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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22:11
해연갤 - 중화연예 - 망기희신 2 (hygall.com)

 

그는 흐릿한 어둠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의식은 투명한 위에 가라앉아 있는듯 흐릿했지만 무섭지도 고독하지도 않았다. 그가 익숙한 따스한 손길이 다정하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작은 소리가 들렸다.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소리, 그의 귀를 어루만지는 손길, 서늘한 천이 목덜미를 스치는 감각, 옷자락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

“…오늘은기분이 좋은가 보구나,……...”

다정하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것이 다만 편안하였다. 잔잔한 호수 위에 흘러내리는 빗방울처럼 띄엄띄엄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의 의식을 부드럽게 건드렸다.

“…회상이너도좋은 일이기는남가가…”

그는 문득 무엇인가가 불편함을 느꼈다. 부드러운 음악 같이 그를 건드리던 목소리가 가라앉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

 

인형처럼 미동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 동생의 머리카락을 빗은 남희신은 그의 머리를 올리고 관을 씌워주었다. 눈을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눈이 마음 아파, 그는 눈을 내리깔았다. 옷을 갈아입히고 마지막으로 말액을 매주자 동생은 그의 기억과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어보였다. 달빛이 당당한 남가의 둘째 공자 위로 쏟아졌다.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해 더욱 희어진 얼굴은 아름답지만 생기가 없었다. 누군가 본다면 옥으로 만든 인형이라 해도 믿을 것이다. 열린 둥근 너머로 바람이 불자 용담꽃이 서로 부딪치며 소리를 냈다.

이곳에 동생을 두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없었다. 남망기가 이렇게 되고 나서 비로소 남희신은 부모를 이해했다. 그는 매일 시진을 꼬박 동생을 돌보는 쓰고 있었다. 매일 동생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머리를 빗어주고 음식을 흘려넣고 기를 불어넣었다. 어떻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거처는 한실에서도 정실에도 가까웠고, 인적이 드물었다. 남희신은 마지막까지 이곳에 동생을 두고 싶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이만큼 좋은 입지가 없었다.

그래도 운심부지처를 멀리 떠날 없었다. 이미 동안 남희신은 아렵도, 청담회도, 종주 회의도 하루 안에 돌아올 없는 자리는 고사해야 했다. 알력이 생기지 않을 없었다. 남희신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들의 장자가 아직 여덟 살이었다. 적어도 앞으로 년은 그가 남가를 다스려야 것이었다. 장로들은 점점 노골적으로 그에게 후취(後娶) 권했다. 남망기는 족보에도 올라있는 그의 정당한 도려였지만 혼례를 올리지는 않았다. 헤어질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의 앞날을 걱정하여 남가 밖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남가의 둘째 공자는 야렵에서 입은 사고로 와병중이라 알려져 있을 , 구체적인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때문에 그가 자식을 연이어 낳았을 세상 사람들의 입은 분주했다. 아직 음인의 정조를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그가 아이들의 부친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와 숙부의 귀까지 온갖 지저분한 소문이 들려왔고, 분기탱천한 남계인이 아이들의 부친은 남가가 인정한 정당한 도려라고 선언하고서야 수습이 되었다.

그래도 남희신은 아이들을 낳은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남가가 인정한 적자가 이미 셋이니 후계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이제 와서 후취로 들어온다고 해도 후계 구도를 뒤집을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자리에 귀한 자식을 들이밀려는 이는 많지 않았다. 덕분에 장로들이 권하는 후취도 거절하기 쉬웠다.

만약 그것이 섭명결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었다면, 그뒤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섭명결은 종주로서 그에게 우호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야렵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받은 것도 적지 않았다. 본래 남가의 가장 강한 수사인 남망기와 남희신이 운심부지처를 떠날 없는 상황에서 야렵에 영향이 미친 것은 어쩔 없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받은 섭가의 도움을 생각하면, 그리고 개인적인 친분을 생각해도 이전처럼 바로 거절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그가 받아달라고 부탁한 것은 친동생이었다. 섭회상은 모두 평인이나 음인이 것이라 여겼으나 얼마전 양인으로 발현하였다. 섭명결이 아직 자식을 보지 않았고 도령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장로들이 불안해하던 차였다. 섭회상의 모친은 본래 섭가 장로의 여식으로, 오빠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았다. 야심이 강한 외숙이 자신의 조카에게 끈을 당기려 한다는 소문이 남가까지 흘러들어올 정도였다. 원래 섭명결이 부탁한 것은 집안을 단속하는 동안 회상을 귀첩 명목으로 남희신에게 잠시 맡기려는 것이었다. 대신 그는 지참금도 아니고 혼수 명목으로 광산까지 하나 넘기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시기가 좋지 않았다.

남희신의 셋째 아들은 형이나 누이에 비해 말이나 행동이 부쩍 늦었다. 살이 되고도 아직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장로들은 그것이 너무 가까운 피가 섞인 탓이라 하여 후취를 들이라 재촉했다. 숙부조차도 다른 이가 들어오면 그의 부담이 한결 것이라고 설득했다. 숙부의 걱정어린 시선 속에서 남희신은 종무의 부담이 줄어들면 조금 동생을 돌볼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망기야.”

남희신은 아무도 듣는 없어도 공기 중에 녹아들듯 작게 이름을 불렀다. …그를 잃고 8, 그는 마치 꿈속을 거닐고 있는 같았다. 어쩌면 자신도 그의 곁에 있는 것이 가장 원만한 끝일지도 모른다. 도려와 함께 폐관하는 종주. 부모보다는 조금 나은 것일까. 남희신은 손을 들어 미동도 하지 않는 동생의 뺨을 쓰다듬었다. 매끄러운 옥처럼 보이는 피부가 만지면 따뜻하다는 것만이 위안이었다. 그는 아주 조금 몸을 기울여 동생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서늘한 단향목향이 익숙하게 그를 감쌌다.

“…조금만 자고 있으렴.”

남희신이 작게 속삭였다. 눈을 뜨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하루라도 빨리 그의 곁에 잠들 있기를 바랄 . 그래서 남희신은 깨닫지 못했다.

그가 단정하게 정리해준 소매에 가려진 손이 아주 조금, 움직인 것을.

 

 

우리 역시 거기 가보자.”

“….?”

정실 대청에서 옷을 입고 말액을 남영이 속삭였다. 곁에서 조부가 선물한 아정집을 읽던 남희가 오라비의 제안에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 그들 남매는 매우 닮아, 마치 한쌍으로 만든 인형같았다. 남희는 오라비를 싫어하지 않았다. 남가 사람 치고는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좋은 결단을 내린다고 수는 없었지만.

그럼 이대로 계부가 생겨도 좋아?”

남희는 작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은 섭회상을 싫어하지 않았다. 가끔 선물을 들고 찾아오는 섭회상은 명랑했고 그들과도 놀아주었다. 양인을 싫어하는 부친조차 그가 옆에서 부채를 그려달라, 형을 막아달라 치대는 섭회상을 받아주는 편이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남희에게조차 계부라는 단어는 어딘가싫은 느낌이 있었다. 이게 채의진에서 인형극을 탓이었다.

용담군이 슬퍼하실 거라고!”

“…….”

그럴 알았다. 남희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종주인 그들의 부친은 바빠 그들도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그들을 주로 돌봐주는 가복 외에 몇몇 내제자들이 있었는데, 남경의는 그중 하나였다. 남희는 남경의가 그들을 돌봐준다는 핑계로 채의진에 놀러가는 것이 아닌지 의심했지만, 어쨌든 채의진에 놀러가는 것이 좋은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동생보다 훨씬 단순한 남영은 복잡한 생각없이 채의진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인형극을 것이다. 그것이 하필이면 요즘 항간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용담군이었다. 내용은 주인공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했으나 밖에 정부를 여럿 부군은 돌아보지 않아 혼례복조차 풀어주지 않았다. 그는 혼례복을 입은 하염없이 기다렸다. 돌아온 부군은 비로소 그를 가엾이 여겨 혼례복을 벗겨 주었지만 그대로 죽어버렸다. 부군은 비로소 후회했지만, 그는 없고 그가 기다리던 곳에 용담꽃만이 가득 피어났다는 이야기였다.

재미있게 보고 있던 남경의는 중간부터 남영과 남희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못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그럴 없었다. 이유는 명백했다. 그것은 남가를 빗댄 이야기였다. 그들의 부친에게는 아주 많은 소문이 있었다. 섭명결이 그에게 반해 아직도 혼인을 올리지 않는다는 얘기나 가는 곳마다 양인들이 받아달라 몸을 던진다는 얘기부터 청루에 미인을 숨겨뒀다는 얘기, 쳐다만 봐도 양인이건 음인이건 홀린다는 황당무계한 얘기까지 있었다. 채의진의 찻집에 앉아 있기만 해도 그런 입방아가 들려올 정도였다.

평소 남희는 그런 소문은 시큰둥하게 무시했다. 물론 부친은 아름다운 사람이었지만, 호색과는 거리가 멀었다. 양인들을 유혹하기는 커녕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도려에게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 같은 틀로 찍어낸 떡처럼 똑같이 생긴 남매가 태어날 있었겠는가. 그런데 저런 말도 되는 극으로 혹세무민하여 푼돈을 벌고 있다니. 조부에게 고해야 할까 생각하던 남희는 곁에서 훌쩍이는 소리를 듣고 힐끗 쳐다보았다.

용담군 불쌍해…”

남영이 동그란 눈을 글썽이며 소매를 부여잡고 있었다. 이런 바보가 미래의 종주라니.

어쨌든 다음부터 남영은 툭하면 용담…” 입에 달고 살았다. 밥을 먹다가도, 조부 앞에서 아정집을 외우다가도, 동생과 손잡고 걷다가도. 오라비가 헛소리를 하는 같으면 여동생이 잽싸게 입을 막았기 때문에 남가 사람들은 대공자가 용담꽃을 좋아한다고만 여겼다. 다만 미묘한 표정을 짓는 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가에서 용담꽃이 곳은 뿐이었고, 그들의 종주가 8 동안 매일 시진씩 사라지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남영도 알았다. 그리고 오늘, 그는 그곳을 찾아가겠다는 무모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부친은 청하에서 사신을 만나신다고 하셨고, 조부는 수업중!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아소도 데리고 가자! ”

“…아소까지?”

남희는 아정집을 내려놓고 누이 곁의 소매를 잡고 가만히 볕이 내리쬐는 안뜰을 바라보고 있던 아소를 바라보았다. 이제 살이 아소는 매우 조용했다. 소란스러울 정도로 질문이 많고 적극적인 남영이나 명민한 남희와 달리 아직도 말을 못했고 표정도 적었다. 어린 남매는 장로들이 아소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이미 오래 전에 눈치채고 있었다. 부친이 아소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나 숙부가 아소를 무릎 위에 앉히고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와는 달랐다. 남희신도 남계인도 아직 어린 그들에게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남매는 아소를 혼자 두지 않고 어딜 가나 아소를 데리고 다녔다. 하지만 어떤 곳인지 모르는 곳까지 동생을 데리고 가도 될까. 남희가 망설일 남영이 벌써 막내 동생을 번쩍 안아들었다.

, 얼른 가자!”

정말이지, 어쩔 없다니깐.”

남희는 짧게 한숨을 쉬고 오라비를 따라 총총 정실을 떠났다.


망기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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