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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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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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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은 정전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타들어가는 목을 차로 축였음. 황제에게 사실을 알리러 태감이 갔으니 얼마후면 정전에 도착을 할테고 그러면 죄인들은 죽은 목숨이겠지. 강징은 이런 망측한 일은 난생 처음이라며 수근대는 비빈들을 보고는 주위에 들릴듯 말듯 작게 한숨을 쉬었음. 후궁간의 대식이라니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었어. 그때 황후가 죄인들을 언제쯤 데리고 올것이냐고 태감에게 채근을 했음. 태감이 알아보겠다고 밖으로 나가자 황후가 손에 쥐고 있던 탕파를 바닥에 내던지고 강징을 노려보았음. 강징은 조금전 전각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기분이 상해 저러는것을 알아서 모르는척 했음. 후궁들의 대식이 발각됐을때 황후가 노발대발하며 당장 폐하의 앞으로 죄인들을 끌고 가라고 했으나 강징이 대식을 한 죄인들의 행색이 말이 아닌지라 엉망이 된 얼굴을 씻기고 깨끗한 옷을 입혀 데리고 오라고 명령했거든. 황후가 후궁 주제에 감히 이래라저래라 한다면서 기분 나쁜 내색을 했지만 영상재가 비빈의 몰골이 저래서야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이기 십상이라고 하니 못마땅한 얼굴로 그리하라고 했음. 그것 때문에 황후를 위시한 비빈들이 죄인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형국이 되었고 그 꼴을 자존심이 센 황후가 참고 견딜리가 없었음.





강징은 갑자기 가슴이 찌릿찌릿하고 욱씬거려서 앞으로 몸을 숙였음. 심귀인이 그 모습을 보고 어디가 안좋은거냐고 걱정스레 물었는데 대충 얼버무리고 자세를 똑바로 했어. 그때 황제의 행차를 알리는 태감의 전언과 함께 문이 열리고 황제가 안으로 들어왔음. 황후와 비빈들이 모두 일어나 예를 갖추자 망기가 전에 본적 없는 싸늘한 표정으로 상석에 앉더니 손짓 한번으로 모두를 일으켜 세웠음. 그리고 곧바로 해상재와 이답응이 포승줄에 묶인채로 시위들에게 끌려들어옴. 황후가 망기의 옆에 서서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망기가 당사자들의 말을 들어봐야겠다고 죄인들의 입에 물린 재갈을 빼내라고 함. 해상재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황궁 생활이 너무 외로운 나머지 같은 궁에 기거하는 답응과 자매처럼 의지를 하다가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었다고 고함. 이답응이 강징을 살기등등하게 노려보며 이게 다 폐하께서 귀비 한 사람만을 총애하셔서 일어난 일이라고 망언을 지껄였음. 자신 또한 명문가의 재녀인데 입궁 이후 폐하의 총애를 받기는 커녕 수년째 폐하의 그림자 한번 보지 못하고 나이만 들어가는것을 참고 견딜수가 없었다고 말이야. 자신이 받은 모욕을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벌인 일이라고 했음. 폐하께 치욕을 안겨주고자 오늘과 같은 일을 벌였지만 일이 이리 된것은 자신의 탓만은 아니라고 울분을 토함.




해상재가 그 말을 듣고 아희 그게 무슨 말이냐고 답응의 손을 붙잡고 울먹였어. 나를 진심으로 연모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애처롭게 매달리는데 답응이 그간 몇번 장단을 맞춰준 것으로 연심을 운운하는 것이 우습기 짝이 없다고 해상재를 거칠게 밀쳐냄. 황후가 그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들을것도 없으니 황실의 규율과 법도대로 처분을 하시라고 함. 망기가 강징을 보고 귀비의 생각은 어떠하냐고 물었는데 강징이 황후마마의 말씀대로 법도에 따라 처벌을 하심이 옳다고 대답을 했어. 망기가 후궁이 사통을 하였으니 죽어 마땅한 죄라고 저들을 끌고 나가서 죽을때까지 매질을 하라고 명령함. 강징은 기껏해야 냉궁에 유폐하거나 자결을 하라고 백릉이나 독주를 내리겠거니 생각했다가 격살을 하라는 말에 아연실색함. 이답응이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세상에 태어난것은 내 뜻이 아니었으나 죽음만은 내 뜻대로 하겠다고 시위의 칼을 빼앗아서 목에 가져다대었음. 해상재가 놀라서 이답응의 아명을 부르며 만류하는데 황궁은 여인의 무덤이나 마찬가지니 저 또한 당연한 수순처럼 이 거대한 무덤에 묻히는 것일뿐이라고 씁쓸하게 웃었음. 내세에는 사람이 아닌 새로 태어나 자유로이 날아다니고 싶다고 눈물을 흘림. 그리고 해상재에게는 언니의 마음을 농락해서 정말 미안하다 용서해달라고 하지 않겠다 언니와 함께 한 시간이 즐거웠다라는 말을 남기고 목을 그어 자진했음. 강징은 이답응이 자진을 하는 순간 그 근처에 서 있다가 얼굴에 튄 뜨겁고 비릿한 액체에 그대로 혼절을 함.




강징은 누군가가 제 이마를 짚는 손길에 무겁기만한 눈꺼풀을 들어올림. 망기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징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눈을 뜨자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음. 황후가 망기의 옆을 지키고 서 있다가 강징을 보고는 회임을 한지 두달이 조금 넘었다던데 아무리 둔해도 그렇지 회임을 한지도 몰랐냐며 타박을 함. 강징이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는 아직 태도 안나는 배를 슬쩍 만지고는 망기를 쳐다봄. 망기는 태의가 조금전에 다녀갔는데 회임이라고 하더구나 그리 말했지만 그럼에도 좀처럼 믿기지 않아서 황제가 자신을 속이려고 하는 줄로만 알았음. 망기에게 귓속말로 그간 월경도 계속 비쳤고 입덧도 없었는데 회임일리가 없다고 고하니 태의가 회임때마다 증상이 조금씩 다를수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귀비 그대가 회임을 한것이 맞다고 함. 망기가 귀비와 단둘이 있고 싶으니 황후와 비빈들에게 나가보라고 명함. 황후는 강징의 배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가 황제의 축객령에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채로 밖을 나감.





강징은 회임 사실을 알고도 기쁜 내색을 하기는 커녕 음울한 낯빛으로 계수에 수놓인 원앙 자수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렸음. 망기가 그 모습을 보고 어찌 기뻐하지 않냐고 설마 짐의 아이를 회임을 한 것이 싫은거냐고 물었음. 강징은 이답응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이 폐하의 총애를 독차지해서 다른 비빈들의 원성이 자자한데 또 회임을 하였으니 자신을 향한 후궁들의 질시가 두렵고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사실대로 말함. 망기는 오늘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그대를 지켜주겠노라 했지만 마음이 쉽게 놓이지 않았음. 강징이 여전히 웃지를 않자 강징을 끌어안고는 공주와 황자를 회임을 했을때처럼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해 달라고 아이처럼 대답을 졸랐음. 강징이 폐하하고 부르자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어찌 그렇게 부르냐고 함. 강징이 마지 못해서 아잠과 사이에서 아이가 생긴게 기쁘기 그지없다고 말하니 그제야 웃으면서 이번에는 그대와 아린을 닮은 어여쁜 공주였으면 좋겠다고 할거야. 아직 태도 안나는 배를 애틋하게 쓰다듬기에 강징도 망기의 손을 겹쳐잡고는 웃어보였음.





강징은 황세가 돌아가고 난 후에 상궁에게 해상재가 어찌 되었냐고 물었다가 시위들에게 맞아 죽었다는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음. 아무리 사통을 한 죄인이라고는 하나 후궁을 때려죽인 것은 지나치게 잔인한 처사였음. 장례는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물었더니 중죄를 저지른 죄인이라 하여 장례는 따로 치르지 않고 멍석에 둘둘 말아 행궁 밖에 있는 공동 묘지에 대충 매장을 하였다고 함. 강징은 상궁을 내보내고 침상에 웅크리고 누워서 숨죽여 울었음. 황제가 비빈의 목숨을 벌레만도 못하게 여기는 것이 충격적이었고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목격한 것도 처음이라서 그 충격이 매우 컸어. 자신을 쳐다보던 이답응의 원망스러운 표정과 얼굴을 적시던 뜨겁고 비릿한 액체가 생각나자 어릴적 보았던 지옥도의 한가운데에 자신이 서 있는듯 했지. 강징은 이 상황에 세번째 아이를 가진 것이 반갑지 않아서 태중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음. 이 아이를 지킬수가 있을까 하는 걱정과 더 이상 황제의 총애에만 기대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복잡하기만 했음.





강징은 제 배를 조심스럽게 만지는 공주를 보고 잃었던 웃음을 되찾았어. 어미의 뱃속에 동생이 있다고 말했더니 여동생인지 남동생인지 궁금하다고 배에다 대고 아기에게 말을 걸듯 아가의 성별이 뭐냐고 물어봄. 강징이 웃으면서 다정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니까 여동생이면 같이 인형 놀이를 하고 남동생이면 사윤이랑 같이 놀아주겠다고 말함. 강징이 착하다고 품에 안아서 코를 부비니 간지럽다고 꺄르르 웃음. 강징은 공주에게 서책을 읽어주고 잠자리를 봐주고 나서 궁인 하나만 대동하고 근처에 있는 연못으로 향했음. 마음이 답답해서 밤산책을 하려고 나선 길에 아직 불이 켜진 전각을 보고 저곳이 누구의 처소냐고 물어봄. 궁인이 심귀인의 처소인데 심귀인께 마마께서 오셨다고 알릴까요 하기에 고개를 저었어. 심귀인도 어제의 일로 충격이 큰것 같으니 쉬게 내버려두라고 하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그때 황후궁의 궁녀가 전각의 문을 열고 나왔음. 잠시 주위를 살피더니 어디론가 급히 걸음을 옮김. 강징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열린 문틈을 통해서 안으로 들여다보았더니 황후가 심귀인과 함께 있었음.





강징이 숨을 죽이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엿듣다가 크나큰 충격을 받았음. 심귀인이 태후궁의 상궁에게 받았다는 약재는 어째서 안쓰신 것이냐고 마마께서 그것을 쓰셨으면 연귀비가 회임을 할리가 없다고 말함. 황후가 불임을 야기하는 약재라기에 일부러 쓰지 않았다고 할거야. 피임환이면 또 모를까. 황상의 총애를 받는 후궁의 생식 능력을 망가뜨렸다가 들통이 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정궁인 자신이 그런 도박을 할 수는 없지 않냐고 함. 그럼 귀비를 저대로 두실거냐는 심귀인의 말에 황후가 무슨 수를 쓰든 태중의 아이를 죽여서 없애야지 않겠냐고 뭔가 다른 뾰족한 수가 없냐고 함. 강징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어젖히려다가 고개를 저었음. 그리고 그대로 뒷걸음질을 쳐서 그곳에서 벗어난 다음에 황제가 있는 전각으로 향했음. 황후의 악독함과 심귀인에 대한 배신감에 눈물이 앞을 가려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머리속에는 온통 황제를 뵈어야겠단 생각뿐이었음.



강징은 울면서 전각 안으로 뛰어들어갔다가 여인의 교성을 듣고 입을 틀어막았음. 주렴을 걷어서 안을 보니 황제의 몸 위에 반라의 여인의 올라타서 허리를 흔들고 있었음. 강징은 황제가 다른 후궁과 교합하는 장면을 본 순간 머리속이 새하얘졌음. 정말 어리석게도 사내에게서 진심을 바랐구나. 세상에서 가장 믿지 못할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데 어찌하여 자신은 사내의 감언이설을 믿었을까. 그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 저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지금 보니 아닌 모양이었음. 강징은 황제가 여인의 얼굴을 감싸쥐고 격렬하게 입을 맞추는 모습을 보고 눈을 감았다가 떴음. 잠시후에 강징이 비틀거리면서 바깥으로 나오자 주변을 서성이며 어쩔줄을 몰라하던 궁인이 다가와서 급히 부축을 함. 강징은 그대로 자신이 머무는 전각으로 돌아가서 잠든 아이를 흔들어 깨웠음. 아가하고 부르는 소리에 공주가 잠에서 깨어나 손등으로 눈을 비비고는 어미의 품에 안겼다가 얼굴위로 쉴새없이 떨어지는 뜨거운 액체에 고개를 갸웃거림. 공주는 나이가 어려 어미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몰랐지만 강징은 아이가 어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음. 강징은 새벽녘이 다 되어서야 겨우 눈물을 그쳤고 황궁에 진정한 사랑이 없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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