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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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3:55
재업
딱히 루크가 싫어지거나 한 건 아니었겠지. 오히려 딘은 루크를 사랑했어. 하지만 잘생기고 젊은 루크에게 자신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를 놔줄 작정이었음
이별을 고하기 위해 예약한 레스트랑이 생각보다 멋지지만 않았다면 말이야
-디이인... 여기 너무 멋져요. 음식도 맛있고!
-그러게....
심지어 딘이 왠일로 먼저 만나자고 약속을 잡는건 매우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잔뜩 신난 그의 (곧 남이 될) 애인이 너무 말쑥하게 꾸미고 왔단 말야. 안그래도 잘생긴 미모가 더욱 빛남ㅋㅋㅋ
주변에서 루크를 힐긋힐긋 훔쳐보는게 느껴졌음
언제 말을 꺼내나 간을 보느라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딘이었지만, 역시 이런 곳에서 헤어지자고 하는건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어. 깔끔하고 반짝거리는 레스토랑에서, 모두가 루크를 쳐다보는데 그를 울릴 수는 없었음.
설상가상으로 방금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커플이 프로포즈를 했단 말이야ㅠㅠㅠㅠ 모두가 박수치고 축하해주는 상황에서 자기는 애인한테 헤어지자고 말한다고? 아무리 눈치없고 우직한 딘이라고 해도 그건 안될 말이었음
그래서 딘은 디저트가 나오기도 전에 박수을 치며 커플의 행복을 축하해주던 루크를 데리고 나와버렸음
-방금 그 사람들 너무 잘됐지 않아요? 딘도 저런 곳에서 청혼을 받는다면 좋겠죠?
-우리 공원이나 갈까?
두블럭 거리에 있는 공원에는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음. 어디선가 비눗방울이 불어왔고, 선선한 바람은 꽃향기를 싣고 왔음.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호수를 노니는 오리로 가득한 이곳에서, 딘은 한손은 루크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쪽으로는 루크가 사다준 솜사탕을 쥐고는 눈을 아예 감아버렸음.
저 멀리 살펴보니 단체 소풍이라도 나왔는지 애들이 돗자리 깔고 도시락을 먹고 있어. 옆 벤치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풋풋한 남녀가 앉아있네. 헤어지자고 하기 딱 좋은 곳이다 정말 하....
-딘!
갑자기 루크의 손이 그의 시야 앞으로 불쑥 다가옴. 그의 손에는 작고 하얀 꽃이 들려있었어.
-예쁘죠? 딘에게 줄게요!
루크는 꽃을 딘의 귀 옆에 꽂아줌. 이건 두 사람이 첫 데이트를 했을 때 그가 한 행동이기도 함. 그때는 분홍색 꽃이었지.
-고마워.
딘은 답례로 그의 오뚝한 코에 입맞춤을 해줬음. 루크는 못내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몸을 배배 꼬았지.
딘은 심장이 쥐어짜이는 기분을 느꼈음.
여기서는 안되겠다. 맑은 하늘, 피크닉, 비눗방울, 솜사탕에 이제는 꽃까지. 여기서는 안돼.
딘은 루크를 끌고 이별을 고하기 좋아보이는 장소로 돌아다녔음. 하지만 영 마땅한 곳이 안보였어.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우는 소리가 들릴테니 말을 못했고, 갤러리에선 그림을 감상하느라 통 입이 안떨어졌고, 옷가게에선 루크에게 어울리는 셔츠가 파란색인지 검은색인지로 입씨름하느라 잊어버렸어.
참고로 루크는 결국 딘의 의견에 손을 들었음. 밝은 푸른색의 셔츠는 영수증과 함께 그의 손에 들렸지.
-당신은 나를 너무 어리게 봐요.
루크가 투덜거렸음.
이제 곧 해가 질거야. 아름다운 노을이 하늘을 수놓았음. 딘은 이제 에라 모르겠다 싶었어. 질질 끌어봤자 그에게 더 상처를 줄 뿐이야. 그냥 말해버리자.
그래서 딘은 루크에게 몸을 돌려 입을 열었음.
-더이상은 못 참겠어요.
루크가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말을 꺼낸게 아니었다면.
-뭐가 못 참겠다는 거야?
설마 헤어지자고 하려는 걸 들켰나 싶어 딘은 찔림.
-오늘 하루종일 언제 말을 꺼낼지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어떤 곳도, 어떤 타이밍도 당신에겐 부족해. 당신에게 청혼하기엔 부족하단 말이에요.
우다다 말을 뱉어내던 루크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함. 그리고 딘의 앞에 무릎을 꿇었어.
-그러니까 그냥 말해버릴래요.
큰 손에는 어느새 작은 상자가 들려있었지.
-딘.
물기를 머금은 푸른 눈동자는 떨리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 어느때보다 진중했음
-나랑 결혼해줄래요?
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정리하려고 애씀. 하루종일 타이밍을 엿봤다고? 나한테 청혼하려고? 하지만 안돼. 루크는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는 이걸 거절할 수 밖에 없어.
-어 그래(우리 헤어지자).
두사람은 손을 꼭 잡고 법원으로 가 혼인신고를 했음. 딘의 약지에는 크고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어있겠지.
그냥 하루종일 알차게 데이트하고 혼인신고도 한 사람 되어버림
루크딘 해밀옹페드로
딱히 루크가 싫어지거나 한 건 아니었겠지. 오히려 딘은 루크를 사랑했어. 하지만 잘생기고 젊은 루크에게 자신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를 놔줄 작정이었음
이별을 고하기 위해 예약한 레스트랑이 생각보다 멋지지만 않았다면 말이야
-디이인... 여기 너무 멋져요. 음식도 맛있고!
-그러게....
심지어 딘이 왠일로 먼저 만나자고 약속을 잡는건 매우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잔뜩 신난 그의 (곧 남이 될) 애인이 너무 말쑥하게 꾸미고 왔단 말야. 안그래도 잘생긴 미모가 더욱 빛남ㅋㅋㅋ
주변에서 루크를 힐긋힐긋 훔쳐보는게 느껴졌음
언제 말을 꺼내나 간을 보느라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딘이었지만, 역시 이런 곳에서 헤어지자고 하는건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어. 깔끔하고 반짝거리는 레스토랑에서, 모두가 루크를 쳐다보는데 그를 울릴 수는 없었음.
설상가상으로 방금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커플이 프로포즈를 했단 말이야ㅠㅠㅠㅠ 모두가 박수치고 축하해주는 상황에서 자기는 애인한테 헤어지자고 말한다고? 아무리 눈치없고 우직한 딘이라고 해도 그건 안될 말이었음
그래서 딘은 디저트가 나오기도 전에 박수을 치며 커플의 행복을 축하해주던 루크를 데리고 나와버렸음
-방금 그 사람들 너무 잘됐지 않아요? 딘도 저런 곳에서 청혼을 받는다면 좋겠죠?
-우리 공원이나 갈까?
두블럭 거리에 있는 공원에는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음. 어디선가 비눗방울이 불어왔고, 선선한 바람은 꽃향기를 싣고 왔음.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호수를 노니는 오리로 가득한 이곳에서, 딘은 한손은 루크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쪽으로는 루크가 사다준 솜사탕을 쥐고는 눈을 아예 감아버렸음.
저 멀리 살펴보니 단체 소풍이라도 나왔는지 애들이 돗자리 깔고 도시락을 먹고 있어. 옆 벤치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풋풋한 남녀가 앉아있네. 헤어지자고 하기 딱 좋은 곳이다 정말 하....
-딘!
갑자기 루크의 손이 그의 시야 앞으로 불쑥 다가옴. 그의 손에는 작고 하얀 꽃이 들려있었어.
-예쁘죠? 딘에게 줄게요!
루크는 꽃을 딘의 귀 옆에 꽂아줌. 이건 두 사람이 첫 데이트를 했을 때 그가 한 행동이기도 함. 그때는 분홍색 꽃이었지.
-고마워.
딘은 답례로 그의 오뚝한 코에 입맞춤을 해줬음. 루크는 못내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몸을 배배 꼬았지.
딘은 심장이 쥐어짜이는 기분을 느꼈음.
여기서는 안되겠다. 맑은 하늘, 피크닉, 비눗방울, 솜사탕에 이제는 꽃까지. 여기서는 안돼.
딘은 루크를 끌고 이별을 고하기 좋아보이는 장소로 돌아다녔음. 하지만 영 마땅한 곳이 안보였어.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우는 소리가 들릴테니 말을 못했고, 갤러리에선 그림을 감상하느라 통 입이 안떨어졌고, 옷가게에선 루크에게 어울리는 셔츠가 파란색인지 검은색인지로 입씨름하느라 잊어버렸어.
참고로 루크는 결국 딘의 의견에 손을 들었음. 밝은 푸른색의 셔츠는 영수증과 함께 그의 손에 들렸지.
-당신은 나를 너무 어리게 봐요.
루크가 투덜거렸음.
이제 곧 해가 질거야. 아름다운 노을이 하늘을 수놓았음. 딘은 이제 에라 모르겠다 싶었어. 질질 끌어봤자 그에게 더 상처를 줄 뿐이야. 그냥 말해버리자.
그래서 딘은 루크에게 몸을 돌려 입을 열었음.
-더이상은 못 참겠어요.
루크가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말을 꺼낸게 아니었다면.
-뭐가 못 참겠다는 거야?
설마 헤어지자고 하려는 걸 들켰나 싶어 딘은 찔림.
-오늘 하루종일 언제 말을 꺼낼지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어떤 곳도, 어떤 타이밍도 당신에겐 부족해. 당신에게 청혼하기엔 부족하단 말이에요.
우다다 말을 뱉어내던 루크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함. 그리고 딘의 앞에 무릎을 꿇었어.
-그러니까 그냥 말해버릴래요.
큰 손에는 어느새 작은 상자가 들려있었지.
-딘.
물기를 머금은 푸른 눈동자는 떨리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 어느때보다 진중했음
-나랑 결혼해줄래요?
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정리하려고 애씀. 하루종일 타이밍을 엿봤다고? 나한테 청혼하려고? 하지만 안돼. 루크는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는 이걸 거절할 수 밖에 없어.
-어 그래(우리 헤어지자).
두사람은 손을 꼭 잡고 법원으로 가 혼인신고를 했음. 딘의 약지에는 크고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어있겠지.
그냥 하루종일 알차게 데이트하고 혼인신고도 한 사람 되어버림
루크딘 해밀옹페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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