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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19:14
존게일과 아들 커트, 브레이디 가족의 일상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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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게일과 아들 커트, 브레이디 가족의 일상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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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존 / 존의 전국데뷔 / 이별 / 조기교육 기타...bg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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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보고싶은 거 / 브레이디의 배부른 고민이 bg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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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행 / 연애한대요 가 bg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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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조각모음이 bg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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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주의 구구절절주의 억지주의
기승전결 없고 대충 보고싶은거 나열함

부제 : 염병천병 이건 가족



– 네가 양심이 있냐

게일이 존에게 병원에 좀 같이 가자고 했음. 벅 어디 아프냐고 걱정하는데 일단 운전이나 하라고 차에 태움. 옆에서 계속 걱정하는 존에게 말 시키지 말고 앞보고 조심해서 운전이나 하라고 하고 게일은 입을 다물어버렸음. 초조하게 주차하고 게일이 들어가자고 한 곳을 보고 존은 눈이 동그래졌음. 게일이..임신을...!? 이게 꿈이야 생시야!??

게일 접수하는 동안 존 입이 귀에 걸려버림. 지나가는 사람들은 불곰같은 거대한 남자가 가운데 서서 실실대니까 피해감. 게일 접수 끝내고 뒤돌아보니까 남편이 사람들이 피하는 미친놈이 된 것 같아서 끌어다가 대기실 의자에 앉힘.

‘벅.. 왜 말 안했어.’ 그렁그렁한 눈으로 존이 물었음. 세상의 모든 감정을 저 혼자 느끼며 벅찬 상태임. ‘너 이럴까봐.’ 자신도 확실하지 않아 불안한데 존이 흥분할까봐 말을 못한 거임. 차례가 되어서 들어가서 검사하고 축하드립니다 임신 땅땅 듣고 주의해야할 거라던가 이거저거 설명듣는데 존 귀에 안 들림. 실성한 사람처럼 계속 웃고만 있음. 게일 혼자 열심히 들음. 의사 선생님 속으로 자기 몇십년간 일하면서 이상한 남편들 많이 봤는데 존은 탑5에 들어가겠단 생각함.


병원 나와서 다시 차에 타야하는데 게일이 보기엔 존이 운전할 상태가 아님. 네가 임신했냐 싶음. ‘키.’ 게일이 차 키 달라고 손을 내밀었음. ‘어떻게 네가 운전을 해!!’ 존은 게일 안고 다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있는데 운전하겠다니까 화들짝 놀람. 자기가 모셔다 드릴테니까 타라고 조수석문 여는 존임. 못 미더운 상태로 게일은 일단 탔는데 존이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넣자마자 차가 앞으로 튕겨나감. 정신 없어서 기어 잘못 둠. 둘 다 깜짝 놀라고 게일이 너랑 탔다가는 애 떨어지겠다고 내리려고 하는데 존이 붙잡고 진짜 실수했다고 사정해서 내리지 않고 다시 시동 킴. 근데 클러치 잘못 밟아서 시동 꺼짐. 게일 내림. 한 번은 실수인데 두 번은 안 됨. 초보적인 실수임. 존도 운전 처음 배울 때 이후 처음 실수함.

‘내려.’ 운전석 가서 문 열고 존 끄집어 내고 게일이 탔음. 운전석 문 밖에서 동동거리면서 자기가 운전해야하는데 이미 지은 죄가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존을 보고 너 이러면 두고 간다고 게일이 시동 넣음. 진짜 두고 갈 심산으로 기어로 손 뻗는 거 보고 존 놀라서 후다닥 조수석에 탐. 존은 가는 내내 웃었다가 눈물 그렁그렁 훌쩍이다가 아주 난리남. 네가 임신했냐고...

집 앞에 주차 마치고 내리려는데 존이 또 후다닥 조수석에서 나와서 운전석 문 열어드림. ‘안고 가도 돼?’ 이러는데 게일은 어이가 없음. 몇 걸음이나 된다고. 먹금하고 자기 발로 걸어서 집에 들어감. 외투 정리하고 손 씻고 의사에게 들은 내용 나중에 존이 정신차렸을 때 전달을 해야하니까 우선 앉아서 메모를 좀 하는데 존이 옆에서 계속 정신사납게 안절부절함. 이제 뱃 속의 애 아빠인데 멀리 보내버리고 싶어짐. 게일이 웃으면서 그렇게 좋냐고 하니까 존 얼굴 환해지면서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는 거 보고 게일도 내내 긴장했던 마음이 풀림. 근데 계속 이름 뭘로 지을까~ 아기 침대 뭐 살까~ 준비물 뭐가 필요할까~ 하면서 소란스러워서 다시 먹금하고 할 일 함.


밤에 자리에 누웠는데 존이 이불 속에 꼬물꼬물 들어가서 게일의 판판한 배에 귀를 냄. 뭐하냐고 아까 안 들었냐고 태동느끼려면 더 있어야한다고 하는데 존 귀에 들리지 않음. 게일 슬슬 걱정됨. 잘 해낼 수 있을까.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존이 이불 속에서 튀어나옴. 게일을 보면서 씩 웃더니 마치 게일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괜찮다고, 좋은 부모가 되자고 함. 그 말 듣고 게일이 옆으로 돌아누워서 존에게 이리와보라고 하고 껴안음. 존도 마주 안음. 게일은 이제야 불안이나 기쁨 같은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거 같음. 존은 그런 게일의 등을 달래듯 천천히 다독임.

수많은 감정과 기억이 교차하는 와중에 무언가를 부수고 누군가를 죽게 만들고 그리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던 날들 역시 떠오르는 게일임. 그걸 알리는 없겠지만 존이 조금 더 꼭 품에 안아주어서 게일은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음. 토닥이는 박자에 안정감을 느끼며 함께여서 다행이란 생각을 함. 존은 서서히 몸에 힘이 풀리는 게일을 바로 눕혀주고 머리를 한 번 쓸어준 뒤 자신도 눈을 감았음.




다음 날, 더 이상 전장의 하늘을 누비진 않지만 그래도 계속 훈련을 해왔으니 상부에 보고 및 면담하러 감. 위에서도 게일에게 축하한다고 하고 앞으로의 일이나 배치, 휴가 등의 문제 걱정말라고 해줌. 말끔하게 게일이 나와서 자리 돌아가는데 존 호출됨. 싱글벙글한 채로 들어가자마자 버키 네가 양심이 있냐, 벅이 얼마나 하늘을 나는 걸 좋아해서 지금도 훈련을 하는데 임신이라니, 존 이건 그렇게 안 봤다, 너 지금 국가의 귀중한 자원을 날린 거다, 네가 우리 군의 주적이라고 쳐맞음.

소식 빠른 100전대라 쫘악 퍼져서 다들 게일에게 와서 축하해줌. 안정기 전에 퍼져서 좀 그렇지만 어차피 훈련 못하고 배치 바뀌면 모두 알게 될테니 게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축하받음. 서계시지 마시라고 의자도 갖다주고 음료 드시고 싶으신 거 있냐고 뽑아온다고 하고 신임이 두터운 만큼 다들 지극정성임. 그런데 방금 쳐맞고 나온 존이 다가오자 분위기 싸해짐. 또 쳐맞음. 버키 그렇게 안 봤다, 양심 어딨냐, 소령님 조종석에 못 앉게 된 거 버키 탓이다, 스파이 아니냐, 인재를 날렸다고 난리남. 존 울상됨. 왜 나한테만 그래... 그러다가 그거 보고 웃는 게일 보고 다시 입이 귀에 걸림. 누가 뭐래도 게일이랑 결혼도 했고 새 생명도 태어날테니 쳐맞아도 행복함. 그거 보고 다들 고개 흔들고 감. 저렇게 좋냐.. 좋댄다.....



정작 게일은 입덧이 그렇게 심하지 않는데 존이 더 난리나고 게일보다 오래 감. 네가 임신했냐고.. 그래도 게일이 먹고 싶어 하는 거 있으면 힘들게 만들어주거나 사다주는 존임. 게일은 존이 잠도 잘 못자고 살도 빠지는 걸 보고 부담감이 크긴 큰가보다 하고 보듬어줌. 100전대는 버키 진짜 가지가지한다고 놀림. 그러면서도 힘든 거 아니까 걱정하고 케어해줌. 훗날 브레이디 갖고서 존은 또 같은 경험하게 될까봐 긴장하고 걱정했는데 존게일 둘 다 큰일 없이 지나감. 그것만으로 효자라고 생각했으나 성장과 함께 잠시 그 생각 번복함.

존은 게일이 출산할 때까지 출근할 때마다 양심 없다고 구박 받음. 존도 휴직하고 나중에 커트 데리고 와서야 끝남. 커트는 100전대 슈퍼스타됨.









– 네가 날 못 알아보면 어떡해

브레이디의 스튜디오에 벨이 울렸음 계속 지잉 지잉하고 끊이질 않음. 올 사람 없다고 무시하고 연습하는데 열 때까지 누르겠다는 듯이 포기하지 않음. 나 또 내가 모르는 오해살 짓이라도 했던 건가 하며 누구냐고 확인하는데 커트가 와있음.

‘형?’, ‘너 왜 있으면서 안 열어. 나 들어가자.’ 이제 막 도착한 사람처럼 짐까지 들고 들어옴. 뭔데...!? 커트가 짐 내던지고 제복 재킷도 벗어서 내던지고 브레이디 침대에 들어가서 이불 뒤집어 씀. 실외에서 입은 옷 그대로 입고 들어가는 걸 조금은 찜찜하게 여기는 브레이디인데 형이 다짜고짜 저러니까 불편해짐. ‘디키는?’, ‘몰라!’

싸웠구나... 내가 하필 중간에 끼게 생겼구나... ‘신발은 벗고 들어가.’ 바닥에 떨어진 재킷을 주우며 브레이디가 말하자 이불 더미가 꿈틀꿈틀 거리더니 바닥에 신발이 패대기쳐짐. 브레이디는 지금까지 살면서 저렇게 격앙된 커트를 첨 봐서 당황스럽고 원치 않게 커플 싸움에 끼게 된 것도 당황스럽고 연습 중단된 것도 당황스러움.


전화벨이 울렸음. ‘받지마!’ 커트가 이불에서 얼굴 내밀고 외쳤음. ‘내 전화일 수도 있잖아!?’ 브레이디가 황당하다는 듯이 말하자 ‘나 여기 없어!’ 하고 다시 씩씩대며 커트는 이불 속에 들어갔음. 브레이디가 전화를 받자 소란스러운 길거리 소음과 함께 디키의 목소리가 들렸음. ‘커트 거기 갔지?’ 브레이디가 답을 안 하고 있자 ‘금방 갈테니까 잡아둬.’ 하고 전화가 끊겼음. 이게 뭐람....

‘디키랑 싸웠어?’ 커트가 답이 없었음. 롱디면 붙어있을 시간도 아까울텐데 싸울 시간이 어딨어.. 패대기쳐진 신발 정리하며 중얼거리는데 이불 속에서 뭐라뭐라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음. ‘안 들려.’ 하니까 ‘안 싸웠어!’ 하고 이불 젖히고 커트가 외친 뒤 다시 이불 속에 들어갔음. 진짜 뭔데.. 안 싸운 거면 뭐하는 건데.. 앞으로 싸울 거냐고...

브레이디가 커트 짐 가방 구석으로 옮기는데 다시 벨이 울림. ‘열어주지마!’ 이불 속에서 소리지르는 커트를 무시하고 문을 열었더니 디키가 급하게 들어왔음. ‘커트!’ 하면서 들어와서 침대 앞에 섰는데 이불이 더 똥그랗게말림. ‘나가줄까?’ 내 집에서 커플 싸움 보는 것도 그렇지..하는데 커트가 이불 속에서 나가지 말고 있으라고 함.

나 왜 오늘 스케줄 비워뒀을까,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거지, 로지 삼촌도 내가 이렇게 힘들었을까, 이사갈까.. 브레이디 마음 복잡한 와중에 디키가 침대에 걸터앉아서 이불 덩어리를 만지며 얘기 좀 하자고 했음. 이불 덩어리는 더 동그랗고 단단해짐. 네가 오해한 거라고 디키가 애처롭게 말하는데 커트 꿈쩍도 안 함. 브레이디는 뚱하게 앉아서 관전하기로 함. 아빠가 엄마에게 생떼쓰던 거랑 비슷하네.. 하며.




디키가 하는 얘기와 중간 중간 이불 속에서 웅웅대는 소리를 종합하면 이거였음. 디키와 동료 둘이 어제 술을 진창마시고 인사불성이 되었고 집이 가장 가까운 디키가 데리고 가서 재웠음. 커트 형과는 원래 내일 만나기로 되어있는데 커트가 깜짝 놀라게 해준다고 하루 빨리 온 거임. 문 열고 들어갔더니 오후가 다 되었는데도 침대에 두 사람이 부둥켜안고 자는 거 보고 충격을 받았고 그대로 짐 들고 뛰쳐나옴. 디키는 소리 듣고 깼는데 바닥에 커트 모자가 뒹구는 거 보고 상황 파악하고 뛰쳐나와서 쫓아간 거고. 브레이디가 보니까 확실히 디키 지금 행색이 술 마시고 대충 풀고 자다가 깨서 급하게 나온 사람임.

커트가 이야기를 안 들어주자 디키도 억울해했음. 네가 일찍 오는 줄 알았으면 마셨겠냐고. 그리고 자긴 침대에서 잔 것도 아니라함. 동료 침대에 눕히고 이불은 끌어내려서 딱딱한 바닥에서 잤다고. 걔들은 이불 없어서 추우니까 자기들끼리 붙어있던 거라고 호소함. 브레이디는 저 말이 사실이면 디키가 억울하긴 하겠단 생각을 함.

‘....하... 정신없어서 못 봤을 수는 있겠지만 걔들 금발도 아니야.....’ 디키가 곧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커트에게 봤으면 떠올려보라고 함. ‘브루넷이랑 흑발이었다고...’ 이불 더미가 꿈틀거렸음. 형 떠올랐구나.. 이제 해결 되었구나..

이불이 꿈틀꿈틀대더니 커트의 머리가 솟아나왔음. 산소가 부족한 이불 속에서 참고 있느라 얼굴도 벌개지고 땀에 젖어있었음. ‘네가 날 못 알아보면 어떡해..’ 디키가 한숨 쉬며 커트 이마의 땀을 닦으며 머리를 쓸어넘겨줬음. ‘..미안, 너무 놀라서..’ 커트도 순순히 사과했음.

커트는 땀에 절어서 벌겋고 디키는 자다 뛰쳐나온 상태라 둘 다 꼬라지가 말이 아닌 상태에서 저러는 걸 보고 브레이디는 뒤돌아서 앉아있을 걸 진짜 싫은 거 본다고 강제 1열 감상을 후회했음. 나가면 바로 시트와 침구 싹 갈아야겠다고 다짐함.



오해 풀려서 커트가 침대에서 나오자 디키가 전화 좀 빌리겠다고 함. 자기 집에 전화해서 동료들 깨우고 자기 파트너 하루 일찍 왔으니까 빨리 정리해서 나가달라고 함. 커트가 뒤에서 파트너 소리에 흐뭇해하는 거 보고 브레이디 입맛 싹 사라짐. 내가 어릴 때 형에게 잘못한 게 많나보다고 생각함.

커트가 자기 옷 매무새 다듬고 디키 옷 다듬어 주길래 브레이디가 재빨리 뒤돌아서 마시고 가라고 물과 컵을 꺼내줬음. 둘 다 겸연쩍어하며 작게 고맙다고 하고 마셨음. 그런데 커트가 컵 내려두면서 갑자기 여기까지 왔는데 밥 해주면 안되냐고 함. 바로 오느라 배고프다고. 디키도 어제 술 마시고 아무 것도 못 먹었을테니까 맛난 거 만들어달라고 함. 형 제정신인가..?

자기 요리 남이 맛있게 먹는 모습 보는 걸 좋아하는 만큼 다른 때라면 충분해 해줄 수 있는데 브레이디는 지금 입맛도 싹 가시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큰 상태임. 동생이라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해본 건데 브레이디 표정 썩는 거 보고 커트가 웃기 시작함. ‘나가. 나가서 오지마.’ 형 짐 들어서 안기고 밀어서 쫓아냈음. 둘이 손잡고 웃으면서 나가는 거 보고 문 쾅 닫아버림. 피로가 몰려와서 눕고 싶은데 자기 침대에 이대로 누울 수 없어서 한숨 쉬는 브레이디임. 그날 저녁까지 못 먹음.

얼마 뒤에 디키커트 약혼한다고 연락옴.





사람 사이 끼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 큐피드된 덕분에 둘 가운데서 고통 받는 브레이디











– 작은 것들이 많은 의미를 지녀

‘나 왔어.’ 브레이디가 집에 들어왔는데 집이 조용했음. 크랭크가 안 보여서 어디 갔나 하고 찾는데 서재 구석 바닥에 앉아서 뭔갈 보고 있었음. ‘뭐해?’ 하고 다가가니까 크랭크가 깜짝 놀라면서 왔냐고 물었음. 그리고 바닥에 놓인 걸 급하게 상자에 하나 둘 넣었음. 뭐길래 자기 온 것도 모를 정도로 보다가 이젠 도로 급하게 넣나 궁금해서 브레이디가 다가가 그건 뭐냐고 물어봤음. ‘...네가 어릴 때 준 선물..’ 크랭크가 머뭇거리다가 대답했음. 브레이디도 그제서야 아... 하고 좀 멋쩍어졌음.

마치 암묵적인 룰이 된 것처럼 브레이디와 크랭크는 굳이 옛날 얘기를 꺼내지 않게 되었음. 아무리 괜찮대도 서로 배려하고 있었음. 가만히 있다가 다시 크랭크가 ‘금방 정리할게.’ 하고 하나씩 다시 담기 시작했음.

‘괜찮아.’ 브레이디가 손을 뻗어서 크랭크의 팔 위에 살짝 올렸음. 자긴 괜찮다고. 브레이디는 이게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건 자길 좋게 기억해주는 거니까 상관없다고 말했음. 크랭크가 조금 놀라며 안도했음.



‘그렇게 대충 넣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하고 브레이디가 크랭크 옆에 앉았음. ‘나도 같이 볼게.’ 크랭크는 정말 괜찮은 걸까 생각하면서 브레이디가 하나 주워드는 걸 바라봤음. 브레이디가 주운 건 작은 카드 중 하나였음. 거기엔 오랜만에 보는 게일의 글씨가 써있었음.

‘오늘은 날씨가 좋아요. 선생님 기분도 좋으면 좋겠다. -브레이디-’ 자기가 부르는 걸 엄마가 적어준 거겠지 싶어서 브레이디는 웃음이 나왔음. 쪼그만게..참.. 아 근데 나지?

‘뭘 이리 많이 준 거야 나는?’ 바닥과 상자에 가득한 선물을 보며 브레이디가 놀라서 물었음. 자주 선물 드렸다고만 기억하고 다 잊었거든. 부모님이나 삼촌들도 그냥 너 매주 선물 드렸어 정도로만 얘기를 했고. 크랭크가 웃으면서 1년 반은 받은 것 같다고 했음. ‘기억은 안 나지만 진짜 대단한 어린이였네.’ 브레이디도 따라 웃었음. 이것 저것 들어보는데 자기가 준 것 같지 않은 책도 있었음. 펼쳐보니 그 안에는 꽃이나 네잎 클로버 같은 것들이 전부 압화되어 있었음. 뭣도 모르는 애가 준 걸텐데 얼마나 소중하게 보관한지 알 것 같아서 브레이디의 기분이 이상해졌음. 다 내가 준 걸텐데...


‘덕분에 매주 즐거웠어.’ 크랭크가 그리운 듯이 말을 했음. 비싼 것도 아니고 어른들이 생각하는 큰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닌 작고 사소한 선물이었지만 받을 때마다 즐겁고 기분이 좋았다고 추억했음. 크랭크는 받은 건 빠짐없이 보관하고 어린이집을 떠나고나서도 힘들거나 지칠 땐 가끔씩 열어봤다고 했음. 이렇게 자신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순수하게 표현해준 애가 있었는데 그 애를 생각하며 부끄러운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하고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고 미소지으며 고백했음. ‘계속 고마웠어.’ 인생의 순간 순간 자신을 지탱해준 작은 선물에 크랭크는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었음. ‘그런데 신기하게 넌 지금도 변함이 없네.’ 하고 웃었음.

브레이디는 기억도 제대로 안 나는 자신의 과거가 뿌듯하기도 하고 묘하게 질투도 났음. 이 정도였으니 내 고백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겠구나.. 몇년 전 일을 회상했음. 그래도 크랭크가 기분이 좋았고 그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니 잘 했다 나 자신, 그리고 이걸 도와준 엄마는 역시 최고 멋쟁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런데 지금 뭔가 힘든 일이 있는 거야?’ 브레이디가 슬며시 물어봤음. 크랭크가 무슨 얘긴가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데 ‘힘들 때나 지칠 때 열어봤다며.. 지금 내가 모르는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해서.’ 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음. ‘주변 정리하다가 생각나서 열어본 거야.’ 크랭크가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대답하는 걸 보고 브레이디도 한시름 놨음. 자신이 건넸던 선물을 하나씩 보고 크랭크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리를 도왔음.




크랭크의 정리를 도운 뒤 브레이디는 거실 책장에 가서 뭔갈 찾았음. ‘이쯤인데....’ 본가에서 대부분의 짐을 옮기면서 레코드판도 거의 전부 가져와서 새롭게 정리했었음. 브레이디 나름의 분류 기준으로 정리된 레코드판 사이에서 오래 전 크랭크가 선물해준 싱글 레코드판을 꺼냈음. 커가면서 책장 속에 넣고 듣지 않게 되었지만 세월의 흔적은 피해갈 수 없어서 표지가 낡고 바래있었음. 브레이디가 뒤돌아서 ‘이거.’ 하고 보여주자 크랭크가 그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냐고 웃었음. ‘그 후에 엄청 히트했더라. 나도 지겨울 정도로 들었어.’


오래되어서 나올지 모르겠다며 브레이디가 레코드판을 꺼내 턴테이블에 올리고 재생시켰음.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둘 다 한 때는 지겨울 정도로 들었지만 이제는 추억 속에서 흐릿해진 그리운 노래가 흘러나왔음. 브레이디가 의자에 앉아있던 크랭크를 일으켜 세워 허리에 손을 감고 춤을 추기 시작했음. ‘춤출 줄 알아야 멋진 어른이 될 수 있다더라고.’ 가족들이 가끔씩 이렇게 음악을 틀고 춤을 췄다고 말하는 브레이디에게 ‘멋진 가족이네.’ 하고 크랭크도 미소를 지으며 어깨에 손을 올렸음.

‘근데 이 노래 취향이 아니긴 했어. 좋은 노래였지만.’ 브레이디가 고백했음. ‘그랬어?’ 그동안 브레이디와 지내면서 어릴 때 얼마나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호불호가 심했는지 알게 된 크랭크였음. ‘그래도 열심히 들었던 기억은 나.’, ‘고마워.’ 둘 다 그 말을 하며 웃었음.


‘이 노래.. 네 선물 같다고 생각해서 골랐었어.’ 다이아 같은 비싼 선물보다 사소한 말과 행동이 작지만 많은 의미를 준다는 노래였음. 그 가사대로 브레이디의 변함없는 작은 선물이 크랭크에게는 많은 의미가 되고 지탱이 되었지. ‘그런데 정말 그랬어. 지금의 너도.’ 크랭크가 브레이디를 바라보며 아까처럼 다시 한 번 고백을 했음. 브레이디도 부드럽게 웃으며 크랭크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마주 대었음.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이지만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는 변함없는 하나의 자신이라는 게 이제 싫지 않았음. 어린 마음이라 잘 표현할 순 없었지만 이 노래를 들을 땐 어딘가 쓸쓸한 기분도 들었는데 지금은 가슴 한 구석이 기분 좋게 차오르는 것 같았음.

3분 정도의 길지 않은 노래가 끝나고 바늘도 원위치로 돌아갔지만 계속 음악이 흐르는 것처럼 둘은 한참 그대로 있었음. 브레이디가 허리에 감았던 손을 떼어 어깨에 놓인 크랭크의 왼손을 잡았음. 그리고 손등에 조심히 입을 맞추었음. 약지에는 얼마 전에 나누어 낀 심플한 반지가 빛나고 있었음.


존게일 디키커트 브레이디크랭크
2024.06.29 19: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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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이건 울고웃고고장나서운전도못하고 주접 난리난 거 너무 귀엽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일 담담한 듯 행동해도 사실은 실감이 안났었나봐ㅠㅠㅠㅠㅠ 기쁨도 불안도 온전히 느끼지 못하다가 존 품안에서 안정 찾는 거 너무 좋다.... 둘이 누구보다 좋은 부모가 된 거 미래에서 보고왔어 걱정하지마 게일 (ᵕ̣̣̣̣̣̣﹏ᵕ̣̣̣̣̣̣)
[Code: bc0f]
2024.06.29 19: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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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뭔데.. 안 싸운 거면 뭐하는 건데.. 앞으로 싸울 거냐고...나 왜 오늘 스케줄 비워뒀을까,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거지, 로지 삼촌도 내가 이렇게 힘들었을까, 이사갈까..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예민한 브레이디 계획이랑 환경 다 깨져서 스트레스 맥스상태인데 밥해달라는 농담까지.. 커트-브레이디 혈육 바이브 너무 좋음ㅋㅋㅋ 디키 딴맘 먹은 줄 알고 놀라서 짐 다 싸들고 뛰쳐나온 커트 귀여워... 얼마나 놀랐으면 남친머리색도 못알아보곸ㅋㅋㅋ 디키커트 오해 풀리자마자 서로 머리랑 옷매무새 고쳐주는 거 정말 염병천병
[Code: bc0f]
2024.06.29 19: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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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가 좋아요. 선생님 기분도 좋으면 좋겠다. -브레이디-’ 야.... 진짜 브레이디 어릴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로맨틱한 연하남이네ㅋㅋㅋ 브레이디크랭크 아직도 서로 선물 간직하고 있는 거 너무너무야... 당장 결혼갈겨ㅠ 커트에게서 게일에게 떼쓰는 존의 모습을 보고 존이 게일에게 그렇듯 다정하고 로맨틱하게 크랭크 대하는 브레이디 보니까 정말 핏줄은 어디안간다 싶다ㅋㅋㅋ 이건 가족 평생 염병천병해
[Code: bc0f]
2024.06.29 19: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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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남편들 많이 봤는데 존은 탑5에 들어가겠단 생각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6ddc]
2024.06.29 2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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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ㅋㅋㅋㅋㅋ너무 감격햐서 사고낼뻔하고ㅋㅋㅋㅋ운전석에서 내쩣기고ㅋㅋㅋㅋㅋ이상한 남편 탑5ㅋㅋㅋㅋ여기저기 까였지만 행복한 존이건씨ㅋㅋㅋㅋㅋ
[Code: 586a]
2024.06.29 23: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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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커트의 큰오해....상황이 딱 오해할 상황이라 둘이 진짜 큰싸움 될 뻔했는데 다행이야ㅠㅠㅠㅠㅠㅠㅠ브레이디가 조금 피곤해졌지만ㅋㅋㅋㅋㅋㅋ입맛이 싹 달아나는 형 커플의 염천ㅋㅋㅋㅋㅋ그래도 둘 사이에서 큰일했다!!!
[Code: 586a]
2024.06.29 23: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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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디크랭크 잔잔하고 평화로운 일상에 애정가득한 느낌이라 심장이 말랑해져...역시 브레이디가 존의 로맨티스트 기질을 뽑아간거같음ㅋㅋㅋ싫어하지만 똑닮음ㅋㅋㅋㅋㅋ
[Code: 586a]
2024.06.30 11: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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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행복해 센세 나랑 영원해!!!!!!!!!
[Code: 65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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