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67427648
view 4710
2023.10.07 17:58
보고싶다
https://hygall.com/566798535
어나더
https://hygall.com/566957085
삼나더
https://hygall.com/567184211
사나더
https://hygall.com/567362252




ㄴㅈㅈㅇ
ㅇㅌㅈㅇ





황후는 연희궁의 귀비가 몸져누었다는 소식을 듣고 코웃음을 쳤음. 그 천한것이 하다하다 이젠 별의 별짓까지 다 하는구나 싶어서 기가 막혔지. 황제가 총애하니 그 총애만 믿고 주제도 모르고 설쳐대는 꼴이 눈에 거슬려서 미칠 지경인데 계속 마음에 안드는 짓만 하니 짜증이 치밀었음. 병환을 핑계로 황제와 태후의 동정심을 사서 공주를 다시 데리고 오려고 수를 쓰는 것임을 누가 모를까. 황후가 천한것들은 대체로 명줄이 길다던데 연귀비 고것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이참에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하자 황후의 상궁이 남들이 들을까 무섭다고 목소리를 낮추시라고 함. 그리고 신분으로만 따지자면 연귀비는 선대 황제의 증외현손이라서 황족들을 제외하고 이 나라에서 제일 존귀한 가문의 핏줄을 타고나 결코 천하다고 할수 없다고 입바른 소리를 함.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언짢아진 황후가 누가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냐고 상궁을 힘껏 밀침. 황후는 연희궁으로 귀비의 병문안을 갈테니 공주를 데리고 오라고 일렀어.




강징은 꾀병이 난것이 아니라 공주의 양육권을 빼앗긴 충격으로 앓아누운것이었음. 망기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징의 이마를 짚는데 열이 펄펄 끓어서 이마가 무척이나 뜨거웠어. 강징이 힘없이 누워만 있다가 황후가 공주를 데리고 들어오자 망기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남. 공주가 나흘만에 보는 모친을 보고 달려와 품에 안겨 어리광을 피우기 시작했어. 강징은 오랜만에 보는 아이를 안고 이리저리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음. 황후는 황제에게 예를 올리고는 강징이 있는 침상으로 다가왔음. 그리고 무척 걱정스러운듯한 표정을 짓고는 강징에게 몸상태는 어떠한지 물었지. 강징은 황후의 얼굴을 보는게 끔찍했지만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마마께서 염려해주신 덕분에 많이 괜찮아졌다고 말함. 황후가 공주의 아명을 부르고는 모친이 아프시니 귀찮게 굴지 말고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함. 강징이 저녁까지만이라도 자신이 데리고 있고 싶다고 말을 꺼내는데 망기가 귀비의 몸조리가 우선이니 황후에게 공주를 데리고 가라고 함. 강징이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맺힌 눈으로 폐하하고 망기를 부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징의 손을 붙잡고 고개를 저음.





황후가 공주를 데리고 나가려는데 망기가 공주에게 줄 선물이 있다며 손짓을 해 부른 다음에 향낭을 보여주었음. 그리고 공주의 옷 매듭에 손수 향낭을 묶어주고는 부황이 주는 것이니 한시도 몸에서 떼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함. 황후가 부황께 감사 인사를 해야지 하니 공주가 작은 몸으로 제법 의젓하게 예를 갖추는데 강징이 그 모습을 보고 또 한번 눈물을 터뜨림. 황후와 공주가 바깥으로 나가고 강징이 서럽게 울자 황제가 그런 강징을 안아서 달랬음. 수일내로 공주를 그대에게 돌려줄테니 아무런 걱정을 하지 말고 몸조리를 잘하라고 할거야. 강징이 공주가 밤에 잠을 잘자는지 자다가 깨서 어미는 찾지 않는지 묻고 싶은게 많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망기의 품에 안겨서 한참을 울다가 지쳐서 잠들었음. 망기는 잠든 강징을 보다가 상궁과 유모를 불러서 귀비와 황자를 잘모시라고 하고는 연희궁을 나감.




황후는 황후궁의 앞뜰에서 공주가 강아지와 노는 모습을 보면서 간식을 먹었음. 철천지 원수같은 귀비가 아픈 모습을 보니 오래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듯 하더니 갑자기 입맛이 돌았거든. 상궁이 내어준 간식을 양껏 먹고 차를 마시는데 갑자기 개가 짖는 소리가 나더니 여태껏 잘놀고 있던 공주가 울음을 터뜨림. 황후가 무슨 일인가하고 보니 강아지가 이를 드러내고 공주를 위협하는 중이었음. 유모와 궁인이 놀라서 강아지를 쫓아 보내고 공주를 살피는데 팔과 손등에 작은 생채기가 난 모양임. 황후는 공주가 다친것을 보고 낭패감에 얼굴이 사색이 되었음. 제 궁에서 제가 키우는 강아지와 놀다가 일어난 일이니 자신이 책임을 져야만 했으니까. 유모가 얼른 태의에게 상처를 보여야 한다고 궁인에게 태의를 불러오라고 하는데 황후가 그리 소란을 떨거 없다고 상처가 깊지 않으니 고약을 바르면 된다고 하고 공주를 안으로 데리고 가라고 함. 그때 태후와 황제가 납셨다는 태감의 말에 황후가 당황해서 공주를 제 등뒤로 숨김.



태후가 공주의 아명을 다정히 부르며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는데 공주가 울면서 품에 안기니까 황후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봄. 황후가 몹시 당황해하면서 공주가 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작은 생채기가 나 이제 막 태의를 부르려던 참이었다고 거짓말을 함. 그 말을 들은 망기가 놀라서 공주의 몸을 살피는데 넘어져서 난 상처가 아니라 뭔가가 할퀸 상처임이 분명했음. 공주의 유모에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유모가 황후의 눈치를 살피면서 황후께서 키우는 강아지가 공주 아기씨를 공격했다고 고함. 태후가 그 말을 듣고 황후를 추궁하니 황후가 어쩔줄 모르는 얼굴로 공주가 강아지를 괴롭히는 바람에 강아지가 놀라서 그런것이라고 또 한번 거짓말을 함. 유모가 공주께서 강아지가 귀여워 안고 쓰다듬었을뿐인데 갑자기 이를 드러내고 공격했다고 아뢰니 태후의 표정이 싸늘해짐. 태후가 얼른 태의를 불러 상처를 살피라고 하고 공주를 공격한 개는 잡아서 처분하라고 명을 내림. 황후가 그 말에 무릎을 꿇고 폐하께서 제게 주신 강아지이니 죽이지만 마시라고 애원함.  태후가 한숨을 쉬며 황후는 공주의 안위보다 개의 목숨이 더 중요하냐고 하는데 황후가 고개만 푹 숙이고 아무런 말도 못함. 망기가 웃으면서 황후는 공주보다 개가 더 중요한듯 하니 공주를 양육할 자격이 없다고 하겠지. 태후가 뭐라고 하려다가 망기를 쳐다보고는 공주를 연귀비에게 돌려보내라고 말하고 먼저 자리를 떴음.




황후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모든게 신첩의 잘못이니 곁에 두고 계속 키울수 있게 달라고 하는데 그건 공주가 아니라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였음. 망기가 황후에게 준 강아지는 이웃 국가에서 공물로 바친것이라 쉽게 죽일수 없으니 지금처럼 황후가 계속 맡아서 키우라고 함. 그 대신에 앞으로 공주가 황후궁에 발을 들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하겠지. 또 한번 공주가 다치는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황후가 아끼는 것이라고 해도 절대 살려두지 않겠다고 했어. 황후가 울면서 유모에게 당장 공주를 데리고 연희궁으로 돌아가라고 이름. 망기와 공주가 떠나고 엉망이 된 앞마당을 정리하던 황후궁의 궁녀가 공주가 지니고 있던 향낭을 줍고는 안을 열어보는데 뭔가 묘한 냄새가 나는게 들어 있어서 이게 무엇인가 하고 의아해 함.





강징은 공주의 손등과 팔에 고약을 발라주면서 속상함에 또 한번 눈물을 흘렸음. 공주는 강징이 직접 만든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강징은 도저히 잠자리에 들수가 없었음. 유모로부터 황후의 만행을 듣고는 분이 풀리지 않아서 당장이라도 황후궁으로 달려가 분이 풀릴때까지 뺨을 치고 싶은 심정이었어. 아무리 자신이 배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도 어찌 그리 함부로 대할수가 있단 말인가. 강징은 분노를 억지로 삼키고 공주의 옆에 누워서 공주의 오동통한 뺨을 쓰다듬고 입을 맞추었음. 온갖 암투가 벌어지는 살벌한 황궁에서 귀한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야차보다 더 독해져야만 했음. 강징은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속으로 맹세했어. 제가 흘린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주겠다고 말이야.






그로부터 사흘후에 태후는 황제의 거처를 찾아가 향낭을 내밀었음. 망기가 향낭을 보고 이게 무엇이냐고 하자 황제가 공주에게 준 선물이라는 것을 다 알고 왔으니 모른척할 생각일랑 하지 말라고 함. 태후가 이 안에 든게 무엇이냐고 묻는데 다른 향낭들처럼 꽃잎이랑 약초 말린것이 들어있다고 함. 태후가 어미 앞에서 거짓말을 잘도 하십니다하고 밖에 있던 태감을 불러서 개를 데리고 오라고 함. 바닥에 향낭에 들어있던 것들을 흩뿌려놓으니 개가 다가와 냄새를 맡고 이를 드러내며 사납게 짖기 시작함. 태감이 목줄을 잡아당기며 제지를 하는데도 공격성을 감추지 않음. 태후가 태감을 물리고 다탁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만약에 이번 일로 공주가 잘못되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하였냐고 소리를 지름. 망기가 웃으면서 모후께서 하실 걱정은 아닌듯 하다고 공주를 걱정하신다는 분이 공주를 연못에 빠뜨리셨냐고 하겠지. 태후가 자기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짓을 할리가 있냐니까 그럼 도대체 누가 공주를 연못에 빠뜨린거냐고 함. 태후가 사색이 된 얼굴로 공주가 실수로 연못에 빠진게 아니냐고 묻더니 뭔가 짐작가는 바가 있는지 자리에서 일어남. 망기가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연귀비는 건들지 마시라고 그것만큼은 절대 눈감아드릴 수 없다고 하는데 태후가 비웃으면서 자식보다 정인이 우선이라니 황제는 좋은 아비가 되기엔 그른것 같다고 하고 나가버림.





강징은 공주를 품에 안고 궁인이 만든 인형으로 인형극을 하는 중이었음. 작은 인형은 공주이고 중간 크기의 인형은 모친 그리고 제일 큰 인형은 부황이라고 하니 공주가 손뼉을 치면서 좋아함. 공주가 인형들을 살피더니 아윤의 인형은 어디에 있냐고 하겠지. 강징이 아윤의 인형은 만드는 중이라니까 아윤이 혼자 있으면 외로울거라고 얼른 만들어 달라고 조름. 강징은 그런 공주의 코를 아프지 않게 꼬집고는 준비한 인형으로 인형극을 하기 시작했음.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어느 나라에 예쁜 공주님이 살았습니다. 공주님은 엄청난 떼쟁이에 말썽쟁이였다고 하니 떼쟁이가 아니라고 입술을 삐죽이면서 싫어함. 그럼 뭐라고 할까 물으니 보옥이라고 하래. 황제가 공주를 볼때마다 장중보옥이라고 하며 엄청 예뻐하니 입에 붙은 모양이었음. 강징이 웃으면서 사랑스러운 우리 보배하고 몸을 간지럽히니 간지럽다고 꺄르르 웃음. 강징이 공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공주의 간식을 준비하던 유모가 양심전의 총관 태감을 부름을 받고 자리를 떴음.





망기는 수도 근처의 비옥한 토지 문서가 든 함을 태감에게 건네주었음. 유모는 태감으로부터 그것을 받고는 납작 엎드려서 황제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음. 유모가 아니었다면 공주가 크게 다쳤을거라고 하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뿐이라고 함. 망기는 향낭에 개가 싫어하는 재료를 넣은 뒤에 공주의 옷에 묶어주기 전에 유모에게만 따로 언질을 주었음. 이러저러하니 공주를 잘 살피라고 신신당부를 했더니 명을 잘지켜서 공주가 크게 다치지 않았겠지. 앞으로도 공주를 잘돌보라고 하고 이 일은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이니 연귀비가 이번 일에 대해 알아선 안된다고 입조심을 시킨뒤에 내보냄. 그리고 곧바로 향낭을 화로에 던져서 증거를 인멸함. 태감은 태후께서 향낭에 대해 아셨는데 괜찮을까요 하고 물었다가 모후께선 황후를 싫어하시니 황후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을거라고 함. 태감이 그 말을 듣고 의아해하자 모후께는 짐도 황후도 연귀비도 장기판에 놓인 장기말일뿐이라고 하고는 눈을 감았음.





그 시각 태후는 황제의 후궁 하나를 불러서 호되게 혼을 내는 중이었음. 황후와 귀비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서 보고를 하라고 시켰더니 감히 공주에게 위해를 가하냐고 네가 죽고 싶은 모양이냐고 호통을 침. 나중에 황후에게 뒤집어 씌울 생각이었다고 하는 말에 황제가 알게 되면 어쩔 작정이었냐고 함. 네가 황후처럼 든든한 배경의 가문이 있기를 하냐 아니면 귀비처럼 황제의 총애와 의지할 자식이 있기를 하냐고 삿대질을 함.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목숨이 중요한 줄도 모르고 함부로 설쳐댄다며 한숨을 쉼. 내 너의 아비와의 옛정을 생각해서 한미한 가문의 너를 후궁으로 간택했으면 납작 엎드려서 시키는대로만 할 일이지 어찌 네 멋대로 구냐고 함. 유귀인 꼴이 나고 싶지 않거든 자중하라고 하고는 당장 처소로 돌아가서 명이 있을때까지 근신하고 있으라고 함.



황후는 지난번의 일로 날개 꺾인 새 신세가 되어 황후궁에 틀어박혀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음. 하루종일 품에 강아지를 끌어안고 잠만 자거나 멍하니 앉아있기만함. 황제가 준 강아지를 어여삐 여긴 것은 부군이 준 첫 선물이어서 그랬던것도 있지만 사가에서 어릴때부터 키워온 개와 무척 닮아서 정을 준것이었음. 늘 외톨이었던 자신에게 강아지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지기였거든. 황후는 침울한 얼굴로 강아지를 어르다가 내게 공주의 양육권보다 값진것은 너라고 속삭였음. 공주는 공주를 금이야 옥이야 아끼고 사랑하는 태후 그리고 부황과 모친이 있지만 강아지는 자신밖에 없으니까. 강아지가 손바닥을 핥자 표독스럽던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환하게 웃으며 털을 쓰다듬음. 황후는 상궁에게 양젖과 육포를 가지고 오라고 이르고는 강아지를 안고 앞뜰로 나가 햇볕을 쬤음.








망기강징 망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