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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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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휴일에 성치는 그간 못 잔 잠을 몰아자기라도 하듯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눈을 떴어. 그런 성치에게 아이스크림 통을 쥐어주면 부스스한 상태 그대로 침대헤드에 기대앉아 우물 우물 아이스크림을 퍼먹곤 했음. 원체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기도 했고 아침엔 무언갈 든든하게 먹는걸 부담스러워 하기도 했어, 아니 사실은 다 떠나서 눈 뜨자마자 뭔갈 씹어먹는게 귀찮을 뿐이겠지만. 차가운 아이스크림 몇입이면 금방 눈에 생기가 도는 성치가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학우였음. 품에 아이스크림 통을 안은채 우물거리는 성치를 바라보던 학우는 침대가에 걸터앉았어. 그러면 성치는 먹던 아이스크림을 침대 옆 협탁에 올려놓곤 구물구물 다가와 학우의 입술에 쪽 입맞췄지.

학우는 눈으로 어젯밤 정사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남은 성치의 맨 몸을 훑었어. 성치는 학우의 입술과 뺨, 목덜미, 몸 구석구석 새겨진 살벌한 흉터들 위로 조심스럽게 입맞췄지. 성치가 입술을 옮겨 학우의 복부를 지나 배꼽 아래까지 입술을 내렸을쯤, 단단한 손길에 머리채가 잡혀 고개가 떼어졌어. 고개가 젖혀진채 불만스럽게 저를 올려다보는 성치를 바라보며 학우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지.


"너. 오늘 손님 온다고 했잖아."


성치는 '그래서?'라는 듯한 표정으로 뻔뻔히 학우를 바라볼 뿐이었지. 학우는 어젯밤 일이 떠올라 살짝 눈썹을 들썩였어. 모두가 신나는 퇴근길,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엔 사람이 가득했고 구석에 몰린 학우와 성치 역시 몸이 바짝 붙어있었지. 성치는 학우의 잘생긴 뒷통수와 단단한 어깨를 감상하다 그 뒷덜미에 재빨리 입맞추고 떨어졌어. 그 감촉에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본 학우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뻔뻔하게 어깨를 으쓱이는 제 주인을 발견했지.

덕분에 어젯밤은 평소보다 훨씬 늦게 귀가 할 수밖에 없었어. 성치의 어젯밤 마지막 기억은 습기찬 차창과 리무진으로 바꾸는게 좋을까 따위의 생각을 끝으로 의식을 잃었었지. 학우는 늘어진 성치를 침대로 옮기고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며 조금 심했나 싶어서 약간은 후회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 이렇게 다음날이 되자 또 붙어오는걸 보면 정신을 못 차린것 같았지.

학우는 성치의 머리카락을 놓아주곤 그대로 성치를 안아들어 욕실로 옮겼어. 욕조에 그를 내려주곤 그 머리 위로 샤워기를 틀어주며 "씻어." 한마디를 남기곤 욕실을 나섰지. 뒤에서 뭐라 불퉁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신경쓰지 않고 침대 정리와 간단하게 저택 청소를 마쳤을쯤, 성치는 머리에 수건을 두른채 방밖으로 나왔어. 2층 난간에 기대 홀 청소를 하고 있는 학우를 내려다보다 성치는 별말없이 그를 지나쳐 주방으로 향했어.

어깨에 수건을 걸친채 냉장고를 열어 우유와 딸기잼을 꺼냈지. 믹서기에 우유를 넣고 딸기잼 뚜껑을 열기 위해 힘껏 돌렸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뚜껑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 혼자 열심히 낑낑거리다 성치는 결국 털레털레 학우에게 다가가 딸기잼 병을 불쑥 내밀었어. 여전히 불퉁한 얼굴로 제게 딸기잼을 내미는 성치를 학우는 부러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지.


"뭐. 말을 해."


뻔히 알면서도 저 무감한 얼굴로 그리 말하는 학우를 쌜쭉 노려본 성치는 아랫입술을 불룩 내밀며 결국 입술을 열었어.


"....이거. 열어줘."


학우는 그제야 잼을 받아들어 가볍게 뚜껑을 열어줬어. 그것을 받아든 성치는 작게 고맙다고 중얼거리며 몸을 돌렸지. 하지만 금방 학우의 손에 몸이 어깨가 돌려져 그 얼굴을 마주봤어.


"고마우면 뽀뽀."


성치는 지금 제가 들은 말이 진짠가 싶어 안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떴다가 이내 언제 삐졌냐는 듯 활짝 웃으며 그 입술에 몇번이고 쪽쪽 입맞췄어. 다시 신나게 딸기우유를 만드는 동그랗고 보드라운 뒷통수를 바라보며 학우는 다른 뚜껑도 더 단단하게 닫아놔야겠다고 생각했지. 성치가 씻고 있을쯤, 잼 뚜껑을 부러 세게 꽉 조여닫아둔게 학우라는걸 성치는 아마 꿈에도 모를거야.

성치가 서재에 틀어박혀 슬슬 온갖 자료에 파묻혀 갈 쯤, 학우의 안내를 받아 오늘의 손님이 서재안으로 들어섰어. 성치는 보던 자료를 내려놓곤 응접용으로 마련한 소파로 걸음을 옮겼어. 학우는 조용히 물러나 무거운 나무문을 닫고서 서재 밖으로 나갔지. 그러나 오늘만큼은 문에 등을 기댄채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어. 방금 저 안으로 들여보낸 손님이 성치의 대학시절 만난 전 남자친구란걸 잘 알고 있었거든. 비록 사귄지 2주만에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곤 했지만.





"이야, 성공했다 주성치. 밴드부 골방에서 기타 튕기면서 같이 노래나 부르던게 엊그제 같은데."


전 남자친구랑 추억팔이나 하려 초대한건 당연히 아니었지만 그 얼굴만큼은 여전히 봐줄만 해서 성치는 소파에 편하게 기대앉아 담배를 꺼내 물었어. 느릿하게 담배연기를 뱉어내며 살짝 지끈거리는 머리에 관자놀이를 손으로 꾹꾹 눌렀지.


"나 지금 무지 피곤하거든. 빠르게 끝내자 유덕화."


성치의 말대로 성치는 정말 피곤해 보였어. 간만에 푹 자긴 했어도 오래 누적된 피로는 금방 풀리지 않았지. 예전부터 예민한 성격이었지만 자리가 높아질수록 신경써야 할게 많으니 그 예민함은 학창시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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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쉬고는 있는거야?"



덕화는 내노라하는 유명한 제약회사의 후계자였어. 같은 명문대학에 다니고 있어도 성치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남자였지. 그렇기에 그리 섬세하고 다정할 수 있는 거겠지. 주변을 잘 챙기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하는 여유는 누군가 흉내낸다고 따라할 수 있는게 아니었어. 하지만 그 다정한 남자도 자격지심과 예민함으로 똘똘 뭉친 성치에게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게 된거야.



"당신은 변한게 하나도 없네. 여전히 오지랖 넓고. 쓸데없이 다정하고. 유부남이 그러고 다니면 안돼."


그 말에 덕화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가져온 서류들을 테이블에 올려놨어. 지금은 그 역시도 엄연한 회사의 대표였지. 성치는 입술 끝에 담배를 걸친채 두 회사의 협업건에 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살폈어. 덕화는 집중하는 성치를 바라보다 소파에 등을 기댄채 고개를 젖혀 반짝이는 천장의 유리 돔을 올려다봤어. 하늘이 쏟아질듯 선명했지. 오래된 책냄새 흘러나오는 빼곡하고 높은 책장을 웅장하게 느껴지기도 했어. 서재의 중앙에 놓인 피아노는 그 앞에 앉아 건반을 누르는 성치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지. 느긋하게 그것을 감상하던 덕화는 미소를 띈 채 입술을 열었어.


"내가 너의 이런 점들을 좋아했었구나."


그 말에 서류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피식 비웃은 성치 역시 입술을 열었어.


"잊었어? 우리 성격 차이 때문에 헤어진거야. 당신이랑 나는 안 맞아."


덕화는 뾰족하게 답하는 성치에도 익숙하다는 듯 여유롭게 웃으며 저 역시 담배를 꺼내 물었어.



"잊었어? 그때 니가 좋아하던 사람은 따로 있었잖아. 그러면서도 고백할 용기가 안나니까 나 이용한거 아냐?"


덕화는 담배필터를 빨아들이며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고 성치는 떠오른 옛 기억에 별 대답없이 묵묵하게 담배 연기를 뱉어내며 서류를 넘겼어.



손님이 돌아가고 성치는 급격하게 밀려오는 피로에 조금만 자야겠다며 털레털레 2층의 제 방으로 향했어. 그러나 금방 학우에 의해 멈춰세워졌지.


"누구야?"


금방이라도 감길듯 느리게 눈을 깜빡이는 성치는 지금 학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이해를 못하고 있었어. 누구? 덕화라면 학우도 이미 아는 사람이었어, 예전엔 다같이 술을 마신 적도 있었거든. 그렇다면 덕화를 말하는 건 아닐테고. 성치가 여전히 질문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자 학우는 더욱 바짝 다가섰고 물러날곳이 없던 성치는 자연스럽게 계단에 털썩 주저앉아 학우를 바라봤어. 학우 역시 물러나주지 않고 성치를 거의 계단에 반쯤 눕히다시피 덮치며 내려다봤지.



"예전에 좋아하던 사람. 누구야?"



아. 그 말에 그제야 낮게 탄식한 성치는 짐짓 여유롭게 미소지으며 무덤덤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학우를 마주봤어. 이 싸이코는 감정에 대해 풍부한 이해는 못해도 자신이 지금 기분이 매우 안좋다는건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거든. 성치는 손을 뻗어 학우의 뺨을 감싸쥐었어.



"대화를 엿 듣는 걸 허락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제 뺨을 감싸쥔 성치의 손목을 그러쥐며 학우는 대답이나 하라는듯 강한 눈빛으로 성치를 바라봤어. 그러자 성치는 짧게 혀를 찼지.



"나는 당신 보스야. 승인한 적 없는 사업에 대한 걸 묻다니. 도저히 대답할 의무가 없는데. 내 비서는 그 대화를 들은 적도 안 적도 없어야 해. 연인이 되자고 한게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어."



성치 특유의 그 예민하고 쎄한 눈빛이 한껏 짜증난다는 듯 학우를 쏘아봤어. 연인으로서의 선과 상사로서의 선. 그걸 잘 지키라는 거였지. 학우는 쥐고있던 성치의 손목을 놓아주곤 조금 붉어진 손목에 입맞췄어. 이내 혀를 내어 손목에서부터 손바닥까지 길게 핥아올리자 성치는 소름끼치는 감각에 어깨를 떨었어.



"여기서 할거야?"



제 목덜미에 입술을 묻은채 바지 버클을 푸는 학우의 손길이 평소보다 거칠다는걸 성치는 잘 알았어. 부하로서 더는 캐묻지 못하니 연인의 선 안에서 자신을 괴롭히려는 거겠지. 몸이 돌려서 계단에 엎드리게 됐을때, 성치는 계단에 깔린 카펫을 보며 빨간색도 좋지만 다음엔 파란 계열로 바꿔볼까, 따위를 생각했지.


얼마의 시간 뒤 덕화 회사와의 협업은 공식적으로 체결되었어. 무사히 협약식을 마친 두사람은 식사를 위해 함께 차에 올라탔지. 꽤 큰 행사와 카메라 플래쉬에 급격하게 지친 성치는 차에 올라타자 금방 녹아내리듯 몸을 늘어트렸어. 덕화는 예상했다는 듯 웃으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고, 학우는 묵묵하게 운전을 할 뿐이었지. 그러다 문득 덕화가 웃음을 터트렸어. 성치는 뭐가 그리 즐거운가 싶어 눈알만 굴려 삐뚜룸하게 덕화를 바라봤지.



"뜨겁다. 뜨거워."



덕화는 웃으며 차 천장에 선명하게 찍힌 신발자국을 가리켰고 성치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소리없는 비명을 꽥 질렀어. 학우는 역시나, 담담하게 운전을 할 뿐이었지.





재생다운로드17577737988ff0b6a7335d22cb865c41.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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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흑 아무도 먹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자급자족해서 먹는 학우성치... 학우성치 함 무봐라ㅠㅠㅠ ༼;´༎ຶ ۝༎ຶ`༽༼;´༎ຶ ۝༎ຶ`༽
센곧너 센곧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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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우주성치텀 훸
2024.05.13 16: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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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센세 학우성치라니 개존맛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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