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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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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다 공자의 어머니이자 선황의 내연상대였던 이루카 공작부인과 메구로 렌 황제의 첫사랑 하세가와 리코의 부친인 하세가와 백작은 내연관계이고, 하세가와 백작은 메구로 렌 황제에게 반역을 계획중인 스미다 공작가와 반황제파의 귀족들을 도와 메구로 렌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 뭐...그의 딸이자 렌의 연인이였던 하세가와 리코는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지금은 모르겠지만 하세가와 리코는 그 북부의 얼음의 황태자라고 불리었던 메구로 렌 황태자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이였다. 선황이 국익을 위해 서왕국에서 미치에다 슌스케를 데려오지만 않았어도 메구로 슌스케 황후가 아닌, 메구로 리코 황후가 이자리에 있었을 거란 이야기이다.

하세가와 백작가는 대대로 친황제파의 가문이었으니 차라리 힘도 뭣도 없이 제국으로 팔려온 미치에다 슌스케 왕자를 조용히 처리하고 딸을 황후로 만들어서 권력과 부를 쥐는 편이 더 빠르고 안정적이었을텐데. 마침 제국에는 왕족들과 귀족들을 노리는 길드들이 득실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였을텐데 굳이, 백작가가 반황제파에 들어가 반역도모라는 위험한 선택을 한 이유가 뭐였을까. 백작의 연인인 스미다 이루카 공작부인을 위해? 아니야, 그건 뭔가 부족해..... 설령 쿠데타가 성공한다고 해도 하세가와 백작은 공작부인과 함께할수 없어.

그럼 진짜 이유가 뭘ㄲ...아아악 복잡해!!이게 뭐야!!!메구로 슌스케 황후!! 나한테 이런걸 다 떠맡기고 가는게 어디있냐고!! 미치에다가 머리를 쥐어뜯을때였다.

"황후마마, 하세가와 리코 영애께서 황후마마를 뵙기를 청했습니다."

가뜩이나 머리 아파 죽겠는데 왜 하필 지금 온거야?

"들어오라고 하세요."
"저...그게..."

머뭇거리던 시녀는 미치에다의 눈치를 살피다 입을 열었다.

"하세가와 백작가에서...만나고싶으시다고..."

무려 연적의, 다소 무례해보일 수도 있는 초대를 전달하는 시녀는 안절부절못했지만 미치에다의 눈은 반짝였다. 호오..?이렇게 적진을 탐색할수 있는 기회를 주다니. 미치에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가요!

"네..?"
"당장 하세가와 백작가로 가요!"

하세가와 리코 백작영애는 당황스러웠다. 명백한 도발의 목적으로 보낸 초대장에 조금도 불쾌한 기색도 없어보이는,아니 왜인지 오히려 즐거워보이기까지하는 메구로 슌스케 황후는

"이거,황궁 요리사님한테 부탁해서 만든 케이크거든요!음...이 세계에도 집들이라는게 있나?아무튼 방문기념 선물이에요! 이건 백작부인께 드릴 꽃다발이구요. 백작부인께 쾌차하시길 바란다고 전해주세요!"

알수없는 말과 함께 선물을 내밀기까해서 하세가와 리코는 귀족영애로서 철저하게 교육받은 표정관리가 일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다시 감추고 미치에다를 정원으로 안내한 하세가와 리코는

"그런데..백작은 보이지 않네요?"
"아...아버지께선 오늘 스미다 공작저로 가셨습니다."
"아 정말요?왜 가셨는데요?"
"오늘 보수파 귀족회가 있는 날이여ㅅ...."
"아아 영애는 아버지를 정말로 깊이 신뢰하고 계시는군요...!가엾게도...!"

돌연 눈물을 글썽이며 제 손을 꼭 붙잡는 황후에 저도 모르게 흠칫 놀라 손을 빼버리는, 하세가와 리코 백작가에서 절대 있을수없는 일을 저질러버렸다.

"아 미안해요. 제가 극과몰입러인지라, 영애가 이해해주세요."

황후는 전혀 개의치않아보였지만 말이다.

"백작은 스미다공작가에 자주 가시는 편인가요?"
"네 뭐 일주일에 두 번 정ㄷ..."

저도 모르게 순순히 대답하던 하세가와 리코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내가 이걸 왜 대답하고 있지?하마터면 황후를 부른 목적을 잊을뻔했다.

"황후마마, 실은 부탁드리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뭔가요?"
"폐하와...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미치에다는 마시던 홍차를 내뿜을뻔한 것을 겨우 참아야했다. 이봐이봐, 물론 내가 황제놈이랑 사이가 안좋다고 해도 일단 이쪽이 본처라고?!이게 무슨 막장드라마같은....

"하세가와 영애 그게 무슨...."
"....저는...과거에 폐하께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 폐하의 마음을 거절하고 도망치듯 유학을 떠났으니까요. 하지만 그래서 비로소 폐하에 대한 제 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폐하를 깊이 연모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가녀린 미소녀의 애절한 고백은 뭇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만큼의 것었으나 미치에다는 어딘가 묘한 위화감을 느껴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사랑고백인데...죽음을 각오하는 마냥....비장함이 느껴지는데...?원래 사랑고백이 이런 느낌이였나...사랑고백은 원래 좀더 애절하고...달콤하고..마치...


'근데 나는 너 사랑해.'

'그러니, 나를 다시 사랑해줘 제발.'

아악!!!!미쳤어 미치에다 슌스케!!니가 지금 이 타이밍에서 왜 황제놈을 떠올리는건데!! 잊어!!잊으라고!!

"황후마...."
"부인."

그때였다. 두 사람의 사이로 서늘하고 낮은 음성이 끼어든 것은. 하세가와 리코는 다급하게 메구로 렌 황제에게 왕족의 대한 예우를 갖춰 인사를 올렸으나 메구로 렌은 그런 하세가와 리코는 보아지도 않는다는 듯, 미치에다의 손을 잡아 의자에서 일으켜세웠다.

"나에게 말도없이 궁을 나오는건 그만두라고 했을텐데."
"아 그건...."
"제가 청했습니다."

짜증섞인 목소리로 대꾸하려던 미치에다 대신 대답하는 하세가와 리코에 그제서야 메구로 렌 환제는 시선을 주었다.

"제가 황후마마께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백작저의 정원에는 숨막히는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세가와 리코를 가만히 바라보던 메구로 렌 황제가 미치에다의 손을 놓고 하세가와 리코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하세가와 리코 백작영애."

그녀의 이름이 메구로 렌 황제의 서늘한 목소리와 함께 바람에 실려 울려퍼졌다.

"내 아내는, 나와 태후마마 다음으로 이 제국에서 높은 사람이고, 그대는 내 아내의 아랫사람입니다. 감히 대제국의 황후를 오라가라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니 무슨 말을 또 그렇게까지 하고 그런대....내가 다 마상이네. 안되겠다 나라도 말려야지.

"저기...폐하 저는 괜찮은ㄷ..."
"지금 내가 말하고 있지않습니까."
"우와....완전 꼰대....."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부인"
"...아니요 아무것도..."

아무튼 쓸데없이 귀만 밝아요....젠장....조별과제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 백작에 대해서 좀 캐물어보려고 했더니. 도움이 안돼요 도움이.

"이만 궁으로 돌아가지 부인."
"저기요 폐하. 아까부터 신경쓰였는데 대체 언제부터 저를 부인으로 부르셨..."
"요시오카 경이 아스카 공국 사절단으로 다녀오는 길에 공국에서 제일 유명한 파티시엘의 딸기 타르트를 사왔다고 하던데."
"에??!!!진짜요???!!!?거기 딸기 타르트 진짜진짜 구하기 힘든데!!!"
"동대제국의 메구로 황후에게 바칠거라고 하니 파티시에가 딸기를 타르트 가득 올려줬다고 하던ㄷ..."
"으아아악 미쳤다!!! 뭐해요 폐하?얼른 돌아가요!!"

피식 웃으며 미치에다의 허리를 감싸안던 메구로 렌 황제의 시선이 미치에다의 목에 걸린 목걸이로 향했다.

"...그거, 못 보던 목걸이인것같은데."

응?목걸이?아아 이건...그러니까 아까 나갈 준비를 할때 시녀들이....

"어머 이 목걸이 오늘 의상에 아주 딱이겠어요!"
"이거 그거 맞지?스미다 공자님께서 황후마마께 바치신거잖아!"

시녀들의 호들갑에 미치에다는 대번에 미간을 확 좁혔다. 윽, 스미다 공자가 준거라니 기분나빠.

"그 목걸이, 당장 버려줘."

미치에다의 말에 시녀들은 일제히 경악을 금치 않았다.

"네에에?!어째서요??!이렇게 예쁜데!분명 아주 귀한 것일텐데요!"
"그........"

그 목걸이는...바로 황제를 죽인..아니 죽일 놈이 준거니까...라고 말할수도 없고 미치겠네.

"그....냥 마음에 안들어."

스스로 생각해도 말도안되는 갑질이었지만 왕족들과 귀족들의 변덕라이팅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고인물 시녀들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 목걸이는 처분하도록 할게요. 그대신..."
"그대신?"
"딱 오늘만 착용해주시면 안될까요? 지금 의상에 이 목걸이를 하시면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우실거같은데 네?아아 황후마마아아아 제발요오오-"

다른건 다 넘어가줘도 미치에다의 미모에는 절대봐주지않고 무섭도록 집요한 시녀들에게 두손두발 다들고 목걸이를 목에 건 미치에다는 이 세계관의 최강자는 황제궁의 시녀들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돌아와서, 스미다 공자의 선물이라는 말에 눈빛이 다시금 가라앉는 메구로 황제의 눈치를 살피던 미치에다는

"그 목걸이, 스미다 공자님께서 직접 주셨나요?"

고개를 돌려 메구로 렌 황제의 차가운 말에도 지금처럼 차분한 목소리와 온화한 미소를 띠었던 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네, 맞아요."

사실은 스미다 공작가의 가신을 통해 받은거지만,미치에다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제가 생각나서 사셨다고 하시더군요. 유학을 떠나시기 전에도, 저를 직접 찾아와 작별인사를 해주시고."
"그러....셨군요."

....아아, 이제 알겠다.

"공자님께서는 원래 다정하신 분이니까요."
"네 참 다정한 분이셨습니다."

하세가와 리코 당신.

"저는 이만 들어가봐야겠습니다."

스미다 호타루 공자를 사랑하고 있구나.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황제폐하, 황후마마."

패배감과 분함에 일그러진 아름다운 얼굴을 향해 미치에다는 싱긋 웃었다.

"네, 오늘 초대 고마워요. 하세가와 영애."

백작저를 나서는 메구로 렌 황제는 문득 의아해졌다. 그러고보니 스미다 호타루 공자가 미치에다에게 직접 목걸이를 주었다면, 제게 보고가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을텐데....?하지만.

"폐하, 황궁으로 돌아가기전에 보석상 좀 들러도 될까요?"

역시 이 목걸이 마음에 안들어요. 제가 듣고싶어하는 말만 하는 사랑스러운 이에 대번에 의심을 거두기로 했다. 직접준거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다른이가 감히 노릴생각도 못하게 제가 지키면 될일이다.

"하고싶은대로 해. 부인의 뜻이 나의 뜻이야."

황궁으로 달리는 마차 안 창문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백작저의 풍경을 바라보는 미치에다는 다짐했다.

하세가와 리코, 이번생의 미치에다 슌스케는,메구로 슌스케 황후는 당신 뜻대로 순순히 죽지않을것이다. 메구로 렌 역시. 절대 그렇게 만들지않아.

'...행복하세요, 폐하.'

'부디 더 행복해지세요, 렌'

전생의 나의 소원도.

'당신은 19살에 메구로 렌을 만날 운명이였습니다'

다음생의 나의 운명도.

전부 내가 지킬거야.




메메밋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