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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00:39
메가카가 오라이온 코그 빼놓고 데리고 다녔으면 좋겠다. 묶지도 않고 그냥 진짜 옆에 데리고만 다녔으면 좋겠어. 그럼 오라이온이 당연히 도망갈 거라는 건 알지. 그런데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식으로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실제로 수많은 탈출 시도가 있었지만 오라이온 진짜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을 듯. 그나마 오래 버틴 게 한시간 정도? 그마저도 래비지한테 추격당해서 잡혀옴.

오늘도 얼마가지 못하고 잡혀서 돌아온 오라이온을 보며 산책은 재밌었냐며 심드렁하게 묻는 메가카... 오라이온은 대꾸 없이 열받은 티 내면서 그냥 메가카 옆에 서겠지. 오라이온의 너랑 말 안 할 거야 무드에 메가카는 비웃음인지 미소인지 모를 만큼 작게 입꼬리를 올리곤 곧바로 디셉티콘 리더로 돌아와서 디셉들한테 명령 내렸으면 좋겠다.

메가카가 대체 오라이온 데리고 뭘 하고 싶은 건지는 아무도 모르겠지. 메가카는 힘을 키워 쿠인테슨을 막을 의도로 주변 행성을 차례차례 치며 정복 전쟁을 하고 있었고 그런 파괴 행위 따윌 두고볼 생각 없는 오라이온은 제발 이런 짓은 그만 두라며 어떻게든 메가카 말리려고 애를 씀. 하지만 메가카는 듣지도 않겠지. 들어줄 생각도 없으면서 대체 왜 옆에 두는 건지 당사자인 오라이온도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만 할 듯.

그날도 도망쳤다가 이번엔 스웦한테 잡혀와서 쓰한테 대령되는 오라이온 보고 싶다. 메가트론님의 애완로봇을 잡아왔다며 꺄르륵 웃는 스웦과 메가트론 앞에서 그 소리 했다간 반으로 찢길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코웃음 치는 쓰가 보고 싶네. 오라이온은 디셉들한테 자기가 대충 그런 취급 받는 거 짐작은 했는데 바로 앞에서 들으니까 살짝 충격이겠지. 오라이온이 표정 찌푸리니까 스웦이 귀엽다고 무슨 인형처럼 끌어안더니 내가 안고가면 안되냐고 물었으면 좋겠다. 쓰는 귀찮다는 듯이 상대도 안하고 오라이온 집어서 데려갈 듯.

메가카가 데리고 다니는 연약하고 작은 봇에 대한 소식은 다른 세력들에게도 금방 들어갈 거임. 그렇다보니 오라이온이 메가카의 약점이라고 판단해서 오라이온을 노리는 세력도 있겠지. 하지만 디셉티콘이 단지 오라이온 도망 못가게 감시만 할까요? 오히려 그 누구보다 안전을 보장 받고 있을 듯.

왜 우리가 이런 녀석을 지키고 있어야 되냐고 투덜거리는 디셉도 분명 있겠지. 마음에 안 든다는 식으로 오라이온 헤드를 손가락으로 툭툭 민다거나 대놓고 얕잡아보면서 모욕적으로 행동하기도 할 듯. 다행히(?) 이런 취급은 익숙한 오라이온이 그럼 날 놔주면 안되냐고 내가 없어지면 다신 이런 임무 맡지 않아도 된다고 막 입털어서 설득했으면 좋겠다. 디셉들 망충해서 오 그런가? 하고 넘어가려다 그 대화 다 듣고 있던 사웨가 레빜이로 헤드 몇대씩 쪼고 오라이온 데려감ㅋㅋ

전투가 꽤 격렬하게 이어졌던 날 밤에는 디셉들도 죄다 지쳐가지고 리차징 하고 있겠지. 리차징 안 하는 메크들도 전투 후 뒤처리 하느라 바쁘고. 오늘이 기회다 싶어서 리차징 하는 척하다가 옵틱 뜨고 문 열었는데 문 앞에 메가카 있었으면 좋겠다. 놀란 오라이온이 억소리도 못내고 굳어있는데 메가카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들어와서 문 닫더니 오라이온 끌어안고 리차징 베드에 누웠으면.... 오라이온은 졸지에 메가카한테 끌어안긴 채로 리차징 베드에 누워서 어색하게 옵틱 굴리고 있겠지.


"저기.. 메가트론?"


오라이온이 메가카를 톡톡 건드렸지만 메가카는 대답이 없음. 그냥 눕자마자 곧바로 리차징에 빠졌을 뿐임. 하지만 오라이온이 조금이라도 꿈틀거리면 힘줘서 품 속으로 끌어안겠지. 결국 오라이온의 오늘 도망은 시도도 못하고 실패로 돌아갈 거임. 별 수 없으니 그냥 가만히 누워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메가카의 동체가 온통 흉터와 상처로 가득한 게 보일 듯. 그리고 메가카가 미세하게 떨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라이온은 정말 복잡한 표정으로 메가카를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곤 메가카의 흉터 위를 조심스럽게 쓰다듬겠지.


"잘자 디."


조용하게 속삭이면서...



디오라 메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