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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04:18
물론 개봉 직후에 보고 그 뒤론 한번도 안 봐서 지금 보면 다를 수도 있고 세세한건 기억 안나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내 감상은 페미니즘은 커녕 오히려 전형적인 남자잡아먹는 미친년 영화...라는 게 전체 테마처럼 느껴져서 상당히 기분이 별로였단 기억만 남아있음.
그래서 두번은 안 본거고


이게 오히려 진짜 그런 미친년의 지 맘에 안드는 남자 막 썰기☆ 같은 안티히어로 일대기를 가볍고 즐겁게 카타르시스 느껴지게 그린거면 모르겠는데
그냥 평범하게 시리어스한 드라마 톤인데다 내내 남자들한테 동정가게 그려놨단 느낌을 받아서 이게 뭐지? 뭘 말하려는 거지 싶은거지

바람 좀 폈다고 자작극까지 벌여서 남편한테 살인 뒤집어씌워? 좀 집착적이긴 해도 자기 열렬히 사랑해줬는데 죽여?? 완전 미친 또라이 악마년 에이미ㄷㄷㄷ 잘못 걸린 남자들 불쌍ㅠㅠ 이런 느낌 뭔지 알겠냐


내연녀인 어린 대학생 역할의 배우를 가슴 노출 시켜서 남주가 빠는 씬도 구우우우욷이 필요했나 싶고...

Nph 캐릭터 죽이는거나 남편 여동생도 오빠가 바람핀거 알았을때만 이 미친 나쁜놈아! 한 마디하지 에이미가 속칭 또라이짓하니까 결국 오빠 편에 서서 에이미 미친년이라 욕하고 둘이 같이 프로타고니스트마냥 다니는 것도 그렇고


그냥 영화 내내 에이미만 순수악으로 만들고 남자들은 그런 에이미의 심기를 거슬러버린 희생양 정도로 취급하는 느낌이었어서
나아아중에 햎에서 곤걸 불꽃페미 영화로 언급되면서 에이미 그 유명한 쿨걸 대사 짤 봤을 때도 오잉 이런 장면이 있었나 했을 정도로 나한텐 그 대사도 장면도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너무 빈약했음

왜냐면 그것보다 남자들이 최고로 두려워하는ㅋ 상상 속의 꽃뱀 무고범 남자 인생 말아먹는 crazy girlfriend/wife를 영화화했다는 느낌이 더 압도적으로 강했거든




근데 나만 그렇게 느꼈나 싶었는데 올해 아메리칸 나이트메어란 넷플 다큐를 봤는데 거기 나오는 커플 중 여자가 납치됐다가 범인이 놔줬나 해서 다시 돌아온 내용이란 말임?
근데 여자가 돌아오니까 경찰이랑 fbi가 2차 가해를 존나 하는거야

왜냐면 얘네는 여자가 돌아오기 전 남친이 신고한 직후부터 이미 남친이 범인이고 여자는 죽었다고 지들끼리 결론내고 시체만 찾으려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음

남친을 범인으로 확정지은 이유는 지들 기준에 납치 정황이 너무 황당해서 지어낸 말같고 (그래도 남친의 진술은 일관성있었고 가능성 없는 얘기도 아니었음 그런데도 다른 범인의 가능성을 아예 무시하고 남친만 조짐. 조지느라 납치범이 전화 올거라고 말까지 했는데 그 시간에 아예 폰 꺼버리는 병신짓도 함)
납치 직전에 남친의 전여친 문제로 커플 간에 실랑이가 있던 상황이어서 화가난 나머지 여자친구를 죽였다고 생각한거였음

그래서 아묻따 남친만 조지고 있었는데 여자가 멀쩡히 살아돌아온거지 심지어 범인이 직접 보내줘서;

그러니까 얘네가 훼까닥 돌아가지고 관심받고 싶었던 여자의 자작극이다!! 하고 뚝딱 결론을 내려버림 ㅂㅅ들

그래서 여자 돌아온 바로 다음날, 고작 하루 지났는데 여자가 거짓말쟁이라며 언론에 공식발표를 하면서 너 찾느라 대대적 수색해서 인력 예산 낭비했다고 여자를 고소까지 함;

그래서 어떤 기자가 현장에 있던 경찰한테 자작극이라 생각하는 근거가 뭐냐고 물었더니 "영화 곤걸 못 보셨어요?" 라고 함... (그때가 곤걸 개봉하고 엄청 흥행했을 때였음)
존나 이마짚


물론 시발 개멍청한 대답이라서 그 기자도 얼빠지고 나도 얼빠졌지만 문제는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답이었단 거임.
이 영화를 보고 페미니즘을 느낀게 아니라 미친 자작극을 벌인 악독한 여자에 관한 영화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단거


그리고 또 최근에 나온 다른 다큐 보다보니까 궁금한거 생겨서 검색했더니 곤걸이 이 다큐에 나온 사건 모티브로 만들었다는거임?
근데 그 다큐가 곤걸처럼 실종된 아내 살인 의심받는 남자가 나오고 미디어의 엄청난 관심을 받으면서 일거수일투족이 다 찍히는데 그 와중에 내연녀의 존재가 알려져서 더더 큰 파장이 일었었음.

내연녀라고 하지만 이 분은 남자가 결혼한 사실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이 분도 그냥 또다른 피해자일 뿐이었음.

근데 어쨌든 이분도 스스로 피해자이기도 하고 살인일지도 모르는 사건과 연관되기 싫으니까 언론 앞에서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경찰에 공조하고 그랬단 말임

결론은 남자는 아내 살인범이 맞았고 심지어 아내는 그 당시 임신중이었음


근데 굳이 여기서 모티브를 따와서 아내는 뭔 아메리칸 사이코처럼 만들고 남자는 고작 바람 정도만 핀 무고한 피해자로 만든다?
거기다 동년배에 같은 피해자였던 바람 상대 여성분을 유부인거 뻔히 알고도 같이 불륜한 어린 학생으로 성적대상화 존나게 시켜가며 각색한다?

아직도 똑똑히 기억나는 장면이 에이미가 언론 앞에서 성명문 읽는 그 학생 티비로 지켜보면서 빡쳐가지고 창녀주제에 어디 정숙한 옷입고 나와서 성녀인 척 해 뭐 이런 식으로 혼자 말하는 씬이었음


이게 진짜 페미니즘적 의도를 담고 만든 영화일까?


아무리 본지 오래됐다지만 최근에 본 다큐 2개랑 곤걸 영화의 관련성을 보니까 더더욱 도저히 그렇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더라 오히려 그 반대면 모를까...
만일 진짜 페미니즘적 의도를 담았다면 그 목적에 크게 실패한 영화라고 생각함



어쨌든 그 장면 대사 하나는 명문인건 맞지만 그거 뺀 나머지는 모르겠다... 싶어서 이런 의견도 있다고 적어봤음

혹시 내가 틀리게 알고있는거 있으면 맘껏 지적해조라
문제시 자삭ㅇ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