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영화가 드디어 나온다는 소식 떴을 때 한 번, 기억이 잘 안 나서 며칠 전에 다시 한 번 원작을 읽었음
잊을만하면 나오는 젖가슴 타령에 짜식했던 거 몇 번 빼면 되게 재밌게 읽었는데 영화는 아무래도 2시간으로 압축하다보니 내용이 얕디 얕은 느낌이 들더라ㅠㅠ

원작은 마을의 이야기이다보니 등장인물이 진짜 많고 저마다의 사연도 많은데 그 와중에도 벤이 주인공이고 내용을 이끌어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 근데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이리저리 바뀌는 듯 했고 거의 극후반 가서  마을 사람들이 거의 다 죽었을 때쯤에야 벤이 주연이 맞긴 하는구나 싶었음ㅠ

특히 원작벤은 어렸을 때 마스튼 저택에서 환영? 혹은 남아있던 허버트 마스튼의 악령?을 목격한 뒤로 그 저택을 잊지 못하고 결국 되돌아와서 내내 저택에 홀려있고 그 저택 때문에 마을 사람들과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에 엮이기 시작하거든
그게 벤 캐릭터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선 그걸 다 들어내버리고 어렸을 때 부모님이 롯에서 차에 치어죽었음ㅇㅇ 이런 식으로 짧게 지나가는 걸로 각색 되어버려가지고ㅋㅋㅋ 진짜 물음표 백만개 됐음

아니 아엠두부 보니까 심지어 벤 아역도 캐스팅 해둔 것 같던데 원래 원작처럼 가려다가 뺀 건지 궁금하다

+) 포토그래퍼님이 올려주신 거 보니까 아역벤 장면 찍었나보네ㅠㅠ 삭제씬 공개해주면 좋겠다




풀먼비라 풀먼벤 서사가 숭덩 날아가버린 이 부분이 너무너무 아쉬움ㅠㅠㅠㅠ
이게 날아가버리니까 벤 캐가 납작해져서 걍 어쩌다 휘말린 외지인1이 된 느낌이고 시종일관 좀 어리둥절한 것 같았음... 수잔과의 럽라도 너무 대충 보여줘서 수잔 뱀파된 후에 죽이기까지 그렇게 질질 끄는 게 굳이? 싶기도 했고(그리고 결말 바뀌었다고 해서 수잔 안죽이는 걸 기대했는데... 아니었따ㅠ)


호러적인 부분도... 노력은 많이 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무섭지가 않았음ㅋㅋㅋ '지금부터 긴장하세요' 이렇게 시작해서 어떻게 될지 빤히 보여가지고 김이 샘ㅋㅋㅋ 어케 보면 클래식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근데 모르겠다 점프스케어는 꽤 있어서 호러물 잘 못 보면 무서울 수도ㅠ
아 특히 내가 화면 밝은 것 가지고 불평할 줄은 몰랐는데ㅋㅋㅋㅋ 공포물인데 화면이 계속 너무 밝아욧ㅋㅋㅋㅋㅋ 어둡고 잘 안보이는 것에서 나오는 긴장감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흡혈귀왕이 사는 지하실에서 불 안켰을 때조차 모두가 너무 잘보이고 밝앜ㅋㅋㅋㅋ
그래서 그런가 책에서 묘사했던 마스튼저택의 으스스하고 음산한 분위기가 전혀 구현되지 못했던 것 같음

결말 부분은 내가 인터뷰 잘못 기억했는지 카체이싱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무튼 재촬영까지 할만큼 공들였으니까 기대 했거든 
엄... 흡혈귀 무리를 한탕에 깔끔하게 처리하는 걸로 바꾼 건 좋았는데 모르겠다 별로 감명 받지 못했음ㅋㅋㅋ



ㅅㅂ 풀먼이 진짜 고생하면서 찍은 것 같은데 이런 것만 써놓으니까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하지만,,,!!!
원작을 재미있게 읽음 + 영화 오래 기다림 + 기대도 많이 함 + 원래 이런 류 영화 좋아함 이게 다 합쳐져서 더 그런 것 같음ㅠㅋㅋㅋ

좋았던 점은... 원작 요소들 소소하게 나왔던 건데 마스튼 저택의 지하실이 예일 자물쇠로 잠겨져있다던가 원래 불륜 관계였다가 파탄나는 캐 둘을 깨붙하는 연인들로 바꿔놨다던가 스쿨버스 운전사가 애들을 괴롭히는 걸로 나오는데 그거 자체를 보여주진 않았지만 대신 스쿨버스에 욕이 낙서된 걸로 잠깐 보여주는... 아주 소소한 것들ㅠㅋㅋㅋ 그런 거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음



차라리 원작을 나중에 읽었으면 훨씬 재미있었을 것 같다
이 모든 점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다고 느낀 건 아니라서...

아무튼... 아쉬운 마음에 걍 주저리주저리 써봄
어쨌든 풀먼이가 예쁘게 나와서 이리저리 구르는 걸 봤으니 그 점은 만족합니다




아 그리고 내가 진짜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는데



박풀먼 달리기 존나 잘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풀먼이 맞겠지...? 스턴트 대부분 본인이 했다고 한 거 같은데 
와 진짜 이거 움짤 속도 하나도 안 건드린건데 다리 길어서 속도감 더 미친 것 같아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