 벽을 보고 누워 시간을 죽이는 게 다인 여우는 그렇게 꼬박 보호소에서 일 년을 보냈어
그동안 소라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은 전혀 차도가 없었지
매일같이 보는 사육사와도 친해지지 않은 소라니
보호소에선 사실상 소라의 입양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어
보통 10살이 되기 전 까지가 소동물 수인들의 입양 적정 나이니까 더 그랬지 소라 역시 이곳에서 일 년 동안 보고 들은 게 있으니 제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어
이렇게 입양이 되지 않고 15살이 되면 저는 보호소에서 일하는 대형 수인들처럼 보호소 일을 돕게 될거야
그런데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지?
차라리 15살이 되기전에 제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소라는 생각했어
“... 안녕?”
“....”
한편에 끝내려고 했는데 소라 과거가 좀 길어질 것 같아서 끊음
(٭°̧̧̧꒳°̧̧̧٭)
노부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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