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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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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는 동생을 처음 만난 날을 선명하게 기억했음. 그 시절에는 아직 가족이 화목했음. 아빠의 손을 잡고 병실을 찾아가니 엄마의 품에 작은 아기가 안겨 있었음. 처음 본 아기는 무척이나 작고 사랑스러웠음. 동생한테 인사해야지. 엄마의 말에 조지는 아기에게 가까이 다가갔음







"안녕? 나는 조지야."







수줍게 인사를 건네자 아기는 조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음. 동생이 널 좋아하나봐. 엄마의 말은 조지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음.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빠가 다가와서 조지의 어깨에 손을 올렸음







"오빠는 동생을 지켜줘야 되는 거야. 할 수 있지?"

"응! 내가 꼭 지켜줄게."







의젓하게 말하는 조지는 벌써부터 오빠 티가 났음. 부부는 흐뭇하게 남매를 바라봤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가족을 따뜻하게 감쌌음. 그날은 조지의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되었음

가족의 행복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아빠의 음주 문제가 심해지고부터였음. 부모님은 싸우는 날이 잦아졌고 아빠는 화풀이로 조지에게 손찌검을 했음. 울고 있는 조지의 곁에는 늘 동생이 있었음. 동생은 오빠를 웃게 해주고 싶어서 자신이 아끼는 인형을 손에 쥐여주기도 하고 자신에게 해주던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했음. 어린 동생만이 조지의 유일한 안식처였음. 그래서 조지는 동생만을 위해서 살기로 했음. 오빠라는 역할에 몰두하니 신기하게도 더는 괴롭지 않아졌음. 엄마의 방관도, 아빠의 폭력도, 이제는 아무렇지 않아졌음. 그렇게 지금의 조지가 완성됐음. 흠 잡을 곳 없는 완벽한 오빠. 동생이 있으면 조지는 웃을 수 있었고 살아갈 수 있었음. 다른 건 아무 것도 필요 없었음. 동생만, 동생만 곁에 있어준다면….







엘리가 죽고 조지의 집에서는 고성과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음. 부모는 아이의 죽음을 입에 담으며 서로를 매도하기 바빴음. 조지는 불 꺼진 방에 혼자 앉아 있었음. 몇 시간을 넋이 나가 있다가 죄책감이 엄습하면 바닥에 머리를 박고 몸을 웅크렸음. 내가 더 잘 챙겼으면 엘리는 죽지 않았을까. 엘리는 정말 나 때문에 죽은 걸까. 내가 동생을 죽인 걸까. 조지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통스럽게 흐느꼈음.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엘리의 죽음이 자기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기를 바랐음. 조지는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직 겨우 열다섯이었음. 무관심 속에서 소년은 망가져갔음. 고통이 한계치를 넘어서자 마음이, 정신이, 끔찍한 소리를 내며 갈라졌음.

동생의 죽음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조지는 그 일을 아예 없던 일로 만들었음. 동생은 죽은 것이 아니라 없어진 거라고 믿기 시작하니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았음. 조지는 동생이 찾기 위해 밤거리를 헤맸음.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자기 동생을 보지 못했냐고 묻고 다니다가 경찰서까지 간 적이 있었음. 조지는 거기에 가서도 동생이 없어졌다고, 납치당한 걸지도 모른다고 호소했음. 엘리의 사고는 경찰들도 알고 있었음. 어린 동생을 잃고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다들 조지를 안타까워했음. 곧 연락을 받고 경찰서를 찾은 엄마는 자신을 붙잡고 엘리가 없어졌다고 말하는 조지를 보고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음.

다음날 엄마는 조지를 차에 태워서 병원에 데려갔음. 상담을 마친 의사는 입원 치료를 권했지만 조지의 엄마는 단칼에 거부했음. 이미 딸의 죽음으로 동네에서도, 직장에서도 비난의 눈초리를 받고 있었음. 이런 상황에서 다른 자식까지 정신 병원에 입원시켰다가는 실패한 부모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닐 것이 분명했음. 결국 조지는 약만 처방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음. 엄마는 바로 물 한 컵을 가지고 조지의 방으로 들어갔음. 조지는 엄마가 건넨 약과 물을 얌전히 받아서 삼켰음.






"약 빠뜨리지 말고 먹어."






그 말만 남기고 엄마는 집에서 나갔음. 언제 들어온다는 말은 없었음. 조지는 다시 혼자가 됐음

약을 먹는 동안은 증상이 완화됐지만 그로 인해 잊고 있던 현실이 되살아났음. 엘리의 죽음이 다시 마음을 난도질했고 장례식을 떠올리면 무력감이 목을 졸랐음. 자기혐오가 극에 달하면 조지는 변기에 얼굴을 박고 한참 헛구역질을 했음. 창백한 얼굴로 가쁜 숨을 헐떡이는 소년은 도저히 산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음. 조지는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엉엉 울었음. 머릿속에서는 엘리의 죽음을 제 잘못이라고 말하는 엄마와 빌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렸음. 부정하려고 노력해봤지만 이제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았음. 더는 꾸역꾸역 버티고 싶지 않았음. 다 놓아버리고 편해지고 싶었음. 그렇게 조지가 자신의 끝내려고 결심한 그날이, 허니가 옆집을 찾아온 날이었음

처음에는 허니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음. 꼭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먹먹해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음. 조지는 깊이 모를 절망 속으로 가라앉고만 있었음. 그런데 허니가 집에 가기 전에 있는 힘껏 조지를 끌어안았을 때 무언가가 달라졌음. 조그마한 몸이 전해주는 온기가, 또 오겠다는 그 말이, 조지의 숨통을 트이게 했음. 허니는 정말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날에도 조지를 찾아왔음. 제 옆에 앉은 허니가 쫑알쫑알 떠드는 그 시간 만큼은 조지도 고통을 잊을 수 있었음. 하지만 허니가 떠나고 나면 조지의 몸은 상실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음. 전보다 오히려 더 심해진 것 같았음. 조지에게는 사랑을 쏟을 대상이 필요했음. 자신의 삶의 목적이 되어주고 일어설 수 있게 힘을 주는 존재가. 그리고 그런 존재는 이미 조지의 가까이에 있었음.

다음날 평소처럼 허니는 조지의 옆에 앉아서 혼자 수다를 떨고 있었음. 가방에 달린 작은 곰인형 키링을 만지작거리며 오늘 뭘 했는지 생각하고 있던 그때였음.







"허니."







익숙한 목소리가 제 이름을 부르자 허니는 놀라서 숨을 삼켰음.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내내 웅크리고 있던 조지가 허니를 바라보고 있었음. 오랜만에 본 조지의 얼굴은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더 야위었고 수척해보였음. 허니는 마음이 아파서 조지를 와락 껴안았음. 작은 몸에 안긴 조지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차올랐음. 그 눈물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외로움이 담겨 있었음. 머리 위에서 울음 소리가 들리자 허니는 조지를 위로해주고 싶어졌음. 하지만 아직 어린 허니는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알지 못했음. 그래서 가만히 조지의 옷만 쥐고 있었음.







"허니…."







울음이 섞인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허니의 이름을 불렀음. 허니는 고개를 들고 조지를 쳐다봤음. 파란 눈동자는 여전히 슬픔에 잠겨 있었음.







"허니는 내 동생이지?"







그 질문을 받은 순간 허니는 드디어 조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음. 허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뻗어 조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줬음.







"나는 조지 동생이야."







허니의 대답에 울먹이던 조지의 입가에 옅게 미소가 번졌음. 조지는 허니를 끌어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줬음







"잊어버리면 안 돼. 알았지?"

"응."







허니는 조지를 날개뼈 주변을 토닥거렸음. 애정이 담긴 아이의 손길이 그간의 고통은 지워주었음. 어느 정도 조지의 울음 소리가 잦아들자 허니는 몸을 조금 떨어뜨렸음. 그리고 자기 손을 만지작거리며 조지를 쳐다봤음. 허니는 장례식 때부터 조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음. 좀처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말을 전해줄 수 있게 되었음







"조지. 엘리가 죽은 건 조지 잘못이 아니야."







장례식날 빌과 조지는 엘리의 죽음을 서로의 탓으로 돌렸지만 허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음. 그날 일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안타까운 사고였음. 허니의 말이 마음에 닿자 조지는 잠시 동안 숨을 쉬는 것도 잊고 말았음. 그동안 조지의 몸을 옥죄고 있던 감정들이 하나씩 풀어져 바닥으로 떨어졌음. 조지가 아무 말도 않고 자기를 빤히 쳐다만 보고 있자 허니의 마음이 불안해졌음. 괜한 말로 조지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까봐 걱정이 됐음. 침묵을 이기지 못한 허니가 먼저 말을 꺼내려고 한 것과 동시에 조지가 허니를 세게 끌어안았음. 허니는 입에서 윽 하는 신음 소리가 새어나왔지만 조지는 팔에 힘을 풀지 않았음







"조지, 숨막혀…."

"그날…그날 밀쳐서 미안해…."







울먹임에 섞여 나오는 조지의 말은 알아듣기 힘들었음. 조지는 장례식날에 있었던 일을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허니는 이미 그 일을 잊은 지 오래였음. 허니는 조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대답했음. 이내 서러운 울음 소리가 방 안을 채웠음. 허니는 조지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갈색 곱슬 머리를 쓰다듬어줬음. 소년이 늘 자신에게 해줬던 것처럼.

허니가 자기 집으로 돌아간 밤, 조지는 방에서 나와 창고에서 빈 상자 하나를 꺼내왔음. 조지의 발이 향한 곳은 자신의 방이 아닌 동생의 방이었음.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방은 엘리가 마지막으로 지낸 그 순간 그대로 멈춰있었음. 조지는 상자 속에 엘리가 평소에 자주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스케치북 같은 유품을 담았음. 엘리가 가장 좋아했던 빨간색 원피스 역시 상자에 함께 담겼음. 얼추 유품 정리를 마친 다음은 벽에 장식된 사진을 모두 떼어냈음. 그리고 침대에 걸터앉아 사진을 한 장씩 하나씩 눈에 담은 다음 다리 사이에 둔 상자 안으로 떨어뜨렸음. 이윽고 조지의 손에는 마지막 사진 한 장이 남았음. 두 아이가 뒷마당에서 티파티를 했을 적에 자신이 찍어준 사진이었음.







"…."







조지는 평생 살면서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이 없었음. 엄마가 방관하며 제게 모든 것을 떠넘길 때도, 아빠가 폭력을 휘두를 때조차도.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음. 조지의 마음은 빌을 향한 원망과 복수심으로 절절 끓었음. 사진을 내려다보는 조지의 눈동자에 어둠이 내려앉았음. 엘리가 없는 지금 허니는 벼랑 끝에 서있는 조지를 붙잡아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음. 이미 동생 하나를 잃었는데 다른 동생마저 잃을 수는 없었음. 조지는 허니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혔음. 허니를 그런 자식 곁에 둘 수는 없어. 내가 지켜줘야 돼. 내가 옆에 있어줘야 돼.







"허니는 내 동생이니까."







사진을 반으로 찢으며 조지는 선택을 내렸음. 조지는 허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빌이 아닌 자신이라고 생각했음. 나는 착한 오빠고, 빌은 나쁜 오빠니까. 조지는 이건 다 허니를 위한 거라며 혼잣말을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음. 이 선택은 온전히 조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음. 조지는 이날부터 약을 먹지 않았음

다음날 하교 버스에 앉아있는 허니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음. 얼른 조지에게 다시 옆집에서 놀 수 있게 됐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음. 그렇다고 빌이 방과후를 마음대로 빠져도 된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신이 난 나머지 새까맣게 잊고 말았음. 허니는 익숙하게 옆집 초인종을 한번 누른 다음 뒷마당으로 가려고 몸을 돌렸음.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음.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자 현관에 조지가 서있었음







"학교 잘 다녀왔어?"







예전과 같은 다정한 인사가 허니를 뭉클하게 만들었음. 허니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오랜만에 현관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음. 어제까지만 해도 난장판이었던 집안은 몰라보게 정리되어 있었음. 아직 다 치워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바닥에 어지럽혀진 물건을 피해 폴짝폴짝 뛸 필요는 없어졌음.







"허니, 간식 다 먹고 오빠 청소 하는 것 좀 도와줄래?"

"간식?"

"응. 팬케이크 해놨어."







팬케이크란 말에 허니는 작게 비명을 질렀음. 빨리 가자! 허니는 신이 나서 조지의 팔을 잡아 당기며 식탁으로 향했음. 제 앞을 걷는 허니를 보며 조지 역시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음. 간식을 다 먹은 후 조지와 허니는 본격적으로 청소를 시작했음. 조지가 깨진 유리를 쓸고 쓰레기 봉투를 갖다버리는 동안 허니는 넘어지거나 바닥에 굴러다니는 장식품을 주워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음. 조지가 미리 어느 정도 청소를 해둔 덕에 해가 지기 전에 집은 말끔해졌음. 허니가 소파에 앉아서 기지개를 피며 쉬는 사이 조지는 주방에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왔음. 조지와 나란히 앉아서 휴식을 만끽하던 허니는 할 말이 있었던 게 생각이 나서 작게 손뼉을 쳤음.







"아 참! 조지 나 다시 여기 와서 놀아도 돼."

"그래?"

"응. 빌이 허락해줬어. 그런데 이제 자주는 못 와. 방과후 해야 돼…."







그 말을 하면서 허니는 오늘도 방과후를 하지 않고 온 게 생각났음. 빌한테 혼나겠다…. 허니는 작게 한숨을 쉬며 테이블에 놓아둔 컵을 다시 손에 쥐었음.







"허니, 방과후 재밌어?"

"재미없어. 친한 친구도 없구…."







허니는 울적한 표정으로 레모네이드를 홀짝거렸음. 조지는 그런 허니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뗐음







"그럼 빌한테 안 하겠다고 하자. 전처럼 우리집에 와있으면 되잖아."







조지의 제안에 허니의 얼굴도 밝아졌지만 빌이 그것을 허락해줄지는 별개의 문제였음. 사실 허니는 전에도 한 번 빌에게 방과후를 하기 싫다고 한 적이 있었음. 그때 이미 빌이 딱 잘라서 안 된다고 말했기 때문에 다시 말을 꺼내도 될지 걱정이 됐음. 허니는 바로 대답은 하지 못하고 물방울이 맺힌 빈 유리컵만 만지작거렸음. 지금 허니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조지도 알 수 있었음. 조지는 허니가 들고 있던 컵을 가져가 테이블에 내려놓았음







"허니, 빌이 여기 와도 된다고 허락해줬다며."

"응."

"그럼 허니가 부탁하면 들어줄 거야. 용기를 내봐."







허니는 여전히 망설이는 것 같아보였지만 잠시 뒤 알겠다고 대답했음. 최근 빌은 화도 내지 않고 계속 잘해주고 있었음. 그러니 어쩌면 정말 조지 말대로 부탁을 하면 들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날 밤 허니는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서 빌이 오길 기다렸음. 뒤이어 빌이 침대에 올라오자 허니는 속으로 심호흡을 했음







"빌, 있잖아…."







허니는 조심스러운 어투로 빌에게 방과후를 그만하고 싶다고 다시 한번 부탁했음. 전처럼 빌이 올 때까지 옆집에 있고 싶다고, 조지도 괜찮다고 했다는 말도 잊지 않았음. 웬만해서는 자신에게 뭘 조르지 않는 허니가 벌써 두 번이나 방과후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꺼냈음. 이제는 빌도 이 일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음







"그렇게 하기 싫어?"







빌의 물음에 허니는 침대에 일어나 앉아 이유를 설명했음. 방과후에는 친한 친구가 없어서 혼자 있을 때가 많다고. 그리고 운동 시간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매번 선생님이 무섭게 혼을 낸다고. 빌이 자기 마음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며 차분하게 설명하려고 했지만 중간부터 서러움이 올라왔는지 허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음.







"나 힘들어…."







콩알만한 게 훌쩍거리면서 힘들다는데 거기에 대고 참고 다니라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음. 빌도 할 수 없이 허니를 따라 침대에 일어나 앉았음. 빌이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하는 동안 허니는 계속 훌쩍거렸음. 결국 빌은 한숨과 함께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음.







"알았어. 선생님한테 얘기해둘게."

"정말?"

"정말."







그러니까 그만 울어. 빌이 엄지로 눈가를 닦아주자 허니는 언제 울었냐는 듯 활짝 웃었음. 빌 고마워! 허니는 크게 소리를 치며 온힘을 다해서 빌을 끌어안았음. 빌은 부모님이 깨겠다며 허니에게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입가의 미소까지는 숨기지 못했음







"이제 자자."







빌은 허니를 눕히고 이불 위를 토닥였음. 잘자…. 허니는 하품을 하며 굿나잇 인사를 했음. 그리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기분 좋게 잠이 들었음.

빌이 학교에 연락해준 덕분에 허니는 방과후를 관두고 전처럼 학교를 마치면 옆집에 와서 놀게 됐음.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음. 오늘은 비가 와서 공원에 나가서 놀지 못했음. 허니는 창문에 붙어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터덜터덜 소파로 걸어갔음. 그대로 쓰러지듯 소파에 누워서 축 늘어진 허니를 지켜보던 조지는 같이 영화를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음. 처음에는 반응이 시큰둥했지만 콜라와 팝콘까지 준비해오니 허니도 흥미가 생겼는지 잽싸게 일어나 똑바로 앉았음. 조지가 빌려온 영화는 가족에게 구박을 받는 소년의 이야기였음. 아무 잘못 없는 소년을 가족들이 막 대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허니는 자기도 모르게 손에 힘을 줬음. 영화가 진행되면서 알고 보니 부모님은 오직 지원금을 목적으로 소년을 입양한 사실이 밝혀졌음. 소년은 부모님의 차별과 형과 누나가 왜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는지 깨닫게 됐음. 이윽고 영화는 소년이 가짜 가족을 버리고 진짜 가족을 찾아 떠나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음. tv에서는 엔딩 크레딧과 함께 밝은 음악이 흘러나왔음. 허니는 영화를 보는 내내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 생각했음. 영화 속 소년의 처지가 꼭 자신 같아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좀처럼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음.







"허니."

"응?"







조지의 부름에 현실로 돌아온 허니는 느리게 고개를 돌렸음. tv 불빛밖에 없는 거실은 바로 옆에 있는 조지의 얼굴을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두웠음. 조지는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허니를 바라보고 있었음.







"허니는 그런 생각해본적 없어?"

"무슨 생각?"

"빌이 진짜 가족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조지의 질문이 끝남과 동시에 밖에서 크게 천둥이 쳤음. 번쩍이는 빛이 거실을 채웠다가 사라졌음. tv에서는 여전히 밝은 음악이 나오고 있었지만 그 무엇도 허니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음. 조지는 혼란스러워 하는 허니의 표정을 살피며 제 말이 어느 정도로 영향을 주는지 가늠했음







"왜, 왜 그런 말을 해?"

"빌도 널 가둬둔 적 있잖아. 부모님도,"

"그런 거! 아니야…"







조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니는 조금 언성을 높여서 끼어들었음. 허니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었음. 놀란 조지는 들고 있던 컵을 바로 내려놓고 허니에게 바짝 붙어 앉았음. 미안해. 이제 그만할게. 어깨를 감싸안고 등을 두드려주자 허니는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였음







"허니, 나는 그냥 너한테는 언제나 내가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야. 알지?"

"응…."







허니는 조지의 어깨에 기대어 힘없이 대답했음. 조지는 허니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준 다음 거실 불을 켜고 테이블을 치웠음. 허니는 풀 죽은 얼굴로 소파에 앉아서 조지의 행동을 눈으로 좇았음. 그날 하루뿐이었다면 허니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 금방 잊어버렸을 것임. 하지만 조지는 다음날부터 매일 조금씩 허니의 마음에 불안을 심었음. 허니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처음에는 완곡한 표현을 쓰다가 시간이 갈수록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늘어놓았음. 허니의 마음에서 빌을 몰아내기 위함이었는데 쉽지는 않았음. 빌은 예전과 다르게 허니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음. 그럼에도 조지는 결국 자신의 계획대로 될 것임을 확신했음. 가장 가까운 이에게 받은 상처는 아무리 좋은 기억을 덧씌워도 결코 아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허니, 빌이 정말 널 사랑한다면 그랬을 리가 없잖아."







그래서 조지는 일부러 빌이 화를 내고 무섭게 굴었던 얘기를 꺼냈음. 언제 또 그렇게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지금 잘해주는 건 그저 죄책감을 덜고 싶어서 그러는 것뿐일수도 있다고 했음. 조지는 내내 부드러운 어투를 사용하며 자신의 의도를 철저하게 숨겼음. 허니는 빌은 달라졌다고 말했지만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없었음. 빌이 요즘 화를 내지 않기는 했지만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것 또한 사실이었음. 조지는 표정이 어두워진 허니의 두 손을 제 손으로 덮듯이 잡았음







"허니, 내가 빌처럼 너한테 화낸 적 있어?"

"없어."

"그치. 진짜 가족은 안 그래. 그러니까 빌을 너무 믿지는 마. 나는 네가 또 상처 받게 될까봐 걱정돼."







조지는 교묘하게 허니와 빌 사이를 갈라놓으면서 자신이야말로 허니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인 양 굴었음. 그런 말을 하는 게 다른 사람이었다면 허니의 마음도 쉽게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임. 하지만 조지는 빌을 제외하면 허니가 믿는 유일한 사람이었음.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은 어떤 말이든 아이의 심리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음. 하지만 허니에게도 고집은 있었음. 허니는 빌이 얼마나 자기에게 잘해주는지를 설명하며 조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음.







"그럼 빌이 사랑한다고 말해준 적 있어?"







하지만 허니의 노력은 매번 조지의 이 말에 가로막히고 말았음. 빌의 사랑은 허니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이었음. 그래서 조지가 그 부분을 언급할 때면 특히 더 방어적으로 굴었음. 허니가 혼자서 외롭고 아팠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빌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음. 그렇지만 실제로 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음. 허니가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자 조지는 그럼 오늘 집에 가서 물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음.







"허니 말이 맞으면 빌도 사랑한다고 해주겠지?"







조지의 제안에 허니는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그러겠다고 대답했음. 그래, 꼭 물어봐. 조지는 다정하게 웃으며 허니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헝클였음. 허니는 까르르 웃으며 조지를 밀쳤음. 얘기를 끝내고 놀고 있으니 곧 빌이 데리러 올 시간이 되었음. 조지는 허니의 가방을 정리해주면서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오려는 것을 안간힘을 다해서 억눌렀음.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허니가 가방을 메자 초인종이 울렸음. 손을 흔들며 허니를 배웅한 조지는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털썩 누웠음. 입에서는 참고 있던 웃음이 터져나왔음. 아무래도 오늘 밤은 길게 느껴질 것 같았음

다음날 아침, 허니는 식탁에 앉아 시리얼을 먹는 빌을 뚫어져라 쳐다봤음. 간밤에는 설레는 나머지 몇 번이나 자다가 깼음. 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콩닥거리고 다리가 춤을 췄음. 빌은 시리얼을 우물거리리다가 제 동생의 뜨거운 시선을 눈치챘음.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자 빌은 들고 있던 스푼을 내려놓았음







"왜."







막상 빌이 관심을 주자 긴장이 된 허니는 고개를 숙여 눈을 피하고는 배시시 웃었음. 그러면서도 자꾸 힐끔거리는 게 딱 봐도 뭔가 할 말이 있어보였음. 뭐 갖고 싶은 거라도 생긴 건가? 빌은 다시 스푼을 입으로 가져가며 미간을 좁혔음. 이윽고 마음의 준비를 마친 허니가 다시 고개를 들고 빌과 눈을 마주쳤음







"나 사랑해?"

"뭐?"

"나 사랑하냐구."







그렇지 않아도 빨리 뛰던 심장은 기대감으로 곧 터질 기세였음. 허니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빌은 상상도 못할 것임. 그런데 뭔가 이상했음. 허니의 예상과 달리 빌의 입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음. 게다가 빌은 그 질문이 상당히 당황스러운 것 같아 보였음. 그 표정이 허니의 가슴에 돌덩이가 되어 내려앉았음. 방금까지 웃고 있던 허니의 표정도 서서히 굳어갔음. 마주보고 있는 식탁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음







"얼른 먹고 학교 갈 준비해."







먼저 침묵을 깬 빌은 어린 허니도 알 정도로 노골적으로 말을 돌렸음. 그런 빌의 태도는 허니를 겁먹게 했음. 불현듯 조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음. 빌이 진짜 가족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저 죄책감 때문에 잘해주는 거라던 말. 마치 실제로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렸음. 가슴이 답답해지고 자꾸 숨이 차올랐음. 허니가 지금 상황을 당혹스러워하는 사이에 빌은 아침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음. 아직 시리얼에 손도 대지 않았지만 허니도 급하게 따라 일어났음. 그리고 빌의 뒤를 따라가며 끈질기게 자기를 사랑하냐고 물었음. 빌이 짜증스럽게 그만하라고 쏘아붙여도 멈추지 않았음. 허니는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웠음. 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모든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물어도 그 한마디를 들을 수가 않았음.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의문이 피어올랐음. 정말 빌이 날 사랑하지 않는 걸까? 화를 내고 가둔 것도 다 날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발을 내디딜 때마다 그대로 힘이 빠져 주저앉을 것만 같았음. 애초에 사랑 받은 적이 있긴 한 걸까? 허니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의구심이 들었음. 빌은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자기 방으로 향했음. 허니는 힘겹게 빌을 쫓아갔음. 빌이 자기 방 방문에 손을 올렸을 때 작은 손이 빌의 검은 티셔츠를 가까스로 붙잡았음.







"나…나 안 사랑해?"







허니는 억지로 울음을 참으며 물었음. 이제 그 질문은 단지 사랑에 대한 질문이 아니었음. 그 속에는 우리가 진짜 가족이 맞느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음. 제발 사랑한다고 해줘. 옷자락을 잡은 손이 그렇게 애원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볼 수 없는 빌에게는 전해지지 않았음. 빌은 그 자리에 잠깐 서서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음. 빌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허니의 마음은 희망과 두려움이 셀 수 없이 교차했음. 하지만 빌은 끝내 대답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음. 잡고 있던 옷자락은 너무나도 쉽게 허니의 손을 떠났음. 방문이 닫히고 복도에는 허니 혼자 남았음

조지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음. 마트에 가서 두 손 가득 장을 봐오고 이미 깨끗한 집을 한 번 더 청소했음. 커튼을 걷자 화사한 볕이 방 안으로 쏟아져 내렸음. 빨래를 정리하면서 서랍을 열어보니 구석에세 약병 몇 개가 굴러나왔음. 그것을 본 순간 방금까지 미소가 걸려있던 조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음. 오렌지색 약병을 손에 든 눈빛에는 날이 서있었음. 엄지로 라벨을 한 번 어루만진 조지는 망설인 끝에 병을 다시 서랍 안에 넣어두었음. 청소를 끝내고 허니의 하교 시간에 맞추어 간식을 준비하고 있으니 초인종이 울렸음. 조지의 입꼬리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로 한껏 올라갔음.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듯 깊게 숨을 한 번 마셨다가 내쉬고 곧장 현관으로 향했음. 현관문을 열자 그 앞에는 당장이라도 깨져버릴 것 같은 가엾은 아이가 서있었음.







"빌이 나 안 사랑한대."







꾹꾹 참던 울음이 터진 허니가 집안으로 발을 내디뎠음. 조지는 바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엉엉 우는 허니를 꼭 안아줬음. 허니는 울면서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설명했음. 조지는 안타까운 목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허니를 위로했음.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조지는 허니의 손을 잡고 거실로 데려가서 소파에 앉혔음.







"물 가져올게. 앉아있어."







허니는 여전히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음. 조지는 손으로 허니의 뺨을 한 번 닦아준 다음 주방에 갔음. 유리컵에 물을 담으며 조지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아서 입안 살을 꽉 깨물었음. 허니는 사랑에 굶주린 아이였음. 부모님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만큼 제 오빠의 사랑에는 특히 더 집착했음. 그런 빌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임. 그럼 아이는 자연스레 그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겠지. 그게 바로 조지의 노림수였음. 허니에게 그런 존재는 자기 뿐이니까. 조지는 물컵을 들고 거실로 돌아가 허니의 손에 쥐여줬음. 그리고 앞에 쪼그려 앉아 허니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다정하게 바라봤음. 다 마셨어? 조지가 묻자 허니는 물이 조금 남은 컵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음. 조지는 허니의 손에서 컵을 가져가 테이블에 치워둔 다음 옆자리에 앉았음. 그리고 다정한 손길로 허니의 머리를 쓰다듬었음







"허니, 억지로 빌을 사랑할 필요 없어."

"조지…."

"전에 약속했던 거 기억나? 빌이 아니라 우리가 진짜 가족이야."







허니는 처음 옆집에 와서 잤던 날 셋이서 했던 약속을 떠올렸음. 조지는 그때처럼 허니의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음. 조지의 위로는 달콤한 독이 되어 허니의 상처 곳곳에 스며들었음. 허니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지만 이번에는 슬퍼서가 아니었음.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으로 인한 눈물이었음. 허니는 훌쩍이며 조지에게 팔을 벌렸음. 이렇게 울보여서 어떡해. 조지는 다정하게 말하며 허니를 따뜻하게 안아줬음.







"허니 괜찮아. 내가 있잖아. 응?"







숨을 삼킬 때마다 바르르 떠는 등을 손바닥으로 쓸어주며 조지는 속으로 빌의 모난 성격에 감사했음. 시간을 들여 허니의 불안을 자극하고 빌에 대한 의심을 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마지막 단계 만큼은 본인이 관여할 방법이 없었음. 허니가 빌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직접 깨달아야 이 계획은 성공할 수 있었음. 그래서 그 부분만큼은 운에 맡겨야 했지만 조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음. 무뚝뚝하고 표현이 서툰 빌이 어린 동생에게 사랑한다는 그런 낯간지러운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음. 아마 죽었다 깨나도 무리겠지. 한번 파탄에 이르렀던 관계를 다시 부수어 놓는 법은 아주 간단했음. 쌓이고 쌓인 의심을 터뜨려줄 아주 작고 사소한 오해 하나. 그것만 있으면 충분했음







"허니, 나는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







조지는 허니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으며 속삭였음. 셔츠에 얼굴을 묻은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게 느껴졌음.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저밖에 없는 불쌍한 아이. 조지는 자신에게 딱 맞는 여동생을 손에 넣었음











맥카이너붕붕
빌슼너붕붕
2024.06.24 0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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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조지 어린시절 마음아파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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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01:07
ㅇㅇ
모바일
가스라이팅하는 과정 너무 세밀해서 또 조지 편만 들어주긴 뭐하고ㅠㅠㅠㅠ 빌 그냥 사랑한다고 한번 말해주지ㅠㅠㅠㅠㅠㅠㅠ
[Code: 8b1b]
2024.06.24 01:02
ㅇㅇ
모바일
와...조지 어떡해.....허니도....ㅜㅠㅠㅠㅜㅠ
[Code: f84e]
2024.06.24 01: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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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센세!!!!!!!!!!!!!!!!! 하 세명다 안쓰러워 미쳐ㅠㅠㅠㅠ
[Code: 6cfc]
2024.06.24 01: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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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센세 왔다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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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01:04
ㅇㅇ
모바일
햐 서사 미챴다......개맛있어
[Code: 38f9]
2024.06.24 01: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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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기다렸어!!!!!!!!ㅜㅜㅠㅜㅜㅠㅜㅜ
[Code: 6238]
2024.06.24 01: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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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하ㅜ세상에 나 진짜 이 셋이 안타가워서 어떡하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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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01: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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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미쳤다 진짜ㅠㅠㅜㅜㅜㅜ
[Code: 4738]
2024.06.24 03: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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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무섭다무서워ㅠㅠ 조지도 빌도 허니도ㅜㅜ엘리도 안타까울 따름이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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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09: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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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성 맛있다 맛있어 아 침나와
[Code: c5b6]
2024.06.24 09: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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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나 맛있다
[Code: 2fc8]
2024.06.24 21: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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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센세는 정망 천재야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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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23: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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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었읍니다 선생님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e056]
2024.06.25 12: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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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늘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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