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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7 06:56
지역단위모름 의술모름 아무것도모름
이연화를 안채의 내실로 옮겨 침상에 눕혔다.
더 이상 독이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정신을 잃었다. 입가와 목덜미를 가득 물들인 핏자국과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자 적비성과 방다병 모두 애타는 감정을 막을 길이 없었다.
뤄 주인을 창고에 가둬두었다. 이연화가 깨어나면 물어 볼 말들이 가득했다.
비풍백양으로 인해 독이 더 오르지는 않을테니 시간이 지나면 이연화는 깨어날 것이다.
적비성이 방을 서성거렸다. 확인할 일이 있었다. 하지만 방다병과 이연화 둘 만 두고는 떠나고 싶지 않았다.
“ 잠시.. 나갔다올테니 이연화를 잘.. 부탁한다. ”
적비성이 나가고 2각 정도 지나자 이연화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 이연화! 정신이 들어? ”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행위조차 힘이 들었다. 힘겹게 눈을 떴을 때 이연화는 아차 싶었다.
혈파는 각려초의 명으로 적비성으로 찾기 위해 사람을 풀었다. 그리고 본인도 몇명의 수하들을 이끌고 양주로 향하다, 함주에 잠시 들렸다.
양주로 가는 길 중 함주를 거치는 방법이 있기도 했고, 함주에 그들의 지부가 있어 거기서 소식을 얻어볼 생각이였다.
태평루 안채의 뒤뜰로 갔을 때 무언가 일이 터졌음을 직감했다. 상황을 살피러 정원 안으로 발을 들였다.
- 이연화!
이연화? 저 자가?
혈파는 잠시 고민하다 수하들을 이끌고 이연화를 공격했다.
어룡우마방의 돈줄인 형질인 단약 사업에 차질을 주고 자신들의 주인의 심기를 어지럽힌 자였다. 각려초가 이연화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이상, 이연화는 죽어마땅했다.
이연화가 휘두르는 나뭇가지에 옆구리가 뚫렸다.
혈파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저자 의원이라고 했을텐데. 어째서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건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때,
- 적 맹주? 적비성? 당신이 왜?
갑자기 들린 소리에 혈파가 고개를 돌렸다.
존상?
가슴으로 향해오는 나뭇가지를 반사적으로 피하고 주위를 둘러보자 함께 온 수하들이 전부 쓰러진 상태였다.
읏-
이연화가 갑자기 쓰러지며 피를 쏟자 적비성과 한 젊은 남자가 이연화의 곁으로 달려왔다.
혈파는 그 틈을 타 재빨리 도망쳤다.
자신을 바라보는 방다병의 눈빛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이연화가 눈을 뜬 것을 확인하자 방다병은 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연화가 몸을 일으켜 앉았다. 침상 밖으로 다리를 내어 바닥에 무릎을 끌어앉고 있는 방다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방다병.. ”
이연화를 힐끗 올려다보는 눈에는 슬픔과 배신감, 원망 등 평생 방다병과 상관없을 감정들이 가득했었다.
이연화가 방다병 앞으로 다가갔다. 눈물을 닦아주러 손을 뻗으니 방다병이 고개를 돌려 피했다.
“ 미안해. 말하려고 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 ”
고개를 돌린 방다병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흘러내렸다.
서러운 표정과 흘러내리는 눈물이 애처로워 가슴이 아팠다.
이연화가 방다병의 뺨에 손을 대고 돌려진 고개를 바로했다. 감은 두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방다병이 흘리는 눈물 한 방울도 아까워 눈가에 입을 맞췄다.
입술로 눈물이 스며들었다. 방다병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 이런식으로 날 달래려고 하지마. ”
“ 이런식..이면 안돼? ”
방다병이 천천히 이연화를 마주봤다.
“ 이런 식이면 싫어? ”
이연화가 가볍게 입을 맞췄다. 방다병이 눈을 감았다. 이연화가 입술을 떼고 방다병을 바라봤다.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 몇번이고 고민 했었어. “
이연화가 방다병의 눈에 다시 입을 맞췄다. 방다병이 숨을 크게 들이쉬는 것이 느껴졌다.
또 입을 맞췄다. 부드럽게 입술로 감쳐물었다가 떼는데 방다병이 고개를 들어올려 떨어지는 입술을 잡았다.
방다병은 연신 애타는 소리를 내었다.
미끌거리는 혀가 문질러지며 야한 물소리를 냈다. 엇갈려 맞닿은 두 입술은 틈도 없이 맞물렸고 맞닿은 입 사이로 혀가 이리저리 오가며 비벼지고 있었다.
입술이 떨어져면서 은색 실이 길게 이어졌다. 이연화가 민망한 얼굴로 방다병의 입가를 손으로 닦아줬다.
방다병의 동그란 눈이 일렁거렸다.
이연화는 정말 이 눈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옆에 나란히 앉았다.
방다병이 이연화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 가륜산에서 날 발견하셨대. 내 온몸은 상처투성이였고 그런 나를 무료대사님이 데려다 치료해주셨어. 내가 벽차지독에 중독된 상태라고 하셨어.
일단 독을 장문혈로 몰아넣어 그냥저냥 살고 있지만 내력을 쓰면 발독되어 뭐, 알다시피 피도 좀 토하고 정신도 좀 잃고. 보도사에서 눈 뜬 그 순간 이전은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나. ”
이연화가 살며시 방다병의 손을 잡자 방다병이 손가락을 움직여 깍지를 꼈다.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세게 쥐어와 이연화는 잠시 미간을 찡그렸다.
방다병의 눈물이 깍지낀 손등 위로 떨어졌다. 이럴까봐 말하지 못했다. 슬퍼할까봐.
동그랗고 반짝이는 눈이 눈물로 가득찰까봐.
“ 더 이상 숨기지 않을게. 나 언제 죽을지 몰라. 벽차지독에 중독된지 10년도 넘었어.
그러니까... 날 마음에 담지.. ”
방다병이 순식간에 이연화의 다리 위로 올라탔다. 양 뺨을 붙잡고 입을 맞췄다.
잡아먹을 듯 입을 크게 벌리며 이연화의 입속을 파고 들었다.
입술을 깨물고 혀를 빨아당겼다. 아까의 접문과 다르게 폭력적이였다. 입안에서 피맛이 느껴졌다.
빨아당긴 혀를 깨물고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이연화가 고통에 방다병을 밀어냈다. 그럴수록 방다병의 행동은 거칠어졌다.
큰 손으로 뒷목을 잡고 얼굴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숨을 쉬지 못하는 듯 이연화가 헐떡거리자 방다병이 입술을 떼냈다.
그리고는 이연화의 턱을 움켜잡고 눈을 맞췄다.
“ 내 옆에서 죽어. 내 품에서 죽어. 그러면 괜찮아. ”
마주본 방다병의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
빛이 사라진 새까만 눈동자와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어딘지 고장난 것 같았다.
반짝반짝 빛다던 눈빛이 어느새 변해있었다.
“ 지금 죽으라는 건 아니지? 좀 내려올래? 무거워 죽겠다. ”
이연화가 뻔뻔한 표정으로 말하자 방다병의 눈가에 서렸던 광기가 흩어졌다.
슬며시 몸을 일으켜 다시 옆에 앉았다.
“ 적비성..이랑은 어떻게 알게 된거야? 왜 나한테 아비가 적비성이라는 걸 숨겼어? ”
“ 그야.. 니 첫사랑 사부와 관련된 사람이니까. 니가 싫어할까봐 그랬지. ”
방다병이 다시 손깍지를 껴왔다.
“ 해독에 관한 정보를 찾아 독혈문에 갔었어. 독혈문은 독을 다루기로 유명한 문파이니, 그곳에 가면 단서가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 그곳에서 아비를 만났어. 아비는 맹 내 문제로 온 것 같았고.
알아낸 건 없어. 다만, 망천화가 벽차지독을 해독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장강성으로 갔었던거고. 결국 구하지 못했지만. ”
“ 양주는 왜 가는거야? ”
“ 독혈문주가 적비성을 피해 달아나면서 양주로 데려다 달라고 했었거든. 나중에 알고 보니 양주의 어룡우마방으로 몸을 피하려고 했었나봐. ”
“ 어룡우마방? ”
“ 남윤의 독인 벽차지독과 남윤인을 수하로 둔 어룡우마방. 만성도도 남윤과 관련이 있는 것 같고. 아마도 형질인의 씨물과 애액으로 만든 단약으로 재물을 모은는 것 같아.
아무튼 어룡우마방으로 가면 해독의 단서가 있을 것 같아서 양주로 가는 중. ”
손가락으로 이연화의 손을 느릿하게 쓰다듬었다. 잠시 침묵했던 방다병이 입을 열었다.
“ 더 숨기는 건 없어? 기억이 돌아왔다거나... ”
“ 없어. 이걸로 정말 끝. 왜? 내 기억이 돌아오면 널 버리고 도망할 것 같아 걱정이야? ”
이연화의 웃음 섞인 말에 방다병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 만약 내가 과거에 나쁜 짓을 많이한 나쁜 놈이면 어쩌려고 그래? ”
“ 그럼 잡아서 가둬야지. 평생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그런 너를 내가 지키고. ”
고저 없은 목소리로, 전방을 응시하며 말하는 방다병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착각인지 몰라도 목소리에 즐거움이 묻어나는 듯 했다.
적비성은 이연화를 공격한 자객들의 움직임에 의아함을 느꼈다. 초식이 바뀔 때마다 멈칫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마치 몸에 벤 습관을 감추려는듯한 움직임이였다.
적비성이 자객의 가슴으로 장도를 밀어넣었다.
자객이 시뻘건 피를 토해내며 쓰러졌다.
칼 끝으로 복면을 벗기자 낯익은 얼굴이 나왔다.
“ 역시 너였군. ”
혈파는 금원맹 소속이였으나, 각려초가 금원맹으로 온 후부터 각려초의 시중을 들었다. 각려초의 사람이라고 봐도 무관했다.
그런 혈파가 함주에 나타나 이연화를 죽이려고 했다?
적비성은 어쩌면, 10년 전 금원맹에서 이상이에게 일어났던 일들과, 현재 이연화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 때의 일과 지금의 일들에 금원맹이 관계되었다면, 자신은 그 책임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
만성도로 돌아온 봉경은 사당으로 갔다.
그의 아버지 봉명호를 비롯한 봉씨 선조들의 위패에 향불을 올렸다.
어두운 사당 안, 촛불이 넘실거리며 불빛과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절을 하고 몸을 일으킨 봉경의 얼굴엔 분노와 기쁨이 함께 했다.
“ 파사보를 쓰는 사람을 만났어요. 아시잖아요. 파사보는 칠목산이 만들어낸 보법이란 걸요. ”
봉경이 제단 위에 놓은 술을 따라마셨다.
“ 칠목산은 훤비의 손자이자 자신의 조카를 찾아냈을 땐 이미 죽어버렸다고 했었죠. ”
하하하하하-
봉경이 미친듯이 웃었다.
“ 찾았어요. 아버지. 우리의 주인을. 그리고, 제 정혼자를요. ”
연화루 이연화 다병연화 비성연화 봉경연화 ㅎㅎ
요즘은 순애보다 능욕이 더 꼴린다.
개쳐빻은 능욕 좋아 ㅠㅠㅠ
봉씨 가문이 100년을 찾아 해맸다잖아..
100년이나 찾았는데 한번 못 따먹으면 너무 슬프지않을까..
남윤의 이런저런 미약을 써가며 이연화에게 온갖 난잡하고 수치스러운 행위를 시키는 봉경이 보고싶다..
이연화를 안채의 내실로 옮겨 침상에 눕혔다.
더 이상 독이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정신을 잃었다. 입가와 목덜미를 가득 물들인 핏자국과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자 적비성과 방다병 모두 애타는 감정을 막을 길이 없었다.
뤄 주인을 창고에 가둬두었다. 이연화가 깨어나면 물어 볼 말들이 가득했다.
비풍백양으로 인해 독이 더 오르지는 않을테니 시간이 지나면 이연화는 깨어날 것이다.
적비성이 방을 서성거렸다. 확인할 일이 있었다. 하지만 방다병과 이연화 둘 만 두고는 떠나고 싶지 않았다.
“ 잠시.. 나갔다올테니 이연화를 잘.. 부탁한다. ”
적비성이 나가고 2각 정도 지나자 이연화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 이연화! 정신이 들어? ”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행위조차 힘이 들었다. 힘겹게 눈을 떴을 때 이연화는 아차 싶었다.
혈파는 각려초의 명으로 적비성으로 찾기 위해 사람을 풀었다. 그리고 본인도 몇명의 수하들을 이끌고 양주로 향하다, 함주에 잠시 들렸다.
양주로 가는 길 중 함주를 거치는 방법이 있기도 했고, 함주에 그들의 지부가 있어 거기서 소식을 얻어볼 생각이였다.
태평루 안채의 뒤뜰로 갔을 때 무언가 일이 터졌음을 직감했다. 상황을 살피러 정원 안으로 발을 들였다.
- 이연화!
이연화? 저 자가?
혈파는 잠시 고민하다 수하들을 이끌고 이연화를 공격했다.
어룡우마방의 돈줄인 형질인 단약 사업에 차질을 주고 자신들의 주인의 심기를 어지럽힌 자였다. 각려초가 이연화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이상, 이연화는 죽어마땅했다.
이연화가 휘두르는 나뭇가지에 옆구리가 뚫렸다.
혈파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저자 의원이라고 했을텐데. 어째서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건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때,
- 적 맹주? 적비성? 당신이 왜?
갑자기 들린 소리에 혈파가 고개를 돌렸다.
존상?
가슴으로 향해오는 나뭇가지를 반사적으로 피하고 주위를 둘러보자 함께 온 수하들이 전부 쓰러진 상태였다.
읏-
이연화가 갑자기 쓰러지며 피를 쏟자 적비성과 한 젊은 남자가 이연화의 곁으로 달려왔다.
혈파는 그 틈을 타 재빨리 도망쳤다.
자신을 바라보는 방다병의 눈빛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이연화가 눈을 뜬 것을 확인하자 방다병은 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연화가 몸을 일으켜 앉았다. 침상 밖으로 다리를 내어 바닥에 무릎을 끌어앉고 있는 방다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방다병.. ”
이연화를 힐끗 올려다보는 눈에는 슬픔과 배신감, 원망 등 평생 방다병과 상관없을 감정들이 가득했었다.
이연화가 방다병 앞으로 다가갔다. 눈물을 닦아주러 손을 뻗으니 방다병이 고개를 돌려 피했다.
“ 미안해. 말하려고 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 ”
고개를 돌린 방다병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흘러내렸다.
서러운 표정과 흘러내리는 눈물이 애처로워 가슴이 아팠다.
이연화가 방다병의 뺨에 손을 대고 돌려진 고개를 바로했다. 감은 두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방다병이 흘리는 눈물 한 방울도 아까워 눈가에 입을 맞췄다.
입술로 눈물이 스며들었다. 방다병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 이런식으로 날 달래려고 하지마. ”
“ 이런식..이면 안돼? ”
방다병이 천천히 이연화를 마주봤다.
“ 이런 식이면 싫어? ”
이연화가 가볍게 입을 맞췄다. 방다병이 눈을 감았다. 이연화가 입술을 떼고 방다병을 바라봤다.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 몇번이고 고민 했었어. “
이연화가 방다병의 눈에 다시 입을 맞췄다. 방다병이 숨을 크게 들이쉬는 것이 느껴졌다.
또 입을 맞췄다. 부드럽게 입술로 감쳐물었다가 떼는데 방다병이 고개를 들어올려 떨어지는 입술을 잡았다.
방다병은 연신 애타는 소리를 내었다.
미끌거리는 혀가 문질러지며 야한 물소리를 냈다. 엇갈려 맞닿은 두 입술은 틈도 없이 맞물렸고 맞닿은 입 사이로 혀가 이리저리 오가며 비벼지고 있었다.
입술이 떨어져면서 은색 실이 길게 이어졌다. 이연화가 민망한 얼굴로 방다병의 입가를 손으로 닦아줬다.
방다병의 동그란 눈이 일렁거렸다.
이연화는 정말 이 눈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옆에 나란히 앉았다.
방다병이 이연화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 가륜산에서 날 발견하셨대. 내 온몸은 상처투성이였고 그런 나를 무료대사님이 데려다 치료해주셨어. 내가 벽차지독에 중독된 상태라고 하셨어.
일단 독을 장문혈로 몰아넣어 그냥저냥 살고 있지만 내력을 쓰면 발독되어 뭐, 알다시피 피도 좀 토하고 정신도 좀 잃고. 보도사에서 눈 뜬 그 순간 이전은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나. ”
이연화가 살며시 방다병의 손을 잡자 방다병이 손가락을 움직여 깍지를 꼈다.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세게 쥐어와 이연화는 잠시 미간을 찡그렸다.
방다병의 눈물이 깍지낀 손등 위로 떨어졌다. 이럴까봐 말하지 못했다. 슬퍼할까봐.
동그랗고 반짝이는 눈이 눈물로 가득찰까봐.
“ 더 이상 숨기지 않을게. 나 언제 죽을지 몰라. 벽차지독에 중독된지 10년도 넘었어.
그러니까... 날 마음에 담지.. ”
방다병이 순식간에 이연화의 다리 위로 올라탔다. 양 뺨을 붙잡고 입을 맞췄다.
잡아먹을 듯 입을 크게 벌리며 이연화의 입속을 파고 들었다.
입술을 깨물고 혀를 빨아당겼다. 아까의 접문과 다르게 폭력적이였다. 입안에서 피맛이 느껴졌다.
빨아당긴 혀를 깨물고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이연화가 고통에 방다병을 밀어냈다. 그럴수록 방다병의 행동은 거칠어졌다.
큰 손으로 뒷목을 잡고 얼굴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숨을 쉬지 못하는 듯 이연화가 헐떡거리자 방다병이 입술을 떼냈다.
그리고는 이연화의 턱을 움켜잡고 눈을 맞췄다.
“ 내 옆에서 죽어. 내 품에서 죽어. 그러면 괜찮아. ”
마주본 방다병의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
빛이 사라진 새까만 눈동자와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어딘지 고장난 것 같았다.
반짝반짝 빛다던 눈빛이 어느새 변해있었다.
“ 지금 죽으라는 건 아니지? 좀 내려올래? 무거워 죽겠다. ”
이연화가 뻔뻔한 표정으로 말하자 방다병의 눈가에 서렸던 광기가 흩어졌다.
슬며시 몸을 일으켜 다시 옆에 앉았다.
“ 적비성..이랑은 어떻게 알게 된거야? 왜 나한테 아비가 적비성이라는 걸 숨겼어? ”
“ 그야.. 니 첫사랑 사부와 관련된 사람이니까. 니가 싫어할까봐 그랬지. ”
방다병이 다시 손깍지를 껴왔다.
“ 해독에 관한 정보를 찾아 독혈문에 갔었어. 독혈문은 독을 다루기로 유명한 문파이니, 그곳에 가면 단서가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 그곳에서 아비를 만났어. 아비는 맹 내 문제로 온 것 같았고.
알아낸 건 없어. 다만, 망천화가 벽차지독을 해독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장강성으로 갔었던거고. 결국 구하지 못했지만. ”
“ 양주는 왜 가는거야? ”
“ 독혈문주가 적비성을 피해 달아나면서 양주로 데려다 달라고 했었거든. 나중에 알고 보니 양주의 어룡우마방으로 몸을 피하려고 했었나봐. ”
“ 어룡우마방? ”
“ 남윤의 독인 벽차지독과 남윤인을 수하로 둔 어룡우마방. 만성도도 남윤과 관련이 있는 것 같고. 아마도 형질인의 씨물과 애액으로 만든 단약으로 재물을 모은는 것 같아.
아무튼 어룡우마방으로 가면 해독의 단서가 있을 것 같아서 양주로 가는 중. ”
손가락으로 이연화의 손을 느릿하게 쓰다듬었다. 잠시 침묵했던 방다병이 입을 열었다.
“ 더 숨기는 건 없어? 기억이 돌아왔다거나... ”
“ 없어. 이걸로 정말 끝. 왜? 내 기억이 돌아오면 널 버리고 도망할 것 같아 걱정이야? ”
이연화의 웃음 섞인 말에 방다병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 만약 내가 과거에 나쁜 짓을 많이한 나쁜 놈이면 어쩌려고 그래? ”
“ 그럼 잡아서 가둬야지. 평생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그런 너를 내가 지키고. ”
고저 없은 목소리로, 전방을 응시하며 말하는 방다병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착각인지 몰라도 목소리에 즐거움이 묻어나는 듯 했다.
적비성은 이연화를 공격한 자객들의 움직임에 의아함을 느꼈다. 초식이 바뀔 때마다 멈칫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마치 몸에 벤 습관을 감추려는듯한 움직임이였다.
적비성이 자객의 가슴으로 장도를 밀어넣었다.
자객이 시뻘건 피를 토해내며 쓰러졌다.
칼 끝으로 복면을 벗기자 낯익은 얼굴이 나왔다.
“ 역시 너였군. ”
혈파는 금원맹 소속이였으나, 각려초가 금원맹으로 온 후부터 각려초의 시중을 들었다. 각려초의 사람이라고 봐도 무관했다.
그런 혈파가 함주에 나타나 이연화를 죽이려고 했다?
적비성은 어쩌면, 10년 전 금원맹에서 이상이에게 일어났던 일들과, 현재 이연화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 때의 일과 지금의 일들에 금원맹이 관계되었다면, 자신은 그 책임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
만성도로 돌아온 봉경은 사당으로 갔다.
그의 아버지 봉명호를 비롯한 봉씨 선조들의 위패에 향불을 올렸다.
어두운 사당 안, 촛불이 넘실거리며 불빛과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절을 하고 몸을 일으킨 봉경의 얼굴엔 분노와 기쁨이 함께 했다.
“ 파사보를 쓰는 사람을 만났어요. 아시잖아요. 파사보는 칠목산이 만들어낸 보법이란 걸요. ”
봉경이 제단 위에 놓은 술을 따라마셨다.
“ 칠목산은 훤비의 손자이자 자신의 조카를 찾아냈을 땐 이미 죽어버렸다고 했었죠. ”
하하하하하-
봉경이 미친듯이 웃었다.
“ 찾았어요. 아버지. 우리의 주인을. 그리고, 제 정혼자를요. ”
연화루 이연화 다병연화 비성연화 봉경연화 ㅎㅎ
요즘은 순애보다 능욕이 더 꼴린다.
개쳐빻은 능욕 좋아 ㅠㅠㅠ
봉씨 가문이 100년을 찾아 해맸다잖아..
100년이나 찾았는데 한번 못 따먹으면 너무 슬프지않을까..
남윤의 이런저런 미약을 써가며 이연화에게 온갖 난잡하고 수치스러운 행위를 시키는 봉경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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