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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어김없이 친구들이랑 술 마시면서 놀던 리암은
낮에 레코드샵에서 봤던 허니를 계속 생각함
그 비싼 사립 여학교 다니는 애들은
레코드샵이 있는 동네로는 얼씬도 안 하는데
어쩌다가 거기까지 오게 된 건지도 궁금하고
이름은 뭔지 사는 데는 어딘지 궁금한 것도 많고
무엇보다도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다음날 중간에 학교 째고 허니가 다니는 학교 앞으로 감
교문 근처에서 담배나 뻑뻑 피우면서
무작정 기다리다보니
하교 시간인지 똑같은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와서
아 씨발 여기서 어떻게 찾아;;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혼자 하교하는 허니가 눈에 딱 들어오겠지
특유의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걸어가서는
허니 앞에 선 리암
분명 궁금한 게 많았는데 뭐라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머뭇거리다가 건네는 첫 마디가 고작
"너 나 알지."
이런 시비거는듯한 말이었음
허니는 물론 어제 본 리암의 얼굴을 기억하고는 있지만
당연히 아는 사이는 아니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대답하겠지
"아니...?"
"어제. 레코드샵"
"......"
"어제 네가 듣던 거. 걔네 노래는 쓰레기야."
"...그 얘기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리암은 말을 하면 할수록 상황이 좆같아진다는 걸 깨닫지만
자기도 모르게 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걸 어쩔 수 없었음
"따라 와. 진짜 노래가 뭔지 들려줄게."
그러고는 다짜고짜 허니의 손목을 붙잡고 레코드샵으로 향함
허니는 리암의 손을 충분히 뿌리칠 수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리암의 이런 행동이 싫지 않았음
한동안 말없이 걷다가 서로 아직 통성명도 안 했다는 걸 깨달은 허니가
먼저 리암에게 말을 걸겠지
"이름이 뭐야?"
"리암. 리암 갤러거."
"...내 이름은 안 물어 봐?"
"너는?"
"허니 비야."
허니 비. 리암은 속으로 허니의 이름을 다시 한번 발음해 봄
허니랑 잘 어울린다 생각하면서
레코드샵에 도착하니 카운터 알바가 리암에게
여자친구랑 같이 왔냐면서 휘파람을 불며 놀리는데
리암은 그쪽은 쳐다도 안 보고 손가락 욕만 날려줌
그러고는 허니 비에게 헤드셋을 씌워주고는
익숙하게 고른 레코드를 들려줌
잔뜩 기대하는 눈빛으로 허니를 쳐다보면서
좋지?? 하는 리암을 보며 허니는 생각함
아마도 자긴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될 거 같다고
리암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