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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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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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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은 아침 일찍 태황태후의 거처인 수강궁에 아이들을 데리고 문안 인사를 올리러 갔음. 태황태후는 유모의 품에 안긴 황자를 보고 아직 어린데도 황제를 닮아서 인물이 훤하다고 무척이나 좋아했어. 황귀태비는 공주를 보고 지금은 이역만리 타국으로 시집을 간 자신의 딸이 생각난다며 품에 안고 볼을 부비면서 어여뻐했음. 공주가 낯선 사람들의 환대에 잔뜩 신이 나서 증조모와 서조모 앞에서 재롱을 피우는데 아주 오랫동안 속세와 유리된 삶을 산 두 사람은 아이의 재롱을 보는게 오랜만이라 그런지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지. 잠시후 태황태후가 공주의 양손에 다과와 장난감을 쥐어주고 밖에 나가서 놀라고 내보낸 후에 강징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음. 회임을 하였다고 들었는데 먹고 싶은 음식은 없냐고 물어서 고개를 저으니 회임중에 잘먹어야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고 먹고 싶은게 생기면 그게 무엇이든 구해줄테니 주저없이 말하라고 함. 강징이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더니 지기의 손녀면 자신의 손녀나 다름없다고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거든 언제든지 와서 말하라고 했음.





태황태후가 네 외조모가 네 걱정을 어찌나 하는지 서신에 네 이름이 적히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다고 태후와 황후가 못살게 구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음. 강징이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아랫 사람이 어찌 윗전에 대해 나쁘게 말을 하겠냐며 이게 다 신첩이 부족한게 많아서 그런것이니 두분을 탓하지 마시라고 울먹임. 태황태후가 무척 딱하다는 듯이 이리 가까이 오라고 하고는 회임을 한 이가 울면 태중의 아기에게도 해로우니 울지말라고 영견으로 손수 눈물을 닦아줌. 그때 옆에서 황귀태비가 태후가 후궁 시절부터 다른 비빈들을 못살게 굴었다고 흉을 보았음. 그 못된 성질머리가 어디 가겠냐면서 귀비가 명문가의 적녀에 젊고 어여쁘기까지 한데다 저는 한번도 받지 못했던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하니 심사가 틀려서 그런다고 하겠지. 태황태후가 혀를 차며 고약한것 같으니 요행으로 태후가 되었으면 아랫 사람들에게 더 잘해줘야지 어찌 그런 이유로 박대를 하냐고 한숨을 쉼.




태황태후가 궁중 생활이 고될텐데 공주와 황자까지 직접 양육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강징의 손을 붙잡고 토닥임. 강징이 노고를 알아주시니 감읍할 따름이라고 하고는 상궁에게 준비해온 선물을 가져오라고 이름. 강징은 태황태후의 고향인 미산의 특산품과 타국에서 진상된 비단을 함께 올리고 황귀태비에게는 그녀가 좋아하는 화공의 그림과 고급 붓과 벼루를 올림. 두 사람은 선물을 받고는 몹시 기뻐하며 앞으로도 종종 수강궁에 와서 말벗을 해달라고 했음. 태황태후가 우리 귀한 증손자 얼굴을 가까이서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해서 유모를 불러 태황태후의 품에 황자를 안겨주었음. 강징은 태황태후가 황자를 무척이나 귀애하기에 두분 마마께서 궁에 계시는 동안 황자를 양육해주십사하고 청을 올림. 태황태후가 그 청에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정말이냐고 묻고는 황궁에서 지내면 적적한데 황자의 재롱을 보는 낙으로 지내야겠다고 할거야.




황귀태비가 귀비가 직접 황자를 양육하는 것을 아는데 아직 어린 황자와 떨어져 지내도 괜찮겠냐고 묻기에 신첩이 회임을 한 몸인데다가 공주가 워낙 개구쟁이라 공주를 돌보기도 벅차서 황자에게 소홀할때가 많다며 두분께서 황자를 양육해주신다면 훗날 황자가 인의예지를 아는 군자로 장성할거라고 대답을 했음. 황귀태비가 황자가 아직 어리니 이틀에 한번은 황자를 보러 수강궁으로 오라고 하면서 피곤할터이니 그만 가보라고 함. 강징은 태황태후와 황귀태비에게 인사를 올리고 수강궁을 빠져나왔음. 강징은 황자 아기씨와 떨어져 지내셔도 괜찮겠냐는 상궁의 말에 한숨을 쉬었어. 수강궁에서 황자를 양육을 하는데 어느 누가 감히 황자를 해치려고 하겠냐고 황자의 안위를 위해서는 어쩔수가 없는 일이라고 영견을 만지작거렸어. 하지만 막상 말은 그렇게 해놓고 젖먹이 아이를 떼놓고 가려니 발걸음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서 수강궁 근처를 한참동안이나 배회함. 강징은 유모의 품에서 잠든 공주를 보고 그나마 공주가 있어서 우울할 틈이 없어 다행이다 그리 말했음. 날이 추우니 폐하께 인삼탕을 올려야겠다고 한바탕 눈이 내릴것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걸음을 재촉함.





그 이튿날 대설이 내려서 연희궁의 앞마당에도 눈이 한가득 쌓였어. 강징은 공주와 눈사람을 만들고 놀다가 공주가 추운지 재채기를 해서 풍한에 걸릴까봐 따뜻한 물로 씻기고 머리를 말린 다음에 빗으로 빗겨주었음. 잠자리에 들때가 지나서 그런지 품안에서 꾸벅꾸벅 졸길래 유모에게 재우라고 하고는 궁인에게 머리를 빗겨달라고 함. 피곤해서 눈을 감고 있다가 머리를 빗기는 손길이 평소와 좀 다른듯해서 뒤를 돌아보려는데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길래 자리에서 일어남. 도대체 언제 온건지 황제가 뒤에 서 있었어. 강징이 입을 삐쭉이며 그런 장난은 아이들이나 하는거라고 툴툴거리니까 이렇게 심통이 난 모습이 보고 싶어서 일부러 그랬다고 할거야. 강징이 저를 놀리는게 그리도 즐거우시냐고 하고는 침상으로 가서 앉았음. 황제가 짐의 장난때문에 화가 난거냐고 얼굴을 만지며 묻는데 강징이 고개를 젓고는 몸이 피곤해서 침상에 눕고 싶다고 대답함. 황제가 졸음이 가득한 눈을 보고 짐이 재워줄테니 얼른 누우라고 해서 황제의 품에 안겨서 눈을 감았음. 황제가 등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부르기에 신첩이 아기인줄 아시냐고 웅얼대다가 잠이 듬.





망기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는데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밖으로 나가봄. 나한상에서 이불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이게 도대체 뭔가 싶어서 이불을 젖힘. 강징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볼이 미어터져라 떡을 먹고 있다가 황제를 보고 굳은 얼굴로 행동을 멈춤. 야심한 시각인데 무엇을 하냐고 물으니 오물오물 입에 가득 들어있던 떡을 꼭꼭 씹어서 삼킨후에 갑자기 허기가 져서 떡을 먹고 있었다고 할거야. 배가 고프면 깨우지 않고 이러고 있었냐고 타박을 했더니 신첩이 식탐을 부린다고 추하게 여기실까봐 그랬다고 대답함. 망기가 입가에 묻은 가루를 살살 털어주고 그대의 입이 짧아서 늘 걱정인데 잘먹으니 보기 좋다고 태중의 아기가 효도를 한다고 함. 강징이 아잠도 드실거냐고 풀어진 얼굴로 순하게 웃는데 볼에 살이 조금 오른듯해서 저도 모르게 앙하고 깨물어버림. 강징이 제가 아린인줄 아시냐고 애 취급을 하는건 싫다고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림. 망기가 귀여워서 그랬다고 하면서 배가 찼으면 얼른 자자고 하니까 음식을 먹고 금방 누우면 소가 된다고 안된대. 그럼 잠깐 나가서 산책이나 할까 했더니 밖은 춥다고 이불을 뒤집어 쓰면서 아잠의 어릴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름.






망기가 어릴때 부황을 따라 운몽에 간적이 있었다며 운몽에서 일었던 일을 이야기해주겠다고 하니 볼이 쏘옥 패이도록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음. 어릴때 운몽의 호수에서 연꽃 구경을 하다가 실수로 물에 빠졌는데 인어가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줬다고 그때 만난 인어에게 첫눈에 마음을 빼앗겨서 십여년 가까이 다시 만나길 소원했다는 말에 강징이 졸리는지 듣는둥 마는둥 그 인어를 자기도 보고 싶다고 웅얼거림. 망기가 강징의 흘러내린 머리칼을 귀뒤로 넘겨주고는 오랜 세월이 지나서 그 인어가 선녀가 되어 다시 나타났을때 천지신명께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하면서 어느새 잠든 강징의 귀에 속삭임. 나의 선녀. 그대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말하면서 잠든 강징의 손을 꼭 잡았음.






강징은 늦잠을 자느라 황후궁에 문안 인사를 가지 못했어. 요즘 들어서 부쩍 늦잠을 자는 일이 많아졌는데 회임을 해서 그런거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늦잠때문에 문안 인사를 가지 못하자 매우 당황스러워함. 부랴부랴 단장을 하고 황후궁으로 들었더니 황후가 회임을 하였다고 황실의 법도까지 무시할 셈이냐고 호되게 야단을 침. 강징이 몸이 미령해서 늦었다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거라고 하자 변명 따위는 듣기 싫다고 화를 냄. 그러더니 연희궁의 상궁에게 귀비를 어찌 모셨기에 황실의 법도까지 무시하냐고 삿대질을 하겠지. 상궁이 무릎을 꿇고 노비가 잘못하였다고 하자마자 내명부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겠다며 당장 무릎을 꿇으라고 함. 강징이 회임을 해서 무릎을 꿇을수는 없다고 양해해달라고 하니 회임을 핑계로 오만방자하게 구는 것을 도저히 못봐주겠다고 소리를 지름. 황후가 귀비는 회임을 하여서 벌을 내릴수 없으니 그 대신 연희궁 궁인들의 뺨을 서른대씩 치라고 함. 태감들이 들어와서 궁인들의 뺨을 치는데 강징이 아무리 황후마마셔도 궁인의 뺨을 때리시면 안된다고 하자 그 입을 다물라고 소리를 지름.




그때 황귀태비가 납셨다는 말에 황후가 당황해서 자리에서 일어남. 황귀태비가 궁녀들의 뺨이 퉁퉁 부은것을 보자 강징에게 어찌된 영문이냐고 물었음. 황후께서 궁인들에게 벌을 주고 계셨다고 사실대로 고하니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궁인들의 뺨을 때렸냐고 하겠지. 황후가 연희궁의 궁인들이 주인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것 같아서 벌을 주는 중이었다고 대답함. 강징이 신첩의 몸이 좋지 않아서 문안에 늦었는데 그것 때문에 화가 나셨다고 솔직히 말함. 황귀태비가 인상을 찌푸리고는 회임을 하면 제때 일어나기 힘이 들때가 있다고 문안에 늦었으면 다신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면 그만이지 어찌 애꿎은 궁인들에게 화풀이를 하냐고 야단을 침. 그리고 혀를 쯧쯧 차면서 육궁을 자애롭게 다스리지는 못할 망정 황실의 법도까지 어겨가며 분풀이를 하는 모양새가 천박하기 짝이 없다고 함. 황후께서는 회임을 한적이 없어 모르나본데 회임을 하면 잠이 평소보다 늘어난다고 귀비가 일부러 늦은게 아닐거라고 조금만 더 심보를 곱게 쓰라고 일갈함. 황후가 그 말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다가 심성이 어질지 못하니 회임이 안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에 평정심을 잃고 비틀거림.




망기강징 망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