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9242699
view 496
2024.08.05 00:22

IMG_7675.jpeg재업


1~10
https://hygall.com/568140649
11~20
https://hygall.com/578108627
21
https://hygall.com/578911124
22
https://hygall.com/579128086
23
https://hygall.com/579270246
24
https://hygall.com/579422977
25
https://hygall.com/579952062
26
https://hygall.com/582269793
27
https://hygall.com/582517341
28
https://hygall.com/589596747
29
https://hygall.com/595128993







ㄴㅈㅈㅇ
ㅇㅌㅈㅇ





강징은 연희궁의 상궁으로부터 태극전의 심상재가 회임을 한지 석달이 넘었다는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음험하고 간악하기 짝이 없는 심상재가 회임을 하였으니 앞날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음. 곧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잠시 쉬어야겠다고 이르곤 상궁의 부축을 받고 일어났음. 침상에 누워서 눈을 감는데 갑자기 배가 뭉치고 아파서 숨을 들이셨다가 내쉬며 천천히 자세를 바꿨어. 이제 산달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아서 그런지 요즘들어 배가 자주 아프고 뭉치곤 했거든. 강징이 배를 둥글게 쓰다듬으며 조곤조곤 태담을 건네는데 그랬더니 언제 아팠냐는듯이 통증이 금세 가셨어. 잠시후에 강징이 막 잠들려는 찰나에 상궁이 다가와서 태후께서 갑자기 쓰러지셨단 말을 함. 강징이 그 말을 듣고 아연실색해서 몸을 일으키려는데 몸이 무거워서 일어나기 쉽지 않아 상궁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일어남. 강징은 태후께서 갑자기 왜 쓰러지셨냐며 물었다가 상궁으로부터 늘상 앓던 고질병으로 인한게 아닌것 같다는 말을 듣고 사색이 됨. 얼른 자녕궁으로 가야겠으니 갈 채비를 하라고 분부하며 옷매무새를 가다듬고는 분주하게 움직임.






황후는 연귀비도 모자라 서비와 심상재까지 회임을 하자 크게 상심을 한 나머지 앓아누운 상태였음. 경인궁의 장사 궁녀인 하상궁과 황후가 가장 아끼는 심복인 소화는 그런 황후를 보며 안절부절하지 못하다가 자녕궁의 태감으로부터 태후가 쓰러지셨다는 말을 듣고 곧장 황후에게 달려감. 황후는 태후가 쓰러졌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은듯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더니 계수를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돌아누웠음. 상궁이 황후의 반응에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황후마마께서도 병중이라고 아뢰겠다고 하는데 황후는 그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어. 하상궁이 내실밖으로 물러나왔을때 소화는 황후의 강아지에게 밥을 먹이려고 하는 중이었어. 황후가 곡기를 끊고 앓아누운 뒤로는 강아지도 밥을 먹지 않고 계속 낑낑거리기만 해서 궁인들의 걱정이 컸음. 이웃국가에서 바친 공물인데다가 황후가 애지중지하는 강아지니 혹시라도 잘못되면 경을 칠게 분명했으니. 상궁이 강아지에게 육포를 한번 줘보는게 어떠냐고 하고는 태의에게 거짓 처방전을 만들어달란 부탁을 하려고 밖으로 나감. 소화가 힘이 없는지 조용해진 강아지를 안고 주방쪽으로 가다가 심상재가 궁문밖에서 서성이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쉼. 심상재가 회임한 사실을 숨긴 일로 황후의 노여움을 샀는데도 매일 문안을 들러 경인궁에 찾아오고 있었거든. 황후의 노여움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서 방문때마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중이었지만 말이야. 소화는 심상재에게 목례를 하고 주방쪽으로 걸음을 옮겼음.





강징은 자녕궁에 들었다가 태후가 병중임에도 불구하고 태황태후의 거처인 수강궁에 문안을 들러갔다는 말에 당황스러움을 느낌. 곧바로 가마를 타고 수강궁으로 향했다가 몸도 성치 않은 태후를 문밖에 세워둔것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어. 태황태후가 태후를 미워하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박대를 할줄은 몰랐음. 강징이 입술을 꾹 깨물고 상궁의 부축을 받으며 수강궁의 문턱을 넘어섰어. 그리고는 곧장 침전의 문앞으로 가 태후에게 인사를 올린 다음에 태후의 뒤에 가만히 서 있었음. 수강궁의 상궁이 갑자기 문안을 든 강징을 보고 무척 난감한듯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후에 다시 나오더니 강징에게 안으로 들것을 권함. 그 말에 강징이 얼굴이 하얗게 질린채 땀을 뻘뻘 흘리는 태후를 힐끔 쳐다보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함. 그러다가 몇걸음도 못가서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며 배를 감싸쥐고 바닥에 주저앉아버림. 연희궁의 상궁이 놀라서 급히 부축을 하고 수강궁의 상궁도 어찌 그러시냐며 당황스러워 함. 태황태후가 소란스러움에 문앞으로 나왔다가 강징의 모습을 보고 어서 태의를 부르고 연귀비를 안으로 들이라고 명함. 그때 강징이 태황태후에게서 나는 단향 냄새를 맡고는 소매로 입을 가리고 심하게 구역질을 함. 태후는 태황태후에게 연귀비가 더위로 인해 탈이 난데다가 입덧때문에 향 냄새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듯하다고 말을 했음. 태황태후가 그 말에 몹시 언짢은듯 연귀비를 가까운 자녕궁으로 데리고 가서 쉬게 하고 태의를 부르라고 일렀어. 그리고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 힘겨워하는 강징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곤 이렇게 허약해서 어찌할꼬하며 쯧쯧 혀를 찬후에 안으로 들어가버렸음.






태후는 자녕궁 내실에 들어서자마자 궁인들에게 얼음과 풍륜을 내오라고 이른 다음에 나한상에 앉음. 강징이 말없이 옆자리에 앉더니 언제 아팠냐는듯 편한 표정으로 소매에서 영견을 꺼내 땀으로 흠뻑 젖은 태후의 얼굴을 닦아주었음. 태후가 그 모습에 한숨을 쉬면서 뉘앞이라고 이리 꾀병을 부렸냐며 따끔하게 야단을 쳤어. 강징이 천연덕스럽게 꾀병이라니 신첩은 마마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대답을 함. 태후가 못마땅한듯 혀를 차자 웃으며 배를 천천히 쓰다듬었음. 태후마마 신첩 그때 배가 아프고 당겼던건 사실입니다. 웃전이신 태후께서 뙤약볕 아래에 서 계시는데 아랫 사람인 신첩이 어찌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마음이 편치 않으니 몸에도 영향이 가서 잠시 이상이 생겼나봅니다. 태중의 황손들도 황조모가 걱정되었던 모양인지 잠시 말썽을 부린것 같다고 말하니 태후가 말은 청산유수처럼 잘하는구나 하고 한숨을 쉼. 그러고는 손을 가져와 부푼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만삭의 임부이니 이럴때일수록 더욱 조심을 해야지 날도 무더운데 쉬지 않고 돌아다니면 되겠냐고 잔소리를 함. 그에 강징이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하면서 편찮으시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시냐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음. 그때 태후가 궁녀가 들고 온 풍륜을 연귀비가 있는 곳으로 놓으라고 이른 다음에 나이가 들어 탈이 난것이니 신경쓸것 없다고 말함. 강징은 궁녀가 얼음을 띄운 산매탕을 내어오자 미지근한 차로 다시 가져오고 태후께는 미지근한 물을 내어드리라고 말했음. 태후가 뭔가 아리송한 표정으로 강징을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염주를 쥐고 깊은 생각에 잠겼음.






그날 저녁 연희궁으로 돌아온 강징은 상궁에게 황제가 하사한 최고급 비단 몇필을 가져오라고 이른 다음에 내무부에서 올린 값비싼 장신구 몇가지와 황제가 자신에게만 특별히 사용을 허락한 모란 비녀를 챙겨서 자개함에 넣었음. 연희궁의 궁녀에게 내일 날이 밝거든 이것을 태극전의 심상재에게 가져다주고 본궁이 주는 하례 선물이라고 전하라고 이름. 그리고 상궁을 따로 불러 서비에게도 최고급 비단과 장신구 약재등을 챙겨서 보내라고 이른 후에 세욕을 하고 평소보다 일찍 자리에 누웠음. 침상에 가만히 누워있다가 상궁으로부터 황제가 연희궁으로 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눈을 깜빡였음. 강징은 상궁에게 폐하께서 오시거든 본궁이 일찍 침수에 들었다고 고하라고 한 다음에 눈을 감았어. 망기는 강징이 수강궁에서 이상 증세를 보였단 말을 태감으로부터 전해듣고 놀라서 한걸음에 달려왔어. 평소의 강징이라면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반겨줬을텐데 보이지 않는게 의아해서 상궁에게 귀비는 어디 있냐고 물었다가 일찍 침수에 들었단 말을 듣고 안으로 들어감. 망기는 침상에 드리워진 휘장을 손수 걷어내고 강징이 잠든 모습을 말없이 쳐다보았음. 잠시후에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는데 그 손길에 강징이 움찔하는게 느껴짐. 망기는 그제야 강징이 자는척을 하고 있단걸 깨닫고 아징하고 이름을 불렀음. 그럼에도 강징이 눈을 감고 미동조차 하지 않자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남. 심상재가 회임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을테니 그 속이 말이 아니란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어지러웠음. 망기는 어린 시절에 모친인 태후가 다른 후궁들이 회임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나면 어떤행동을 했는지 알고 있었음. 태후가 속상한 마음을 달랠길이 없어 병환을 핑계로 며칠이고 궁밖으로 나오지 않다가 한참후에야 수척해진 얼굴로 뒷뜰에 심은 도화나무만 물끄러미 바라보던걸 기억하고 있었지. 자신 또한 궁중 여인들의 삶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지만 저로 인해 울고 웃는 강징이 가엾고 또 안쓰러워서 가슴이 아팠음. 망기는 강징이 풍한이라도 걸릴까 싶어서 명주로 만든 계수를 가슴팍까지 덮어주고 자리를 뜸. 그리고 잠시후에 강징은 인기척이 사라진걸 느끼고 눈을 떴다가 헛헛한 마음에 다시 눈을 감음.






태극전의 심상재는 요통이 심해서 앉지도 서지도 못해서 밤새 잠을 설친 까닭에 퀭한 눈으로 침상에 기대어 있었음. 연희궁의 궁녀가 들었다는 이야기에 안으로 들이라고 이르고 아무렇지 않은척 표정을 갈무리함. 궁녀가 인사를 올리고 귀비마마께서 소주께 드리는 회임 하례 선물이라고 말함. 심상재가 억지로 웃으며 운혜에게 선물을 받으라고 한 다음에 귀비마마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달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릴했음. 비천한 가문 출신에 황제의 총애를 받지 못하는 탓에 회임을 하였어도 다른 이들로부터 축하 선물을 받기는 커녕 아무도 태극전에 찾아오지 않았음. 황후조차 자신이 회임을 한것을 마뜩찮아하니 다른 비빈들도 다를바가 없었음. 황제도 회임 소식을 듣고 찾아와 치하를 하기는 커녕 태감을 통해 하사품과 약재를 보낸게 다였을 정도였으니까. 심상재는 처량한 제 신세가 답답해서 한숨을 쉬곤 운혜에게서 자개함을 건네받음. 함에 저는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는 광택 비단에 진귀한 보석들을 세공해서 만든 장신구에 눈이 휘둥그레졌음. 저와 같은 후궁이면서 출신이 존귀하고 황제의 총비라는 이유만으로 저는 한번도 가지지 못한 물건들을 손쉽게 가진다는게 화가 났어. 심상재는 장신구들 사이에 있는 모란 비녀를 꺼내서 손에 쥐고는 한참동안이나 만지작거렸음. 이 모란 비녀에 걸맞는 자리까지 올라서야겠다고 생각하며.




강징은 서책을 읽고 있다가 자녕궁의 상궁이 들었단 말에 의아해하며 안으로 들임. 자녕궁의 상궁이 운몽의 특산물인 연자로 만든 연자죽이 담긴 반합과 함께 함을 보이면서 태후마마의 선물이라고 말함. 강징이 마마께 감사의 인사를 대신 전해달라고 하고는 웃는 낯으로 선물을 받아들었어. 연희궁이 상궁이 자녕궁에게 은자와 장신구가 든 향낭을 건넴. 자녕궁의 상궁이 황급히 소매안에 향낭에 넣어 감추고는 이만 물러가보겠다고 자리를 떴어. 강징은 상궁이 연자죽에 은침을 넣으려는것을 만류했어. 그러면서 설마하니 태후께서 본궁과 황손들을 해치려고 죽에 독을 넣으셨겠느냐? 하고 죽을 받아서 휘휘 저어 식힌 다음에 한입 떠먹음. 그렇게 몇입 더 먹고는 배가 부른지 숟가락을 내려놓았음. 그러고는 함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해보는데 무명으로 만든 배냇옷과 태교신기가 들어있었음. 강징이 깨끗하지만 낡은 배냇옷을 보고 의아해하다가 뒤늦게야 그게 황제가 아기때 입었던 배냇옷인걸 깨닫고 웃음을 터뜨림. 태후께서 이제 더는 나를 미워하지 않으실 모양이다. 상궁에게 그리 말하니 상궁이 어제 일로 태황태후의 눈밖에 나면 어쩌려고 그러시냐며 걱정을 함. 강징이 한숨을 쉬며 그리 된다면 그 또한 어쩔수가 없지. 본궁이 벌인 일로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직접 수습을 하는 수밖에. 어제 태황태후가 태후를 핍박하는 모습을 보고나서 오대산으로 출가한 태황태후를 환궁시킨것이 과연 잘한 일일까 싶어 마음이 불편했었거든. 호가호위(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부린다는 뜻)의 결말이 썩 좋지만은 않을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태후에게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이가 태황태후였기 때문이었지. 저로 인해 시작된 일이니 이번 일로 태황태후의 눈밖에 나서 일신상의 문제가 생긴다해도 감내해야만 했음. 강징은 배냇옷을 만지작거리다가 그것을 펼쳐서 제 배위에 올려두었어.




강징은 이른 아침에 공주가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에 잠에서 깼음. 침의 차림으로 침전문을 나섰다가 수반 주위에 궁녀들과 태감들이 모여있는것을 보았음. 유모가 자지러지게 우는 공주를 품에 안고 어르고 있다가 무슨 일이냐는 상궁의 물음에 공주 아기씨께서 잉어 구경하고 싶다는 말에 잉어가 잘있는지 봤다가 하고 갑자기 말끝을 흐림. 강징이 괜히 마음이 불안해져서 수반을 들여다보았다가 새끼를 밴 잉어가 배를 뒤집고 죽어있는것을 보고 크게 놀람. 공주가 강징을 향해 손을 뻗고는 잉어가 죽었다고 엉엉 우는데 공주를 안고 위로해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이 굳어서 움직여지지가 않음. 상궁이 마마하고 팔을 잡고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공주를 품에 안고 다독였음. 궁녀들과 태감들이 불길한 징조가 아니냐고 수군거리는걸 상궁이 버럭 화를 내고 쥐잡듯이 잡아 입단속을 시킴. 강징이 공주에게는 잉어가 아파서 용궁에 간거라고 용궁에서 아가들이랑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거라고 말을 해줌. 공주가 훌쩍이면서 강징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속상한 마음을 달래려고 애를 썼음. 강징이 그런 공주가 안쓰럽고 딱하고 또 갑자기 건강하던 잉어가 죽은게 놀라서 마음이 무거웠어. 혹시나 궁인들이 말하는것처럼 저와 뱃속의 아이들이 잘못될 징조가 아닌지 마음에 쓰였음. 강징은 나쁜 생각을 쫓으려고 공주에게 양지 바른 곳에 잉어를 묻어주자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남. 그리고 그 시각 태황태후는 황제를 불러 회임을 한 서비를 귀비로 진봉시키는게 어떻겠냐고 권하는 중이었음.





망기강징 망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