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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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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는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는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너무 많은 피를 흘리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그 피를 그냥 덮으란 말입니까. 먼저 가신 혼들이 우릴 지켜보고 있습니다.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소년이 온다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왜 태극기로 노벨문학상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한강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적이 없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