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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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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자캐리스에게 아에몬드는 어떤... 어떤 정의내리지 못한... 근데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따금 뜬금없이 떠올리곤 했던 미지의 존재였으면 좋겠다.

라에니라는 물론 하윈, 라에노르, 다에몬에게 골고루 사랑받고 자란 자캐리스지만 자기 혈통에 대해 못내 열등감과 후계자로서의 정통성에 불안함이 늘 있었음. 주변 어른들이 자캐리스의 혈통에 대해 함구하고 비정상적으로 비호할 수록 오히려 자신이 사생아라는 걸 더 자각하게 될 뿐이었지만 엄마를 힘들게 할까봐 티도 못냈겠지. 이번에는 녹색파와의 갈등을 매끄럽게 봉합했다지만 자캐리스는 자신이 엄마보다 더 불안하고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자캐리스의 판단이나 선택에 따라 내전이 자기 대에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퍽 현실적인 걱정까지 하곤 했음. 그래서 속으로 깨나 앓고 있는데 그걸 인성이야 말아먹었어도 정통성에서는 압도적인 숙부가 자꾸 찔러댐. 당신이 말 안 해도 나도 알아요. 안다고요.

자캐리스도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진짜 어려서 아에곤이랑 루세리스랑 철없이 아에몬드 놀리는데 동참하고 그랬지만 루세리스가 아에몬드 눈 그렇게 만들고나서 미안함과 죄책감도 있었음. 근데 저렇게 꼭 자기 출신갖고 비웃을 때면 진심으로 아에몬드가 미웠음. 소문이야 무성하지만 자캐리스 앞에서 저렇게 대놓고 사생아 취급하는 사람이 아에몬드 밖에 없기도 했는데 그게 아에몬드라서 더. 진짜 환장하겠는 건 저 아름다운 숙부가 너무 미운데 또 죽여버리고 싶다거나 증오스러운 건 아님. 그냥 잘 지내고 싶은데 안 따라줘서 속상한 거고 그게 왜 그렇게 속상한 건지도 모르는 아직 애기 왕자님 자캐리스ㅋㅋㅋㅋ

자캐리스가 오메가로 발현한 성질 더럽고 예쁜 숙부와 결혼하게 될 거라는 어른들의 통보에 분통이 터졌냐? 그건 아님. 근데 기뻤냐? 그것도 좀 모르겠음. 이건 말도 안 된다고 반항하면 자길 끈질기게 설득이라도 하려던 것처럼 비장했던 엄마에게 순순히 알았다고 했을 때 자캐리스는 그냥 그 비단같은 은빛 머리카락의 파도를 떠올렸을 뿐.

하지만 다에몬에게 아에몬드는 타고나길 예민해서 네가 세심해져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을 땐 속에서 뭔가 치밀긴 했음. 레드킵에서 머무는 동안 다에몬과 아에몬드가 같이 있는 모습을 몇 번 봤거든. 처음엔 여차하면 달려가 칼부림이 나는 걸 막아야한다는 생각에 긴장하며 지켜봤는데 별 거 없었음. 자캐리스의 생각만큼 다에몬과 아에몬드는 서로에게 적대적이지 않았는데 이상할 만큼 서로가 편해보인다는 느낌까지 들었음. 다에몬과 아에몬드가 붙어있는 시간이 긴 것도 아니고 몇분에 불과한데 그걸로 그날의 교감은 충분하다는 듯이.

그게 자캐리스 자신도 눈치채지 못하게 꽤 거슬렸는데 아에몬드를 구슬리기 위한 팁을 다에몬에게 받으니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강한 반발심이 듦. 고맙게 받아들여야 할 조언인데 왜 이렇게 맘에 안 드는지도 모르는 채 하루종일 집중도 못하고 계속 다에몬이 한 말이나 다에몬이랑 아에몬드가 같이 있던 모습을 떠올리다가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이 든 자캐리스가 오밤중에 버맥스 타고 비행이라도 하고 오면 다에몬이 그거 보고 웃겠지. 스트롱이 잘 눌러왔던 타르가르옌의 피가 슬슬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자기도 아에몬드랑 몸 섞으면서 어느 순간 알게 될 거 같다. 다에몬이랑 아에몬드랑 잔 거. 타고나길 예민하다는 건 성격만이 아니라 몸의 감도 같은 것도 포함한 걸 자캐리스도 아에몬드랑 배 맞대다보니 알게 되겠지.

그렇다고 음침하게 아에몬드 피말리진 못했으면 좋겠음ㅋㅋㅋㅋㅋ 그러기엔 아에몬드가 너무 쎄ㅋㅋㅋㅋㅋㅋ 아에몬드도 무서운데 아에몬드의 용은 더 무서움ㅋㅋㅋ 자칫하단 목숨이 위태로운 결혼을 해버린 왕세자님 근데 워낙에 엄마한테 잘 하는 세 남자들 보고 자라서인지 아에몬드에게 시발짓할 생각은 못하고 내가 존나 숙부의 인생에서 최고가 되겠다 숙부가 가진 것들중 최고는 내가 될 것이다 하면서 자기가 아에몬드한테 바가르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되고 말겠다며 핀트나간 전의를 불태우겠지(아에몬드:꿈깨라)

근데 그걸 반쯤은 해내는... 기어코 아에몬드에게 네 혈통에 관한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는 선언까지 얻어낸 뒤 진짜로 아에몬드가 얼굴은 자캐리스 거푸집인데 은발이 반짝반짝 곱슬거리는 타르가르옌 왕자님 낳아서 후계구도 탄탄해지는 쌍방구원이면 너무너무 좋을 거 가타...





자캐리스아에몬드 제이스몬드
약 다에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