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 본 지인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지인 집 들어올 때부터 어째 힘이 없더니 구석에 쳐박혀서 몸 동그랗게 말고만 있는 거지. 개만아 밥 먹어야지. 개만이 앞에 밥그릇 놔도 쳐다도 안 보고 얼굴 숨기니까 지인도 걱정이 됨... 그래서 태섭이한테 전화해서 어 태섭아- 하는데 순간 개만이 귀 쫑긋해지더니 후다닥 일어나선 어우우웅- 하고 우는 거임. 아깐 밥도 안 먹더니 태섭이 너랑 전화하는지 아나보다. ‘태섭이’ 소리에 또 어우우우웅- 울면 아예 바꿔주는 지인임. 건너편에서 개만아~ 왜 밥을 안 먹어? 하고 태섭이가 그러면 세상 슬픈 목소리로 허이이잉.... 끼이잉..... 하고 울겠지.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형 내일 가니까 밥 잘 먹고 잘 자고 있어야 돼 알겠지? 끼이이이잉... 옆에서 보는 지인은 둘이 진짜 대화라도 하는 것 같아서 신기해함ㅋㅋㅋㅋㅋㅋㅋ 짧은 통화가 끝나자 개만이 귀는 다시 풀이 죽었지만 아까처럼 몸은 말지 않고 태섭이가 말한대로 밥먹겠지. 너 진짜 니 주인 좋아하는구나.... 찹찹 먹는 모습 보면서 새삼 신기하다고 느끼는 지인ㅋㅋㅋㅋㅋ 다음날 태섭이가 지인 집에 와서 개만아~ 하면 무슨 전광석화처럼 달려와서 태섭이한테 안겨갖곤 허이이잉 울고 꼬리는 엄청나게 흔들겠지. 얘 진짜 너 좋아하는 것 같다. 지인이 그러면 태섭이 웃으면서 돌봐줘서 고맙다고 하겠지. 집 가는 길은 태섭이랑 같이 가니까 신나서 궁딩이 실룩대면서 가는 개만이일듯ㅋㅋㅋㅋㅋㅋㅋ


슬덩 슬램덩크