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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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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축 처진 어깨를 애써 추스르며 오래 시간 서있었던 탓에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다리를 힘들게 옮기며 천천히 밤거리를 걸어가는 스테판은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는 안도감에 길게 몰아서 숨을 내쉬었다.
전과는 다르게 피로감이 무겁지만은 않았다.
고향으로 돌아갔을때야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스테판이 포기하던 기회를 잡을 용기를 복돋아준 풋풋했던 내 첫사랑 리사를 만난 것이 꿈만 같았다. 미래를 꿈꾸던 우리의 끝은 비록 이별이었지만 내 등을 힘껏 밀어준 리사는 나보다 현명했고 아름다운 사람이기에 행복하길 늘 빌어봤는데.
밤낮으로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도 전처럼 힘들지도, 아무리 해도 줄어들지 않을 것 같던 대학생활의 압박감도 덕분에 한결 가볍게 느껴지는 요즘, 최근에는 조금씩 꿈을 향해 점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 같기도 하고 도시생활에 제법 적응을 한 것 같아 평온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다.
현란한 불빛 사이로 밤의 소음들로 가득 한 거리에 녹아들긴 아직 멀다 싶지만 스테판은 어렴풋한 희망을 가지고 내일이라는 시간을 위해 피곤에 절은 자신의 몸을 추슬러 빠르게 빠져나갔다.
강렬한 색감의 그래피티와 저질스러운 욕설로 도배된 벽에 기댄 약과 술에 취한 이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낡고 좁은 맨션이지만 그래도 이 동네에서 제일 멀쩡한 스테판의 안식처로 얼른 돌아가 남은 과제를 마무리 하고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각오를 다지듯 깊게 숨을 몰아쉬며 열쇠를 찾는 잠깐 사이 톡 쏘는 냄새를 맡으며 정신을 잃었다.



울렁거리는 메스꺼움에 어렵사리 눈을 뜬 스테판에게 보이는 것은 답답한 어둠 뿐이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이 아니라 단지 스테판의 눈이 천으로 단단히 가려진 상태이고 자신이 있는 곳은 불을 밝히고 있다고 천에 희미하게 비치는 빛의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머리가 울리는 현기증에 구역질을 나려고 해서 스테판은 얼른 입가를 손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는 손은 단지 철컥철컥 묵직한 금속성 소리만 들렸다. 반대쪽 팔을 움직여보려고 했지만 똑같은 금속성소리에 갑자기 초조해진 스테판은 그나마 자유롭게 움직이는 발을 격렬히 움직여 누웠던 자신을 일으키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여기저기 휘둘러보아도 가려진 눈에 보이는 것은 빛의 느낌뿐이었지만, 주변에 누군가 있는지 없는지 알기 위해 그러기를 반복했다. 싼값에 얻은 곳이 워낙 슬럼가라 위험한 꼴을 몇 번 당할 뻔 한 스테판으로서는 험한 일과 관련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졌다.

“스테판 조르제비치”

익숙한 목소리였다. 스테판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며 자신이 들은 소리가 정말 확실한지 귀를 쫑긋 세웠다.

“닉 리버스씨?”
“스테판 눈치 챘어요? 이거 기쁜걸요."
“닉 리버스씨 뭐예요?”

상대가 닉라는 것을 알고 안도한 스테판은 그가 평소와 다르게 차갑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스테판은 닉이 오만하긴 하지만 타고난 기품과 교양이 흐르는 정중하고 다정한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걸 알지만 한편으로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 그런 닉이 무슨 이유로 자신을 이런 상태로 만들어버렸는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지금껏 두 사람 사이의 계약에 충실하게 잘 따른 스테판으로서는 이 예측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사람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서일지 아니면 모르는 사이 심기를 거스른 건지 어느 것도 판단 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종이 한 장의 고용주와 피고용인 관계일 뿐인 스테판이 인정받을 위치도 아니고 더구나 이유를 묻을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모두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만큼 상냥함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라 해명을 해달라고 하면 설명해줄 테지만 스테판은 닉 리버스의 다정다감함 뒤에 지극히 냉정하고 서늘함이 도사리고 있는 것을 지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런 이유로 계약기간이 길어질수록 대하는 게 조심스러워졌다.

“닉 리버스씨 풀어주시면 안돼요?”
“싫은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낮은 웃음에 이리저리 발버둥치던 스테판은 움직임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갑자기 찾아온 적막을 깨는 경쾌해서 오히려 불길한 닉의 발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려 스테판은 몸을 움츠렸고 그런 그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다 거칠게 쥐는 닉은 고저 없이 스테판의 이름을 불렀다.

“스테판 나한테 숨기는 것 없어요?”
“네?”

스테판은 잡힌 얼굴을 빼내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희미하게 보이는 답답함이 주는 불안에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차라리 캄캄해진다면 불편한 감정이 사그라질 것만 같아서.

"우리 관계 제법 괜찮지 않았어요?”
“괜찮았죠.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제가 실수한 게 있나요?”

쥐었던 얼굴을 차갑게 내쳐버리자 긴장했던 스테판의 몸은 처음 상태와 같이 쓰러진 자세로 굳어져 좀처럼 일어날 수 없었다. 푹신한 상태를 보아 침대인게 분명했고, 그게 더 초조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옆이 무게감에 내려앉는 생생한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옆으로 쓰러진 자신이 귓가에 감미로운 닉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사랑에 빠지고 마는 거부할 수 없이 달콤하다고 칭송하는 그 목소리가 맞는데 냉기가 뚝뚝 떨어진다고 느끼는건 스테판의 착각일까.

"그냥 오늘 내 마음대로 할래요.”

계약기간은 닉이 싫증날 때까지라고 선언한 그날처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불안이 고개를 들었다. 스테판은 예측할 수 없는 지금이 두려웠다.

“닉 리버스씨 우리 얘기 좀 해요.”
“얘기요? 스테판 내가 항상 먼저 물어봤잖아요. 제대로 대답해 준적 없으면서 지금은 얘기하자고 하네."
“그..런가요? 제가 그랬구나. 닉 리버스씨 미안해요 사과할 테니까.”
“계약에만 충실한 스테판 조르제비치 그냥 하던 대로 해."
“네?”

부들부들 떨면서 옆에 있는 것이 확실한 닉을 간절하게 잡고 있던 스테판은 한겨울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몸이 뻣뻣해졌다. 닉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의 쟃빛 눈동자는 분명 눈보라가 치고 있겠지. 닉의 팔을 꼭 붙잡고 있는 스테판의 손을 거칠게 돌려 잡은 닉은 스테판의 몸이 천장을 바라보도록 거세게 돌려 눕혔다.

“닉 리버스씨.”

똑바로 누운 상태인 자신의 위로 묵직함과 동시에 큰 그림자가 위협적이라 스테판은 다급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얘기했잖아요. 오늘은 내 맘대로 한다고."

자기중심적이지만 상냥하게 대하던 평소와 완전히 다른 닉 때문에 불안하게 흔들리는 스테판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그의 서늘한 말에 담긴 진심과 짓누르는 완력에 몸과 마음이 아팠다.

“닉!”

스테판은 튕길 듯 놀라며 손으로 그를 밀쳐내려고 했지만 자유롭지 못한 손목에 고통만 안겨줄 뿐 이였다.

“스테판 비겁해요. 내가 이름을 불러달라고 늘 애원했는데 지금 불러주는 거 치사한데 ”

스테판은 자신의 위에서 청바지 버클을 풀고 손을 집어넣은 닉을 거부하기 위해 몸을 흔들어봤지만 좆을 움켜잡고 키득거리며 웃고 있는 닉의 목소리가 너무 낮고 쌀쌀맞아서 미칠 것 같았다.

“으으으윽..그만..그만"
“싫지 않잖아요. 한번이라도 좋다고 얘기해주면 안 돼?"
“흐흑....으흑..”

닉의 놀리는 듯 심술궂고 싸늘한 음성만이 스테판이 알 수 있는 확실한 그의 반응이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닉의 손길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할 뿐 이었고 스테판은 다리를 움직여 닉을 발로 차보려고 하지만 어느새 자신의 청바지는 벗겨지고 차가운 공기에 노출된 몸이 반사적으로 움츠려들었다.
닉의 뜨겁고 커다란 손에 익숙해진 좆이 곧 느낄 쾌감을 기대하는 듯 의지와 다르게 까닥거려 스테판은 울고 싶었다. 허벅지 근처는 잘게 떨려왔고 참으려고 애쓰던 신음은 기어코 입 밖으로 나왔다. 그런 자신이 부끄러워서 스테판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 힘을 줘 보지만 느껴지는 것은 터져버린 입술에서 나오는 비릿한 피맛 뿐.

“참고 있는 얼굴 내가 좋아하는 거 알아요? 잘 익은 예쁜 분홍복숭아 같아. 벌써 이쪽은 해달라고 아우성이고.. 여길 깨물면 달콤한 맛이 나겠죠? 매번 맛이 달라서 싫증날 틈이 없어. 스테판은 아니라고 해도 반응도 빠른걸.”

닉은 계속해서 스테판의 귓가에 저속한 말들을 속삭이고 그것에 더욱 반응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 한심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늘 해주던 깃털처럼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과 다르게 까칠하고 투박한 손놀림에 도리어 타는 듯 열기가 더해져 스테판의 좆은 촉촉이 젖어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오늘은 마음대로 한다고 했죠?”

닉은 그렇게 말하고 스테판의 좆을 실크촉감의 천으로 묶었다. 머릿속이 터질 것만 같이 괴로운 스테판이 흘린 눈물로 눈을 가린 천이 젖어가 시야가 더욱 흐려졌다.

“닉...리버스씨 왜..”
“울지 말아요. 내가 나쁜 사람 같잖아. 그냥 오늘은 이러고 싶은 건데..계약 위반은 아니잖아요."

닉의 화난 기색에 스테판은 여전히 자신의 위에 있는 닉을 응시했다. 희미한 그림자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는 자신을 보잘 것 없이 여기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자기 이럴 정도로 자신이 닉에게 잘못한 일도, 신경 쓰이게 할 일도 없었을 텐데 약속한 날 만날 때도 이제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화 정도는 나누는 사이였는데. 묶인 좆을 움켜잡은 닉은 고통스런 신음에 몸을 웅크린 스테판의 뻐킹 체크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힘을 다해 빠져나가려고 반항하는 스테판의 복부를 갑자기 무릎으로 누르고 그의 상기된 뺨을 가볍게 두어 번 때리고는 셔츠를 열어 젖혔다. 한참을 응시하는 듯 스테판의 어깨를 움켜쥐고 있는 닉은 천천히 목에서 어깨선으로 가슴의 유두까지의 길을 따라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지다 손톱을 세워 유두를 몇 번이고 집고 비틀었다.
좀 전까지의 부드러운 손길이 닿았던 곳을 거칠게 다루는 것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반응을 보이는 자신이 부끄럽고 못난 꼴을 적나라케 보여주는 게 창피했다. 자신과 다른 세상에 살아서 대하기 어렵고 서늘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스테판에게는 상냥하고 다정하고 가끔은 그의 친절로 가끔은 썩 좋지 않은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기에 비록 계약관계지만 닉 리버스는 이 불친절한 도시에서 찾아낸 스테판의 작은 행운이자 따뜻한 양지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닉은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나보네.
참을 수 없을 만큼 최악의 방법으로 스테판의 위에서 그의 몸을 쾌락과 고통으로 조정하는 지금의 일에 슬퍼지기까지 했다. 끈적끈적하고 기다란 혀로 스테판의 목덜미를 축축하게 젖게 만들고 붉어진 유두를 깨물며 한참을 만지작거리던 닉은 배꼽의 오목한 부분에 혀를 집어넣으며 흥분한 스테판의 좆을 감싼 실크 천을 더 팽팽히 조였다. 참을 수 없는 쾌락과 마음대로 휘둘리고 있다는 수치심으로 잔뜩 긴장한 스테판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폭탄이 된게 아닐까 사방으로 터져버리기 전에 닉에게 ‘제발’이라는 애원의 말이 나올 것 만 같았다.

“스테판 셔츠 한 장만 걸친 모습이 음란한데 귀여워.”
“그..런말 하지 마세요”
“이렇게 음란하고 귀여워서 걱정인데. 스테판은 왜 그렇게 웃어줬어요? 왜 그 사람과 아무렇지도 않게 키스를 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봤어요?”

그렇게 뜻모를 말을 하며 화를 내는 닉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스테판의 몸이 튕기는 듯 튀어 올라 싫다는 소리를 지르게 만들었다. 닉의 굵고 긴 손가락 3개가 단번에 들어와 내벽을 휘젓는 통에 갑작스런 이물질감에 고통스러워서 제대로 사고가 되지 않았다.

“스테판 그거 알아요? 묶었는데도 이렇게나 많이 흘러나와요. 벌써 두 번째 사정인데...안보여도 느끼고는 있죠?”
“닉....아파..아...파....흑..천..천히.”

준비가 덜된 빡빡한 곳에 처넣은 이물질에 상처 입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에 스테판의 눈가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온 몸은 땀에 절어 눈을 덮고 있던 천이 젖어 더욱 팽팽하게 감겨왔다. 마디가 굵은 손가락이 몇 번이나 들락거리며 불쾌하고 미세한 상처를 입히다 갑자기 빠져나갔다.

“스테판 정말 나한테 숨기는 것 없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스테판의 몸은 갑자기 뒤집어져서 자신의 뒷덜미부터 등에서 허리 엉덩이 라인까지 닉의 몸과 겹쳐졌다. 옷을 입고 있는 닉이었지만 스테판의 몸에 밀착된 그의 아랫도리는 잔뜩 성이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여실히 느끼게 해주고 있었고 그 공포에 몸이 움츠려든 스테판의 반응에 아랑곳없이 닉의 혀는 자신의 것인 것처럼 기어 다니며 사정없이 이를 박고 깨물고 긴 팔로 가슴을 안아 이미 잔뜩 시달린 스테판의 유두를 가차 없이 희롱하면서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신음과 고통에 벌린 스테판의 입 속에 들어간 닉의 중지를 열심히 핥도록 닉은 명령했고 어쩔 도리 없이 따르는 스테판은 계속해서 멈추지 않는 고통에 울고 있었다. 마음과 정반대로 계속해서 쾌락에 젖어드는 스테판의 몸은 파멸 당할 것 같은 극도의 흥분상태, 그것이 더욱 스테판을 괴롭게 만들었고 그런 그를 보면서 닉은 그의 반응 하나하나를 이야기해주며 수치심에 떨게 만들었다.

“울지말아요. 내가 너무 심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잖아요.”
“하아아..하..지마...싫..어.닉..”

스테판의 뒷덜미에 입술을 대며 차가운 말만 내뱉던 닉은 스테판의 엉덩이를 허공으로 들어 올려 부끄러운 자세를 취하게 만들어 스테판에게 수치심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닉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후배위 자체가 처음인 스테판은 이대로 죽어버릴까 입술을 깨물며 결심을 다잡으려고 할 때 좀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괴로움 밀려왔다. 조금씩 쾌락에 젖어있던 몸의 열기가 금방 사그라질 정도로 설명할 수 없는 통증 속에 스테판의 깊은 곳에서 움직이고 있는 닉이 주는 아픔은 지옥의 불길처럼 자신을 집어삼켰다.

“스테판, 스테판 내 것이죠. 그렇죠? 내꺼야.”

닉은 그렇게 다짐을 받듯 말하며 스테판의 좆을 묶었던 끈을 풀어줬다.
고통스러운 압박감에서 해방되자 반사적으로 사정을 해버리고 흔들리던 스테판의 깊은 안쪽까지 닉의 것이 가득 채워졌다. 해방감보다는 닉이 주는 충격과 아픔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스테판의 손목은 자신의 뒤에서 더욱 거세게 밀어붙이는 닉 덕택에 살갗이 벗겨져 피가 베여 나오고 ‘제발’이라는 애원의 단어를 내뱉지 않기 위해 깨물던 입술은 오래 전에 터져 너덜거리고 있었다.
닉을 받아들인 그 곳 또한 닉의 정액과 함께 주르륵 흘러내리는 뜨거운 기운은 상처 입어 흘리는 피라고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이상의 쾌감과 고통이 다시 시작된다면 미쳐버릴 거라고 스테판은 그렇게 생각하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스테판 미안해요. 미안해. 오 세상에 내가 미쳤나봐요.”

서서히 힘이 빠지는 스테판을 뒤에서 껴안고 어쩔 줄 모르는 닉은 울지 말라며 연신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지마 스테판, 내가 정말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나긋하고 다정한. 다시 돌아온 목소리에 자신을 안고 있는 닉의 커다란 손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귓가에 미안하다고 용서해달라며 끝없이 속삭이는 닉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괜찮다는 스테판의 입가에 닉의 입술이 닿았다.

“키스하고 싶어요. 스테판, 안돼요?”








“스테판?”
"리사!"
“스테판 맞구나! 잘 지냈어? "
"여긴 어떻게? 아니 상관없어 리사 보고 싶었어."

스테판에게 리사는 사랑했던 연인이었고 오랜 친구이자 꿈에 한 발 다가 설 수 있도록 믿어준 소중한 사람이었다. 여러 가지 사건과 오해가 겹쳐 대학진학이 좌절되고 방황 할 때도 고향을 떠날 수 있는 꿈에 그리던 기회가 왔을 때도 망설이던 그를 환한 미소로 보내준 그런 사람이었다. 스테판과 리사의 사랑은 비록 끝을 맺었지만 각자의 꿈을 향한 응원과 믿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계속이었다.

“스테판, 축하해줄래? 나 음악 공부 할수 있게 됐어. 너보다는 1년 늦었지만 대학에 가게됐거든.”
“정말이야? 리사 정말 축하해. 네가 자랑스럽다."

스테판은 리사와 늘 그랬든 비록 예전과는 다른 의미지만 가볍게 입을 맞췄다.
리사가 진학 할 대학은 스테판과 정반대편의 주에 있지만 적당한 중고 악기를 판다기에 이곳에 왔다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고 연락을 자주 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없었지만 늘 서로 잘되기를 바랐기에 스테판과 리사는 (고향에서처럼) 다정하게 포옹하며 오랜만에 고향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닉 리버스가 얼음처럼 차가운 눈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아이스매브 크오
닉스테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