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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22:43
ㅇㅅㅈㅇ
ㅇㅅㅍ
여공남수 먹음
여남박ㅈㅇ
강압주의
야연에서 모두가 알게 됐을 듯. 공식적으로는 여의가 두 사람이 마음이 맞았으니 오늘 야연을 기회 삼아 천지에 맞절하고 이르게 부부가 되려고 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음인이 양인의 소유가 됐다는 거였음. 거의 안색이 파랗게 된 녕원주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뻣뻣하게 여의와 맞절하는 동안 주변 양인, 음인들은 다 알았음. 피비린내에 향섞인거에 고생 좀 했겠다 싶었을 거. 육도당 형제들은 당연히 녕원주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의가 저렇게까지 한거 그 자체를 이해 못하지는 않을 듯. 지금은 오국 사절단이 을의 입장인데 사실 그간 여의가 아주 많이 봐줬음
가까이서 보면 얼굴에 상처난 거 티가 나는데 멀리서 보면 혼례할때 음인들이 하는 치장 정도라 그렇게 이상할 건 없었을 거임
둘이 같이 붉은 옷을 입고 맞절 했지만 전혀 마음은 없는 밤이었음
아직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데 그날 저녁에 여의는 기어이 녕원주를 또 품었음
아까는 둘 사이의 사사로운 일이었고 이번엔 부부로.
아까부터 현실감각이 없다가 여의가 다시 침상으로 끌고 가려하니 도망치려고 했는데, 여의가 제압하고 심지어 주의위 한명을 불러서 같이 제압함. 녕원주 이번엔 찬바닥에서 당함. 그것도 호위가 녕원주 머리를 밟고 있어서 수치스럽다 못해 정말 죽고 싶었을 거임
지독한 양인 향에 깔려서 꼼짝도 못하고 간간히 찢길 거 같은 고통으로 정신만 차리는 거였지, 이게 무슨 색사나 정사라고 부를 수 있는 일이라고 못 느낌.
창졸간에 두 번이나 몸을 내주고 정신 털려서 앉아있는데, 침상을 보니까 아까 피흘린 이불이 다시 깔려 있는 거지
더 버틸 힘도 없어서 주저 앉으니까 여의가 빨리 아이 낳자. 난 딸이 좋아. 후에 자네가 떠나고자 한다면 방도를 마련 못 할 것도 없지. 하고 처음 만났을 때 웃는 얼굴로 인사했던 것처럼 인사하고 나감
지금 알았는데 여의는 녕원주에 대한 감정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별로 없었던 거임. 그땐 야멸차게 굴 이유가 없었고 지금은 있고 그 차이 뿐임
아무것도 가진적 없는데 갑자기 뭔가 잃은 기분 듦
기절한듯 잠들었다가 새까만 새벽에 깨버림
피비린내 때문에 머리가 아픈건지 아니면 몸이 아파서 아픈건지 멍하게 텅빈 신혼방 돌아보다가 침상 위에 핏자국 말곤 딱히 붉은 것도 없는 혼례 신혼방이라는 생각에 우울해짐
본인이 잘한 것도 없음
애초에 안국에 오게 된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지금보다 좋았을 수는 있었지. 그걸 이렇게 만든건 본인이 맞음
등잔도 켜놓지 않아서 바람 소리하나 들리지 않는 어둡고 조용한 방안에서 한참 앉아있었을거임
둘 사이는 그렇게 개박살나서 시작되는데 여의가 다른 사람들한텐 잘해주는 건 똑같겠지
특히 양영 공주.
양영이 아직 순진해서 여의가 자길 남자라고 생각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여의가 어차피 자긴 상관없이 여기선 편하게 지내도 된다고 하겠지. 황후 냥냥도 애초에 양영이 공주인 거 알고 있었다고. 황자라는 말을 믿는 것처럼 데려온 건 나중에 오국에서 말을 바꿀 경우 공주를 황자로 속여 보내 신의를 먼저 어겼다는 협상 명분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라 양영이 편하게 지내는 것 또한 아무 상관없다는 말을 해준거임
양영은 뭔가 자기는 전혀 모르는 사이에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아득하게 겁먹는데 여의가 웃으면 그러는 거.
오국이 어떻게 대했든 길 위에서 쌓은 정이 있는데 공주마마 괜찮으시다면 주의위에 자리 많다고 그러겠지. 물론 양영이 막 전술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ㅎㅎ 여의가 정이 많잖음. 갈곳없이 난처한 사람 거둔게 처음이 아니니까. 거기다 영롱 다쳐서 돌아왔을때 거처가 마땅치 않아서 양영과 영롱이 같이 지냈는데, 영롱이 자긴 일개 무희였는데 존상의 보살핌을 받은 것도 모자라 황실의 금지옥엽에게 은혜를 입었다고 막 마닥에 이마 찧으면서 절해서 기겁했단 말임
그러니까 양영은 여의가 어떤 사람인지 녕원주보다 먼저 알아서 경계 자체를 안하는거
영롱 언니를 지켜줬던 것처럼 나도? 이런 느낌. 양영이 자긴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하니까 평안하게 살 수 있었던 공주가 양국의 화친을 위해서 위험한길 마다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착한 소녀를 돕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다독여주는 거
원래 여의가 그렇잖음 상황 어려운 사람 지나치지 못하고 정많고
거기다 황후가 곁에 계시니 더 너그러운 거임. 냉궁 공주가 세상 원망 안하고, 심계 쓰지 않고 이렇게 선하고 순수한게 신기하고 좋아서 잘해주는 것도 있을 거임
그니까 원래 여의가 선한 사람이니까..
양영 공주는 녕원주 의지 많이 하니까, 일 이렇게 된거 바로 쫓아가서 말해줄 듯. 녕원주도 앞에 습격 들어왔던거 구해준거랑 영롱일, 그리고 암암리에 육도당에서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주의위 좌사 임여의 그렇게 야멸찬 사람이 아니었음. 단지 명령을 너무 잘 따르고 본업(=살인)을 너무 잘하는 것 뿐이지
시작을 잘못한 거 같다는 생각만 함
여의는 원록이한테도 잘해줌. 원록이가 애초에 여의한테 호의적이기도 했고.
안국에 있는 의원들 다 수소문해서 원록이 다 만나게 하고, 알려진 의원이 아니라 황실에서 은퇴한 의원들까지 불러서 병증 보게 하는 거. 사실 원록이 상태가 그렇게 안좋아진데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일찍 육도당 들어간 것도 원인이라 ㅇㅇ
여의는 황후냥냥한테 숨기는게 없으니까, 이러이러해서 알게 된 동생이 날때부터 병증이 있어서 약관을 넘기지 못한다는데..까지만 했는데도 황후 냥냥도 그래서야 쓰나! 하고 전심으로 도와주신 거지. 누구도 여의가 그렇게까지 원록이 신경써줄 줄 몰랐음
거기다 본인 감정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전무한것과는 별개로 살수로써 관찰력이 뛰어난 바람에, 양영이랑 원록이랑 좋게 지내고 있는 걸 여의가 먼저 알았음. 여의는 이거 문제라고 생각 안함 ㅇㅇ 당장은 양영 황자로 되어 있기도 하고, 뭣보다 나중에 공주라는 점이 밝혀진다고 해도 안국은 남편 둘 두는 거 괜찮기 때문에.. ㅎㅎ..
그리고 원록이 출신이 비천하긴 하지만 덕분에 나중에 양영이 원한다면 원록이를 첩으로 둬서 둘이 평생 가까이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쁠 거 없다고 본 거
소절 황후의 삶도 그랬고, 궁 안의 비빈들의 삶을 보면 군주의 사랑이 그들을 그리 행복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약간 여인이 자기 머리위에 사내를 두는 거 보다 그렇게 곁만 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혼자 생각함. 녕원주와도 그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여의 판단에는 녕원주랑 자기는 서로 원하는게 다름. 원하는 것도 원하는 방향도 달라서 안된다고 판단하고 애만낳고 인연 정리할 생각임
원록이한테 차도가 좀 보이니까 양영이랑 여의랑 새벽까지 옆에서 같이 기다려주고 같이 기뻐해줬음
육도당 형제들이 거기 있는 건 당연했는데, 녕원주는 양영이랑 마주보면서 웃는 여의 얼굴 보면서 또 기분이 좀 이상함. 여의는 자기 수고나 감정을 안 아끼고 주는 사람들이 있고 본인은 거기 없음. 물론 자기 탓인거 알지만..
원래 단서라는 건 그자리에 있는거고 그걸 연결하는 건데 전소랑 얘기하다가 그때 여의가 왜 영롱을 구하면서 수하를 잃었는지 알게 될듯
그날 사람이 죽은 건 의아하다고 생각했음. 본디 여의 실력이면 어렵지 않았을텐데. 당시 여의 부상 당했을때도 피하겠거니 했던 마음도 있었음. 양영을 구하고 자기 몸까지 건사하기에는 여의의 물리적인 신체 크기가 작았단 말임. 본인 생각해서 그렇게 뒀던거고 다치라는 마음은 없었음
손랑이 풍수 얘기하다가 그 자리가 좋은 자리는 맞다는 식으로 한번 이르집고, 그걸 듣고 그때 일 생각난 전소가 녕원주랑 대화하다가 넌지시 얘기 꺼냄. 여의가 수하 하나를 그렇게 중히 여기는 걸 보면 신의를 모르는 여인이 아닌데 그렇게 곤란하게 굴지는 않지 않겠냐 뭐 이런 말을 하고 있었음. 애초에 여의 부상 당했을 때 양영 여의 녕원주만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남들은 모름..
여의가 마음을 접은 이유가 이게 그렇게 결정적인 건 아니었지만 녕원주 기준에서는 여의가 이것보다 더 천하게 대하고 적절한 지위를 주지 않는 걸 넘어서 남총 삼았어도 그럴만한 일인거임.
이제와서 뭘 어쩔 수가 없으니까 녕원주는 그냥 여의가 하는 화풀이라면 받는게 맞다고 생각함
여의 하루걸러 하루 침상으로 찾아오는데 여전히 거칠고 녕원주 입장에선 끔찍했는데, 이제보니 여의 입장에서도 본인이 끔찍할거 같음
황명이라 아이를 정말 낳아야 하는거구나 싶어서 안태약 같은거나 조용히 마시기 시작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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