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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1 02:17
ㄹㄴㅇㅁㅈㅇ




그 청첩장을 보고 헛웃음이 나오는 대만이였지만 손은 바보같이 청첩장 받아서 열어보고 있겠지.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의 이름이 태섭이의 이름과 나란히 적혀있는 걸 보고 어딘가 울컥 차오르면서 지금이라도 하지말라고 할까, 송태섭은 나한테
약하니까 말하면 들어주지 않을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는 대만이었음. 태섭이는 그런 대만이를 보다가 평온하게 한마디를 얹겠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배는 꼭 와줬으면 좋겠어요."


그 말에 청첩장을 보던 대만이의 눈이 태섭이를 향했고 태섭이의 흔들리지 않는 눈빛을 마주 보고서야 제 상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깨달았지. 내가 너무 늦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목구멍이 꽉 막히는 기분이라 태섭이의 말에 겨우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한 대만이었음.

하지만 대만이는 태섭이의 결혼식에 가지 못했음. 청첩장에 함께 적힌 이름만으로도 감정이 동요되는데 태섭이 옆에 저 대신 낯선 남자가 서있는 걸 본다면... 도저히 제정신으로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았거든. 그 뒤로 대만이는 농구에만 집중하면서 태섭이를 잊으려고 애썼겠지. 최대한 태섭이를 멀리하려고 하다보니 어느 순간 정말 멀어지게 되면서 대만이는 그렇게 태섭이를 잊는 듯 했어. 그래,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까지 했으니까. 하지만,


"선배?"


잊은 줄 알았는데 잊지 못 한 목소리가 낯익은 호칭을 불렀을 때 대만이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가고 그 자리엔 변함없는 태섭이가 서있었겠지. 대만이는 마치 태섭이와 함께 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어. 하마터면 태섭이를 힘껏 껴안을 뻔도 했지. 대만이는 간신히 마음을 억누르며 오랜만에 봐서 그런 거라고, 마음의 크기는 그때보단 줄어들었을 거라고 제 자신을 달랬지만.... 그렇지 않았어. 그랬다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태섭이와 급하게 키스를 할 일도 없었을 테니까.







미안하지만 대만태섭 불륜을 해라......

슬램덩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