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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7 17:16
그로신 자세히 잘 모름 ㅈㅇ 내 맘대로 날조 ㅈㅇ


1.

여러 사람들이 잠시 들렸다가 떠난 뒤부터 한 사람이 머물렀다.
배를 타고 여러 사람들이 같이 왔는데 남은 건 저 사람 한 명 뿐이었다.
뱀에 물려서 발을 다친 것 같다.
남은 사람은 아주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대곤 했다.
처음에는 시끄럽다며 귀를 막았지만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너무나 괴로워보여서 금방 괜찮아지길 바라게 되었다.
동굴 근처에 약초를 두었는데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2.

다행히 약초 사용법을 잘 아는것 같았다.
고름이 차긴 하지만 사냥을 잘 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어 보인다.
고기를 먹다가도 소리를 지르곤 하지만 그래도 소리 지를 기운이 있다는 건 나쁜 신호는 아니지 않을까?
오늘도 활을 쏘아서 사냥을 했는데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제법 근사했다.
사람들이 다시 저 사람을 찾으러 올까?

3.

저 사람을 지켜보기 시작한건 처음에는 시끄러워서였다.
주기적으로 지르는 비명도 시끄럽긴 했지만 간간이 말하는 소리도 제법 소란스러웠다.
주로 누군가를 욕하는 말이었지만 가끔씩 그리워하는 말을 할 때는 소리를 지를때보다 더 아파보였다.
헤라님의 이름을 딴 사람, 아니 이제는 올림푸스에 있는 이를 그리워했다.
그 사람도 이 섬에 머물던 때가 있었는데.
헤라님이 그래서 뱀을 보낸걸까?

4.

몇 달이 지나자 이제는 이 곳 지리가 익숙해보인다.
굳이 약초를 갖다놓지 않아도 알아서 구해가고 어디에 동물들이 많은지도 잘 알았다.
이제는 혼자서도 잘 살아가니 그만 지켜보아도 되겠지 생각했는데 어느새 또 보게 된다.

5.

이상하다.
오늘은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소리를 지르는 시기는 일정하진 않았지만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소리가 들렸는데.
혹시나 쓰러져서 비명을 지르지도 못 하는 걸까?
내일은 몰래 들여다봐야겠다.

6.

죽는줄 알았다.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살며시 다가갔는데 갑자기 덮쳐졌다.
놀라서 올려다보니 무섭게 쳐다보던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
누구냐고 묻길래 이 섬의 님프라고 말했더니 나를 놓아주었다.
왜 자기 근처를 맴도냐길래 아픈 사람을 어떻게 그냥 지나치냐고 대답했다.
정중한 사과를 받고나니 할 말이 없어 얼른 동굴 밖으로 나왔다.
가까이서 본 얼굴은 무서웠는데 이상하게 또 보고 싶다.






사실 너붕이 계속 지켜본 이유는 지루했던 섬생활에 새로운 자극이었기 때문이었음ㅎ

대포옹
2024.05.27 19: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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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옹필록테테스를 지켜보는 님프너붕붕이라니 신선하다!!!! 줌연극 본 붕으로서 존잼이라 순식간에 읽었어요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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