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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20:58
학원에서 중학생들 수학 가르치는 마치다. 친구들은 다 결혼했고, 사업한다 어쩐다 하며 학원 떠난 동료들도 선생질 할 때보단 잘 먹고 잘 살고 있고, 매일이 집-학원-집-학원 이다보니 연애할 시간도 없어 마지막 연애가 6년 전임. 그때도 아마 거하게 차였었지. 재미없다고. 만나다 보면, 더 가까워지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너무 지루하다고. 스스로 생각해도 재밌는 타입은 아니라 그냥 수긍해야했음. 아마 재미 없다는 말이 말 그대로 안 웃기다는 뜻은 아닐 거임. 알아가고 싶고, 나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그런 유대감이 안 생긴다는 거겠지. 별 거 아니리도 함께라서 신나야 하는데 대단한 걸 해도 자꾸 시계만 보게 되는 그런 거. 마치다는 이런저런 거 다 합쳐서 한마디로 그 이별의 정의를 내렸음. 내가 매력없는 사람이라서 차인 거라고. 그 뒤로는 가뭄에 콩 나듯 들어오는 소개팅도 마다하고 아예 연애는 생각도 안 하게 됐겠지. 6년 전 그때는 20대이기라도 했지 이젠 서른이 넘었으니 더 자신감이 떨어짐.



노부는 그런 마치다를 쭉 지켜봐왔음. 그냥 친한 동생으로, 살가운 후배쯤으로. 한 1년 전까지만해도 그냥 착하고 싱거운 선배 딱 그정도였는데 무슨 일인지 점점 필터가 씌워졌음. 사람들이 콩깍지리고 부르는 그거. 첫눈에 반한 상황도 아닌데 갑자기 웬 콩깍지? 언제가 시작인지는 몰라도, 마치다랑 식당에서 마주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데 문득 그냥 앉아있는 모습이 좋아 보였음. 건들거리지 않고 정자세로 앉아 살짝 몸을 흔들며 음식을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 이날 보다 더 며칠 전이었나, 조카 학원 상담 때문에 마치다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날은 전화를 끊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들었음. 꼭 애인처럼. 지금 생각은 안 나지만 어쩌면 더 전이었을지도. 마치다가 6년 전에 차인 건 노부도 알고 있겠지. 근데 그게 마지막 연애인 건 몰랐을 거임. 매일 보는 사이도 아니고 마치다가 뭐 미주알고주알 자기 소식 전하는 사람도 아니니까.



사귀자고 했을 때 마치다는 대답 대신 질문을 했음. "우리가? 왜?" 그냥 그런 마음이 든다고, 선배 이상으로 느끼게 된 지 꽤 됐다고 말했더니 또 질문을 했지. "나를? 왜...?" 거기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답을 할 수 없었음. 좋아져서 좋은 걸, 왜가 어딨나 싶었음. 물론 조르거나 강요할 생각은 없다고, 케이도 조금이라도 나랑 같은 마음이면 알려달리고 했음. 언제까지라고 기한을 두지 않은 게 문제였을까. 마치다는 3주가 지나도록 연락을 해오지 않았음. 결국 노부가 다시 학원으로 찾아갔고 그날 저녁에 선술집에 가서 같은 얘기를 반복해야했음. 3주동안 연락이 없던 게 거절의 의미였다는 걸 몰랐으니까. "그... 나는 너랑 사귀거나 그럴 수 없을 것 같아. 그래서 연락 못한 거야. 미안해 노부." 이번엔 질문자가 바뀌었지. 왜요? 나랑 왜 못 만나요? 마치다는 술잔에 담긴 술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대답했겠지. "글쎄... 너라서가 아니라... 난 그냥... 그만하고 싶어. 상처 받는 거. 피곤해. 지겹고." 둘 다 이성을 잃을 때까지 마시는 타입은 아니라 적당히 마시고 헤어졌음. 어색하고 민망하게. 한참을 걷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고 발신자는 마치다였음. "근데 어차피... 진심 아니었지? 나 미안해 하거나 그러지 않아도 되지...?" 그 말에 노부는 방향을 돌려 뛰었지. 마치다가 걸어간 쪽으로. 다행히도 시야 끝에 마치다의 뒷모습이 걸렸음. 노부는 마치다의 손목을 잡았음. 진심이었고 앞으로도 진심이라고, 상처주지 않을 테니 기회를 달라고 말했지. 마치다는 한참을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음. 그리곤 당부하듯, 부탁하듯 말했음. "내일 눈 떴을 때 조금이라도 후회되면 바로 전화해. 없던 일로 하면 되니까." 노부는 다음날 아침에 바로 마치다에게 전화를 걸었음. 잘 잤어요? 머리는 안 아프고? 뭐 먹고 싶으면 말해요 학원으로 사갈게요. 마치다의 당부와 달리 아주 평범한 연인의 대화를 하기 위해서. 마치다는 어색하게나마 하루 아침에 달라진 이 관계에 동참했음. "괜찮아... 너도 얼른 씻고 출근해. 난 오늘 1시부터 수업이라 좀 더 자려고..." 노부는 핸드폰을 귀에 대고 미소지었지. 그래요, 이따 수업 전에 문자해요.



마치다는 묘한 감상에 젖어갔음. 내가 노부랑 이래도 되나? 하는 관계 자체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해서 노부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 애인지, 집안 환경과 성격 그리고 외모까지 하나하나 뜯어 가며 자신과 저울질을 시작함. 마치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스스로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울은 계속 기울었겠지. 노부와 사귀어도 될 이유보다 안 될 이유가 훨씬 많았음. 사귀어도 될 이유는 단 하나, 노부가 먼저 사귀자고 했으니까. 누군가 뭐라고 한다면 그걸 가장 먼저 내세워야지라고 생각했음.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을 거지만. 노부가 금방 헤어지자고 할 수도 있으니까... 마음 주진 말자. 마치다의 결론은 이토록 찌질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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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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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21: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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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자낮이 생각보다도 훨씬 심해서ㅠㅠㅠㅠㅠ 노부가 즈그 케이 신경 진짜 엄청 많이 써줘야할듯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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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21: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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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눈 떴을 때 조금이라도 후회되면 바로 전화하라고 없던일로 하면 된다는 즈그 케이 말 듣고도 다음날 아침에 바로 전화해서 즈그 케이 챙겨주고 자기가 케이의 연하애인이라는걸 다정히 알려주는 노부 벌써부터 존나 벤츠임 ㅠㅠㅠㅠㅠ
[Code: cb3b]
2024.12.22 21: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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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부랑 이래도 되냐니 노부랑 그러면 왜안돼 다돼ㅠㅠㅠㅠㅠㅠㅠ 케이야 노부랑 저울질 하지 말고 헤어질 생각 말고 그냥 노부만 믿으면돼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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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21: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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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와 사귀어도 될 이유보다 안 될 이유가 훨씬 많다는게 무슨말이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74c]
2024.12.22 21: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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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가 즈그 케이를 사랑한다는데 이 이유 하나가 다른 이유들을 다 이겨버린다는걸 케이가 자낮해서 아직 모르고 있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74c]
2024.12.22 21: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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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지금 자낮한 상태라서 그렇지 노부 받아주는 것만 봐도 노부한테 이미 감긴거 아닐리 X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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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21: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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놉맟 연애하면서 즈그 케이가 아무리 자낮하게굴고 노부 쳐내도ㅠㅠㅠㅠㅠ 노부는 지치지 않고 즈그 케이한테 다가갈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부케비 마음이 좀 놓인다ㅠㅠㅠㅠㅠ
[Code: 26ef]
2024.12.22 21: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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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야 부케비눈엔 이미 노부한테 마음 준 것 같은데???? 근데 케이가 이걸 깨닫게 되기까지 엄청 오래 걸리겠지ㅠㅠㅠㅠㅠㅠㅠ
[Code: 27cc]
2024.12.22 21:49
ㅇㅇ
지금은 케이 저렇게 생각해도 괜찮아 노부가 다 해결해줄거야ㅠㅠㅠㅠㅠ
[Code: 5716]
2024.12.22 21:49
ㅇㅇ
대신 케이가 괜히 노부를 피하거나 혼자 있으려고 하지만 않으면 되는데 케이야 노부랑 계속 같이있어ㅠㅠㅠㅠ
[Code: 5716]
2024.12.22 22: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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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제목에 1을 달고오셨다는건 억나더가 있다는 뜻 맞지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
[Code: 0205]
2024.12.22 22: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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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에 케이한테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말하면서 케이 찼던 저새끼 개빡쳐........ 케이가 저새끼한테 받았던 상처 노부가 다 없애줘라ㅠㅠㅠㅠㅠ
[Code: e916]
2024.12.22 22: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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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는 자존감도 바닥이고 멘탈도 불안한 느낌인거에 비해 노부는 멘탈도 건강한 느낌이라 즈그 케이 자존감 팍팍 올려줄 애인으로서 딱이잖아ㅠㅠㅠㅠㅠㅠ
[Code: 3a81]
2024.12.22 22: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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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 존나 든든함 ㅠㅠㅠㅠㅠㅠㅠㅠ 부케비는 노부만 믿는다...
[Code: d8bd]
2024.12.22 23:23
ㅇㅇ
노부가 연인다운 대화 하니까 케이도 노부한테 맞춰서 통화하는거 너무 간질거리고 존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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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2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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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그 케이 전화 받았을때 그냥 전화로 대답하지 않고 바로 즈그 케이한테 뛰어가서 기회 달라고 하는 노부가 존멋인데 케이 마음이 어떻게 안흔들겠냐고ㅠㅠㅠㅠㅠ
[Code: 3a5f]
2024.12.22 23: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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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자낮하게 만든 똥차 가고 케이 애인 자리에 즈그 케이 자존감 살려줄 노부 왔따ㅠㅠㅠㅠㅠㅠㅠ
[Code: 070b]
2024.12.22 23: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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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가 즈그 케이에게 제대로 된 연애라는게 뭔지 알려줄테니까ㅋㅋㅋㅋㅋㅋ 케이는 노부 사랑 받기만 하자ㅠㅠㅠㅠㅠㅠ
[Code: e7b7]
2024.12.22 23: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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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랑 평범한 연인의 대화 잘 해낸 케이 잘했어 이렇게 하나씩 해보면 되는거야 케이야ㅠㅠㅠㅠ
[Code: 254c]
2024.12.23 00: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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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즈그 케이가 소극적으로 행동하더라도 노부 즈그 케이한테 지금처럼 신경써주고 직진해줘야만 ㅠㅠㅠㅠㅠ
[Code: a9ba]
2024.12.23 05: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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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야 느그 케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 느그 케이한테 하루에 백번씩 말해줘ㅠㅠㅠㅠㅠㅠ
[Code: b46c]
2024.12.23 1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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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진짜 자낮하긴 해도 노부가 저정도로 다정하고 벤츠니까ㅠㅠㅠㅠㅠㅠ 케이가 어색하게나마 노부의 대화에 동참했던 것처럼 노부가 즈그 케이 옆에서 지금처럼만 저렇게 해주면 이런 사랑 처음 받아보는 의외로 금방 마음의 문도 열고 자존감도 금방 높아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ㅋㅋㅋㅋㅋ 부케비 기대돼요 센세 억나더ㅠㅠㅠㅠㅠㅠㅠ
[Code: b4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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