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6819825
view 558
2024.10.02 22:20






월요일, 대디가 아닌 파파가 대니를 데리러 오는 날.

아이스맨은 차 창가에 비치는 제 셔츠 깃을 한 번 툭툭 털어주고 유치원 안으로 들어섰다. 알록달록한 배경들 사이에 우뚝 선 성인 남성은 이질적이었다. 그가 문 밖을 서성이는 동안 파파를 발견한 캐피가 먼저 조막만한 손을 들고 흔들었다. 뭐라뭐라 쫑알거리는 듯 했으나 엄청난 방음효과때문인지 파파의 귓가까지 들리진 않았다.

평소와 다르게 군복이 아닌 사복을 입은 파파가 꽤 마음에 들었는지 엄지를 번쩍 치켜세우곤 다시 한 번 손을 흔들었다. 엄지가 동글동글한 게 영락없이 매버릭의 아이였다. 아이스맨이 캐피와 다정히 인사를 나누는 사이, 캐피의 담임 선생님이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대니 아버님, 상담 오셨죠?"


아이스맨은 해군 대령이 아닌 다른 역할이 오랜만이었다. 저도 모르게 명령조의 어투가 새어나오지 않게 조절하며 선생님이 권유하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상담실 문이 조용히 닫혔다.





"우리 아기, 잘 다녀왔어?"

"웅, 대디도?"

"잘 다녀왔지."

"파바박! 안 해써?"

"크흑, 대니. 이제 잊어줄 때도 되지 않았어? 당연히 안 터트렸지! 그거 비싼 거야. 자주 못 터트려."

"우웅, 근데 왜 파파의 이마에 주름이 자꾸 늘어가는거야?"

"그건 대니와 대디가 당근을 먹지 않으려고 해서 그런 것 같은데?"

"파파!!!"

"아이스!!!"


상담을 다녀온 아이스나 대디가 데리러 왔다고 신난 캐피나 별 다를 바가 없었다. 매버릭은 대니가 걱정할 만한 부류의 아이가 아니라 상담도 그리 껄끄럽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매버릭도 이번 프로젝트만 아니었으면 당연히 참석했을 상담이었지만, 도저히 변경할 만한 스케줄이 아니었다. 어차피 아이스가 저보다 더 노련하게 대처할 테니 매버릭은 그리 걱정하지 않고 아이스만 상담에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다면 아이스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 했을 거고, 그걸 매버릭이 금방 알아차렸을 것이었다. 매버릭은 그 동안 많은 상관들의 눈치를 받아 온 경력이 있었기에—눈치 없는 척을 하려면 눈치가 빨라야만 했다—아이스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건 그에겐 눈 감고 톰캣을 타는 것만큼 쉬운 일이었다.

아무튼 슬슬 눈치를 보던 매버릭도 저녁을 먹을 때 쯤엔 모든 걱정을 놓고 대니의 쫑알쫑알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대니가 오늘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놀이를 했는지 주욱 나열하는 동안 아이스맨은 다 먹은 접시를 치우고 냉장고에서 디저트를 꺼내왔다.


"오? 이게 아까 사온 거야? 브라우니?"

"캐피 가졌을 때 이걸 제일 좋아했잖아. 기억나?"

"기억나!"

"뱃 속에서 먹었던 게?"

"우웅! 파파, 포크!!!"

"주세요, 붙여야지."

"포크 주세요!"

"옳지."


아이스맨이 디저트 접시에 브라우니를 한 조각씩 크게 썰어서 주자 매버릭은 웬일이냐는 듯 눈을 깜빡였다.


"좋아하니까. 많이 먹으라고."

"몸에 안 좋다고 못 먹게 했으면서. 마음이 바뀌었나보네?"


눈이 반짝 빛나는 매버릭에게 살짝 웃어준 아이스맨은 캐피에게 말을 걸었다.


"큼, 대니."

"우웅?"
"그, 혹시 유치원에서 간식 주면 파파한테 혼난다고 안 먹는다고 했어?"

"뭐어???"

"파파가 대디한테 맨날맨날 단 거 먹는다고 해짜나..."

"그래서 안 먹는다고 했어? 케이크도, 초콜릿도, 바나나도, 사과도 좋아하면서?"

"파파가 허락 안 하면 혼난다구 해짜나..."

"오, 대니... 유치원에서 먹는 건 괜찮아. 집에서 너무 과하게 먹을 때만 파파가 제지할 순 있겠지만..."

"아이스맨 진짜 개진상 학부모로 알았겠다."
"그만 좀 웃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리니까."

"그리고 대니, 집에서도 파파가 대디나 혼냈지. 대니는 혼낸 적 없잖아... 파파가 못 먹게 한다고 오해하신 선생님이 파파를 혼내려고 하셨대."

"파파... 혼났어?"

"혼날 뻔 하긴 했는데, 오해를 잘 풀었지. 대니도 오해 풀렸지?"

"우웅. 나 내일 바나나 푸딩 나오는데 그럼 먹어도 돼?"

"대니, 두 개 먹고 와. 파파가 말해둘게."

"아 진짜 개웃기네. 이거 구스한테 공유해야겠다. 아이스, 나 먼저 침실로 간다! 대니 씻겨!!"


아이스맨은 캐피를 재울 때까지 몇 번이고 유치원 간식에 대해 변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매버릭을 혼낼 땐 캐피 앞에서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그 다짐은 오래 가지 않았지만.





아이스매브




 





 

2024.10.02 22:23
ㅇㅇ
모바일
캐피 파파한테 혼난다고 유치원 간식 안먹었냐구ㅋㅋㅋㅋㅋ 건수 잡아서 구스한테 연락하는 맵ㅋㅋㅋㅋㅋㅋㅋ 이 가족 너무 사랑스럽다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65ec]
2024.10.02 22:32
ㅇㅇ
모바일
대니 맵 보자마자 오늘도 파바박 했냐고 묻는거 졸커 ㅋㅋㅋㅋ눈치없는 척하려면 눈치가 빨라야 한다는거 ㄹㅇ이야 매브 역시 앙큼 깜고 아니냐 ㅋㅋㅋ파파 허락 받았으니 이제 유치원에서는 달달간식 맘껏 먹자 대니야
[Code: b880]
2024.10.02 22:52
ㅇㅇ
모바일
아이스가 매브랑 대니 둘다 키우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ac88]
2024.10.02 23:05
ㅇㅇ
모바일
아이스가 대니 보는앞에서 매브혼내서 캐피가 그런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 애가 둘이네 ㅋㅋㅋㅋ
[Code: 7c7b]
2024.10.03 02:02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 진짜 평생 심심하지 않겠다ㅋㅋㅋㅋㅋ 매버릭이 둘이야ㅋㅋㅋㅋ
[Code: c2d3]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