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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30 08:15
4년만..호헌계양 설양효성진비 다 어디갔어..

써뒀던거랑 합쳐서 음슴체랑 섞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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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편이 이삿짐 못따라오고 날아갓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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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해서

송람은 계양이에게 미안하다 사죄하고 아이에게 성실한
부친이 되리라 약속함. 계양이는 상냥하고 다정한 말투 속에 자신을 향한 애정은 없음을 깨닫고 도리어 슬퍼짐.
하지만 애써 웃으며 그를 끌어안는다.

지금은 그가 자신에게 돌아온 것만 해도 감사했다.
그리고 그해 동지 섣달쯤에 아들을 낳고 송람과 함께 키웠다.



날은 어느새 추워지고 성진의 산달이 찼다. 설가는 추운 날씨에 산실을 만드는 것을 걱정했다. 귀하신 아기씨께서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봐 다들 노심초사했다.

설가의 소가주는 더욱 불안증이 심해졌다. 자신이 워낙 사놓은 원한이 많으니 누군가가 제 불행을 사주하진 않을까 나날이 걱정했다.

특히나 설양의 할머니인 노마님께서도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추운 겨울에 출산하면 산모에게도 아기에게도 위험했다. 혹여나 풍한이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설양은 아이를 만약 잃게 된다거나 산모에게 해가 생긴다면 노발대발할 것이 분명했다.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해를 끼친다 해도 아마 그의 안위를 담보로 두고 할 일이었다. 그렇기에 함부로 해를 가할 인사들은 적었으나, 설가 소공자의 원한은 아마 깊기도 한없이 깊을 것이었다.

그래서 노마님은 설양의 원한을 풀기 위한 불공을 드리기로 했다.

다만 본인의 몸이 너무 노쇠하여 직접 드리기는 힘들었으므로,
절에 시주를 하여 대리로 불공드릴 이를 찾았다.
또한 올겨울을 넘기고 봄에 몸을 풀도록 같이 빌어주길 원했다.

아직은 저도 꽤 쓸만하다 여기며 노마님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 시주를 받은 절에서는 고민에 빠졌다.

부잣집의 시주를 받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다만 그 시주를 한 곳이 그 유명한 설가였고, 그의 악행은 널리 퍼진 지 오래였다. 절에서 수행하는 불자들이 과연 돈을 댓가로 그 업을 지울 불공을 드리는 게 맞는지, 불자들은 혼란스러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에 그의 행적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모른 체 하고 불공을 드린다 해도 그 소문이 퍼지면 절의 고아한 기상도 꺾일 게 틀림없었다. 돈을 받으면 악인의 불공도 드려준다는 소문은 참 추잡했다.

하지만 불자들도 배는 곪으므로 이 문제는 해결되어야 했다.
절의 위상도 지키면서 실속을 챙겨야 했는데,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오래된 스님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 중 한 스님이 목탁을 탁.탁 두드리다 말을 꺼냈다.


" 계양이에게 부탁하는 건 어떠십니까? 주지스님."

그는 한 가지 꾀를 내었다. 그 절의 유일한 불자가
아닌 이가 한 명 있었고, 게다가 혼례를 올려 식구도 있었다.


스님이 조심스레 계양을 찾아갔더니, 계양은 희여멀건 얼굴로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더니 말없이 제 앞의 스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이는 혼례 후에 제 서방과 살게 되고 아이를 낳은 후로 행복해 보였으나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그도 아닌 듯했다.
마른 몸에서 살은 더 붙었으나 낯빛이 편하지 않았다.


" 네 지아비가 너를 귀애하지 않더냐,
언제든지 절로 돌아와도 되니 마음 쓰지 말거라. "


스님은 최근 가뜩이나 바쁜 탓에 신경써주지 못한 제 자신을 탓했다. 아이 얼굴이 이리 상한 것을 알아주지 못하다니.
산후조리는 제 서방이 성심껏 애써주었을테도.



계양은 속으로 조용히 웃었다. 여기고 저기고 제 본모습을
원하는 이들은 없었다. 송람은 언제나 제 옛 연인을 그리워했다. 자신은 그 고아한 정인을 닮기 위해 애써야 했다.

그러나 자신은 그런 정인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한없는
무력함을 느꼈다.

언제까지고 자신은 자신을 속이며
살아야 한단 말인가? 계양은 문득 황금빛 부처님 앞에 가서
따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기에 이미 자신은 지나치게 송람을 사모했다.
게다가 지금은 명이라 이름붙인 피붙이까지 있었다.
계양은 송람 이상으로 명이를 사랑했다.

" 제가 불공을 올릴게요. 어미 된 자가 다른 이의 자식을 위해 불공드리면 우리 명아에게도 덕이 끼치겠지요."

주지스님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그렇단다,하고 그를
위로해 주었다. 다음엔 명아를 보고 싶으니 데려오라는 말과 함께.
계양은 슬그머니 웃으며 그러리라 답했다.

몸을 푼지 얼마 안 된 계양이 불공을 드리는 동안
(송람은 무리라며 말렸지만 약간의 산후우울을 겪는 계양은 오히려 자신이 하겠다고 나섰다) 성진은 설가에서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다.


계양의 불공 덕분인지 아이는 겨울 동안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봄기운이 살며시 도는 때 아이 울음소리가 났다.

설양은 드디어 웃었다.






줃 진정령 설양효성진송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